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독서노트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 온다 리쿠

smfet 2007. 8. 15. 21:24
*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 2007년, 제 20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 수상작

야마모토 슈고로 상 : 양대 대중문학상이라고 소개되어 있는거 보면, 나오키상과 야마모토 슈고로상인가?
참고: http://ama00ame.egloos.com/2681571

온다 리쿠의 패러렐 월드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호텔 정원에서~ 는 같은 장면의 여러가지 변주가 펼쳐진다. 같은 일을 3명의 여배우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쓰여진 각본, 공연되는 극장을 찾아가는 두 남자가 나오는 나그네들, 극중 극(내부극)인지, 배우들의 공연을 독자인 내가 보고 있는 건지 (외부극) 혼란이 오기도 하며, 조금씩 상황과 감정을 변주해가며 서술이 반복되고, 액자 형식의 극중 극 속의 극에서 등장하는 극이 끊임없이 나타나, 에셔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각 장의 제목이 그냥 구분선의 역할만 하고 있는 게 있는가 하면, 장의 제목까지 고려해 가며 읽어야 이해가 되는 이야기도 있다. 호텔 정원에서~는 후자.

너무 복잡해서 계속 앞 장으로 되돌아가서 확인해야만 하는 번거로움과, 집중할 수 없을 때에 읽으면 책이 아예 이해가 안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왜 죽었을까")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 역자후기를 보니, 일본에서는 "휴대폰 연재"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던 모양. 신기해라.
 장르문학잡지에 연재되었던 작품들이 책으로 묶여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기했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환경이 안되고, 순문학 잡지는 도저히 볼 엄두가 안난다. -_-; ) 휴대폰 연재도 가능한 나라라니. (무려 414페이지나 되는데)
요즘 판타스틱을 보면서 역시 연재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구나 싶기도 하다. 여러 작가이 단편들을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로맨스 장르잡지는 안 나와 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