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6. 20:56

(예전 이글루스에 썼던 글을 옮김)


델리에서 4시간, 대절 택시를 타고 꾸벅꾸벅 졸다가 아그라에 도착. 도시표지판에서부터 타지마할이 그려져 있고, Green Agra, Clean Agra가 올해(2006년)의 표어였던 듯, 여기저기 적혀 있더라. 

가이드를 만나고... 가이드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설명 시작. 
"아그라는 누가 세운 도시이고~ "
가이드 경험이 많은지, 단어마다 정확히 발음해줘서 다행히도 알아듣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앞의 황제들 이름은 당연히도 기억이 안나고, 4대 황제였던 샤 자한이 타지마할을 세웠으나 아들에 의해 아그라포트에 감금되었다는 정도의 간단한 상식을 들은 후, 타지마할 입구로~ (이 정도는 가이드북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내용)

타지마할은 오염 때문에,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장이 있다. 
가이드가, 타지마할에는 "카메라, 물, 지갑"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단다. 
계산기, mp3p, 휴대폰은 안되니 차에다 놓고 가라고. 아니 딴 건 그렇다치고 계산기는 왜 안되는 거야? -_-;

가이드가 택시타고 갈래? 하길래 그냥 걸어갈수 있다던데? 했더니 걸어가긴 좀 멀단다. -_-; 
가이드북에 걸어갈 수 있다고 나왔다고 해서, 그냥 가자고 했다. 조금 걷다 보니 버스 타는 데가 나온다. 
택시 탄다는 사람은 태워보내고, 아님 셔틀버스를 태우는 듯. -_-
타지마할 근처의 자동차는 오염때문에 전기자동차가 아니면 다닐 수 없게 되어 있다. 저 작은 버스도 친환경~

버스를 타고, 또 조금 걷다보면 그때서야 입구가 나온다. 정오 조금 전이었는데, 줄이 꽤 길더라. 외국인들만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내국인도. 생각해 보면 외국인 입장료가 거의 1.5만원인데, 내국인 가격은 1/50... 그정도 가격이면 구경하러 올 만 하겠지. 또 인도도 면적이 넓은 나라라, 남쪽사는 사람들이면 북쪽까지 올라오는 게 큰 행사이기도 할 테고.

입구에서의 검사는 거의 공항검색 수준.-_-; 
성별에 따라 줄을 따로 서서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여성경찰관(군인?-_-)의 몸수색을 받아야 한다. 아무 양해도 없이 가슴부터 허벅지도 막 더듬더라. -_-;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입구를 지나갈 수 있음...


검색을 끝나고 맞이하게 되는 회랑~ 


회랑을 지나면 광장이 나온다. 회랑으로 들어온 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3면에 이렇게 똑같이 생긴 문이 있음. 회랑 맞은편 문과, 왼편 문에 대한 설명은 잘 못들었고....-_- 하튼 회랑 오른편의 이 문이 main gate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뭄타즈 마할은 원래 인도 여인이 아니고, 이란 여인이었다. 샤 자한이 그녀를 처음 본 건 14살때 시장에서. 너무 어렸기 대문에 18세까지 기다렸다가 부인으로 삼았다. 그녀가 죽었을 때, 샤 자한은 그녀를 위한 무덤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여인들은 얼굴을 가리고 지내기 때문에, 남편을 제외한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샤 자한은 그녀보다 더 아름다운 건물을 만들어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이 메인게이트는 여인의 베일과 같은 것이다. 타지마할을 가리고 있는 베일이다. "


메인게이트를 들어서면 보이는 긴 수로와 타지마할. (수로 양 옆 보도는 출입금지)
타지마할과, 물에 비친 모습은 관광엽서에 많이 등장하는 사진이라고...
사람들 일단 여기서 멈춰서서 열심히 사진들 찍어 주시고~
(타지마할은 수로 가운데에 늘어선 선들을 중심으로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정원을 돌아 걷는 중.
"postcard picture"라며 사진찍으라고 권해준 곳~


타지마할로 들어가는 입구.
타지마할은 아그라에서 나는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하얗고 반짝반짝하다. 얼마나 관리를 열심히 했는지~ (저 계단 옆면처럼 지저분해졌어야 할 것 같은데. 계단옆면은 왜 관리 안했을까? -_-)

저 대리석들을 밟고 지나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든가, 아니면 입구에서 나눠준 부직포 주머니로 신발을 감싸야 한다. (토익시험 볼 때 시험장입구에서 나눠주는 신발싸개 같은 거)

신발을 벗어야 하는 관광지는 처음이라 난 부직포 주머니를 썼는데, 맨발로 다니는 사람도 꽤 있긴 하더라. 여튼 저 문을 통과해서 계단을 올라가면, 드디어 타지마할.


난간에서 바라본 메인 게이트. Symmetric이 최고 아름다운 조형미이다. 


외부 벽면에 새겨진 코란의 일부. 타지마할의 주인인 뭄타즈 마할이 이란인이었기 때문에 코란을 새겼다고 함. 내부에도 코란의 경전이 가득 새겨져 있는데,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되어있다. 

저 검은 색은 흑요석으로, 커다란 대리석 판에 칼로 홈을 파고, 흑요석을 일일이 잘라 붙인 것. 


벽면장식. 까만색은 흑요석, 녹색/주황색/빨간색도 다 이름이 있었는데 까먹었다. -_-. 푸른색은 라피스라즐리였던가. 여튼 몽땅 jewely stone임.

저 꽃 장식 부조는 대리석 한판을 통째로 조각한 것. -_-;

완벽한 대칭을 위해, 게스트 하우스는 타지마할 왼쪽의 모스크와 똑같이 생겼다. 

"게스트하우스를 지었으나, 감히 모스크 옆에서 잠을 자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저 게스트 하우스는 한번도 사용된 적 없는 건물이다" 라고 하더라.



강건너에 보이는 둥그런 터.

"샤 자한은 강 건너에 또 하나의 타지마할을 세우려 했다. 레이디를 위한 타지마할은 흰색, 그리고 샤 자한 자신을 위한 건너편의 건물은 검은색. 두 건물을 silver bridge로 연결하려 했으나, 아들에 의해 아그라포트에 갇힘으로서 무산되고 말았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된 타지마할.
울학교 사진들을 보면서, 이 학교는 사진발이 너무 좋아~ 라고 생각했는데....
타지마할은 사진발을 엄청 안받는 건물이더라. 실물이 더 예뻐. 
직접 만져보고 들어가보고 했는데도 세상 물건 같지가 않다.

아그라의 대리석은 transparent하기 때문에 밤이 되면 달빛이 들어와 더욱 아름답다고. 내부에 전등설비가 있는 게 아닌데 들어가도 어둡지 않다. (바깥보다야 조금 어둡지만. 사물의 분간이나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 

건물에 들어가면 한 중간에 뭄타즈의 묘가 있고, (타지마할 건물 전체의 중심선에 위치해있다.) 왼쪽에 샤자한의 묘가 있다. 레이디를 위한 건물이기 때문에 뭄타즈의 묘가 대칭을 이루고, 그래서 샤 자한의 묘는 타지마할 건물 전체에서 유일하게 대칭이 아닌 부분이라고 한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묘는 가묘이고, 진짜 묘는 건물 아래 지하에 숨겨져 있단다. (당연히 공개 안됨...^^)

뭄타즈와 샤 자한의 묘를 둘러싸고 있는 대리석 울타리는 모두 하나의 대리석으로 조각한 것. -_-
사진이 없는게 참 안타까운데.. 여튼 울타리 한짝을 만드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한 것 같다. 가운데 중심선 조각에만 2년.-_-;



게스트하우스 맞은편의 모스크. 모스크가 temple 같은 거냐고 했더니, temple에는 상이 있고 모스크에는 없다고. 모스크는 오직 기도하는 장소이다. (이슬람에서 상을 금지했었지 그러고 보니) 기도를 위해 출입하는 신자들이 있음.


게스트하우스 쪽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사방의 기둥은 약간 바깥쪽으로 휘어있다고 한다. (베흘림기둥 같은 원리인가?)


나오면서, 베일인 메인게이트 너머로 다시 바라본 타지마할.


입장 티켓은 이렇게 생겼다. 

Posted by smfet
2012. 5. 22. 19:42

(2012. 02 년 여행의 마지막. 드디어... ^^;; )


산토리 공장을 떠나 교토역으로 돌아오니, 하루카 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다. 음... 

교토역은 지난번에 완전 느긋하게 돌아봤으니, 주변 산책이나 해 볼까, 하고 두세블럭 그냥 헤매다가 발견한 정원, 쇼세이엔. (히가시혼간지 소속)


교토는 정말 발길 닿는 곳마다 관광지구나;;

처음엔 그냥 작은 신사인 줄 알고 높은 대문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히가시혼간지 별채 정원;

입장료도 500엔이나 해;; (대신 사진 팜플렛북이 무료;)




담으로 둘러쌓인 겉모습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둥그렇게 길을 따라가면 연못과 작은 독채 건물들 여러채가 있고, 조용하고 한적한 정원 분위기가 지대로! 

교토역에서 5분 거리의 도심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한산함과 조용함.



다실도 따로 있다. 두세 채 있는 듯.



작은 초가집처럼 따로 놓인 다실 앞에는 개울(?)도 흐르고. 







연못 위쪽에도 또 다실이...^^




물 없는 우물(샘?) 겨울이라선가;








한바퀴 돌아 입구로 나오면 관람 끝. "도심 한복판의 조용함"을 찾을 때 좋은 듯. 역에서도 가까우니~ ^^


- 간사이 공항에서 pp라운지를 찾다가 제대로 못찾아서 이용 못했다던가, (야심차게 플래티늄 카드 발급 받았는데 ㅠ.ㅠ)

- 출국 티켓 끊는데 너무 일찍가서 한참 기다렸다던가, 

-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 출근하기 싫어서 너무 우울했다던가...


하는 사소한 것들이 몇 개 추가로..;;


경비도 상당히 넉넉하게 들고 갔었는데, 이번엔 먹고 구경하고 하느라 다 썼네. (혼자서는 제대로 못 마신다는 걸 알았다 ㅠ.ㅠ)

면세점이나 기념품에 눈길 갈 틈이 없었다. 먹는게 남는거여;;

단 과자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다가 화과자 만엔 가까이 지르고 나서 자기위안-_-; 삼다.


Posted by smfet
2012. 5. 21. 08:53

(2012년 2월의 여행기 계속)


2010년에도 산토리 공장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침에 서둘렀는데도 시간이 안 맞아서 예약까지 해 놓고는 취소. 이번엔 시간을 매우! 느긋하게 잡아서 늦을 걱정 없이~ ^^



JR 가메오카 역에서 내려서 요렇게 생긴 버스 표지판을 찾아 기다리면 파란색 산토리 버스가 온다. 한 대만 올 줄 알았는데 미니 버스 두 대가 옴;; 아무거나 타도 똑같음; 겨울, 대낮부터 누가 가나...싶었는데 나같은 사람 많더군?! (가족 단위도 많고.)



버스 안에는 맥주 광고가 잔뜩 붙어 있고.



창너머로 공장이 보인다. 도착! 저 둥근 통들이 모두 맥주. (츄릅; )



"상받았다능. 프리미엄 몰츠 최고다능!" 자랑하는 표지판 옆에서 견학 순서를 설명하는 인솔자 분. 노란 자켓은 유니폼



견학 첫번째 코스. 원료를 설명해 주며 맥아를 한알 씩 먹어보게 해 준다. 과자같아! 맛있어! 효모냄새도 슬쩍. 

뒤쪽에 늘어서 있는,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 있는 맥주 통 들.



제조공정 설명. (견학코스에서의 사진 촬영은 자유 ^^)



끝없이 늘어선 관들~~~ 이쪽은 라거! 



일요일이라서 라인이 쉬고 있다. ㅠ.ㅠ 담에 기회가 있다면 꼭, 라인이 가동중인 평일에 들러야지!!



캔 포장 장치...라는 것 같았는데 역시 움직이지 않아 ㅠ.ㅠ 



견학 후 시음장으로 건물을 이동하면서.

"이 보도블럭은 산토리맥주의 폐 유리병을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란다. 폭신폭신해서 기능성 블럭인줄로만 알았더니.



가장 고대했던 시음.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몰츠.


잔은 한 번 마시고 반납하면 되고, 두 종류의 맥주를 각각 다른 잔에 프로페셔널이 따라서 제공해 준다. 

시간제한...이라기보다는 다음 팀이 오기 전까지 시음 홀을 사용할 수 있는데, 약 30분 정도.


프리미엄이 더 취향이어서 한 잔 더. 근데.. 견학까지는 좀 뻘쭘해도 혼자 다닐 만 했는데, 술 마시는 데 혼자 있으려니까 심히 무안했다. ㅠ.ㅠ 흑, 괜찮을 줄 알았는데. 둥근 테이블에 앉아야 하고 대부분 가족단위로 오는 곳일줄은 몰랐단 말이지. ㅠ.ㅠ



"캔맥주를 컵에 따르실 때는 이렇게~"


한국에서 마시는 캔 프리미엄몰츠와는 확실히 다르다. 역시 유통은 중요한 거야. ㅠ.ㅠ 어떻게 유통을 하길래 그렇게 맛없게 제공할 수 있는 거야 대체 ㅠ.ㅠ (아니, 다른거에 비하면 완전 맛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공장에서 먹는 생맥하고는 비교가 안되니까 ㅠ.ㅠ)



또 가고 싶다. (...라기보다는 또 마시고 싶당 ㅠ.ㅠ)


Posted by smfet
2012. 5. 20. 20:54

목욕하고, 저녁 먹고 다시 목욕하고 (감기 기운있다고 아저씨가 챙겨주심 ㅎㅎ) 

푹 자고 나니 아침도 잘 먹힌다. 


저녁과 아침은 구레타케안에서 먹었는데, 예전엔 배불러서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두그릇이나 잘 챙겨먹었음 ㅎㅎ 역시 아침시간은 느긋해야 해~ 


체크아웃하고, 교토역으로 돌아왔는데 산토리 공장견학 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여유가 있어서, 걸어서 갈 수 있는 히가시혼간지에 들러보기로. 2년 전 교토역에 왔을 때, 동행에게 "시간 있는데 히가시/니시 혼간지 갈래?" 라고 했더니 그 애가 그랬었지.;;;

"이제 절은 지겨워 -_-"


생각보다 긴 지하도를 걸어 히가시혼간지로.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깊이" , 이런 식의 문구가 절 주변을 빙 둘러서 여러 개 놓여 있다. 



히가시 혼간지 정문. 그러고 보니 이곳의 본당이 뭔가 최대였던 것 같은데;;

본당이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다. 낡은 건물이 많다 보니 교토의 어딘가는 항상 보수공사중인듯;



그래도 다른 절들이 문화재~ 같은 느낌이라면 여기는 계속 사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 어... 다른 절들과 신사도 분명히 사용되고 있을 터인데 유난히 현대적인 느낌이 드네. 옛날 건물인데 사람들이 계속 "쓰고"있다는 느낌이다. "구경하고"가 아니라. 



부분부분 현대적인 느낌의 건물들과 붙어 있어서 그런 걸지도? 본관의 분위기를 흐리지 않기 위해, 신관은 대부분이 지하로 된 건물이다. 지상은 1층이지만 지하가 3층이던가.. 지하 갤러리와 강당으로 이어지는 중간에 놓여 있는 옛날 술통




본당의 건축구조를 보여주는 모형물




본당에서는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계속 울려펴진다.




앞마당의 손 씻는 곳.


그러고 보니 일본식 정원이 안보이는군! 우리나라 절 같아서 더 "쓰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정원은 들어갈 수 있는 정원이 아니라 ㅠ.ㅠ


그나저나 히가시혼간지를 보고나니, 니시혼간지까지 가기는 귀찮아서 (원래는 하나의 절이었다고 함) 그냥 교토역으로;;


다음 목적지는 교토역에서 JR 가메오카 역으로 이동해서, 산토리 맥주공장 견학!

(이 여행에서 JR패스 정말 아깝지 않게 쓴 듯. ^_^)

Posted by smfet
2012. 5. 19. 17:26

(2월의 일본여행 계속;)


느긋하게 우지를 둘러봐야지, 했었는데... 지신사와 다이호안을 들르고 나니 다른 곳은 더 찾아가기도 귀찮고, 나카무라 토키치 혼텐에서 차나 마실까 했는데 여전히 대기가 10명 이상이고... 그래서 지도를 보다가, 위치가 애매해서 이전에 못 들렀던 도후쿠지에 가보기로! 


도후쿠지는 교토에서 가장 큰 절로, 나라의 도다이지+고후쿠지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중세 선종 유적이라는데 불교 종파는 잘 모르겠으 ㅠ.ㅠ


JR 웨스트 패스를 착실하게 사용해서, JR 도후쿠지 역에서 하차. "사람들 많이 가는 곳이 옳은 방향" 이라는 믿음으로(!) 어리버리하게 따라갔다.


