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5. 16:13

이제 막 점심 먹었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 글쎄;; 하면서 난젠지로...


한적한 길로만 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지도를 대충 보고 다녀서 뒷문쪽으로 다녀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_-; 난젠지로 가는 길을 살짝 비켜 들어서 만난 묘지.
봉분이 없어서인지 우리나라 공동묘지들보다 덜 무서운 느낌이 든다.
(전설의 고향 같은데서 봉분을 너무 무섭게 보여준 탓일 거야 분명 ㅠ.ㅠ )

입구와 출구가 동일한 다른 곳들의 내부 관람로와는 달리, 난젠지는 입구와 출구가 달라서, 신발을 담은 비닐봉다리를 들고 다녀야 한다.


여기에도 있는 모래정원.
이렇게 모래정원이나 돌정원이나 이끼정원이나... 어디에나 있는데 왜 료안지는 돌정원, 어디는 이끼정원 그렇게 알려져 있는 걸까? 라고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하나씩 나눠먹기 한 거겠지. 자, 이 아이템은 우리가 쓸 테니까 너흰 다른 걸 골라! 공생하자구! 그래야 여기도 가야하고 저기도 가야하고 그런 기분이 들지 않겠어?" 라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을 내다. =.=


복도의 천정


역시 회랑 사이의 작은 공간에도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정원.
손바닥 하나만큼의 작은 공간이라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모퉁이를 돌면 또 정원.

이쯤에서 완전히 뻗다. -_-;;
여름엔 웬만큼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힘이 다 빠지는 날씨. (아, 사실은 날씨가 아니라 일정 탓이었을지도 -_-; 슬렁슬렁 짰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빽빽하게 돌아다니던 가난한 여행자 근성!)


건물 내에 사용가능한 화장실이 있는 유적지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화장실 앞에 따로 있는 손 씻는 곳. (화장실 내에도 물론 세면대가 있다;)


교토가 배경인 미스터리 TV 시리즈라면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는 수도교!


난젠지 경내 안내도. 정말 넓다 -_-;;;

오늘의 "관광"은 여기까지! 하고 쇼핑하러 시조가와라마치 부근으로!
여행 중 가장 붐볐던 만원버스를 타고. -_-; (버스 안에 있고 에어컨도 나오는데 더워!!)


왜이렇게 지붕 덮인 상점가가 많은지 알 수 있을 듯한 기분.
비 올 때 편리할 뿐만 아니라...
땡볕 아래에서 길을 돌아다닐 엄두조차 안나! 그늘이 없으면 못다니겠어!!


니시키 시장, 유명한 카리카리 하카세의 타코야키.
(그러니까 헤이안 진구 옆의 타코야키점이 더 맛있었다능;;)

저렴한 걸로 더 유명한 듯!


시장과 데라마치 상점가와의 중간엔 뜬금없이 신사가 등장!
키티 부적을 판다. ;; (사실 좀 땡겼음;; 여기도 한정이었던 지라)

여유있게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들어가보고 쇼핑하고 하는 모습을 상상했으나, 실체는 지쳐서 맛이 간 두 뇨자가 터덜터덜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걷는 모습이 되어버렸다능 -_-;;

이대로는 안되겠다, 숙소로 돌아가자, 하고 마음먹었으나 이번엔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해 한참 헤매고 말다.
교토의 버스 정류장은 "이름이 같고" "다른 번호가 서는" 정류장이 4거리를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_-)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의 경우 정류장이 6군데인가 되는데 어디서 내가 타려는 버스가 서는 줄 모르겠어! ㄷㄷㄷ

겨우겨우 찾아서 숙소 도착. 일단 메고 다니던 가방을 방에 던져두고 (최대한 가볍게 가지고 다니려고 했는데 그래도 종일 들고 있으려니 무겁더라 ㅠ.ㅠ) 지갑과 카메라만 들고 가까운(!) 헤이안 진구로.

그런데... 길만 건너면 헤이안 진구 담이 시작되는데, 무슨 담이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나 OTL
ㄷ자로 한참을 돌아서 드디어 도착.


오미쿠지를 묶어놓은 나무.
가로대에 평범하게 묶어놓은 것보다, 이런식으로 묶어두니 더 분위기 있는 듯.

정원은 폐원시간 10분 전이어서 못들어갔다 ㅠ.ㅠ
벚꽃이 명물이라니, 여름에 못본 건 그나마 덜 서운한 거겠지.. 하고 위안.


피곤해서였나... 실제로 볼 땐 그냥 빨간 신사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정말 선명해서 눈을 끌 정도로 예쁜 빨간색이 가득가득.


"저 난간의 금박, 진짜 금일까?"
"글쎄, 못 만지게 울타리를 둘러놓은 걸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

영양가 없는 잡담을 하며 헤이안 진구를 나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쭉 돌았더니 금방 숙소가 보인다. 아까 방향을 잘못잡아서 돌았던 거였어 OTL


가는 길에 배고파서, 카페겸 식당에 들러서 주문한 버섯데미글라스 소스의 오므라이스와


토마토소스의 오므라이스.

식사가 다 끝났을 때가 7시 쯤이었는데, 그 때 아저씨는 문의 팻말을 "오늘 영업끝났삼" 하고 바꿔 걸고 있더라 -_-;
역시 장사를 하려면 교토의 마인드로 해야해 ;;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