책/독서노트
라쇼몽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smfet
2007. 1. 18. 18:00
양윤옥 역, 좋은생각
Positive power of classic
지난해에 장영남씨의 부인 연기를 인상깊게 봤던 연극 나생문. 그리고 일본 순문학에서 큰 의미를 지닌 아쿠타가와상이 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한 상이라고도 하고. 그래서 백여년 전의 이야기를 집어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예 고전을 보든지, 현대문학을 보든지... 50~100년 전이라는게 참 애매한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전으로 분류해놓기에는 너무 젊은 것도 같고.
유명한 작가인만큼 앞뒤의 작가 해설과 연표만해도 30페이지가 넘더라. 작가해설은 연표랑 거의 같은 내용이던데 뭐하러 따로 넣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번역자의 센스. -_-; 표지는 깔끔해서 좋았다만 이 시리즈 이름이 좀... "Positive power of classic"이라니. 이 간질간질한 촌스러움이란. -_-;
아쿠타가와의 대표적인 단편들을 모은 책. 연극 나생문은 구로사와 아키라(던가?)의 영화 라쇼몽을 무대로 옮긴 거라는 것 같았는데, 책으로는 라쇼몽+덤불 속의 두 이야기를 합한 모양. 그러니까, 라쇼몽이 일종의 액자 구실을 해서, 덤불속 이야기를 끌어내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무래도 실제로 눈으로 본 극 쪽이 더 화려하고 인상적이네. 글, 그것도 옛날 어투의 글을 읽으려니까 그런가. 라쇼몽은 극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지만, 덤불 속의 표현은 확실히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하더라. (평소에는 글에 점수를 더 주는 편인데, 이번에는 극에 점수를 더 주게 되었네 ^^; )
뒤쪽에 실린 자전적 이야기는 정말 재미가 없었고, 대표작 중 하나라는 갓파도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나 싶어서 조금 지루하게 읽었다. 앞쪽의 단편들은 꽤 좋았고.
책은 자그마하고 참 이쁘더만... -_- (사람뿐만 아니라 책도 외모가 중요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