중간중간 표지판도 확인하기는 했는데... 지도가 나와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상태가 되는 바람에 -_-; 지도 읽기 너무 어려움 ㅠ.ㅠ 그래도 일본은 길 표지판이 정말 잘 되어 있는 듯! 한국에서는 어딘가를 찾아갈 때 표지판만으로 찾아가기는 거의 힘들다.;;


작은 암자 입구가 보이길래 "어머 여기인가봐" 하고 무작정 들어갔더니 절 본채는 아니고, 딸린 작은 암자 레이운인(霊雲院). 하지만 물론 입장료는 받지. -.-



암석 정원은 계절에 따른 느낌 차가 별로 없지 않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눈이 쌓이니 역시 다른 느낌이 들기는 한다. 



제목은 [九山八海]라고. 음... 저 돌이 산이고 소용돌이가 바다인가봐... 그런가봐;; (난 여전히 암석정원 이해하기엔 너무 부족해;;)


 

서로 다른 색모래로 구름을 표현.


암자를 다시 돌아나와 한참을 벽을 따라 걸어야 드디어 도후쿠지가 보인다. 정말 넓기는 넓다......



입구로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는 셋 있는데, 그 중 臥雲橋가 들어가는 입구. 왼쪽을 보면 중앙 다리인 쯔텐교(通天橋)가 보이는데, 여기의 단풍이 교토에서 제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만...


나중에 삼문 견학을 할 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천황이 유명한 주지스님께 "무언가 바라는 것이 없느냐" 했더니 "이 절에서만은 벗나무가 없었으면 합니다" 라고 대답하여, 경내의 벗나무를 모두 뽑아버리고 대신 단풍나무를 심었다고... 


("사실은 저쪽-삼문 뒤쪽-에 딱 한그루 벗나무가 있답니다. 여러분만 알고 계세요"라며 덧붙여준 에피소드. 꽃놀이가 소란스러워서 벗나무를 없애달라고 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단풍 덕에 가을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하니, 소란스러운 정도는 비슷하지 않을까;;

단풍 시절에 사람이 얼마나 많냐면... => http://endeva.tistory.com/1409 

난 절대로 도후쿠지의 단풍은 못 볼거야.. 안될거야 아마 -_-;; )



정자처럼 난간과 지붕이 있는 다리.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회랑 같은 다리가 있나? 음.. 일단 오래된 나무다리를 거의 못 본 것 같네; 



본당 구역으로 들어가는 문. 왼쪽의 회랑을 따라가면 들어올 때 봤던 쯔텐교를 지날 수 있다.



한산한 회랑. 양쪽엔 조금의 빈 공간도 없이 일본정원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맑은 하늘 아래 호조정원이 있는 건물의 끄트머리가 보인다.



군데군데 작은 오솔길과 돌다리도 예쁘장하게 놓여 있고.



돌다리도 슬렁슬렁 걸어 올라가기.




쯔텐교 끄트머리에는 가이산도가 있다.



왼편에는 작은 연못이, 



오른편엔 격자모양의 모래정원이 배치.


마루(?)에 걸터앉아 한참을 구경하다가 나왔다.



다시 쯔텐교를 지나 본당 쪽으로...


지난 여행 때 도후쿠지처럼 큰 절을 일정에서 제외한 이유는, 경내의 대부분이 중요문화재로, 일년에 단 며칠만 공개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일부러 일정을 쪼개서 올 것까진 없잖아, 하고 생각했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으로 그냥 가볍게 갔는데 (일반적으로 봄/가을의 특별 공개가 있음) ... 겨울의 특별 공개를 한단다;;

음, 봐야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하지만 내가 절 하나 구경하자고 2000엔이 넘는 입장료를 내게 될 줄은 몰랐다규! ㅠ ㅠ

(울 나라 절은 입구에서 입장료 내고 경내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식인데.. 일본은 대부분 건물마다 따로 입장료를 받아서 ㅠ.ㅠ)



세번째 다리, 엔게츠교를 건너서 만나는 료안인. (상시 비공개)


동서남 서로 다른 주제로 꾸며진 기레산스이 정원이 특징이다. 시게모리 미레이라는 천재 조경사의 작품이라고.



서: 용의 정원


안내하시던 분이 사진찍지 말라 하셔서 (ㅠㅠ) 슬쩍 찍고 한바퀴. 이 건물은 정문부터 건물 자체까지 죄다 국보에 문화재. ㄷㄷㄷ

일본정원은 "걸으며 즐기는"게 아니라 건물 "안에서 보고 즐기기" 위한 정원이기 때문에 건물안에서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하지만 안에서 봤는데도 이해하기 힘든 곳이 많기는 하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호조. 역시 동서남북의 주제가 다르다. (조경사가 동일인물임;)




남쪽정원. 눈이 녹아 떨어져서, 처마 밑 모래에 자국을 남겼다. 



동: 북두칠성을 표현한 북두의 정원 (실제로 보면 정말 작다!! 다른 건물의 쓰고 남은 주춧돌과 기둥을 이용했다고)



북쪽정원: 설명에 따르면 다듬은 철쭉과 모래로 구성한 정원이라고. 눈 때문에 다 덮여서 격자모양이구나... 정도밖에?


정원을 보려고 마루에 걸터앉아서 팜플렛을 열심히 읽어보곤 하는데... 왤케 심오하지 ㅠ.ㅠ


한바퀴 돌고 나와 본당 주위를 빙 돌고, 그리고 등장한 국보 삼문. (역시 특별 공개)



선종 사찰의 삼문 규모로는 일본 최대. 종파를 통틀어서는 두번째의 규모라고 한다. (그나마 최대 규모와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고.)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건물이지만, 특별 공개를 하고 있다. 신발을 비닐봉지에 벗어놓고 가파른 (위험할 정도로!!)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2층. 2층도 무지 높다. 건물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2층 건물 안쪽으로는 암막이 늘어뜨려져 있다. 


암막을 젖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기둥과 불상과 십육나한상이...


조명이 있기는 한데 어둡다. ㅠ.ㅠ 이정도로 낡았으니 (1425년 재건축) 그림이 상할까 봐 햇빛을 차단했겠지. 


마침 타이밍이 맞아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인상적인 건... 


- 중심기둥은 거대한 나무를 통으로 사용하고, 지붕 들보를 끼워맞춤형식 (7방향)으로 만들었어요. 이렇게 큰 통나무 기둥은 일본에 다시 없을 겁니다. 

- 부처님을 둘러싼 분들 중에.. 저 한분만 고개를 다른방향으로 돌리고 있지요? 저분이 석가의 아들 라후라 님입니다. 아버지, 하고 부르는 듯한 느낌이지요? 만약 부처를 둘러싼 나한상 중에 한명만 포즈가 다르다면 그분이 라후라 님이니까, 꼭 한번 찾아보세요 ^^


아까의 벚나무->단풍나무 이야기도 여기서 들었고. ㅎㅎ


유익하고 재밌긴 했는데, ......발시려! 발시려! 발시려!

목조건물이 이렇게 발시려운 곳인 줄 몰랐다구! 눈도 오고 해서 양말도 두겹이나 신고 갔었다구! 신발 벗을 걸 대비해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로 벗을 일이 많아서 두겹 신길 잘했네, 하고 생각했었는데... 30분 넘게 설명을 듣고 있자니 추워, 추워, 추워! 


안그래도 추운 날이었다. 그리고... 오래된 목조건물은 바람만 들이치는게 아니었다. 바닥도 상상 못하게 차가웠다. ㅠ.ㅠ



내려오면서 다시 삼문. 역시 계단은 너무 가파르다;;


2월 중순은 관광시즌이 아니니까 사람들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역시 교토. 어디 가나 관광객이 제법 있더라. 

대부분 일본인인 듯, 외국인은 잘 안보이긴 하더만. (하긴 이렇게 추운데 ㅠ.ㅠ)


단, 일본은 길쭉해서, 역시 같은 나라라도 날씨가 많이 다르다. 

우지의 다이호안에서 만난 분들은, "올해는 눈이 와서 별일이다 생각했어요", "제가 온 곳은 여기보다 10도는 더 따뜻한 듯.." 등의 분위기였으니. 


완전히 꽁꽁 얼어버린 발 덕분에, 얼른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흑흑 추워. ㅠ.ㅠ


특별 공개 건물이 많았던 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삼문 설명을 들은 것도 정말 좋았지만... 

그래. 뭐, 그걸로 만족! ; 

Posted by smfet
2012. 5. 19. 11:20

엄마랑 단둘이 여행의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노안 성당.


작년 크리스마스에 아빠랑 같이 찾아오셨는데 성당을 못 찾아 엉뚱한 성당으로 가셨다고. ;;


나중에 보니, 이름은 "노안" 성당인데 노안리를 한참 들어가도 성당이 안 나오는 거였다;;;;

나주 IC에서 가면 의외로 금방이지만, 나주 시내에서는 찾아가기 힘들어서 꽤 헤맸음;


(참고: http://web.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188874&path=200704)


성공회 서울 대성당(주교좌 성당)이 "장십자가형" 평면 구성이라고 되어 있는 설명은 봤지만... 라틴십자형과 장십자형은 틀린 건가? ;; 



사제관과 성당 주변이 공사중이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성당은 기본적으로 24시간 개방인데, (왜관 수도원의 수도원 성당은 9시가 넘으면 문을 잠가 버린다고는 한다;; 9시 넘어서까지 안에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아 철야하려나 보다... 하고 그냥 잠그신다고;; ) 양 쪽문이 잠겨 있고, 중앙 문이 괴임목으로 닫혀 있어서 좀 당황. 괴임목을 치우고 들어갔다. 



나주성당과 마찬가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들어가자 마자 제대가 보이는게 아니라 제대를 가린 파티션과 성모자상이 보인다. 



(켁 사진;;)


십자고상이 매우 독특하다. 선으로 표현된 예수님.

(이제 보니 부활시즌이라 전체적으로 제단의 장식꽃들도 화려했구낭)



좌측돌출부의 좌대. (우측은 성가대석) 

십자가의 길은 입체 액자로 되어 있다. 



정원의 야외제대와 성모동굴.  (여기도 루르드의 성모)


건축사적 의의나 아름다움을 느끼기보다... 전체적으로 많이 낡아서 안타까웠다. 



성당 정원 입구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상.

솔직히 이런 말 하기엔 죄송스럽지만... 내가 본 것 중 가장 없어보이는 성상이었다. ;;

일반적으로 김대건 신부의 상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허리에는 띠를 매고, 어깨에는 영대를 두르고 한 손에 성경을 든, 그러니까 "사제 서품을 받은" 의연한 모습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없어 보이는 상은 무엇? ;; 모자를 보면 마카오 신학생 시절인가? 게다가 맨발... 돌에 희미하게 새겨진 이름이 아니었다면 몰라 봤을 듯.


이렇게 야위고 가엾어 보이는 상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다.



성당 뒤편으로 돌아가는 길.


노안 성당이 위치한 마을 중심에는 성모동산이 있고, 그 옆에는 산타 우체국이 있다. 엄마아빠가 작년에 여기 가볼까, 하신 것도 성탄 장식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라고. 최근에 관광객 유치의 일환으로 성탄 장식을 크게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5월에는 상대적으로 썰렁. 산타 우체국도 (물론) 문을 닫았고, 전구 장식도 (당연히) 없고.


푸른 녹음은 아름답지만 적막하다.



여름/겨울에는 폐교를 활용, 수련회 등으로 쓰이고 있다고...


이렇게 화순부터 나주까지 하루 꽉 찬 일정이 끝.

어버이날이라고 내려갔는데 엄마한테 서비스만 종일 받았어;;;;;;;


확실히 기본 지식이 있다 보니, 절 보다는 성당이 보기에 즐겁다. 건물의 겉모습도 그렇고, 내부 장식의 의미도 알아볼 수 있고, 각각의 십가가의 길 비교도 흥미롭다. 특히나 요즘은 정말로 야외에 이쁘게 꾸며놓은 십자가의 길이 많네. 


어릴 때 우리 아빠는, "한국의 역사적 건축물을 보려면 역시 절이지!" 라고 하셨는데...

내 눈엔 사천왕은 다 무섭고 부처님들은 다 똑같이 생겼고, 관음상은 너무 많아서 구별하기 힘들 뿐이었긔...ㅠ.ㅠ


그러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가 정말 맞는 말이긔.


근대 건축물, 하면 여수 세관이나 그런 것들만 떠올렸는데, 확실히 종교 건축물이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소유자가 쉽게 바뀌지도 않고 허물고 다른 건물을 짓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해서...


날씨 좋은 동안 여기저기 방문해 봐야지.

외국여행만 동경했었는데 국내를 돌아보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고 있다.


Posted by smfet
2012. 5. 18. 11:03

어릴 때의 사진과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포즈로 어른이 되어 다시 찍은 사진을 가끔 본다. 

나주성당, 아니, 나주 천주교회는 내게 그런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화순까지 내려간 김에 엄마와의 여행은 나주까지 계속.

유치원에 다닐 무렵 나주에서 살았었다. 엄마는 "예전 살던 곳이 여기야" 하고 구체적인 집 위치까지 보여주셨지만... 그만할 때의 기억이 세세할 리 만무. 단지, 집이 있던 골목길을 나와 큰길을 조금 따라가면 육교가 있고, 육교를 건너면 "천주교회"가 있었던 건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린 마음에도 가까운 거리였지만 지금 보니 정말 코 앞. 몇 년 전에 방문했을 때 까지는 육교가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육교가 없어져서 조금 서운했다. ㅠ.ㅠ



마치 학교처럼,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작은 운동장이 있고 입구 건너편에 성모상이 있다. 

운동장은 사실 기억이 안 나지만, 저 성모상은 사진에 자주 등장해서 기억이 뚜렷하다. 6~7단 정도의 계단 위쪽에 위치한 소박한 성모상인데, 유치원생이 보기에는 성모상도 무지 커 보였고, 계단도 무지 높았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방문했을 때, 계단이 이렇게 적었다고?? 하며 거의 패닉에 빠졌던 기억이;;


운동장 오른편엔 성당 본관보다 더 큰 부속건물이 있고, (사무실 및 강당 등)



뒤쪽엔 사제관이 있다. 음... 예전 사제관은 지금 현 해롤드 주교기념관으로 쓰이고 있으니 사제관도 신축건물로 봐야 하나? ;;



클래식한 분위기의 종탑. 줄이 매여 있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사용중인 듯.



성당은 서양식 건물이지만,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건 무려 미닫이! 신발을 벗도 미닫이 문을 열고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나중에 집에 와서 확인한 거지만, 현 해롤드 주교(미국 태생)가 사목했던 성당은 대부분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다고 하네.



나무 천장에 나무 의자. 십자가의 길도 나무액자 틀이고, 옛날 붓글씨로 각 처의 설명이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좁고 긴 형태. 



입구쪽의 사다리가 인상적이다. 옛 집의 다락 사다리같다. 칠도 옛날 분위기가 나고......



정체는 성가대석! 


성당을 나와, 뒤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순교자묘역이 있다.



박해 때 순교하신 4분의 봉분이 모셔져 있는데... 유해를 어떻게 거두어 왔는지는 모르겠네; 


예전에 배운 기억을 조금 떠올려 보자면... 조선 천주교는, 선교 사상 유래가 없는 "자생적" 교구라고 한다. 처음 들어올 당시부터 종교가 아니라 학문("천주학")으로 들어왔고, 선교사나 사제 없이 한참을 버텼다. (청나라 사신으로 따라갔다가 서학 관련 서적을 입수하고 "검토할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판단하여 책을 숨겨 들어왔다...고 한다. -.-;; )



순교자 묘역을 되돌아 나오면 보이는 정원 주변으로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고, 



정원 중간 부근에는 순교자 경당이. 돌무덤같아 보여 들어가기도 살짝 겁이 났다. 문도 무진장 무겁더라.



경당 안에는 작은 제단이 있고, 그 안쪽으로 텅 빈 사각형의 공간이 있다. 위는 뚫려 있는데, 사면이 모두 막힌 무덤을 형상화 했다고 설명이 되어 있네.



저 공간을 위쪽에서 보면 이런 느낌.



사목 중 돌아가신 신부님의 무덤도 있다. (미니 고인돌 같아서 인상적이다.)

세심하게 가꾸어진 정원과 나무들. 자세히 보면 각 구역별로 모두 담당자가 정해져 있다.

(잡초가 많았던 옥터성지와 대조적이다. -물론 옥터성지도 관리는 하고 계신듯 하지만, 관리 인원에 비해 정원이 넓은듯;)



"현 하롤드 대주교 기념관"은 잠겨 있다. ;; 

나중에 사무실에 문의도 해봤는데 안 열어주대;; 수녀님 말씀으론 고가의 물건이 많은 편이라 평소에 잠가 둔다고.



정원 주변 오솔길은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오솔길의 끝자락에는 작은 한옥이 있는데, 까리따스 수녀원 한국 진출 첫 본원이라고 한다. (총 본원은 일본)



여기서 의외의 엄마의 패션 감각을 볼 수 있었는데, 


"예전에 무슨 행사에 갔다가, 수녀 청원자들을 봤는데 말야... 월남치마도 아니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펑퍼짐한 치마에, 60년대에나 입었을 법한 블라우스를 입고 있더라고. 얼마나 촌스럽던지..."


......엄마는 그 옷들을 보고 수녀 되는 건 좀...... 이라고 생각했다고 한신다. ㅋㅋ



수녀원 정면의 성모자상. 까리따스 수녀님들이 직접 만드셨다는데... 한복입은 성모자상으로 꽤 유명하다.


