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공연후기

연극, 뷰티풀 선데이

smfet 2006. 4. 25. 00:00
원작은 일본작가의 희곡. waterboys의 작가라는데 난 그건 안봤고, 티켓링크 깜짝할인중에서 볼만한 걸 골랐다.
"게이커플의 집에 전주인이었던 여자가 잘못찾아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사전정보의 전부.

한양레퍼토리씨어터는, 한양레퍼토리극단의 전용극장인데 설경구, 권해효가 여기 출신이라는군. 권해효씨 멋졌지... (생각이 자꾸 딴 데로 튄다-_-)

더블캐스트 중 : 김은향(강은우 역), 전정훈(오정진), 정원조(이준석)

3명이 출연진의 전부. 그리도 두 사람의 공간에 갑작스레 끼어든 여자 하나 라니, 사비타랑 비슷한 느낌이네.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날 보러와요 때도 느꼈지만, 연극 관객은 뮤지컬 관객에 비해 너무 얌전하다. 그리고, 남자가 많다. -_-; 어제는 오히려 남자가 더 많았던 듯. 익숙하지 않은 관람분위기라서 당황했다. 그런데 얌전함에 비해서 매너는 역시나...-_-; 날 보러와요는 나이많은 관객이 많아서 매너가 그모양이었나, (유명세에만 이끌려 온 아줌마아저씨들이 많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젊은이들만 모인 공연장에서도 공연내내 자세를 바꾸지 않나 (소극장 의자가 불편한 건 알겠는데, 그렇게 몸을 틀면 주위의 사람에게도 방해가 되거든?), 공연중 진동으로 해놓은 전화를 받질 않나. (아놔, 이여자 정말 강적. 앞에서 3번째 줄에 앉아서 전화를 받을 배짱이 있냐)

당일깜짝티켓이라 좌석은 별 기대를 안했었는데, 두번째 줄 통로석을 준다. 그것도 맨 앞줄은 비우고 줘서, 관람하기엔 정말 좋은 자리. 침대랑 가까워서 침대 근처의 씬들은 리얼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공연 시작 전, 안내멘트를 하시는 분도 재미있었다.
" 보시다시피 아직 빈자리가 많습니다. 저희가 열심히 홍보를 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부족한 면이 있죠.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 돌아가셔서 좋은 공연이었다, 이런 기분이 드시면 속해계시는 클럽에 감상 한 줄 써서 올려주세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는 이 공연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 그런 분들은 마음속 깊이, 혼자서만 아쉬움을 간직해주셨다가 나중에, 아주 시간이 흐른 후에 그땐 아쉬웠었지, 하고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면 공개된 게시판이 아니라, 저희 싸이월드 쪽지로, 아니면 메일로 안보이게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개된 게시판에 그 공연 이런 점이 아쉬웠다~라고 올리신다 해도 괜찮습니다만, 시작할 때 말씀드렸듯이 아직 빈자리가 보입니다. ^^"

정진과 은우가 먼저 시작하고. 준석이 나중에 합류.

연 극은 원래 무대와 객석을 분리하나? 굉장히 가까운데도, 객석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든 무대위의 배우는 무대에만 충실한다. (사비타에서 객석의 혼란이 가라앉지 않으니까 엄기준씨가 "옆집이 왜 이리 시끄러?"하고 애드립 친 것과는 상반됨) 명계남의 모노드라마 때도, 배우가 의도한 질문 외에는 객석의 반응을 무시했고... 염쟁이 유씨는 객석을 같이 끌고 갔지만 그건 난장?이라던가? 하튼 그런 전통극형식이 들어간 거고.

은우는 오버하는 캐릭터라 내가 몰입하기는 힘들었지만 정진역을 맡으신 전정훈씨는 잘하더라.. 목소리도 좋고. 확실히 뮤지컬 배우보다 연극배우분들이 연기를 잘하셔서, 극 내용에 더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 준석역이 좀... 캐릭터를 그렇게 해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어투나 행동이 요즘 유행하는 예쁜남자 스타일이다. 이준기스러운. 그래서 그다지였음.

누가 무슨 연기를 하든 눈은 전정훈씨만을 따라가게 된다. -_-; 실력차가 나서 그런지, 뒷모습을 보이든, 표정만 짓든, 전정훈씨 감정을 따라가게 되고, 그 분 시선을 따라가게 되고. 특히 준석이 긴 대사 칠때는 준석 쳐다보는게 조금 지겹다. -_-;

스토리는 딱 일본소설스러움. 최근 일본단편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상당히 익숙한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평가는, 시간과 돈이 아깝지는 않을 정도? 전정훈씨라면 다시 보고 싶기도 하지만 준석 맡으신 분이 꽤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에 장담을 못하겠다. 김은향씨도 잘 하긴 했는데, 감정이 정리가 잘 안되어서 지나치게 표현하는 듯하는 느낌이 들어서... 특히나 슬픔부분이 좀 어색했다.

전정훈씨, 덮치려고 할 때 멋지셨어요~ -_-;;
시작할때 어라, 배는 나잇살인가...~ 라고 생각한거 사과드려요~ -_-;
나중에 보다 보니 날씬해 보이시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