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너무 뻔해서... 그냥 가볍게 보자는 마음으로 예매를 했다. p양이 남경주씨 함 보고 싶다고 하기도 했고. (p양이 뭐 볼래? 그러면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래! 하고 대답한다 -_-; )
몇 주 전, 성홍오빠가 초대권이 생겼다며 평일에 미리 봤었는데, 2막 후반부에 졸아버렸기 때문에 그땐 내가 너무 피곤해서 집중을 못했나...하고 자학을 하다가 이번엔 맘먹고 정신을 깨워가며 봐야겠다고 다짐. 남2/여2역의 더블이 정상훈/백주희로 지난번과 다르기도 했고.
역시나 그때의 느낌이랑 똑같더라.
지금보다 더 나이들어서 보아야 할 것 같고, 여전히 2막 후반부는 지루하고.
특히나 "결혼, 30년 후" 하고 "장례식장"이야기는 너무 집중이 안되더라. 장례식장에서는 결국 또 졸아버렸다, 젠장. 오늘은 안 졸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건만 ㅠ.ㅠ
이번엔 공연 시작 전, 여유를 가지고 갔더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_-; 연강홀 근처를 헤매봤다. 헤매다가 분장실을 찾았다. 친절하게 문패까지 달려있더라. -_-; 복도에서 바로 들어가게 되어 있지는 않고 안쪽문이 하나 더 있고 비밀번호키로 잠겨 있길래, 끝나고 여기서 기다리면 되겠네~ 하고 생각.
공연은 4번째줄 정중앙에서 봤는데 자리는 정말 좋더라~ 연강홀은 무대가 동숭홀만큼 높은 편이 아니라서 2~3번째 줄도 관람에 불편은 없을 듯 하다. 첫번째 줄은 목은 아프겠지만 배우들이 눈 맞추고 말 걸어주는 씬이 있어서 나름 뿌듯하게 즐길 수 잇을 듯.
공연 후, "졸았는데 민망하게 사인받아도 될까?" 하고 고민하다가, 이왕 하는 김인데~ 라며 대기실 근처에 가서 기다렸다. 민망해서 문 앞에서 바로 기다리지는 못하고, 조금 떨어져서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_-;;
남경주씨 금방 나오시다가 우리를 보고 당황-_-;
"저,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라고 했더니 사인해주시기는 하는데, 이름도 안 물어 보시고 자기 사인만 이쁘게(!) 그려주고는 다시 들어가신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목소리만 빼꼼..
"누구랑 만날 약속이 있어서요. 혹시 누구 기다리시나요?"
"아뇨..."라고 하고는 넘 민망해서 좀 더 멀리 물러나서 기다렸다. -_-; 이런 소심한 인생들 같으니라구 ㅠ.ㅠ
사실 남경주씨가 너무 거리감 있게 사인해주고...그러셔서, 좀 서운하더라.
남경주씨가 누군가 만나고 떠나신 다음 다시 분장실 근처로 다가가서 기다리다가, 양꽃님, 정성훈씨 발견. 2~3미터쯤 떨어져서 쳐다보고 있는 걸 발견하신 양꽃님씨. 밖으로 그냥 나가시려다가 난처한 눈빛을 몇 번 교환하시고...
"지금 약속이 있어서..."라시며 나가시려다가,
"오세요"라고 손짓. "그래도 기다리셨는데..."라시는데 감동 ㅠ.ㅠ
뭐라도 들고 갈 걸, 빈손으로 가서 사인 부탁하려니 유난히 민망하더라 ㅠ.ㅠ
이름도 물어봐주시고 사인해주셨다. 양꽃님씨, 무대에서 내려와도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시더군요~
그리고 정성훈씨, 사진보다 실물이 나으시더군. 목소리나 인상이 상당히 귀여운 이미지라서, 이 분도 잘하면 뜰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난다. 프로필 중 기억나는 작품은 하나도 없었는데. -_-; TV를 포함해서-_-;;
백주희씨도 기다려보자! 하고 계속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나오시는거다. 먼저 갔나? 미심쩍어 하는데 스탭이 확인해주더라.
"혹시 배우분들 기다리시나요? 다 가셨어요" 라고.
대체 언제 나가신거지. 우리가 남경주씨 민망해서 좀 숨어있던 그 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