문이 잠겨 있어서 못 들어가나, 싶었는데 사무실에 문의해 보니 관리하는 수녀님께 연락 주셔서.. 수녀님 안내로 한참을 돌아봤다. 까리따스 역사도 처음 알고. 


어릴 때 참 자주 갔었다고 하는데 (엄마 아빠 증언) 가장 가까운 놀이터였던 듯. 그런데 성모상이 있는 운동장만 기억나고... 전체를 돌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구나~ :)



Posted by smfet
2012. 5. 13. 03:29

낮기도 일정이 틀어졌으니...

화순으로 오는 내내 표지판이 (너무나) 넘쳐났던 고인돌 공원에 들르기로.

확실히 자차는 편하긴 하구나. (면허 딴 지 10년 넘었지만 운전은 전혀 못하다보니;; )


친가가 고창이라서, 고창에 갈 때마다 "고창 고인돌 공원" 표지판을 질리도록 봤었는데, 정작 고인돌을 본 건 한두번 뿐;; 


화순 고인돌 공원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한다. 

해외 나갈 때는 비싼 입장료 물어가면서 "세계문화유산이래!" 하고 들어가봤었는데 화순에 있는 줄도 몰랐었다; 반성;;;;


고인돌 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려니까 안내소에 계시던 분이 말씀하신다.


"여기 방명록에 이름 적으시구요, 차로 올라가세요~"


......전 그저 세계문화유산이라길래 차로 가면 안되는 줄로 알았지만 뭡니까? ;;

(몇 년 전 타지마할을 방문했을 때, 흰 대리석인 타지마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몇 km이내를 전기 이외 동력 수단을 금지했던 인도가 생각나지 말임다? )


하지만 차를 타고 올라가길 잘 했던 게...

- 고인돌 "공원"이 아니다. 산 전체에 고인돌이 널부러져(;;;;) 있다.

- 먼지 날리는 흙길에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다. ㅠ.ㅠ


엄마 말씀으로는 고창 고인돌 공원과는 비교도 안되게 큰 규모라고. 

정말...... 고인돌을 "찾아"볼 필요가 없다. 눈길 닿는 산비탈 어디나에 고인돌이 "널려" 있다.






크기도 제각각이라 큰 건 정말 집채만하기도. (거짓말 안보태고 웬만한 원룸 사이즈)


언제 햇빛이 덜 강한 날, (혹은 햇빛에 완전무장 하고 나서) 차분히 걸으면서 다시 보고 싶다. 


엄마도 예전에 세계문화유산 지정 전에 오셨었다고... 그래서 차로 쉬잉 돌아보면 될 줄은 엄마도 모르셨다. 

시간이 또 남았네? ;;;;;;


고인돌 공원 출구에서 운주사까지 얼마 안걸린다고 하길래 내친 김에 운주사까지 고고씽.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는 내게도 어릴 적 방문한 기억이 남아 있다.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흩어져 있던 불상과 돌탑들. 모양새를 갖춘 석탑 말고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돌을 쌓아 올린 작은 돌무더기 탑이 모여있던 곳, 나무그늘과 바위그늘이 그림자를 드리운 곳마다 이끼와 함께 있던 불상들. 코를 깎아 먹으면 아들 얻는다는 속설 탓인지 하나같이 코가 없던 부처님들. 


내게 운주사의 이미지는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절 두 채는 들어설 만한 넓은 주차장과 함께, 어라? 입장료를 받아? (3000원/인), 게다가 입구에 이런 평평한 대로가 있었나?


봄이라서 인상이 밝아보이나,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어라? 부처님들이 왜 줄 맞춰 계시지? 원래 이런 분위기가 아니지 않았나?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천불천탑이라, 내가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운주사라기보다는 거의 "운주사 터" 수준이었다. 불당도 물론 없었고... 그런데 20년만에 갔더니 엄청 커진 절이 있고 부처님들이 각잡고 열맞춰 계셔! 게다가 코 성형도 하셨어!!!!! 분명 코 없는 부처님이 더 많았단 말야! 제대로 계시기보다 쓰러져 계신 분들이 더 많았고! 



그래! 바로 이런 분위기!

......그러나 마치 여기만 "보존 구역"인 것 마냥, 



말짱한 남은 불상들을 박박 긁어모아 열맞춰 세운 듯한 이 어색함. ㅠ.ㅠ



예전엔 좀 친근하게 느껴졌던 좌불도 이런 느낌 ㅠ.ㅠ 



원형석탑은 이런 느낌. ㅠ.ㅠ

(2007년에 운주사에 두어달 묵었다는 R양의 증언에 따르면, "어 저거 내가 만지고 놀았는데? ;;"  이렇게 변한 것은 아마도 최근인 모양이다.)


"석탑"이라고 부를 만 한 그럴듯한 탑들만 남겨두고, 그 많았던 돌탑(누군가에게는 돌무더기로 보였을)들이 다 없어졌다.


이건 아냐, 이건 "천불천탑"이라고 부를 수 없어! 



와불을 보러 가는 길도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고, 돌계단이 끊긴 곳에는 어김없이 나무데크가 나타난다. -_-; 

난 이렇게 밝고 화사하고 요즘 절 같은 운주사에 대한 추억은 없단 말이닷! 



와불 주변에도 깔끔하게 조성된 나무데크 "관람대".

이쯤 되니 포기 -_-;;



그나마 예전 다운 분위기의 칠성석. (주변이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었다는 것만 빼면 -_-;)


엄마도 나도 완전 실망.

이런 아무데나 있는 절을 보러 간 게 아녔어. 난 "천불천탑"을 느끼고 싶었지 (사실 예전에도 한참 부족했지만 분위기만은 충분했는데!), 저렇게 열맞춰서 전체 불상은 몇 기, 탑은 몇 기...이런 숫자를 보러 간 게 아니라고.


아마도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듯한 운주사. 천불천탑이 그리우면 앨범이나 봐야지. 쳇.



점심은 나주에서 나주곰탕! (...예쁘게 세팅되어 나왔었는데 휘젓고 나서야 사진이 생각나서 그만 저런 꼴이;;)

설렁탕도 갈비탕도 싫어하고, "물에 빠진 고기 따위 싫어! 고기는 구워야지!"를 외치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먹는 고기국!

(나란 뇨자 김치찌개에 들어간 돼지고기도 안먹는 뇨자. 카레에도 고기따위 안 넣는 뇨자;)


하지만 나주곰탕만은 국물도 물에 빠진 고기도 완전 좋아한다지~ ♪

Posted by smfet
2012. 5. 12. 20:30

곡성성당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드물어서 은근 시간 맞추기 힘들었다. 

시간표 안 보고 지하철만 타거나, 예약한 KTX만 타버릇 해서 버스 기다리는 습관이 안 들어서 더 그런 듯;


다음날은 상냥하신 아빠께서 꽃구경이나 하라며 차 키를 엄마한테 주고 버스로 출근하셨다. (어버이날이라고 내려가서 엄마아빠한테 서비스만 받고 왔네;; 아빠 감사해요! )


목적지는 화순 수도원.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기도를 들으러 검색질하다 보니 화순에 왜관수도원 분원이 있더라구;;


손제본실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듯 하여, 화순 수도원의 낮기도를 들어보려고 "엄마, 수도원이 참 이뻐~" 하고 졸라서 화순 수도원으로. 



기대만큼 꽃이 만발한 진입로를 지났는데...

어라? 어째 좀 썰렁하다?  

홈페이지를 보니 수사님 다섯 분이서 꾸려가시던데.. 그래서 그런가?


예쁘게 꾸며진 진입로와는 대조적으로 다소 썰렁한 느낌의 안뜰.



안뜰 입구의 성모상. 으음. 엄마가 분명히 차로 지날 때 수도원 같은 건물을 보셨다 하셨었는데...


갸우뚱하며 입구로 다가가 보니, 출입문에 쪽지가 붙어 있다. 


"성당은 손님의 집 XX실로 오세요"


...엥? 왜?



왜냐하면, 성당이 공사중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조금 당황. 제본실과 피정을 운영하길래 공사중인 건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



아니 그래도 뭔가 없나...하고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 보니, 뒤쪽에서 보는 1층은 작업실인 듯, 각종 농기구와 트럭 등이 있는 차고가 있고, 제본실에서 (종이 커터기랑 인쇄된 페이지가 쌓여있어서 추정;) 두 분이 일하고 계셨다. 


사실 왜관수도원에서 실제 수도사님들 일하는 걸 뵙기 전엔...

수도사님들 일하실 때도 수도복 (그러니까 까맣고 치렁치렁한 그거!) 입고 하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티셔츠에 청바지, 혹은 트레이닝복도... 줄담배 피우시는 분도 계시고 엄청나게 큰 밀짚모자도 쓰시고...하더라능. 이것도 수도회에 따라 틀린 걸까나? 


여기서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일하시는 수사님들 발견;


"저, 낮기도 참석하러 왔는데요..."


했더니 수사님 조금 당혹하신 듯; 


"지금 성당이 수리 중이라 참석하실 수 있는 건 미사 밖에..."


하지만 수도원의 아침미사는 06:30이란 말입니다. -_-;; 머뭇거리며 돌아서니까 좀 민망하신 듯, 


"구경 맘껏 하고 가세요. 저기 연못도 있고, 분재도 있고, 닭도 있어요."


;;;; 방문해서 죄송했어요 수사님;; 싶은 느낌;;



뒤뜰 너머 연못이 있다. 수도원 건물이 통째로 들어갈 만큼 넓은 연못. 연못도 정리정돈은 되었지만 아직 예쁘게 조성이 완료되어 있지는 않다. 들어올 땐 이렇게 넓어보이지 않았는데 들어와보니 상당히 넓네. 



연못주변에도 공사중인 흔적들이...


그나저나 연못 주변을 들러보다 보니 엄마는 여기가 예전 낚시터가 아니었을까 추측하시더라. 



비슷하게 맞추신 듯. 분재가 몇 개(어...분재 세는 단위가 뭐더라? ;;) 놓여있는 곳은 아무리 봐도 수영장;

예전에 위락시설 용도로 사용했던 부지를 왜관수도원에서 구입한 듯.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비닐하우스에는 분재가 있고, 그 너머 다른 동에는 고추 등의 식자재가 자라고 있다. 

비닐하우스 뒤편에 또 공터와 닭장이 있는데... 무지 넓은 닭장도 지금 다른 수사님들께서 수리 중; 닭은 서너마리 있는 듯.


엄마는 둘러보는 내내, "다섯명이라구? 다섯이서 이걸 다 어떻게 꾸려..." 하며 걱정을;;;; 해 주셨고;;



정신차리고 보니 역시 더 황량한 안뜰. 하지만 경관은 참으로 좋다.



정말 보기보다 은근히 넓어서, 예쁜 돌계단으로 올라가는 둔덕도 있다. 하지만 그 위쪽은 역시 그냥 벌판;;


역시 아직 계속 가꾸고 계시는 중인가봐;; 몇 년 더 기다려야 완성되나봐;;



십자가의 길은 바깥 연못을 따라 조성. 



수도원은 어디서 이렇게 넓은 부지를 잘 챙겨서 이렇게도 이쁘게 꾸미는 거지?

수사님들 땅보러 다니시는 걸까 궁금해졌다;;;;;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길. 입구 족에 있는 손님의 집. (방마다 각각 독립된 입구가 있다.)


미사나 기도에 참석했다면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아쉽고, 

"기도하고 일하라" 를 정말 충실히 지키시는 열심히 일하시던 수사님들;; (수도원 입구는 활짝 열려 있고, 원내를 외부인이 돌아다녀도 신경 안쓰신다;; 봉쇄구역쪽은 물론 안갔음!)


그리고, 간직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꼭 여기 손제본실에 맡기고 싶다.

홈페이지에 작업 결과물 올라온 결과물들이 너무 아름답다.

뭔가 일부러라도 맡겨서 나만의 책을 가지고 싶을 정도로 소장욕구를 일으키는 아름다운 가죽제본책들. 


다음번엔 성당이 완공된 후에 방문할 수 있기를.

(그 때도 수도원 찾아다니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




Posted by smfet
2012. 5. 11. 08:30

어버이날을 맞아 집에 내려간 김에 엄마랑 짧은 당일치기 여행. 

대학 입학하면서 집 떠난 이후 어버이날에 간 거 처음인 것 같아. 역시 불효녀;;


"수도원과 성당에 이쁜 건물이 많더라구..." 했더니 

엄마가 곡성성당에 가보자고 제안하셨다. 엄마도 안가보셨다고~


곡성이 어딘지 몰랐지만(-_-;) 담양 옆에 있다고 하네? 울집에서 시외버스로 40분 정도. 



(아, 전봇대가;;;;) 곡성군청 바로 옆이 곡성성당이다. 곡성군청 자리가 옛 곡성관아 자리이고, 성당이 관아의 죄옥 터 옆에 세워진 것. 그래서......



"옥터성지"라고 한다. "정해박해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둥그스름하고 아늑한 느낌의 성당 내부.

십자고상이 독특하다. 십자가 중앙의 둥근 원 안에 어린양의 부조가 있다.

제대 양쪽에는 수난의 예수상과 성모상이 놓여 있다. 제대 옆에 저런 모습의 예수상이 있는 건 처음 봤다. 

박해/순교 성지라서일지도.



성당 창문의 유리화도 대부분 순교성인들의 모습.

성녀 아가다는 젖가슴을 도려내는 형벌을 받았다. 미소를 띄고 계시지만 사실 무시무시한 내용의 성화 ㅠ.ㅠ



성모동굴은 루르드의 성모를 주제로 조성되어 있다. 지대가 높아서 우러러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성모동굴의 높이도 성당마다 각각이네. 




성당 뒤쪽 정원의 둘레를 따라 조성되어 있는 십자가의 길. 

햇빛 잘 드는 뜰에, 큼직한 돌에 새겨진 14처가 분위기 있다. 



뒤뜰 왼편에는 옛 옥사가 복원되어 있다.



뜰에는 형벌을 위한 곤장대가...



내부 수감자(박해를 견디는 신자들)와 옥졸의 모습도 재현.



옥사 앞에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제단이 있다.

사실은 제단을 먼저 세우고, 그 이후에 성당 -> 이후에 옥사 복원 하는 순서로 진행된 듯.



뜰의 중심인 하늘못.


물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옹기와 돌절구로 꾸며진 연못이 운치 있고 좋다. 물이 있을 때 모습이 궁금하네.


* 본격 성지순례할 기세 계속되는 중;;;


Posted by smfet
2012. 5. 10. 20:20

왜관수도원의 현신부님께서 알려 주신 곳.

"서울에도 우리 수도원 분원이 있어요. 잠실 말고..."


요셉수도원은 왜관수도원의 분원으로, 남양주에 있다. 넓은 배 밭이 있고, 마침 배꽃이 필 철이라기에 방문.

그러고 보니, 배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태릉쪽이라길래 지하철로 갈 수 있나? 했는데 주소를 보니 남양주. 태릉입구 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10여분 더 들어가서, 불암산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10여분을 더 걸어야 한다.


수도원 뒤쪽으로는 불암사가 있고, 그 외 근처에 각종 기도원(;;;)등이 있고, 교도소도 있다고 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드넓은 배 밭. 배나무도 꽃이 먼저 피는구나...



요셉수도원은, 베네딕도회의 수도원이 일반적으로 지역명을 따라 짓는 것과 달리 (왜관수도원, 화순수도원 등) 수호성인의 이름이 수도원의 이름이 된 독특한 케이스라고. 수도원 부지는 옛별장지라고 한다. 


배 밭 사이로 난 길을 한참 따라가다 보면, "과연 별장스럽구나!" 싶게 감탄이 나오도록 예쁜 오솔길이 성당으로 향하는 길. 배꽃 말고도 각종 꽃들이 환하게 피어 아름답다.



어라, 가톨릭 건물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석상이! 옛 별장터의 흔적일까?



성당으로 향하는 계단. 성당 뒤쪽에는 수도자들의 생활공간이 있다. 



나즈막한 단층 건물. 하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을 벗는 현관이 나오고, 안쪽이 성당이다.


아침, 낮, 저녁 기도 외에, 3시경/9시경 기도도 함께 참석할 수 있다.



성당은 좌식! 

좌식 성당은 처음 봤다. 오른쪽 구석의 성모상도 한복차림. ^^



가운데쯤의 바닥에 그어진 선이 가대 역할을 한다. 

좌탁과 방석이 놓인 수도자석. (방석옆에는 무릎을 꿇을 때 사용하는 낮은 기도의자가 놓여 있기도 한다.)


창문도 활짝. 유리창에, 가운데는 작게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들어가 있음에도

방석과 창문살이 동양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수도자들의 공간은 봉쇄구역. 적당히 허술한 싸립문과 그림이 그려진 표지판이 귀엽다.



성당 앞 뜰 주변으로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두번째 방문했을 때 안내수사님이 알려주신 "미스킴 라일락"



길게 뻗은 가지들마다 가득가득 꽃이 피어, 배꽃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다. 



수도원 입구에서 들어오는 길과는 직각으로, 그러니까 성당 반대쪽으로 가면 피정을 위한 평화집을 만날 수 있다.



개인실에만 하룻밤 묵어봤는데, 개인실도 좌식!

