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역판 (1~3)
* 배인섭 옮김, 오즈북스
셀마 라게를뢰프는 19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류작가이며,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1908년, 아이들 교육교재(-_-)용으로 부탁을 받고 스웨덴의 지리와 풍속, 전설 등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짧은 이야기로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남아있는 건 "닐스, 그 건방지고 재수없던 자식" 정도의 이미지밖에...-_-; 어릴때 읽었던 책들이 "완역본" 딱지를 붙이고 나오면 왠지 그 시절 놓쳤던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아서, 아아 읽고 싶어~의 기분이 되는 듯 하다. 닐스도 그런 향수를 끌고 왔다.
그러나 책 첫머리에 있는 번역자의 말에 기분이 상해 버렸다. "일주일이면 번역할 수 있을 줄 알았다"라니... 결국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번역의뢰를 받아들였다는 거잖아. 게다가 독일어 중역. 스웨덴어랑 독일어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터키어조차 직역이 되는 요즘 세상에 중역은 좀-_-;; 스웨덴어 전공자가 그렇게 없나?
이처럼 번역자에 대한 꼬인 마음을 가지고 시작해서인지, 중간중간 어색한 번역, 특히나 왔다갔다 하는 종결어미가 거슬렸다. 같은 사람의 말에서 문어체와 구어체도 마구 섞이는 데다가 연결도 매끄럽지 못하고.
간략한 스웨덴 지리 및 민담집을 한 권 읽은 느낌. (그런것 치고는 책 자체의 분량이 많기는 했다만)
선녀와 나뭇꾼 류의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날개옷 대신 물개옷은 신기한 아이템이었지만. ^^;
그런데 근 백년전의 책에서 벌써 환경과 새들이 살 곳을 걱정하다니. 진짜로 놀랐다. 1909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운동이 일어난 해던가? -_-;
그리고... 닐스는 나이들어 읽었어도 여전히 재수없다. -_-;
* 번역자들이 출판사의 의뢰를 받고 하는 경우, 혹은 책이 너무 좋아서 전부터 번역소개하고 싶어서 출판사까지 알아보는 경우...후자의 경우 역자후기에 절절함과 원작에 대한 애정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 후기는 많이 봤지만, 대놓고 이런 식으로 맘 상하게 하는 역자 후기는 이 책이 최고였지 싶다. -_-; 어쩜 이렇게 잘난체와 맘상하게 하는 내용이 잘 들어가 있는지. 원작에 대한 감상보다 번역자에 대한 원망이 더 크게 남은 책.
* 오즈북스는 클래식라이브러리 시리즈라고 붙인 걸로 봐서 이런 류의 책을 더 낼 생각인가 본데, 그러면 책 디자인과 삽화에도 신경을 써야 할듯. 닐스의 이동경로가 그려진 스웨덴 지도를 책 내지에 그려주는 건 좋았으나, 앞뒤에 똑같은 지도를 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오히려 무성의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