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공연후기

연극, 염쟁이 유씨

smfet 2006. 4. 21. 00:00
p양의 추천으로 보게 된 연극. 기획사에 전화예매하는 열성까지 보여서 두번째 줄 중앙에 앉게 되었다. 유순웅씨께 배우로 선택받지는 못했지만 자리는 참 좋았음. ^^ p양의 예습 덕분으로 퀴즈를 맞춰서 상품도 탔다. "줄리에게 박수를" 초대권~ 추천이 하도 많아서 볼까 말까 망설이던 연극이었기에 매우 기쁨. 답례로 p양, 함께봐요~~!!

퀴즈 낼 때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들고, (미리 예습한 답을) 대답했더니 "젊은 사람이 맨날 고스톱만 쳤나...어떻게 한번에 맞춰" 하면서 선물을 주셨다 ^^

유순웅씨의 1인극이지만 모노드라마와는 다르다고 프로그램에 써 있더라. 명계남의 콘트라베이스가 내가 본 모노드라마의 전부지만, 그때랑 많이 다르기는 하더라. 관객들 다루는 솜씨는 유순웅씨가 몇 수는 위인 듯. 매우 능숙하게 다루고, 잘 이끌어간다.

칙칙한 제목과 조금 우울하게 느껴지는 시놉시스를, 웃음 가득한 분위기로 끌고 가는 유순웅씨의 솜씨도 놀랍다. 둘째줄에 앉으면 배우의 얼굴 땀방울까지 리얼하게 보이는데, 땀이 비오듯 흐른다는게 바로 그런 거더라. 땀방울이 턱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도 말짱하게 대사하시는 모습도 놀랍다. (저기, 뮤지컬 보러 다닐 때 힘들어하던 배우 언니 오빠들, 좀 더 공력 좀 쌓으셔야겠어요. 연극 보고 보니까 비교되잖아요~)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관객을 끌어들이고, 자연스럽게 1인 다역을 하신다. 장사치랑 유씨의 몸싸움도 재미있었고, 모자 하나로 아버지가 되었다, 아들이 되었다 하고. 유씨가 무대 한쪽을 바라보며 대사를 칠 때면, 나도 모르게 배우의 시선을 따라가게 된다. 일인극인걸 뻔히 알고 있는데도 하다못해 상대 역할을 하는 사진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게 되더라. 크흑. 유리가면에서 말하는 "아무것도 없는데, 저기 상대역이 있는 것 같아! 분명히 텅 빈 공간인데..."가 바로 이거구나 ㅠ.ㅠ

정말로 무진장 감동~~!
그러나 역시 막판에 훌쩍거리는 소리들 가운데서도 나는 울음이 안나더라. -_-;;;

끝나고 출입문 앞에 서서 일일이 인사해 주시고, 사인받고 사진도 찍었다. 우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