요/이불, 그리고 좌식책상이 있다. 방 별로 샤워실도 딸려 있고...

왜관수도원에서는 식사가 제공되지만 여기는 식사를 알아서 준비해야 된다;; 

공동부엌의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컵라면이 잔뜩;; 아니 왜 컵라면을 냉장고에;; 아니 그것보다도 왜 피정까지 와서 라면을;;; 근데 밥해먹기 귀찮기는 할거야 OTL


주변환경 덕분(?)에, 새벽기도(04:50) 때는 은은하게 목탁 소리가 들리고(;;;) 저녁미사(17:30) 때는 교도소의 나팔소리와 애국가가 들린다는 게 작은(;;) 흠??


(사실 본가 근처에도 교도소가 있어서 기상나팔;;소리는 자주 들었기 때문에 익숙한 소리이기도 했지만;;)


배를 수확할 때 쯤,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마음이 혼란하고 잡스러울 때, 또 기도를 들으러 가고 싶기도 하고. 

성무일도와 그레고리안 찬트 음반 구매도 고민중. 


Posted by smfet
2012. 5. 3. 22:57

왜관수도원의 안내 책자에는, 함께 들러보면 좋을 곳으로 "가실 성당"이 소개되어 있다. 일단 이름이 예쁘고(;;) 날도 좋길래 한 번 가보기로. 그러나 폰으로 검색해 보니 "도보 길찾기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입니다" OTL


주소로 거리를 확인해 보니 6km 정도인 듯. 이 정도면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안내실 수사님께 여쭤봤다.


"가실 성당, 걸어서 갈 수 있나요?"

"가실? 걸어서 가기엔 좀;;; "


그래서 버스 노선을 찾아보았으나... 짐작되는 곳 주변을 한참 훑어도 정류장 표지판을 찾을 수 없어! ㅠ.ㅠ

맘 속으로 울면서 택시를 탔다. (택시 잡기도 힘들었고 ㅠ.ㅠ)



야트막한 언덕 끝에 작고 아담한 건물이 있다. 눈에 잘 띄는 표지판 같은 건 없으나......



경북 최고(古)의 성당이라나. 

솔직히 해외 포교/선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이런저런 아름다운 건축물들도 그렇고, 왜관수도원 역사전시실에서 본 손으로 쓴 독일어-조선어-한문 사전 등을 보면, 당시의 선교사들이 얼마나 큰 사명감을 지녔는지 새삼 다시 보게 된다. 




성당왼편으로는 작고 예쁜 정원이 있고, 성모동굴과 작은 제단이 조성되어 있다.



가실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왜관에서는 "유리화"라고 부르던데, 참.)



내부는 신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다. 사람들 생활습관을 고려한 "현지화"인 듯. ^^

겉모습만큼이나 소박하고 단정하다.


수도원 소식지의 작년 기고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전해진 교회 미술은, "서양에서 가장 엄격하고 예술적 가치가 높지 않을 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아쉽다...라는 의견이 있던데. 정말 아름답고 예술적인 교회미술이란 어떤 거라는 걸까. 



성당 입구는 종탑을 겸하고 있다. 실제로 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참고로, 왜관수도원 본원 성당의 종은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평소엔 구성당의 종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 묵었던 날 가장 시끄러웠던 건... 성당의 종소리가 아니라 수도원 맞은편 할인매장의 음악소리와 광고였다규!)



성당 뒤편으로 돌아가면 "순례자의 집"이라 이름붙인 방문객 숙소가 있고, 그 뒤로 현재 모임 공간이나 교실로 쓰이는 빨간 지붕의 구사제관이 있다.



구사제관 문이 열려 있길래 살짝 들어가 봤더니 양쪽은 평범한 교실인데... 중앙의 문을 열어 보니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슬쩍 올라가 봤더니 다락방이 있다. 다만, 먼지가 두껍께 쌓인 걸로 봐서 몇년은 사용하지 않은 듯;; 

해가 비치는 창이 예쁘다.



사제관에서 키우는 듯한 강아지는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ㅠ.ㅠ

열심히 짖어대면서 꼬리를 흔드는데, 개의 언어는 아직 잘 못 알아듣겠다;;



사제관 뒤편으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가면, "숲 속의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십자가의 길 총 14처가 뒤쪽 언덕길 군데군데의 나무에 꾸며져 있다.

쭈욱 성당 내의 십자가의 길만 보다가, 외부, 특히나 이러한 언덕에서 보니 느낌이 새롭더라.



여기도 꽃이 가득가득.

왜관수도원 단체 방문자들 코스에는 이 곳도 들어 있는 듯, 단체버스로 들르는 사람들이 은근 끊이지 않았다.



5월의 장미로 덮이면 너무 아름다울 성모동굴과




그 아래 작은 동굴 속의 제단. 이런 제단 동굴은 처음 보는데... 의미를 찾아봐야지 하고서는 깜빡 잊었다.


* 가실에서 왜관까지는 한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는데... 근처 분들 말씀으로는 "저기 내려가서 집 앞에서 타면 돼" 하셨는데, 근데 차가 온다는 시간에 차도 안 오고, 버스 정류장도 안 보이고 ㅠ.ㅠ


택시 타고 오면서 보니 직선이었으니 돌아갈 수 있겠지, 하고 걸어가 보기로 했다. 그런 땡볕일지 모르고. ㅠ.ㅠ 

대충 왜관 근처까지는 걸어갔는데 읍내부근 길이 복잡해지면서 거기서 길을 잃어서 좀 헤맸다. 

뭐, 결국 한시간 가량 걸리기는 했다. ;;;


* 나중에 명동성당에 갔더니, 규모는 훨씬 크지만 비슷한 구조여서 반갑. :)

개인적으로는 작고 단정한 성당이 더 마음에 든다. 나중에 한옥 성당 같은 곳도 들러 보고 싶고. 전주 전동 성당도 올해 내로는 가봐야지. 


* 이러다 본격 수도원/성당 기행 쓸 기세;; 




Posted by smfet
2012. 5. 1. 04:58

피정을 위해 수도원에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숙소, 손님의 집.


개인/단체, 혹은 다른 행사 등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꽤나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경상지역 뿐 아니라 서울 쪽에서 당일 일정으로 방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예약은 전화로 했으나, 방 안내 같은 것도 전혀 없어서 조금 당황... 1인실~다인실이 있다는데 대체 어딜 배정해 주는 거지?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개인피정은 일단 룸이 있으면 1인실을 기본으로 배정해 주는 듯. 


오래된 건물임이 티나는 구식 이중창. 창 밖으로 본관 건물이 보인다. 목조건물이라 삐걱거리는 소리도 나고, 방마다 딸려 있는 화장실에서 물내리는 소리도 무지 크게 울린다.




면벽수련 하는 기분의 1인용 책상(위에 놓여있는 건 일과표)과 시트커버가 씌워져 있는 침대.


어머 낡았네? 와 어머 엄청 깔끔하네? 두 가지가 같은 정도로 느껴지는 단정한 방이다. 


3박 4일 내내,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아침기도 -> 아침미사 -> 아침식사, 낮기도 -> 점심식사, 저녁기도 -> 저녁식사 -> 끝기도" 일정의 반복. 기도와 미사는 물론, 식사마저도 필수 사항이 아니다. 


주말 방문 손님이 많은 덕분에, 식사는 최소 4인~ 200인 이상;;;까지 함께 참여해 봤다. 주말만 아니면 10인 이내 단촐하게 식사가 가능할 듯. (아, 성삼일이나 성탄 등 이벤트 시기도 빼고;;)

식사는 수사님들과 별도로 손님용의 테이블이 차려진다. 아침은 빵과 소세지, 점심/저녁은 주로 한식으로. 



손님의 집 내에도 작은 기도실이 있다. 


말로만 듣던 그레고리안 성가를 여기 왜관수도원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내가 상상하던 "노래"가 아니었다. 

아침/낮/저녁/끝기도 모두 찬미가와 시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노래"였고. 


성무일도/안티포날레 등 처음 대하는 책들을 보고 헤매고, 

(분명히 적혀있는 순서대로 보는데 어딜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든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든지;; 언제 일어서고 언제 앉고 언제 무릎 꿇고 언제 성호 긋는지 모르겠다든지;;)


처음보는 그레고리안 악보에 "이게 왜 악보야??" 생각하고, 

그냥 시편 적혀 있고 행마다 한 두 글자에 강조표시되어 있는 것 뿐인데 어떻게 이걸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신기하고...


하지만


일정한 운율로 읊는 기도(노래)는 아름답고 평온했다. 


* 듣자니, 베네딕도회가 전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른 수도회의 기도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왜관에 계시는 분들(봉쇄구역에서 생활하시는 수도자분들)은 약 70분 정도라고 한다. 

* 베네딕도회의 경우, 회 소속이어도 수도원마다 독립적이어서, 한 수도원에서 종신서원을 하면 일생을 그 수도원에서 보내게 된다고... 



Posted by smfet
2012. 4. 30. 22:42

정식이름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5년 전만 해도 "왜관"이라는 지명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가, 겸재 정선 화첩 반환 기념 다큐를 보게 되었다. "샹트 오틸리엔 수도원에 보관되어 있던 겸재 정선 화첩이, 베네딕도 회 한국 진출 100년을 기념하여 왜관 수도원에 영구입대 형식으로 반환되었다" 라는 것. 화첩이 발견(...거의 발굴이라고 해야 할 수준 ^^;)된 스토리도 흥미진진. 왜관이라는 지명으로, 경남 어디 부근이려니... 하고 지레짐작하고서는 (지도도 한 번 안 펼쳐보고!) 내가 갈 일은 없겠네, 하고 마음을 접었었다. 


그리고 다시 수도원 이름을 들은 건 역시 다큐. 이번엔 음식!

"고국이 그리운 선교사들이 고국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고, 수도원의 손님 접대는 성의를 다한다"는 것. 

그 대표적인 예로 왜관 수도원의 독일식 소세지가 소개되었었다. (손님 접대에 관한 규칙은 베네딕도회의 룰인 듯)


그리고는 또 한참을 잊고 있다가... 

"마음수양" 하려고 산사체험 같은 걸 한참 뒤적이다가, 절에 뭔가가 있으면 성당에도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검색해 보니 무려 "수도원 개인 피정"이 있었던 것! 아무나 들어가면 안되는 거 아닌가? 하고만 생각했던 수도원도 궁금하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있고, 무엇보다 마음의 위안이 된다는 착각이라도 들 것 같아서 (;;) 방문을 결정! 처음이라 어떨지 모르니 일단 3박 4일로 짧게....


역에서 갈 수 있는 거리라길래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무궁화호다. 몇년만에 타보는 거지 이거 ㅠ.ㅠ 


왜관역에 내렸는데 지도도 안내판도 하나도 없어서 당황. 역에서 근무하시는 분도 왜관수도원이 어딘지 모르신다고 ㅠ.ㅠ 

다행히 대합실에 계시던 지역 분이 안내해 주셨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서... 수도원이 나올때까지 쭈욱~~ 걸으면 되요" 


그동안 여행이라면 "관광지"만 다녀서 그런가. 표지판과 지도가 없는 동네에 혼자 서 있으려니 살짝 불안하기도. ㅠㅠ


말씀대로 쭉 가다보니 정말로 수도원이 나왔다. 시내(읍내인가? ;)에서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수도원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가득한 꽃향기.

난 수도원이라고 해서 금욕적인 공간만을 상상했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꽃들이었다.

가지각색의 꽃들이 가득. 향기도 가득.


특히나 구성당 주변은 정말로 꽃이 가득가득...



봄이 너무 늦게 온 덕분에, 서울에서 벚꽃 보고 다음주에 왜관에서 등나무꽃을 만나기도 하고. 



구성당 오른편에는 동화같은 구사제관이. (현재는 양초 공방으로 쓰인다고...)


작고 예쁜 벽돌로 된 구성당/구사제관에 비해 신축 건물은 좀 멋이 없네, 싶기는 하지만...



햇빛이 들면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가 바닥에 비친다. 

(왼쪽 벽에 걸려있는 작품은 십자가의 길 14처, 앞쪽에 있는 건 제단 왼쪽에 있는 감실)




가대 오른쪽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당연히 미사와 기도 시간에 실제로 연주된다.




겸재 정선 화첩은 역사전시실에 있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건물 주변을 몇 바퀴나 빙빙 돌아도 그런 전시실을 못 찾겠길래 지나가던 수사님께 여쭤봤더니...


본관 1층에 역사전시실이 있었다. ;; 문을 열고 불을 켜 주시더니 "나중에 불만 끄고 나오세요" 라고;

덕분에 혼자서 느긋하게 실컷 관람.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던 겸재 화첩. 금강내산전도는 정말, 정말정말 멋졌다. 이렇게 가까이서, 혼자서 오붓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고!




대성당보다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진 1층의 소성당. 




소성당에는 파이프오르간 대신 이런 악기가 놓여있다. 이 악기 이름이 뭐지;;




둘쨋날에는 비가. 등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기도 하고...



캐 발랄한 수도원 강아지와도 만나고.



마지막 날 우연히 청소시간에 돌아다녔더니 봉쇄구역과 성당과 연결되는 문이 열려 있었다.

저 문 너머는 수도자 분들만의 공간. 


Posted by smfet
2012. 3. 29. 23:08

밤새 눈이 얇게 쌓였다. 

교토 부근은 눈이 내리기는 해도 쌓이는 일이 매우 드물다고. 
모처럼 눈이 쌓였으니, 여름에 한 번 다녀왔지만 다시 한 번 겨울의 우지를 방문하는 게 어떻냐고. 우지는 너무 좋은 곳이니까~ 라고 주인 아저씨가 권하셔서 오늘의 목적지를 우지로 결정.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아무 일정도 안 잡고 그날그날 내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

숙소 앞의 동백에도 눈이 살짝 쌓였다.

교토, 우지, 나라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의 하나가 예쁜 하수구 뚜껑. 
저런 사소한데 예쁜 것들이 도시에 너무 자연스레 녹아 있다. 

둥근 하수구 뚜껑에도 예쁜 단풍이 새겨져 있다.

여전히 조용하고 한적한 우지가미 신사. 부적을 파는 신관 아저씨들도 손님 신경안쓰고 노닥노닥 잡담 삼매경.

입구의 작은 돌다리도 여전히 이쁘다.

우지 7대 명수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솟아나는 샘이라지만,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

신사 지붕에도 눈이... 

부적을 뽑아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패스. 강을 건너 뵤도인 쪽으로. 
아침을 걸렸더니 배가 고팠는데... 유명하다는 수타 소바집은 11시가 넘도록 문을 안연다 OTL 
소바 거리에서 혼자 문을 열고 있던 가게로 들어가서, 추우니까 따뜻한 걸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오차 니신 소바 (녹차 청어 국수)"를 추천.

헉... 궁금하긴 했지만 겁났어;;; 음... 그치만 얼마전에 읽은 하루키 책에서도 나왔었고... 인연인 셈 치고 주문;; 

......(당연하겠지만) 정말로 청어 하나가 국수에 딱하니 들어가 있어!!! 
일단 시각적으로 충격. 게다가 생선이 정말 맛없게 생겼음 -_-; 솔직히;;; 색도 거무스름해서 반쯤은 썩은 것처럼 보였다. -_-; 약 5초간 후회하고...

면이랑 생선이랑 함께 먹는 건가요? 하니 따로 먹든 같이 먹든 맘대로 먹으면 된다고;;

불안해하면서 한 젓가락 집었는데... 

어라? 의외로 안 비렸다!! 생선은 오히려 달다구리 한 편이고, 소바국물 때문에 짭쪼름하고... 
생각 외로 맛있게 먹은 데다가, 심지어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가게 주인 아줌마가 자기네 가게는 비린내 안난다고 무지 자랑을~ ㅎㅎ)

군데 군데 눈이 쌓여 있어 예쁜 우지 거리를 걷다가, 
다이호안 들러서 녹차 한 잔 마시고, 느긋하게 산책. 
차를 내어 주던 다도회 분도 "우지는 눈이 일년에 한두번밖에 안쌓여요"라고 하는 걸 보면 정말 드문 날씨였던 듯. 

뵤도인은 관광객들이 많아서 패스; 하고 우지역 쪽으로.

녹차(와 녹차를 이용한 음식)로 유명한 나카무라토키치혼텐에 들렀으나...
아니 여긴 식사시간도 아닌데 대기가 10팀이 넘어 OTL

대기자 명단에 이름 쓰고 기다리다가, 혼자 기다리기 심심하고 배도 별로 안고프고 해서 포기.
입구 부근에 히나 장식을 해 뒀길래 인형 사진만 살짝 찍었다. ^^

조금만 돌아다니려 했으나 내 걸음이 너무 빨랐던지 1시쯤밖에 안되었길래, 후시미 이나리나 나라를 다시 갈까... 고민하다가 이전 일정에서 빠졌던 도다이지로 경로를 결정.  JR을 타고 교토 방면으로 이동~! 


Posted by smfet
2012. 3. 20. 13:01

지도상으로 역-숙소간 거리가 좀 있어 보였지만, 이정도는 걸을 수 있겠지! + 교토는 서울보다 남쪽이니까! 는 너무 안이한 생각이었다. 젠장, 예상보다 추워! ㅠ.ㅠ

일단 점심으로 라멘집 "다이츄"를 방문. 라멘골목(?) 같은 곳에 여러 가게들이 모여 있어서 못찾고 지나칠 뻔...


