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7. 15:00

* 캐스트: 권유진(허클비), 한성식(벨로미), 조승룡(엘가로), 김희원(루이자), 최재웅(마트), 조승연(뮤트), 서현철(헨리), 이현철(머티머)
* 연출 김달중
* 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년멤버 공연. 공연 커뮤니티에서의 평들도 좋았고, 시놉도 흥미있었고... 어찌나 반응이 좋았으면 원년멤버를 모아 특별 공연까지 여는 걸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뮤지컬 판타스틱스.

친구랑 만날 약속을 한 김에 함께 보기로 했다. 한동안 같이 보러 다녔더니 혼자 공연 보러가기가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든다.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은 예매번호에 따른 선착순 입장. 사랑티켓에서 예매했는데 예매사이트별이 아니라 예매시간을 전체 통계내서 예매번호를 기입하는 듯 하더라. (그런 삽질을 하다니...-_-;) 예매번호가 10/11이어서 정중앙에 첫줄에 앉았다. 화미는 "앞자리에 앉으면 배우가 내 지루함을 눈치챌까봐 곤란한데..."라고 조금 망설였지만 내가 워낙 앞자리를 선호하는지라. 그러나 사실 극이 끝나고 나서는 친구 말을 들을 걸, 하고 조금 후회했다. -_-;

앞줄에 무대랑 같은 높이로 앉을 자리가 깔려 있었는데, 무대에 바짝 붙어있어서 (그러니까, 거기 앉으면 발을 무대에 올려놓게 됨) 보조석이려니...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어온 아가씨들이 그 자리에 앉더라. 거기 앉으려면 다리간수는 좀 잘할 것이지, 다리를 무대쪽으로 뻗고,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자기네들끼리 가방에서 사탕꺼내 먹으면서 떠드는 꼴이 참 거슬렸다. 화를 낼 수도 없고...-_-; mp3로 녹음 준비하는 것까지 다 보이던데 어지간히 볼만큼 보러다닌 사람들 같은데 예의 좀 지키지...

공연시작전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도 그렇고. 공연장 안내사항은 한번씩 읽고 와주지... 그리고 읽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안내좀 할 것이지... 진행이 너무 허술해서 마음이 상했다. 옆에 p양이라도 있었으면 마음껏 씹었을 텐데 친구도 공연관람을 자주 하는 애가 아니라 혹시 기분상하거나 위축될까봐 혼자서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이런 기분으로 보는 공연은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힘들단 말야~

"해설자"가 등장하는 공연을 뭘 봤더라? 에비타, 살인사건, 거울공주 평강 이야기, 우리동네, 서푼짜리 오페라 정도인듯. 살인사건은 해설자가 별다른 역할이 없으니 제외하자면, 나머지 공연들도 모두 나랑 잘 안 맞았던 것 같기도? 내가 이런 구성하고 안 친하거나 익숙하지 않거나 한 걸지도~

정말 재미있겠다~ 생각했던 시놉이었지만, 지루했다.

썰렁한 무대와 퇴장하지 않는 배우들은 브레히트의 영향을 받은 거라고 했던가. 명성황후에서 고종역을 맡으셨다는 조승룡씨의 시작은 좋았지만, 남녀주인공인 루이자와 마트가 암담...-_-; 대체 주인공만 등장하면 졸려지는 뮤지컬이라니! 주인공들의 듀엣이 울려퍼지는 클라이막스 직전에서 잠들어버린 뮤지컬은 이게 최초. (클라이맥스에는 조승룡씨 및 다른 배우들도 등장했기 때문에 잠이 깼다. -_-)

어쿠스틱 뮤지컬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앞자리에 앉아서 음향이 안좋았나? 왜 이렇게 라이브 느낌이 안나지? 구석에 있는 밴드도 빤히 보이는데 어째서. -_-; 그러다 보니 아버지들 두 분의 춤과 노래는 안스럽기까지 하더라. 배경에 깔려줘야 하는 음악이나 효과가 부족해 보여서, 참 썰렁한 무대에서 애쓴다...싶은 기분이었다. -_-;

같이 본 친구에게 좀 미안할 정도라서, 중간중간 친구 눈치도 좀 봤다. -_-;
친구는 Happy Ending까지는 괜찮았다고 하더라만. 난 그 전에도 지루했어...-_-;
조승룡씨도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것 같던데. (그분이 출연하신다면 명성황후를 보겠어요! 팬이 있는가 하면 안티도 있으신 듯) 내가 볼 때는 그정도 카리스마는 없었다. 어린애들이 워낙 짜증나서 상대적으로 그애들보다는 훨씬~ 잘하게 보이기는 하더라. -_-;;;

* 석호오빠는 프로포즈 멤버들이랑 목요일엔가? 공연을 봤다고 한다. 나두 일욜에 봐요~ 했더니 공연 후에 전화가 왔다. "지루하지 않디?"가 첫마디. 그러게, 왜들 재밌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이야기를. 근데 정말 다른 사람들은 왜 재미있다고 한 걸까?
* 원년멤버데이!라고 광고를 한 이유 자체를 모르겠다. -_-; 차라리 조승룡씨만 부각을 시켜줬으면 모를까.
* 김달중 연출은 이번 헤드윅도 그렇고... 나하고는 맞지 않는 기분이 들기도. 김종욱찾기 때는 참 센스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야. (사실 연출보다 조명쪽에 눈이 가긴 했었지만.)
* 화미도 참 오랫만에 만났는데... 언제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친구. 연락조차 일년에 서너번밖에 안하는데도 "오랫만이다"라는 기분이 들지 않는 건 참 신기하다.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