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독서노트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ollows - 10년만의 엔딩
smfet
2007. 7. 28. 22:29
10년만이다.
아니, 두번째 이야기까지는 한글판으로 먼저 읽었으니까 10년이 조금 안될지도 모르겠다.
영어판으로 읽기 시작한 건 아마존에서 2001년 경에 나왔던 크리스마스 선물용 패키지를 사면서부터였던 것 같으니까. 우리말 판본을 먼저 본 덕분에, Hermione를 보면서 "헤르미온느"가 먼저 떠올라 버리는 건 참으로 아쉽다. 4권에서 Victor에게 "her-my-oh-nee"라고 발음을 가르쳐주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 번역판을 얼마나 저주했는지.
Sirius가 처음 등장했던 3권을 이틀인가? 사흘인가 만에 다 읽었으니까, 7권도 거의 그 정도 속도로 읽은 셈이다. 5권을 읽느라 엄청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7권의 몰입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증거도 되고~ ^^
초등학교때 처음 읽었는데~ 운운하는 글을 보다보면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내 10년은 대학생에서 사회인이 된 정도지만,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된 사람들의 10년은 정말 큰 영향을 받았을 텐데.
매일 100페이지씩 읽는 정도의 속도로 꾸준히 일주일 내내 읽어서 드디어 오늘 저녁 완독. 22일에 감상문 쓴 사람도 있던데 하루만에 760페이지를 다 읽은 괴물들은 대체;; (한글로 읽어도 하루라면 2000페이지 정도가 한계일 것 같은데; )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피해왔던 스포일러들도 찾아다니면서 읽어 보고~
피해다닐 땐 여기저기 스포일러가 난무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신문을 안보고 (조선일보가 제목에서 네타했다며? -_-) 최근 일주일 동안, 일이 바빠서 회사에서도 웹질은 거의 안하고 지냈더니 잘 피했었고, 그리고 찾아보려니 의외로 얼마 없더라. (일단 영어 사이트는 피하고 우리말로만 찾아보다 보니 ^^; )
혹 우연히라도 결말을 알게 되는 일을 방지하려고, 정말 열심히 읽었다. 759페이지나 되는 하드커버 책을 들고 다니면서까지. (나 왠만하면 그런 짓 안하는데-_-;;)
"죽는다며?"
는 해리 포터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그리스 신화를 알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_-;) 알고 있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었으므로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가장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였고, 내가 저 책을 들고 다니는 걸 본 (혹은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물었다.
"그래서 누가 죽어? 해리 죽어?"
사실 Chapter를 확인하는데 맨 마지막에 Epilogue가 있어서, 그것부터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느라고 무진장 힘들었다. 대체 누가 죽는 거야? 얘인가? 하고 등장인물들이 뻘짓(-_-)할 때마다 몇장 뒤로 넘겨서 그 이름이 다시 나오나 뒤지기를 몇번이나 했는지. (우리글이면 휘리릭 넘기면서 스캔이 될텐데 영어는 그 정도 속도로 스캐닝이 안되어서 -_-; )
* 예의상 한두달 접어둠. (한두달 지나면 내용은 다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어서. -_-)
* 우리말 제목이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이라는데...-_-; 이거 언놈이 한 번역이야? 정말 이걸로 제목낼거야? 정말 그렇다면 니네 좀 맞자;;
* 영어로 읽다 보니 세세한 사항을 그냥 흘려보내고 (단어를 몰라서 놓친 것도 있을 듯? 여전히 사전 한 번 안 들춰보고 대충 읽는다 -_-; ) 분위기만 타면서 읽는다. 놓친 복선들을 잡을 겸, 전체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이거 전부 몇 페이지더라? ㅠ.ㅠ 엄두가;;
시리즈와 함께 한 10년. 정말 긴 길을 "함께" 걸어온 듯 하다. 5권에서 힘이 빠져서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기대보다 훌륭하게 마지막을 장식해 준 작가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