내부는 정말 보통 라멘집~ 약간 허름한. 
카운터가 있었는데 내가 짐이 있고, 또 다른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인지 테이블 석으로 안내. 



메뉴 중 특제 메뉴 반반 (바라로즈;;) 선택. 
사실은 장미니, 로즈니 이름붙은 라면이라니 잉름에서 거부감이 느껴졌어! ㅠ.ㅠ
무엇보다 장미나 로즈나 똑같잖아! ;;


토핑은 모두 무료. 차슈와 국물, 면의 상태를 고를 수 있고 옵션으로 온천달걀도 선택할 수 있다.

돈코츠계열을 잘 못 먹기에 좀 긴장했으나, 기대보다 먹기 편해서 좋았음! 
추운 데 따뜻한 거 들어가니까 기분도 좀 나아지고.

군만두와 맥주도 함께 하고 싶었으나 혼자서는 무리 ㅠ.ㅠ 다 못먹어....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절반 정도만 더 가면 되겠다!" 라고 생각하고 기운차게(;) 걸었으나...
역시나 길을 잃었다. ㅠ.ㅠ 지도를 들여다봐도 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없어서 결국 버스정류장이 나올 때까지 걸은 다음, 기다리시는 아주머니께 문의. 몇 블럭 전에 왼쪽으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걸 못찾은 것. 

근데 그런 조그마한 골목이 지도에는 왜 그리 크게 나와있었던 거야!! ㅠ.ㅠ

여튼 나름 고생고생 도착한 숙소.
주인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따뜻한 이불이 준비된 방을 보니까 너무 안심이 ㅠ.ㅠ


(앞쪽의 빨간 상은 고타츠; )

추우니까 일단 목욕을 부탁하고, 고타츠에서 몸을 녹이다가 목욕하고 저녁 산책.

역시 혼자 여행은 먹을 게 가장 문제다.

하지만 꿋꿋하게...

도리세이혼텐에 방문. 혼자서 카운터석에 앉아 술과 음식 주문. 사실 초큼 부끄러웠다. ;;


술을 시키면 나오는 기본안주와, 



얇게 썬 생선 타다키 (무슨 생선인지는 못알아 먹었음 -_-)

이게 생각보다 맛있었음!!! 


추우니까 술은 따뜻한 걸로...


돌아다닐 땐 상관 없는데, 정말 먹을 땐 동반자가 절실해진다. ㅠ.ㅠ

간단히 먹고 "교카시츠카사도미에이도"에 들러 과자 구입.
쇼윈도도 가게도 조그마해서 뭐 그리 많을까...싶었는데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해서 깜놀.
대표상품이라는 에가오와 사케만쥬를 사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사쿠라모찌! 그리고 잎으로 쌓인 걸 하나 더 샀는데. 어 저거 뭐더라;;


너무 환상이 컸었는지 기대보다 맛이 평범해서 실망. 
그치만... 선물용으로 샀던 에가오와 사케만쥬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내가 다 먹어치우고 말았다. ㅠ.ㅠ 

결국 여행 마지막날 다시 그 과자점에 들러 5000엔 가까이 가뿐히 지르고 돌아올 정도로 ㅠ.ㅠ

 

술친구가 부족해~!! 를 외치면서 첫날 끝! 

Posted by smfet
2012. 3. 20. 12:35

일상에 지친다는 느낌이 들면 여행을 꿈꾸게 된다. 
일상에서 "떠나는"이라기보다는 "달아나는" 거라고 생각될 때도 있지만...

충동적으로 결정한 일본 여행.
편안히 쉬고 싶은게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전에 너무 좋았던 교토를 다시 가기로 결정. 숙소도 전에 방문했던 구레타케안으로(별 고민 없이)... 

"하필" 일본이라서 동행도 구할 수 없었다. (후쿠시마  때문에 ㅠ.ㅠ)
하지만 목적 자체가 휴식이었기에, 언어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는 않아서 혼자서라도 가기로.

결국 처음으로 한 홀로여행이 되었다.


"올해는 가열차게 여행을 다니고 말 테닷!" 하는 마음으로 지른 PP카드로 김포공항 라운지에서...

왕복 비행기표와 숙소예약만 하고서는 다른 일정은 아무것도 잡지 않고 출발. "휴식이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때때로, 교토" 책 한권만 달랑 들고 갔다.

라운지에서 서너번 열심히 접시를 비우고는...


기내식(아시아나)까지 열심히 먹는 먹성을 발휘;;; 

여기서 간사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좋았으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JR 웨스트패스 3일권을 구매하고 (느긋하게) JR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15분만 더 빨리 움직였어도 아무 일이 없었을 것을 ㅠ.ㅠ

앞차가 떠난지 얼마 안되는 터라 한가한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방송이 나온다.

"방금, JR 오사카행 선로에서 인사사고가 발생하여 기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엥??? 왜 하필 지금 ㅠ.ㅠ
아니 이런 말 하면 안되는 건 알지만... 정말 "왜 하필"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규 

조금 있다가 다시 안내방송이 나온다.

"인사사고 관계로 기차가 움직일 수 없으니, 승객들께서는 난카이선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술렁술렁하더니 하나둘 씩 위층 개찰구로 올라가서 환불받고 다른 노선으로 움직이기 시작...


하지만 난!!! JR 웨스트 3일권!!!!을 샀단 말이닷! 환불하기 싫단 말이닷!!
교토(...사실은 후시미)까지 가야 한단 말이닷!!! JR로 가는게 젤 낫단 말이닷!!! ㅠ.ㅠ 


역무원에게 처리가 얼마쯤 걸릴까요, 물었더니 잘 모르겠지만 한시간쯤 이란다.
음... JR 하루카는 특급이니까 일반 기차로 움직이기보다는 한시간 기다리는 게 낫겠어, 판단하고
매점에서 맥주 한캔(;;) 사서 책 읽으면서 기다리기 시작.

한시간 후쯤 역무원이 온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은데 차라리 리무진 버스를 타는 게 어떻습니까?"

 "......JR패스를 이미 구입한데다가 시간은 있으니까요. (게다가 교토역보다 더 가야 하고) "

어지간히 환승 귀찮은 곳에 가시는 건지 나 말고 다른 여자분도 한 분 계셔서 그분이랑 잡담하다가 (독일에서 여행하고 오시는 길이라고 ㅠ.ㅠ 부럽...) 30분 쯤 후 다시 역무원이.

"하루카는 아직이지만 오사카까지 가는 급행이 준비되었으니, 저걸 타고 환승 하는게 어떤가요?"

하루카가 출발하려면 한시간 이상 더 걸리고... 음... 급행이라도 탈까, 하고 탔으나...ㅠ.


 처음 보는 역을 (오사카에 한번도 안가봤으니 당연 ㅠ ㅠ) 몇개씩 지나치고 환승 플랫폼에서 헤매면서, 
간사이공항역 -> 오사카역 (환승: JR 교토선) -> 교토역 (환승: JR 나라선) 을 거쳐 드디어 목적지인 모모야마 역에 도착. 중간에 계단과 육교까지 있었다규! ㅠ.ㅠ

교통비 좀 아껴보려고 JR 패스로만 버틸 수 있겠지~ 생각했던 게 시작이 거창하게 꼬여버렸다.
게다가 시계를 보니...

젠장, 기다렸다가 하루카 다음 거 탈걸! ㅠ.ㅠ

 
Posted by smfet
2010. 11. 18. 11:52


간사이 공항 출입국


역사가도 교토: 아라시야마


역사가도 교토: 철학의 길


역사가도 우지 (뵤도인)


역사가도 나라 (오른쪽;;) & 사슴이 있는 도다이지 (왼쪽;; )

둘다 너무 희미하군;;


역사가도 교토: 오하라 산젠인


역사가도 교토: 료안지에서 찍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


니시키 시장의 니시키 텐만구. 한정 키티 스탬프(;; 키티 부적도 사고 싶었어요 사실은 ;;)


오하라 산젠인의 스탬프 또.


교토역 스탬프 : 역사와 로망의 교토역


은각사


세계문화유산 텐류지


* 중간중간 스탬프를 준비해 놓은 관광지가 많아서, 여행 노트에 스탬프를 찍으며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다.
   사실 사흘째부터 저 역사가도 스탬프의 존재를 알았는데 ㅠ.ㅠ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저 역사 가도 따라 가도 재밌었을 듯. 아쉽아쉽~~

* 이걸로 2010 교토 여행기는 정말로 끝!! ^^


Posted by smfet
2010. 11. 12. 13:41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솔직히 기념품이나 선물 같은 건 잘 안 사는 편이었는데, 최근에 바뀌었다.
여행지까지 가서 아끼며 살고 싶지 않아! 하는 기분이 되어서. 낭비 수준만 아니라면 적당히 소비하고 다니기로.


티켓들도 한번 모아보고.


호기심에 샀던 보자기 접는 방법 책자와 보자기. 보자기를 이리저리 묶어서 가방처럼 만들어 들고 다니는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함께 간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여행기념품 ^^


여행지 기념품으로 젓가락을 모아볼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구입한 금실 무늬의 젓가락.
근데 생각해보니.. 서양에선 젓가락이 없지 아마? -_-;


이게 없었다면 절대로 버티지 못했을 교토 여행. 휴족시간 사랑해효;


하필 저 시즌이라 저렇게 이쁘지 않은 1일 승차권을 잔뜩 ㅠㅠ 엉엉.
그림이 더 이쁜건 없나요? 하고 살때마다 물어봤지만 그때마다 "뭥미?" 하는 얼굴만 되돌아왔을 뿐 ㅠ.ㅠ


사용한 날짜가 찍혀있다.


폴라로이드 사진도 잔뜩 찍어보고.
사진은 정말 원없이 찍은 듯.


잊어버릴까봐 열심히 기록!


함께 여행다닌 폴라로이드.


교토역에서의 득템, 블랙잭 화장실 휴지님.
블랙잭님이 지켜보시면 변비따윈 금방 나을 것 같아요 쿨럭;;

여행일정부터, 사진찍기, 그리고 기념품까지,
지금까지랑은 다른, 새로운 시간이었구나 정말.. ^^

Posted by smfet
2010. 11. 8. 11:17
6박 7일, 사실은 꽉찬 5일에 가까운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준비를 해본 것도 처음이었고,
더운 날씨도 처음이었지만 나름 익숙해졌고 (-_-)
단지, 일본의 달고 짠 음식에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것만이 아직까지 아쉽다. ㅠ.ㅠ

흑흑.


공항으로 가는 하루카 안에서도 맥주. 일본에 있는 동안 잔뜩 먹어줘야지! 생각했건만 생각만큼 못마셔서 무지 아쉬운 맥주!
이세탄에서 무료 "유기농" 맥주를 발견했다. ;;


함께 먹은 팥죽 비스무레한 거.
흑... 달어 ㅠ.ㅠ 한그릇을 다 못먹을 정도로 달아!

(그 위의 깜찍한 봉숭아물 손가락은 친구꺼 ㅎㅎ)


서울에 세차게 몰아친 태풍의 영향-_-으로 날이 좀 흐리다.

올해 서울에 큰 재해가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난 다 피해갔다능;;
올초의 폭설때는 집에서 휴직하고 있었고, 여름의 태풍때엔 일본, 추석의 폭우때엔 엄마집;;


출국장에서 공항으로 갈때도 트램트램. 앞건물 유리에 반사된 빨간 띠가 장식된 트램.


집에 돌아갈 때도 제주항공으로. 저가항공 사랑해요!


구름사이의 푸르디 푸른 하늘을 날아서


땅이 보이기 시작.

도착했습니다! (두달 전에 ^^;; )


Posted by smfet
2010. 11. 2. 10:14

뒹굴뒹굴하고 싶었던 구레타케안을 서둘러 나온건, 오전에 산토리 맥주 공장을 예약해 뒀기 때문!
처음으로 국제전화도 써봤고, 그리고 말이 통해서(!) 나름 감동이었던 예약 전화. 그러나...

... 후시미에서 교토역, 가깝기는 한데 갈아타야 하고, 교토역에서 헤매는 바람에 시간을 놓쳤다. -_-;
이럴 줄 알았으면 숙소에서 더 뒹굴다가 올걸. 엉엉

예약 취소 전화를 하고, 교토역 주변의 관광지(히가시/니시 혼간지, 산주산겐도)를 갈까 했는데, 친구님 말씀하셨다.

"난 이제 절 질려-_-"

피곤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교토역 주변을 노닥거리기로.


데즈카 오사무 월드를 가리키고 있는 아톰. (하지만 사실 데즈카 오사무 월드는 큰 볼 거리는 없다능.. )


교토역 구내는 무지~~크다. 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의 예쁜 조형물.
(교토역 지하에서 한바퀴 헤매고 똑같은 곳으로 나왔으나 눈치를 못채고 -_-;; 똑같은 가게가 왜 여기 또 있지? 하고 고민하기도 했다 -_-; )


교토에서 유일하게 높은 현대식 건물. 교토타워와 교토역


전망대까지 있는 계단.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되어 있고, 각 층마다 백화점으로 바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
(일본소설에 자주 나오는 고급백화점의 대명사 이세탄!!)


역에서 보이는 교토 전망. (오른쪽의 흰색은 아마 마이코 호텔이었던 듯)
여행 마지막 날은 구름이 잔뜩 끼었다. (이 전날 한국은 태풍땜에 난리였던 -_-;)


이세탄에서 잠깐만 놀아야지~ 생각했는데...
지하 1층의 베이커리, 2층의 벤또 코너를 도는 동안 두시간이 훌쩍. 하마트면 특급열차 시간에 늦을뻔했다. ;;
시식거리도 많고, 베이커리 너무 이쁘고 벤또도 심지어 이뻐. (하지만 달아 보여, 짜보여;; )

쇼핑하다가 사먹은 푸딩. 맛있었쪄염 뿌우~





Posted by smfet
2010. 11. 1. 09:44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은 게스트하우스보다 급을 조금 올려서 묵어보자!
그리고 온천이 좋겠어! 하고 생각했지만...

"여름에 노천온천 가려구요? 벌레를 잔뜩 만날 텐데..." 라는 의견들에 마음을 접었다. -_-;
(더 비싸기도 하고 ;; )

그리고 고른 구레타케안. "욕조가 너무 좋다"라는 추천글 한방에 마음을 결정!
원래 교요리집이라 음식이 기대가 된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 ^^;
그래서 일정 중 가이세키나 교요리 계획을 빼고, 구레타케안의 식사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약할 때도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동!
일본어 공부한 보람이 있었음! ^^ (영어/일본어 가능하시지만 내가 영어가 일본어보다 서투른 관계로; )


사진은 잔뜩 찍었지만, 2층 거실에 놓여있던 이런 안내문의 관계로 생략..^^;;

하지만... 정말 "단지 이곳때문에" 후시미를 다시 방문하고 싶을 만큼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저녁식사 (인당 5000엔)의 메뉴.
이게 메뉴라고 설명해 주셨지만 "죄송해요. 한자 못읽어서 ㅠ.ㅠ" 라고 전부 말로 다시 설명들어야 했다. ^^;
정말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해서 너무 좋았던 시간!


나를 구레타케안으로 끌어당겼던 가장 매력적인 요소, 술!

교토 술여행 가고 싶다! 겨울에! 코타츠와!!
구레타케안에서만 뒹굴뒹굴 할테얏~!

* 다음날 아침 일정이 있어서 좀 일찍 나왔더니 벌써 가냐고 서운해 하셨다. 저도 서운했어요. 엉엉
* 전날 저녁의 목욕탕은 기대보다 너~무 좋았다! 노천온천 하나도 아쉽지 않았음!
* 역으로 가는 길에 길을 헷갈려서 엉뚱한데로 갔더니만, 정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해 주시던 오카미상이 뒤에서 달려오시더니 이쪽이 아니라 저쪽이라고 길도 알려주셨던;; 감사했어요!

교토 숙소로 강추! 강추!
하지만 그만큼 많이 알려지는 게 아까운 곳 ㅠ.ㅠ 사실은 알려주고 싶지 않아! 혼자만 가고 싶어! ;;


Posted by smfet
2010. 10. 27. 13:32


아침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느라 한낮의 와라쿠안은 처음이었는데, 오후 2시경이 되니까
돌이 깔린 입구를 스탭분이 물청소 하고 계시더라는...


가방들고 후시미이나리로 고고씽


여우님이 앉아계시는 붉은색의 게이한 후시미이나리 역.
로커에 가방을 쑤셔넣고...


여기도 너, 넓구나;;


여우님의 자태


맞은편에는 곡식을 물고 있는 여우님


마스코트와도 같은 작은 붉은 도리이가 장식되어있는 오미쿠지함


그리고 시작되는 붉은 도리이.


센본도리이 입구의 붙어있는(;;) 여우님 커플


시작되는 센본도리이. 엄청 촘촘하게 세워져 있어서 의외로 사진발은 그닥 안 받는 편이다. ^^


양쪽으로 갈라지는 부분. 오른쪽으로 들어갔다가 왼쪽으로 나와야 한다는데...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산을 오르다가 다른 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결국 왼쪽 도리이길은 못 지나갔다;


빽빽한 도리이들


이나리 신사의 여우부적. 각자 취향에 맞는 얼굴을 그려넣을 수 있는게 포인트;
이 부근데 오모카루이시(들어봐서 가볍게 들리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무겁게 느껴지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하는 돌)이 놓여있다.

