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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08 닐스의 신기한 모험 - 셀마 라게를뢰프
  2. 2007.01.02 노벨 문학상 수상작? 수상 작가? 2
2007. 1. 8. 14:54

* 완역판 (1~3)
* 배인섭 옮김, 오즈북스

셀마 라게를뢰프는 19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류작가이며,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1908년, 아이들 교육교재(-_-)용으로 부탁을 받고 스웨덴의 지리와 풍속, 전설 등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짧은 이야기로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남아있는 건 "닐스, 그 건방지고 재수없던 자식" 정도의 이미지밖에...-_-; 어릴때 읽었던 책들이 "완역본" 딱지를 붙이고 나오면 왠지 그 시절 놓쳤던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아서, 아아 읽고 싶어~의 기분이 되는 듯 하다. 닐스도 그런 향수를 끌고 왔다.

그러나 책 첫머리에 있는 번역자의 말에 기분이 상해 버렸다. "일주일이면 번역할 수 있을 줄 알았다"라니... 결국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번역의뢰를 받아들였다는 거잖아. 게다가 독일어 중역. 스웨덴어랑 독일어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터키어조차 직역이 되는 요즘 세상에 중역은 좀-_-;; 스웨덴어 전공자가 그렇게 없나?

이처럼 번역자에 대한 꼬인 마음을 가지고 시작해서인지, 중간중간 어색한 번역, 특히나 왔다갔다 하는 종결어미가 거슬렸다. 같은 사람의 말에서 문어체와 구어체도 마구 섞이는 데다가 연결도 매끄럽지 못하고.

간략한 스웨덴 지리 및 민담집을 한 권 읽은 느낌. (그런것 치고는 책 자체의 분량이 많기는 했다만)

선녀와 나뭇꾼 류의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날개옷 대신 물개옷은 신기한 아이템이었지만. ^^;

그런데 근 백년전의 책에서 벌써 환경과 새들이 살 곳을 걱정하다니. 진짜로 놀랐다. 1909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운동이 일어난 해던가? -_-;

그리고... 닐스는 나이들어 읽었어도 여전히 재수없다. -_-;

* 번역자들이 출판사의 의뢰를 받고 하는 경우, 혹은 책이 너무 좋아서 전부터 번역소개하고 싶어서 출판사까지 알아보는 경우...후자의 경우 역자후기에 절절함과 원작에 대한 애정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 후기는 많이 봤지만, 대놓고 이런 식으로 맘 상하게 하는 역자 후기는 이 책이 최고였지 싶다. -_-; 어쩜 이렇게 잘난체와 맘상하게 하는 내용이 잘 들어가 있는지. 원작에 대한 감상보다 번역자에 대한 원망이 더 크게 남은 책.
* 오즈북스는 클래식라이브러리 시리즈라고 붙인 걸로 봐서 이런 류의 책을 더 낼 생각인가 본데, 그러면 책 디자인과 삽화에도 신경을 써야 할듯. 닐스의 이동경로가 그려진 스웨덴 지도를 책 내지에 그려주는 건 좋았으나, 앞뒤에 똑같은 지도를 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오히려 무성의해 보였다.

Posted by smfet
2007. 1. 2. 15:34

읽을 책을 선택하는 일은 어렵다. 서평을 읽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찾아 읽는 것은 관심있는 장르에서만 한정되기 마련이다. (때로는 그 좁은 장르 내의 선택도 힘들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에 소개된 책, 베스트셀러 목록, 문학상 수상작 목록에 눈이 먼저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내가 삐딱한 건지, 그런 책들의 서평과 시놉을 찾아보다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냥 관둬버리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노벨문학상이 아니더라도 나라마다 문학상이 어찌나 많은지. 순문학이 아닌 장르문학에 주는 상들도 다양하다.

작년엔 노벨, 아쿠타카와, 나오키, 추리작가협회, 서점대상, 세계문학상, 휴고상,... 등을 읽었는데, 다른 책들은 보통 "수상작"인데 반해 노벨문학상은 수상작보다 "수상자"가 더 유명한 게 미심쩍었다.

노벨은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게 상을 주는 건가?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다른 작품"이라고 판매하는 책들은 그럼 뭐지?
노벨문학상으로 검색하면 대부분 작가가 등장하지만 서점에서는 수상작을 판매하잖아?
위키에도 작가만 나와있는걸...

노벨상의 수상조건이 "수상이 발표될 때 수상자가 생존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사람에게 주는 것만은 분명한데 수상이유가 과연 특정 작품일 것인가? 하는 게 의문.

여기에 대한 p양의 의견은,
p: 다른 상들도 사람한테 주는거잖아
me: 그치만 책에는 수상"작"이라고도 되어있는걸
p: 이유는 이야기 하긴 하지만
  그니까 물리학상 같은 경우도.
  아인슈타인이 받았지만..
  광전효과로 받은거거든
  빛의 입자성을 증명해서
  그런 거랑 같은게 아닐까?
me: 그러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AA, 작품 mm로... 하는 거라는거지?
p: 응
그래서, 시간도 있겠다~ 찾아봤다. 노벨상! -_-;
http://nobelprize.org/nobel_prizes/literature/laureates/

노벨상 수상작과는 친하지 않은 덕분에 익숙한 이름의 작가는 많지 않지만, 몇 가지를 찾아보면...

1909년 셀마 라게를뢰프
"in appreciation of the lofty idealism, vivid imagination and spiritual perception that characterize her writings"
그냥 그녀의 저작들...이라고.

1929년 토마스 만
"principally for his great novel, Buddenbrooks, which has won steadily increased recognition as one of the classic works of contemporary literature"
구체적으로 저서명을 언급하기도?

1938년 펄벅
"for her rich and truly epic descriptions of peasant life in China and for her biographical masterpieces"
대놓고 "대작"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그리고 2006년 오르한 파묵의 경우는
"who in the quest for the melancholic soul of his native city has discovered new symbols for the clash and interlacing of cultures"
작품은 언급하지 않고 그냥 작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도...

결국, 수상작이든 수상자든...
스웨덴 왕립학회 맘이다! 라는 결론이... -_-;;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