그리고 여기까지 센본 도리이가 끝나고 나면...


산 끝까지 다시 도리이의 행력이 계속.
센본도리이보다 사이즈가 크고 간격도 좀 더 여유가 있어서 걷기에는 더 나은 듯.


중간중간 미니도리이들도.
하지만 작다고 만만하게 볼 수 없는게,


무시무시한 가격. ㄷㄷㄷ
(게다가 큰 도리이들은 계속 유지관리비를 안 내면 없애버린다고 -_-;;)


요츠츠지까지 올라서 본 교토; (여기가 산 중턱쯤.)
너무 힘들어서 더 올라가는 건 포기했다. -_-;; 전부 계단에 오르막길이야! (산이니까 당연하지; )


내려오기 시작. 위쪽에서 본 도리이들은 키가 조금씩 달라서 그런지,
아래에서 올려다 본 것보다 나름 깜찍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려오는 길 수많은 신사들 사이에서 독특하게 쉬고계시던 길고양이님


왠지 기분나쁜 플랭카드(;;)가 붙어 있는 짧은 대나무도리이 구간


입구의 손씻는 바가지(국자?; )에도 전부 기증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_-;
과연 "재물"과 관계 많은 신사!

요츠츠지까지 왕복하는데 천천히 걸어서 한시간 반 정도 걸린 듯.
그 산길을 "뛰어서" 올라가는 운동부 애들 여럿 봤다;
동네 등산 코스인듯;


새 숙소, 구레타케안으로 갈 때도 게이한 후시미이나리 역에서. 여우님이 잔뜩 보고 계셔




Posted by smfet
2010. 10. 26. 16:21


와라쿠안에서의 마지막날. 여전히 새벽에 깨다. -_-;;


마지막 밤 묵은 디럭스 룸은, 1층의 거실과 마주보고 있다. 그래서 창에는 커다란 파티션이...
방이 넓어서 좋긴 한데,
사실은 트윈, 더블, 디럭스 중에서 의외로 트윈룸이 가장 좋았던 게...
디럭스 룸은 여름엔 문을 열어둘 수밖에 없어서 (에어컨이 없으니 닫으면 덥다 -_-) 거실이 다 보인다는 거. 즉, 거실에서도 이 방이 다 보인다는 거다. -_-;; 발과 파티션으로 가려둘 수는 있지만, 그러면 정원을 볼 수 있다는 특전이 사라진다능! ㅠ.ㅠ
(덧붙여 겨울에는 추워서 정원을 즐기기가 어렵다능!!)


디럭스 룸 마루(?)에서 보이는 정원 건너편의 거실. (거실에서도 저정도로 디럭스 룸이 보인다는 말;;)

거실에서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떠드는 경우도 있고~ 해서 와라쿠안에 머무를 거라면 2층 트윈룸(정원 방향)을 가장 강추!!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기고 오하라로 출발했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같은 번호라서 좀 헤맸지만;; 무사히 오하라 행 버스 탑승~!


그리고 도착한 오하라.
교토 중심가의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서늘한 산골 마을이다.


오하라 마을은 시소의 마을, 시바즈케의 마을.
간판제공(;;)인 시바큐의 아이스큐리는 이전에 기요미즈에서 한번 데어서;; 이번엔 아이스나스(가지)를 먹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짜! 이것도 절임이었어! OTL

여긴 왜 다 짠거야~ 흑흑 하면서 산젠인으로.


정원 한구석의 물이 흘러 나오는 곳.


숲 정원이라고 해야 하나, 자그마한 일본식 정원보다, 숲길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키 큰 나무들과,


연못에는 토실토실한 잉어들이...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그쪽으로 몰려드는 포토제닉 잉어들 -_-;)


모퉁이를 돌면 또 커다란 나무들이.


산젠인 숲길을 따라 가다 보면 무료로 제공하는 금박띄운(;;) 시소차.
(산젠인 한정!!품이라고 전시해 놓고 파는 것 중 시음용으로 제공하는 것. 한정에 넘어가서 금박섞인 녹차를 구입;)


정원이라기보다는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다.
친구는 이번 교토여행의 코스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


산젠인을 나와 호센인으로 가는 길. 산젠인 앞까지 번잡했던 상가가 뚝 끊겼다.


작은 돌계단을 지나서 호센인 매표소가 있다. (정문 부근 공사중 인 듯;;)


액자 정원으로 유명하다는 호센인. 건물 바깥도 예쁘다.
찬란한 햇빛 덕분에 더욱 반짝반짝해 보인다.


호센인 내부의 다실 (사용하는 용도가 아닌 전시용인 듯)
이로리를 처음 봐서 신기~!

이번 교토여행이 도움이 되었던 책 중의 하나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리큐에게 물어봐".
다실이나 차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리큐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공부하려던 의도로 읽은 것 아니었는데도 기억에 꽤 남아 있어서, 여행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능!

역시 책은 일단 뭐든지 읽고 봐야~! (아닌가? ;;)


다실의 정면 뿐만 아니라 옆면에도 낮은 창이 있어서 밖을 감상할 수 있다.
정말로 손바닥만한 정원.


입장권에 차 티켓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메인 룸에서 차를 대접받을 수 있다.


창밖을 향해 자리를 잡고 앉으면 말차와 화과자를...
기모노를 입은 여자분이 무릎꿇고 인사하고, 정중하게 가져다 준다.


액자정원이라는 이름다운 정면. (저 소나무가 후지산을 닮았다고 유명한 소나무라고; )


옆면으로 보이는 모습도 시원시원하다.

한가한 시간에 책 한권 집어들고 뒹굴뒹굴 하고 싶은 시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어도 좋다.


친구 말하길, "다른 정원이나 건물은 이쁘다, 대단하다 싶기는 해도 부럽지는 않았는데, 여긴 정말 부럽다. 이런 데서 이런 여유를 보며 살고 싶어~!" 라고.


건물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입구에서 만나는 작은 폭포 (...라고 해도 50cm정도나 되려나? ;; )


여기에도 있는 바깥정원의 코게츠다이;;


호센인을 나와 관광객 용 길이 아닌, 정말 시골 뒷길 같은 조용한 길을 걷다가 만난 오하라온나.


그리고 점심은 냉소바로~!
여전히 소바도 1인분, 밥도 1인분. 합계 2인분은 되는 듯한 밥상;


종점인 오하라 버스 터미널에서 교토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일본인이 질서를 잘 지킨다기 보다는... 잘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규제를 엄청 심하게 하는 게 아닐까? 어느 관광지에 가도 순로가 질릴만큼 자세히 표시되어 있고, 여기서부터는 나가지 말아주세요 하는 표지판도 여기저기 있고...

음, 그러고 보니 울나라도 잔디에 들어가지 마세요, 라든가 잔뜩 있지만 사람들이 무시하는구나 -_-;;


여행 초기에는 모자를 쓰고 다녔었는데...
땀때문에 모자도 덥다. -_-;; 바람이 안 부는 날은 양산이 최고!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과학적인(!) 교토의 버스 정류장 안내판.
디지털은 wifi등으로 신호 받아서 바뀌는 건 알겠는데...아무리 봐도 수동같은 저 시스템은 어떻게 신호를 받아서 움직이는 걸까? -_-;;

숙소에 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고, 마지막 코스인 후시미이나리 신사를 거쳐 하룻밤만 묵을 구레타케안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하라를 일정 느긋한 날 오전으로 잡아서 다행. 반나절 코스로 추천이었지만, 그보다 좀 더 오래 느긋하게 머물러도 아깝지 않은 곳이다. (하루 정도 잡아도 좋겠지만 가난한 여행자는 일정내에 여기저기 가고 싶어서 그만 ^^;)

오하라가 그토록 시원했던 걸 보면 산쪽은 다들 시원한지도.. (나름 북쪽이라 그랬을까?)
전날 기부네에 다녀왔다는 일본인 청년도 "기부네는 시원하더라"고 하던데.

더운 여름날 교토여행이라면 중간에 하루씩 기부네와 오하라의 선선함을 즐겨도 좋을 듯.


Posted by smfet
2010. 10. 25. 16:13

이제 막 점심 먹었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 글쎄;; 하면서 난젠지로...


한적한 길로만 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지도를 대충 보고 다녀서 뒷문쪽으로 다녀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_-; 난젠지로 가는 길을 살짝 비켜 들어서 만난 묘지.
봉분이 없어서인지 우리나라 공동묘지들보다 덜 무서운 느낌이 든다.
(전설의 고향 같은데서 봉분을 너무 무섭게 보여준 탓일 거야 분명 ㅠ.ㅠ )

입구와 출구가 동일한 다른 곳들의 내부 관람로와는 달리, 난젠지는 입구와 출구가 달라서, 신발을 담은 비닐봉다리를 들고 다녀야 한다.


여기에도 있는 모래정원.
이렇게 모래정원이나 돌정원이나 이끼정원이나... 어디에나 있는데 왜 료안지는 돌정원, 어디는 이끼정원 그렇게 알려져 있는 걸까? 라고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하나씩 나눠먹기 한 거겠지. 자, 이 아이템은 우리가 쓸 테니까 너흰 다른 걸 골라! 공생하자구! 그래야 여기도 가야하고 저기도 가야하고 그런 기분이 들지 않겠어?" 라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을 내다. =.=


복도의 천정


역시 회랑 사이의 작은 공간에도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정원.
손바닥 하나만큼의 작은 공간이라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모퉁이를 돌면 또 정원.

이쯤에서 완전히 뻗다. -_-;;
여름엔 웬만큼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힘이 다 빠지는 날씨. (아, 사실은 날씨가 아니라 일정 탓이었을지도 -_-; 슬렁슬렁 짰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빽빽하게 돌아다니던 가난한 여행자 근성!)


건물 내에 사용가능한 화장실이 있는 유적지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화장실 앞에 따로 있는 손 씻는 곳. (화장실 내에도 물론 세면대가 있다;)


교토가 배경인 미스터리 TV 시리즈라면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는 수도교!


난젠지 경내 안내도. 정말 넓다 -_-;;;

오늘의 "관광"은 여기까지! 하고 쇼핑하러 시조가와라마치 부근으로!
여행 중 가장 붐볐던 만원버스를 타고. -_-; (버스 안에 있고 에어컨도 나오는데 더워!!)


왜이렇게 지붕 덮인 상점가가 많은지 알 수 있을 듯한 기분.
비 올 때 편리할 뿐만 아니라...
땡볕 아래에서 길을 돌아다닐 엄두조차 안나! 그늘이 없으면 못다니겠어!!


니시키 시장, 유명한 카리카리 하카세의 타코야키.
(그러니까 헤이안 진구 옆의 타코야키점이 더 맛있었다능;;)

저렴한 걸로 더 유명한 듯!


시장과 데라마치 상점가와의 중간엔 뜬금없이 신사가 등장!
키티 부적을 판다. ;; (사실 좀 땡겼음;; 여기도 한정이었던 지라)

여유있게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들어가보고 쇼핑하고 하는 모습을 상상했으나, 실체는 지쳐서 맛이 간 두 뇨자가 터덜터덜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걷는 모습이 되어버렸다능 -_-;;

이대로는 안되겠다, 숙소로 돌아가자, 하고 마음먹었으나 이번엔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해 한참 헤매고 말다.
교토의 버스 정류장은 "이름이 같고" "다른 번호가 서는" 정류장이 4거리를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_-)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의 경우 정류장이 6군데인가 되는데 어디서 내가 타려는 버스가 서는 줄 모르겠어! ㄷㄷㄷ

겨우겨우 찾아서 숙소 도착. 일단 메고 다니던 가방을 방에 던져두고 (최대한 가볍게 가지고 다니려고 했는데 그래도 종일 들고 있으려니 무겁더라 ㅠ.ㅠ) 지갑과 카메라만 들고 가까운(!) 헤이안 진구로.

그런데... 길만 건너면 헤이안 진구 담이 시작되는데, 무슨 담이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나 OTL
ㄷ자로 한참을 돌아서 드디어 도착.


오미쿠지를 묶어놓은 나무.
가로대에 평범하게 묶어놓은 것보다, 이런식으로 묶어두니 더 분위기 있는 듯.

정원은 폐원시간 10분 전이어서 못들어갔다 ㅠ.ㅠ
벚꽃이 명물이라니, 여름에 못본 건 그나마 덜 서운한 거겠지.. 하고 위안.


피곤해서였나... 실제로 볼 땐 그냥 빨간 신사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정말 선명해서 눈을 끌 정도로 예쁜 빨간색이 가득가득.


"저 난간의 금박, 진짜 금일까?"
"글쎄, 못 만지게 울타리를 둘러놓은 걸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

영양가 없는 잡담을 하며 헤이안 진구를 나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쭉 돌았더니 금방 숙소가 보인다. 아까 방향을 잘못잡아서 돌았던 거였어 OTL


가는 길에 배고파서, 카페겸 식당에 들러서 주문한 버섯데미글라스 소스의 오므라이스와


토마토소스의 오므라이스.

식사가 다 끝났을 때가 7시 쯤이었는데, 그 때 아저씨는 문의 팻말을 "오늘 영업끝났삼" 하고 바꿔 걸고 있더라 -_-;
역시 장사를 하려면 교토의 마인드로 해야해 ;;







Posted by smfet
2010. 10. 22. 15:48


7시도 안되었는데 밖이 환하다.


5일 연박을 할 계획이었는데, 빈 방이 없어서 트윈 3박-> 더블 1박-> 디럭스 1박을 하게 되었다.
그 중 더블 룸에서 잠을 깨다.

트윈보다 다다미 두 장 정도 사이즈가 작은 방. 경대에는 트윈룸과 마찬가지로 덮개가 씌워져 있다.
(거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씌워놓는다고; )


창 난간 너머로 보이는 비슷비슷한 구조의 이웃집들. 이런 오래된 집들이 아직까지도 큰길가에 면하고 있는게 신기하다.

숙소에서 가까운 철학의 길 코스로 출발!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게 된다는 철학의 길.
한참 예쁠 시기에 못 온 건 조금 서운했지만, 더운 날씨에 작은 개울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나무그늘 가득한 길을 걷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곧 더워졌지만 -_-)


개울가에 조성된 산책로. 벚꽃시즌이면 온통 벚꽃으로 뒤덮인다니, 저게 다 벚나무렸다..
쭈욱 따라 걷다 보면 은각사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동백으로 둘러싸인 초입을 지나야 매표소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작은 모래정원.


은각사의 상징과도 같은 코게츠다이.
(태풍불거나 비오고 나면 저걸 어떻게 다시 모아 만들지? 궁금했던; )


은각사. 보는 방향에 따라 지붕이 빛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반짝거린다. (그래서 은각사인건 아님 -_-;;)


정원뒤쪽, 경사진 산책로를 걷다보면 은각사와 교토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폿이...


예쁘기로는 금각사보다 은각사가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 (정원도 더 마음에 들고.)
근데 금각사는 워낙 피곤할 때 봤고 (-_-) 은각사는 생생할 때 봐서 그 차이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겠다.


별 기대안하고 기념품점에 들렀다가 발견한 은각사 한정!!! 키티 스트랩.
한정이래잖아 한정;;


나오는 길에 사먹은 센베.
센베는... 그 얇은 김 붙어 있는게 아니었나 보다; 두껍고, 튀긴 거고, 짜다! 짜다! 짜다......
그리고 "추억의 맛, 하야시 아메"라는 광고가 붙어 있길래 호기심에 마셔본 하야시아메는... 맛있었다! 이런 불량식품같은 시원한 생강주스라니! 친구는 이 맛있는 걸 왜 이제야 알았냐며 억울해하기까지!!


철학의 길에 있던 고양이 테마 상점(으로 보이는 곳)
아직 오픈시간이 아니라서 들어가 보지 못했다. 10시가 넘었는데!! -_-;
(장사를 하려면 이렇게 맘대로 살아야 해! 라고 교토의 문닫은 가게들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던지.)


그리고 유명한 요지야.

니넨자카나 시조도오리에도 있는 요지야를 굳이 은각사점까지 찾아온 이유는...


한정!!의 위력이다.
두부머시기(..;;;;; 망고주스에 떠있는 연두부같음; )와 함께 다소곳이 놓여있는 은각사점 한정 말차라떼!!
이 녹색 요지야 언니는 은각사점에서밖에 만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곳은 일반라떼)


얜 자색고구마의 몽블랑과 역시 말차라떼.


정원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도록 1인상씩 준비해 준다.
처음에 주는 물수건도 한봉지에 두장씩 들어있고, 요지야의 베스트상품인 작은 기름종이도 한장(-_-) 샘플로...


차를 마시고 나면 별채에 있는 요지야숍에서 쇼핑! 정말 자그마한데,
...대체 난 왜 그렇게 돈을 쓰고 나왔던 거지? -_- 정신차리고 보니 가방이 묵직;

말차라떼에 나타난 좀 세 보이는(;;) 언니야가 부담스러웠는지 귀여운 캐릭터로 변신한 요지야의 명함.


철학의 길 끝쪽에 있는 유명한 히노데 우동을 찾아갔다가...
"이번달의 휴일"을 자신있게 적어놓은 안내문 발견! -_-;
그러쿠나...정기휴일 외에 또 쉴 날은 쉬는구나.. 그러쿠나;; 좋겠다아;;


대안으로 선택한 근처의 카레집. 스파이시 카레를 주문했는데... 그냥 카레도 스파이시 할 정도였다. -_-;;
동네아줌마들의 사랑방인 듯. 나이 든 할머니 두분이서 요리하시는데, 카운터석에 동네 아줌마들이 줄줄이 앉아서 애들 학교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소문 등등을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계시더라능.

겨우 이만큼밖에 안 걷고, 중간에 이것저것 먹어주고 했는데도 그동안의 피로가 슬슬 몰려오는지 둘 다 지쳐가기 시작. 결국 오후 일정은 난젠지 하나만 남기고 다 포기하기로~~
Posted by smfet
2010. 10. 21. 12:17

란덴 아라시야마역은 작지만, 역 구내에 상점가가 가득하다. 각종 먹을 것부터 기념품까지~~


유명한 교토의 야채로 만든 교야사이 주스!
맛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한 량짜리 란덴 차량.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


이벤트 기간인지 의미가 있는건지는 끝까지 알 수 없었지만,
차량 내부에 일본의 요괴들이 가득가득 장식되어 있었다. (심지어 기차 바깥쪽은 게게게 기타로의 포스터가!)


시골 간이역같은 오무로 닌나지 역.
역을 나오면 바로 닌나지가 보인다.


구름이 저렇게나 많은데 미칠듯이 햇빛이 내리쬐는 닌나지의 정원... -_-;;

전체 여행 일정 중에, 이 날의 닌나지-료안지-금각사 코스가 가장 힘들었다.
가장 더운 날이었고, 이동도 많았고, 무엇보다... 경내에 그늘이 거의 없어!!!!!


닌나지 입구에서 직진하면 본당으로 갈 수 있고, 왼쪽으로 살짝 들어가면 예전 황실 정원이었던 건물이 나온다. (입장료는 당연히 별도!!)
황실의 숙소답게, 맹장지의 금박그림들도 참 아름답다. 입구는 화려하지 않아보이지만 방을 들여다보면 그 화려한 장식들에 기가 질릴 정도. 사방이 모두 번쩍번쩍한 금박 맹장지에 화려한 그림들.


역시 길고 예쁜 나무복도와 시원하게 작은 정원들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
중간중간 정원 정면의 대청(?)마루에서는 사람들이 다들 걸터앉아 더위를 식히고 수다를 떨고 하고 있었다.
외국인보다 일본인 비율이 월등히 높은 듯.


건물내부에서 보는 정원. 작은 다리, 작은 연못... 정말 아기자기하다.


황실 정원을 나아서, 본당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길. 그늘, 그늘이 필요해!!


건물 내부 말고도, 벽을 따라서도 예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야말로 한뼘의 빈틈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한...
정문 근처의 연못에는 수련이 가득.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덥다.....

닌나지를 나와서 넋놓고 기다리다 보면 료안지행 버스가 온다.
우리도, 다른 관광객들도 모두 지쳐서 햇빛만 피하려고 이리저리...
다리가 너무 피곤해서 돌층계라도 앉고 싶었으나, 어찌나 뜨겁게 달궈졌는지 엉덩이를 댈 수도 없다. ;;

이 길을 걸어갔다는 사람도 있던데... 무리무리 ;;;


암석정원으로 유명한 료안지의 주 정원.
15개의 높낮이가 다른 돌을 배치해서 "어디서 보든" 전체 15개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 했단다.
의미는 세상 모든것을 다 가질수 없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를 읽다보면 고양이 화장실 청소를 하는 지인이 "료안지의 정원을 관리하는 마음으로" 청소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료안지를 다녀오고 나서는 나도 두유 화장실을 청소할 때 "이놈의 냥이 시키! 왤케 감자는 캐기 힘들게 만들어놓고 맛동산은 미친듯이 파묻어 놓는거야?" 하던 마음을 정리하고 "료안지의 정원처럼" 경건하게 모래를 고르도록 노력하고 있다. (노력만 하고 있다. -_-;; )

15개의 돌은 "저기 뭐가 있는지" 미리 알고 봐도 희미하게 느껴질 뿐, 다른 돌의 그림자에 가려서, 또는 교묘히 옆의 돌과 같은 것처럼 보여서 자기 몸을 숨기고 있다.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전체 구성은 이런 모양. 입구에 모형이 놓여져 있길래, 아 미리 구도를 파악하고 가라는 건가? 하고 생각했으나...
"눈이 부자유한 분들을 위한 모형입니다. 다른 분들은 만지지 말아주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아래쪽에는 점자 설명이.
자상해! 자상해! 이런게 올바른 건데!!


암석정원이 유명하지만, 뒤쪽으로 돌아서 나오면 나무가 우거진 일반(?) 정원 산책로도 있다.
위쪽에만 잎이 나고 줄기는 매끈한 저 나무가 교토에서 자주 보이던데... (기요미즈데라에서 눈에 확 띌만큼 큰 나무들도 그랬고.) 대체 무슨 나무일까나


더운 날씨 탓인지 입구에 물을 뿌려 놓았다.

가게의 입구에 물을 뿌려 놓는 것은 "이제 장사 준비가 되었습니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절은 그건 아니겠지? (게다가 한낮이었고.) 먼지나 더위에 대한 것인 듯.

그리고 다시 땡볕에서 기다리다가 (닌나지-료안지-금각사로 가는 길이 정말! 그늘이 없어! 게다가 버스도 띄엄띄엄와! 그리고 주요 관광지라서 사람은 많아!!!) 금각사로~!!!

사람이 많다고 해도 확실히 타이밍은 좋은 것 같다.
나라 도다이지 때도 그랬고, 아라시야마의 니노미야 신사 때도 그랬지만, 들어갈 땐 복작복작 하다가도 어느새 사람들이 사라지고 우리들만 있다. 모모에서 거북 카시오페아가 인도하는 길 같은 기분 :) 어느새 사람들과 멀어지는.


쨍쨍한 하늘 덕분에 소개 책자에 나오는 것처럼 찍힌 금각사. 정말 금빛이 번쩍번쩍.
여기는 사진을 찍는 "spot"이고, 저 연못뒤로 관람로가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관람로여도 1m 이상 떨어져 있기에 저 금박을 만져볼 수는 없다능; (당연히 들어가지도 못함; 가끔 특별 공개기간이 있다고는 하는데...)


관람로 시작은 배 모양의 소나무 분재(?)로 시작.
팜플렛에도 한 면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다들 그냥 지나가고 있어;;;

연못 뒤편으로 이어지는 관람로는, 금각사 뒤편의 나즈막한 산까지 이어져 있다.
옛날 유명한 다도의 명인이 사용했다는 (다 쓰러져가는-_-) 다실이라든가, 차를 끓일 때 사용했다는 물이라든가... 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음.


출입금지(;;) 인 옛 다실.
다다미 석장 정도인 작은 사이즈의 다실이다.

금각사 자체는 아주 작지만, 뒤쪽 관람로까지 차분히 다니면 한시간 정도는 소요되는 듯. 교토의 관광지 당 최소한 한시간 이상의 관람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둘러보라는 게 이런 뜻이었나 싶다.

사실 금각사에서는 관람보다... 기념품 샵에서 더 시간을 쏟은 것 같다;

교토 여행 중 들른 (관광지 내) 기념품샵 중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이고, 기념품 종류는 가장 다양했던 듯! 한참을 못헤어났다;


가장 신기했던 입술연지. 옛 게이샤의 화장품 만드는 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물을 칠한 붓을 조개 안쪽에 발려 있는 염료에 묻힌 후 입술에 그리면 붉은 색이 나타난다. 완전 신기!!!

이거 말고 사실은... 겐지 모노가타리 그림병풍이 너무 예뻤는데, 23만엔이었던가.. OTL


금각사와 가까운 기타노텐만구 신사.
신사는 24시간 오픈이니까 시간이 좀 늦어도 괜찮겠지~ 했으나...
6시가 넘으면 알바생(그러니까 무녀라든가 부적파는 무녀라든가 무녀라든가;;)이 전부 퇴근 OTL

쓸쓸하게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만족. 공부 부적이 있대서 일부러 사러 간 거였는데. 흑;

기타노 텐만구 뒤쪽으로 가서 길을 잃은 줄 알았다가 -_-; 우연히 못찾을 줄 알았던 똑딱이 지갑도 사고 (가마구치 전문점 마츠히로!! ) 지도를 보면서 여기가 어딘가요? 하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묻기도 하고 -_-; 겨우겨우 정류장을 찾아서 버스 아저씨한테 "구마노 진자 마에 여기서 가는 거 맞아요?" 했더니 "길건너서 타세요!" 라고 ;; (교토의 주요 버스는 순환선이라 헷갈린다; )

그래서 또 헤맨 끝에 겨우 도착. 슬슬 에너지 고갈 시기도 되었고 해서 완전 진이 빠졌다.
저녁 먹을 가게도 찾기 귀찮아서 숙소 옆 철판구이 가게로...

배고픈데 힘들어서 식욕도 없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냄새를 맡으니 금방 다시 배고파지는 단순한 인생들;


교토에서 마신 술은 (맥주 빼고는) 무조건 추천해 주세요! 로.. 고구마 소주 (얼음을 넣어서 록으로)


김치를 좋아한다는 주인 아저씨의 계란말이. (하지만 한국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고 쭉 교토에서 살았다고...)


생강이 새침하게 앉아있다.


버섯과 마늘 볶음


고기님! 주사위 스테이크 고기님! 맛있었다! 맛있었다! 양념 찍어먹지 않으면 간도 적당. (그러니까 교토는 다 짜다니까;;)


여기서도 "교토에 오면 뭐 먹어야 함?" 하고 물었더니 고민하다가 추천해 주신 무언가 -_-;;
밥으로 만든 오꼬노미 비스무레한 거에 면도 올리고 소스 붓고 어쩌구 해서 만든 것; 이것도 맛있음;;


이번에 일본주 추천해 주세요! 교토한정은 없나요? 라고 했더니 교토 한정은 없고... 나마(생)로 마셔보라고 추천받은것. 왼쪽은 술안마시는(ㅠ.ㅠ) 친구의 우롱차.

배부르게 먹고 남은 건 싸와서...
게스트하우스 홀에 펼쳐놓고, 먹다 남은 매실주도 꺼내와서 홀에 있는 사람들과 또 드세요~ 놀이;;

혼자 여행왔다는 일본인 아가씨와 덥다는 이야길 하고 있었더니,
카운터 스탭이 나갔다 들어오면서 덥다는 이야길 듣고, "더워요? 일본?" 하고 물었다.
둘이 입을 합쳐 "아니요, 교~토!!"










Posted by smfet
2010. 10. 19. 15:04

사흘째가 되어서야 아주 조금 익숙해진 와라쿠안의 공동 세면대. 일찍 일어나다 보니 아침시간은 언제나 호젓하게 사용했다.


밤새 모기향을 피워놓는 돼지.


어슴프레 밝아오는 공동 거실. (그림이 그려진 장지 너머로는 와라쿠안의 마스터 가족이 거주하는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숨겨져 있다.)

역시 아침을 굶고, (정말 굶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ㅠ.ㅠ 왜들 아침 일찍 안 여는 거야! 오후엔 일찍 닫으면서!) 버스로 아라시야마로 고고씽. 환승하지 않고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다행.
가는 동안 계속 가느다란 목소리로 안내방송이 쫑알쫑알거리길래 뭔가 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버스가 커브를 돌 때마다 "좌회전합니다" "우회전합니다"라고 알려주는 거였음; 정류장 알림과는 별도로...


오늘도 험난한 일정이 될 것을 보여주는 햇빛 쨍쨍 내리쬐는 연밭.


텐류지로 가는 길가엔 작은 사찰과 신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유롭게 들어오세요"라는 팻말이 붙어있던 보통 가정집같은(;;) 신사 정원에 놓여있던 너구리.


텐류지는 정원(500엔), 정원+본당(600엔) 두가지 관람코스가 있는데,
그냥 정원만 보고 가는 관광객이 더 많다. 하지만 일본의 정원이 "내부에서 바라보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 많은지라, 들어가 볼 수 있는 건축물은 들어가 보는 편이 좋을 듯.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고, 돌바닥엔 나무로 관람로를 만들어 놓았다. 회랑에는 지붕이 있어, 더운 여름 해를 피할 수 있기도 하다. 바깥이 찌는듯이 덮더라도, 그늘 아래로만 들어가면 의외로 시원하더라.


주요 건물 사이는 회랑으로 이어져 있다. 방안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가로대가 놓여있지만;
건물 사이사이의 작은 공간도 공들여 정원을 조성해 놓았다.

중간중간 마루에 걸터앉아 쉬기도 하고, 팜플렛이나 여행책자를 뒤적여 보기도 하고...
얼른얼른 봐야지! 하는 조급한 마음도, 건물 안에서 신을 벗고 천천히 걸어다니녔더니 많이 옅어졌다.
바깥을 걷는 것과 집(...은 아니지만) 안을 구경하는 것은 마음자세부터가 다른 듯.


본당에서 보는 중앙 연못.
사진도 찍고, 정원 둘러보는 다른 사람들도 구경하면서 마루(...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에 다리 쭉 뻗고 앉아서 쉬면서 감상~


본당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는 정원 한바퀴! 여전히 햇빛은 미친듯이 뜨겁다. -_-;


덴류지는 산을 일부분 포함하고 있어서, 밖에서 보는 것보다 상당히 크다;
건물 내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봤으니까, 조금 크게 원을 빙 둘러서 산(처럼 보이지만 그냥 좀 높은 지대 수준;) 속 산책로를 걷다. 그늘이 좋아~!


덴류지 출구를 나서면 바로 치쿠린이 보인다.
빽빽한 대나무 덕분에 치쿠린에 들어서자마자 서늘~~
(역시나 타이밍 좋게 아무도 없을 때 사진 실컷 찍고 다닌 우리들 ^^; )

담양 죽녹원에도 가봤고, 대나무 군락 여기저기 가봤는데, 확실히 우리나라 (토종) 대나무보다 굵직굵직해서 느낌이 다르긴 하다~! 그치만 확실히 일본은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 ^^;; 대나무 숲길도 이리보니 사람의 손길이 많~~이 느껴지는 조성이다.  ^^;;


치쿠린 끝에서 만나는 오코치 산소.

유명배우가 아라시야마의 경치에 반해 만들었다는 이 별장은... 산이다. -_-;;;;;
난 별장과 정원이라길래 넓은 평지일 줄 알았지, 죄다 돌계단으로 된 산일 줄은...;;


손바닥만한 작은 정원과, 이리저리 휘어 있는 돌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신기하게도 바로 내가 가는 길 조금만 보일 뿐, 어쩜 이리도 교묘하게 휘어놓았을까 싶을 정도로 옆 길이 안보인다. 코너 한번만 돌아도 함께 걷는 친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

작고 오밀조밀하고 꽉 찬 정원(산행? ;;)이다.


중간중간 교토를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그 중 정상에서 바라본 교토 시내 전경.
서쪽 끄트머리에서 바라보는 교토인 셈.

산을 다시 내려오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말차와 화과자값은 입장권에 포함 ㄷㄷㄷ


여름이어서인지, 차가운 말차와 모나카.

어제 우지에서 마신 말차가 너무 맛있었나봐~! 얜 까끌까끌해~ OTL
(한번 고급이 된 입맛은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는 비극 ㅠ.ㅠ)


대나무밭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공간이다.


한 숨 돌리고 나서 다시 치쿠린을 거슬러 내려오면, 노노미야 신사가 등장.


붉은색 도리이가 아닌 껍질을 벗기지 않은 원시형태의 도리이로 유명한 곳.
갖가지 신들을 다 모시고 있다.
출산, 재물, 건강, 등등...;;;;

아침 굶고 산행까지 한 후 꼴랑 차 한잔 마셨더니, 너무 배가 고파서. 밥 먹으러 란덴 아라시야마 역으로~


친구가 꼭 먹어보고 싶다던 "유바" 런치세트.
일본음식은 겉보기와 다른 애들이 너무 많다.
분명히 짤 것 같은데 달거나, 떡 같은데 달거나, 심심할 것 같은데 짜거나? -_-;;


메인인 유바. 유바를 건져먹고 나서 남은 물은 두유니까, 거기에 쯔유를 부어서(뭐? ㄷㄷㄷ) 먹으라고 ;;;
부으니까 너무 짜던데? OTL

위의 핑크색 나비는,

이 날 저녁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본 여행객들에게
"교토에 오면 뭐 먹어야 함? 유바랑 교쯔케 투성이임" 이라고 했더니
"나마후!!"라고 해서 대체 그 나마후가 뭔지 물어봤으나 아무도 설명 못했던 바로 그것;;
글루텐이라고도 설명하던데 (응? 밀가루의 그 글루텐?? 가정시간에 배우기는 했는데 ;;;)
나~~중에 찾아보니 밀가루의 쫀득쫀득한 성분만을 가지고 만든 거라고.. 그러니까 그게 대체 뭔데? OTL

이해하지 못한 나 뿐만 아니라 설명이 안되는 일본인들까지 머리 싸매게 했던 바로 그 "나마후"

(말을 못 알아들어서 뭔지 몰랐던 거 아님! 진짜임! 그쪽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곤란하다 그랬음! ;;
한 명한테 물어봤다가 결국은 거실에 모인 모두가 (스탭 포함) 고민했던 바로 그 거임;; )

나중에 혹시 이거? 하고 사진을 보여주니까 그 핑크색 그게 맞다고;; 단풍잎 모양으로도 많이 만든다 한다.

하지만 역시 모르겠어 OTL 먹었는데도 모르겠어!! -_-;;

점심식사 후 도게츠교를 구경하고 닌나지-료안지-금각사 코스를 진행할 생각이었으나...
배가 불러서 그만 도게츠교 자체를 깜빡 잊고 바로 란덴 아라시야마 역으로 들어가 버리다. -_-;;

(이거 귀국하고 나서야 생각났다능 -_-;;)







Posted by smfet
2010. 10. 19. 12:45

우지에서 너무 느긋하게 걸은 바람에, 나라에 도착하니 마음이 조금 급해졌다. 팜플렛을 보니 도다이지가 4시 30분, 가스가타이샤가 5시? 나라에 도착하니 이미 3시가 다 된 시각.

"나라 지도 믿지 마세요. 생각보다 멉니다. 웬만하면 버스 타세요"

라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용맹하게 걷기 시작했다. 지도를 믿고.

근데 정말.. 지도 뭔가 이상해! 너무 멀어! OTL
땡볕에 30여분 걷다보니 정말 탈진 수준. 너무 힘들어서 편의점 들어가 맥주를 사고, "빨대 주세요" 했더니 점원이 "맥주에 빨대요??" 하고 미친년 보듯이 -_- 보더니 빨대를 꺼내준다. OTL

친구가 물을 건네 줬으나, "물 따위로 힘이 날 리가 없잖아!" 하며;;

겨우 나라공원 끄트머리가 보인 것 3시 40분이 넘어간 시각. 여기까지 왔는데 못보는 건가, 그른 건가! 사슴이라도 볼 수 있을테니 만족해야 하나!! 하고 좌절하다가 팜플렛을 다시 확인하니 "하절기 5시 30분까지"

올레!!

미친듯이 더운 교토의 여름 중, 딱 하나 좋은 건 관광지의 개장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
겨울엔 4시에 문을 닫는 곳도 있는, 정말 지나치게 빠른 교토의 밤. -_-;;

그제서야 조금 여유를 갖고 반 달리던 발걸음을 늦췄다.


나라 공원 방문기 어디에나 있는 사슴 경고문.
리얼한 그림과 직설적인 한글 경고가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정말로 "문다" "들이받는다" "돌진"한다. -_-;;;;
맞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세가지는 다 당했다능....;;;;


숨막히는 사슴의 뒤태.JPG

"시카센베"라는 사슴먹이용 과자를 파는데,
"자, 이리 와서 하나씩 먹어봐~~ 착하지~~" 하는 백설공주(디즈니) 분위기를 상상했으나...

센베를 꺼낸다. -> 사슴들이 "돌진"한다.  -> 치울 새도 없이 하나를 뺏긴다. -> "이러면 안돼!" 하는 기분으로 높이 들어본다. -> 사슴이 "들이받는다" -> 꺄악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 쫒아와서 엉덩이를 "물렸다"

OTL

주위를 둘러보니 어머 사슴~ 하고 시작했던 사람들 (특히 커플)이, 나중에는 "무서워~!!"하며 여기저기 도망가는 사태가...

나라의 사슴은, 무섭습니다!
먹이를 주지 않으면, 다른 손에 들고 있던 팜플렛(종이)을 씹어 먹던데요. -_-

(나중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객에서 "나라에서 사슴이 내 팜플렛 먹었어!"라고 했더니, "사슴은 원래 그런가봐. 나도 규슈(어딘가)에서 바다를 보고 있는데, 사슴이 오더니 뒷주머니에 꽂아뒀던 내 팜플렛을 먹었어" 라고. -_-; )


단체여행객이 많았던 도다이지. 입구에 한국인 단체 여행객도 있어서, 살짝 가이드 설명도 얻어들을 수 있었다. ;;
(그러고 보니 나 캄보디아 갔을 땐 옆 팀의 일본인 가이드 설명 주워들었었지. -_-;;)


동양 최대의 불상이라는 대불.

도다이지...라기보다는 대불전만 입장료가 있고, 다른데 흩어져있는 도다이지 산하의 작은 불당들은 따로 입장료가 없는 듯. 너무 넓게 펼쳐져 있어 들르는 사람도 별로 없는 듯 하긴 하지만. ;


일명 "부처님의 콧구멍"
여기를 통과하면 액땜한다고. 한국에서 찾아보니 주로 유치원 애들 단체 체험 때 줄서서 지나가고 한다는데...
평소엔 줄이 굉~~장히 길다고 한다. 그런데...

도다이지 입구에서 바글바글했던 사람들이, 대불전 한바퀴 돌고 기둥까지 오니까 아무도 없이 한산하다.
덕분에 친구랑 "너 해봐!" 하고 서로 밀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친구 도전! 
그런데... 친구가 도전할 무렵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구경-_-하기 시작했다.
절반쯤 빠져나온 친구가 "앗 도와줘!"라고 했더니 그 와중에 친구 사진찍고 있던 정신없는 나를 대신해서 어떤 외국인 아저씨가 쑤욱 뽑아!!! 줬다. ;;;;;

그리고 할만한데? 라고 하는 친구.
으음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서 나도 도전하기로!

확실히 좁긴 한데, 꽉 끼여서 못움질일 정도는 아니고.. 체형보다 좀 유연하다면 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듯한 구멍이다. 이정도면~! 하고 상체를 빼는데, 눈앞에서 날 찍고 있던 어떤 남자와 눈 마주침. -_-;;

"아, 고멘."이라고 하면서도 카메라는 안치우던데. 초면에 남 사진찍는 걸로 모자라서 반말까지? 아... 다시 생각해도 열받는다. -_-; 나중에 친구가 쟤 한국인인것 같다고 해서 더 열받음. -_-;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 사진 찍지 맙시다;; 설마 어딘가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진 않겠지. ㅠ.ㅠ

대불전을 나와서 또 우리 멋대로 뒷길로 돌아가다가 만난 사슴.


교토 주변의 동물들은... 지들이 포즈를 잡는다 -_-;
나라의 사슴은 물론이고 오전에 만났던 우지의 도마뱀, 그리고 나중에 만나는 아라시야마의 곤충들까지도,
사진찍으려면 얌전히 앉아서 포즈;;를 취해주더라.


보라색 색연필로 표시한 길을 쭉 따라 걸었음. (아래쪽이 JR나라역)

중간의 녹색 별이 도다이지, 그리고 그 위로 빙 돌아서 가스가타이샤로 가는 길목에 있는 녹색 별이...


사슴이 도로를 정ㅋ벅ㅋ.JPG

도다이지 정문 앞과 이쪽 길이 사슴이 제일 많다;
굳이 넓은 나라공원에서 헤매지 말고 여기서 실컷 만나면 됨;;


그러다 보니 얼결에 가스가타이샤도 정문이 아니라 뒷문(?)쪽으로 입장.
석등록이 잔뜩 늘어서있는 얕은 계단길 분위기가 예쁘다.


하지만 정성스레 만들어놓은 모래정원도 사슴이 정ㅋ벅ㅋ ;;;;

울타리까지 쳐놓은 모래정원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사슴발자국.


센베에 달려들지만 않으면 그림같은 사슴들인데;

평생 볼 사슴을 다 본 기분으로 나라공원을 뒤로 하고, 옛 나라 거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나라 마치로...


...갔으나 5시 30분이 넘어서 관광안내소는 폐점. 내부 견학이 가능한 유명한 "창살의 집"도 Closed.


관광지 다운 예쁜 하수구 뚜껑;


나를 헤매게 만들었던 나라마치 지도.
분명히 길 끝부분에 JR 역이 있는 것 같은데 표지판은 찾을 수 없고,
버스 기다리는 할머니들도 그냥 나라역으로 가라고만 하고....ㅠ.ㅠ

배는 고프고, 해는 넘어가고, 길은 잃었고, 근처일 것 같은 역은 안보이고... -_-;;

결국 열심히 차를 닦고 계시던 택시 운전수 아저씨께 물어봤다. "길을 잃었는데 역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길을 헤맬 때는 택시 기사분이 진리!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여기서도 JR 나라역으로 가야 한다는 답변만...
그래서 결국, "그냥 택시 탈래요 ㅠ.ㅠ"
하고 택시를 탔다. (본인 차례가 아니었는지 대기하고 있던 다른 택시에 태워주셨음)

흑, 덕분에 기본요금거리를 택시 타 보고, (택시로 가니까 엄청 멀게 느껴졌던 나라역까지 순식간에 도착. 40여분 넘게 걸어서 왔었는데; ) 자동문인 일본 택시도 타봤으니 만족해야지 뭐;; 나름 열심히 지도를 준비해 갔는데 예상외로 종종 길을 잃게 되더라;


피곤해, 빨리 돌아가고 싶어! 생각밖에 안들어서 역 내 편의점에서 산 주먹밥과 맥주.
(맥주는 빠지지 않지 말입니다?)

교토행 급행을 타고 다시 교토로.





Posted by smfet
2010. 10. 18. 15:27

일본에서의 셋째날, (사실 첫날은 도착하는 걸로 끝났으니까 여행으로는 둘쨋날인것 같은 기분~!) 친구의 의견으로 우지로 출발하기로!! 이 날의 일정은 우지+나라.


와라쿠안 트윈룸의 맹꽁이 자물쇠와 찌리멘천으로 만든 장식품이 달려있는 열쇠.
그리고 어제 함께 마신 매취순의 답례로 카운터 스텝에게서 받은 프리 드링크 티켓 ^^;

8시 겨우 넘었는데 아침부터 햇빛이 쨍쨍하다.
게이한 전차를 타러 가는 10분여 동안 문을 연 밥집이 없어서(-_-) 아침을 굶은 채로 우지로 고고씽.
가는 동안 도시락 가게라도 있겠거니 했지만.. -_-;;


우지의 관광 지도는 국내 간사이 프로모션 등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교토역에도 안보였고. -_-; 우지역에 내려서 집어왔음.


우지에 도착하자마자 "녹차"소바 정식으로 아침식사.
국물에 메추라기알(날거!)을 주는 것도 신기했다.
사실은 메뉴에 겐지 로망 정식 (녹차소바와 녹차 당고 세트; )이 있어서 그걸 골라야 할 기분이 심하게 들었지만...


여기저기 관광객 투성이인 교토와는 달리 정말 조용하고 한산한 우지의 거리.
오전 일찍인 탓도 있었겠지만 ^^;

하지만 정말 미친듯한 햇빛이었다. -_-; 길에 그늘이 아예 없어!
모자쓰고 양산쓰고 손수건으로 쉼없이 땀 닦고...


세계 문화유산 우지가미 신사.
한적하고 조그마한 신사. ^^;
이런곳이 세계 문화유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하다.


찾아보니 본전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사건축이라고...
이끼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지붕을 가득 덮고 있다.

왼쪽에 작게 보이는 건물은 "우지 7대 명수" 중 아직도 물이 솟아나는 유일하게 남은 우물이라고.


돌아나오다가 입구 부근에서 만난 화려한 색의 도마뱀


우지가미 신사 근처에 있는 우지신사의 부적.
규모도 우지신사가 더 큰가 싶기도 하고...

우지는 겐지모노가타리와 관련깊은 곳이라서, 겐지 관련 이런저런 상품들이 많다.
교토 여행 중 뽑은 오미쿠지 중에서 가장 예뻤던 우지신사의 겐지 오미쿠지(300엔)


우지천을 건너면 뵤도인이 있다. 강변에 있는 겐지모노가타리 동상.
(이 동상 옆에선 아주머니 두분이 느긋하게 흡연하고 계셨다;; )


구름한점없이(-_-) 맑은 날.
우지천의 명물인 가마우지 낚시를 하기 위한 배들이 늘어서 있다.


강 건너의 우지 관광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이호안. 다도 자원봉사자들의 시연을 볼 수 있다.


여러명 앉혀놓고 시범을 보이나 했더니,
한 팀씩 다실에 초대해서 (앞 팀이 진행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림) 처음부터 기다린다.
우리 앞은 한 분, 우리는 우리 둘이서 들어갔다.

아주머니 한 분과 좀더 젊은 여자분이 기모노를 입고 다도를 시연.
여행 전에 다행히도 "리큐에게 물어봐"를 읽은 덕분에 소품의 의미나 순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고 있어서 설명 듣기도, 이해하기도 쉬웠다!
이것저것 자꾸 물어보니까 시연하시는 분도 이런 저런 설명을 더 해주신 듯. ^^;
사진은 다 마신 후의 모습.

- 도코노마의 꽃은 다실 내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신경쓰는 것 중 하나라는 것
- 현재 장식되어 있는 꽃병의 아래쪽은 벌레를 넣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라고.
   (가을전용. 다만 이 날은 바깥의 벌레소리로 대체하기로 하고, 들어있지 않다고...)
- 도코노마를 바라보고 왼쪽이 주인(대접하는 쪽), 오른쪽이 손님
- 도코노마 가까운 자리일수록 상석. 네모난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건 재떨이로,
  1. 상석을 의미
  2. 담배를 피울 정도로 "편안하게 즐겨 주시라"는 의미
  (물론 옛날엔 담배도 태웠지만, 현대의 다도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고 한다. ^^; )
- 차를 마시기전에 나오는 과자는 차의 쓴맛을 중화하기 위한 것. 차를 마시면서가 아니라 마시기 전에 먹는 거라고.
  (무리해서 다 먹을 필요는 없어요~라고 했지만, 친구가 먹다 남겼더니 다 먹을 때까지 저 접시를 치우지 않았다. -_-; 친구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결국 끝까지 먹었다능...)
- 차를 덜어 담는 도구는 대나무로 만든 것. (이게 리큐가 시초)
- 차 끓이는 곳과 거리가 머니까 자세히 보라고 찻잔을 치운 후에 가져다 준 차통.

백차부터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약식이어서 몇 가지 생략한듯 하다. 무릎꿇고 앉으니까 "편하게 앉아도 되요~" 하는 걸 한번 제대로 폼이라도 잡아보려고 무릎을 꿇었더니 끝나고 나서는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다능 OTL

게다가 다 끝난 줄 알고 다리 저려서 뻗고 주무르고 있는걸 작별인사하러 다시 나오신 아주머니한테 들켜서 챙피했다능 ㅠ.ㅠ


다이호안에서 쭉 걸어가면 뵤도인을 만날 수 있다.
여전히 미친듯히 내리쬐는 햇빛 -_-
보됴인 내에 들어가는 건 당연히 입장료가 있지만, 내부 건물인 봉황당에 들어가는 것도 입장료가 따로 있는데다가 시간 맞춰 들어가야 한다. -_-;;
입장 시간이 될 때까지 대기하기 위한 의자.


봉황당 티켓 너무 이쁨 >.<
구름을 타고 있는 천녀들에 둘러싸인 커다란 아미타불이 놓이 있고,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일본어 -_-; )

니조성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은 세계문화유산이나 국보 내부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줘서 너무 좋은 듯! 건물 밖에서 보는 것과 내부를 직접 걸어보는 것과는 정말 차이가 있다.

아미타당은 단일 건물이지만, 니조성의 복도라든가, 닌나지 내부를 걸어본다든가... 료안지의 실내에서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든가 (원래 건물 안에서 감상할 용도로 만든 정원이니) 그런 체험들이 너무 소중했다.


10엔짜리 동전에 등장하는 뵤도인의 자태.
여행내내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물에비친 건물 사진들이 많음;;

뵤도인 정원을 빙 둘러 걸으면, 마지막 들르는 곳이 뮤지엄인데, 몇시간 만에 에어컨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나중에 생각했지만, 그나마 여행초기에 우지+나라를 들렀던 게 정답이었던 듯 하다. 점점 지쳐가기 시작. -_-;;

나라로 가려면 JR을 타야 하니까 JR 우지역 근처의 유명한 녹차 전문점 "나카무라 토키치 혼텐"에서 점심식사를 하면 되겠다! 하고 생각하고 걸어갔는데...

지도로 확인했을 때는 그리 멀지 않아 보였는데 어찌나 멀던지! 아무데서나 점심 먹을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으나 오기가 생겨서 (이게 문제-_-) 거의 탈진 상태로 도착.


런치세트인 말차소바 정식.
(말차소바, 말차 후리가께가 뿌려진 밥, 말차 젤리)
일본에서 밥과 면이 함께 나오는 정식을 먹을 때 당황한 게, 우리나라에서 우동정식 하면 보통 1/2사이즈의 미니우동과 작은 사이즈 밥이 나오지 않나? 여기는 둘 다 일인분이야! -_-; 국수 한그릇, 밥 한그릇;;;;;
먹고나면 배불러서 괴로울 정도... (내가 적게 먹는 편이 절대 아닌데; )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JR!


환승역에 있던 자판기. 수십종류의 커피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던 커피;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