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8. 15:27

일본에서의 셋째날, (사실 첫날은 도착하는 걸로 끝났으니까 여행으로는 둘쨋날인것 같은 기분~!) 친구의 의견으로 우지로 출발하기로!! 이 날의 일정은 우지+나라.


와라쿠안 트윈룸의 맹꽁이 자물쇠와 찌리멘천으로 만든 장식품이 달려있는 열쇠.
그리고 어제 함께 마신 매취순의 답례로 카운터 스텝에게서 받은 프리 드링크 티켓 ^^;

8시 겨우 넘었는데 아침부터 햇빛이 쨍쨍하다.
게이한 전차를 타러 가는 10분여 동안 문을 연 밥집이 없어서(-_-) 아침을 굶은 채로 우지로 고고씽.
가는 동안 도시락 가게라도 있겠거니 했지만.. -_-;;


우지의 관광 지도는 국내 간사이 프로모션 등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교토역에도 안보였고. -_-; 우지역에 내려서 집어왔음.


우지에 도착하자마자 "녹차"소바 정식으로 아침식사.
국물에 메추라기알(날거!)을 주는 것도 신기했다.
사실은 메뉴에 겐지 로망 정식 (녹차소바와 녹차 당고 세트; )이 있어서 그걸 골라야 할 기분이 심하게 들었지만...


여기저기 관광객 투성이인 교토와는 달리 정말 조용하고 한산한 우지의 거리.
오전 일찍인 탓도 있었겠지만 ^^;

하지만 정말 미친듯한 햇빛이었다. -_-; 길에 그늘이 아예 없어!
모자쓰고 양산쓰고 손수건으로 쉼없이 땀 닦고...


세계 문화유산 우지가미 신사.
한적하고 조그마한 신사. ^^;
이런곳이 세계 문화유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하다.


찾아보니 본전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사건축이라고...
이끼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지붕을 가득 덮고 있다.

왼쪽에 작게 보이는 건물은 "우지 7대 명수" 중 아직도 물이 솟아나는 유일하게 남은 우물이라고.


돌아나오다가 입구 부근에서 만난 화려한 색의 도마뱀


우지가미 신사 근처에 있는 우지신사의 부적.
규모도 우지신사가 더 큰가 싶기도 하고...

우지는 겐지모노가타리와 관련깊은 곳이라서, 겐지 관련 이런저런 상품들이 많다.
교토 여행 중 뽑은 오미쿠지 중에서 가장 예뻤던 우지신사의 겐지 오미쿠지(300엔)


우지천을 건너면 뵤도인이 있다. 강변에 있는 겐지모노가타리 동상.
(이 동상 옆에선 아주머니 두분이 느긋하게 흡연하고 계셨다;; )


구름한점없이(-_-) 맑은 날.
우지천의 명물인 가마우지 낚시를 하기 위한 배들이 늘어서 있다.


강 건너의 우지 관광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이호안. 다도 자원봉사자들의 시연을 볼 수 있다.


여러명 앉혀놓고 시범을 보이나 했더니,
한 팀씩 다실에 초대해서 (앞 팀이 진행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림) 처음부터 기다린다.
우리 앞은 한 분, 우리는 우리 둘이서 들어갔다.

아주머니 한 분과 좀더 젊은 여자분이 기모노를 입고 다도를 시연.
여행 전에 다행히도 "리큐에게 물어봐"를 읽은 덕분에 소품의 의미나 순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고 있어서 설명 듣기도, 이해하기도 쉬웠다!
이것저것 자꾸 물어보니까 시연하시는 분도 이런 저런 설명을 더 해주신 듯. ^^;
사진은 다 마신 후의 모습.

- 도코노마의 꽃은 다실 내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신경쓰는 것 중 하나라는 것
- 현재 장식되어 있는 꽃병의 아래쪽은 벌레를 넣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라고.
   (가을전용. 다만 이 날은 바깥의 벌레소리로 대체하기로 하고, 들어있지 않다고...)
- 도코노마를 바라보고 왼쪽이 주인(대접하는 쪽), 오른쪽이 손님
- 도코노마 가까운 자리일수록 상석. 네모난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건 재떨이로,
  1. 상석을 의미
  2. 담배를 피울 정도로 "편안하게 즐겨 주시라"는 의미
  (물론 옛날엔 담배도 태웠지만, 현대의 다도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고 한다. ^^; )
- 차를 마시기전에 나오는 과자는 차의 쓴맛을 중화하기 위한 것. 차를 마시면서가 아니라 마시기 전에 먹는 거라고.
  (무리해서 다 먹을 필요는 없어요~라고 했지만, 친구가 먹다 남겼더니 다 먹을 때까지 저 접시를 치우지 않았다. -_-; 친구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결국 끝까지 먹었다능...)
- 차를 덜어 담는 도구는 대나무로 만든 것. (이게 리큐가 시초)
- 차 끓이는 곳과 거리가 머니까 자세히 보라고 찻잔을 치운 후에 가져다 준 차통.

백차부터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약식이어서 몇 가지 생략한듯 하다. 무릎꿇고 앉으니까 "편하게 앉아도 되요~" 하는 걸 한번 제대로 폼이라도 잡아보려고 무릎을 꿇었더니 끝나고 나서는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다능 OTL

게다가 다 끝난 줄 알고 다리 저려서 뻗고 주무르고 있는걸 작별인사하러 다시 나오신 아주머니한테 들켜서 챙피했다능 ㅠ.ㅠ


다이호안에서 쭉 걸어가면 뵤도인을 만날 수 있다.
여전히 미친듯히 내리쬐는 햇빛 -_-
보됴인 내에 들어가는 건 당연히 입장료가 있지만, 내부 건물인 봉황당에 들어가는 것도 입장료가 따로 있는데다가 시간 맞춰 들어가야 한다. -_-;;
입장 시간이 될 때까지 대기하기 위한 의자.


봉황당 티켓 너무 이쁨 >.<
구름을 타고 있는 천녀들에 둘러싸인 커다란 아미타불이 놓이 있고,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일본어 -_-; )

니조성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은 세계문화유산이나 국보 내부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줘서 너무 좋은 듯! 건물 밖에서 보는 것과 내부를 직접 걸어보는 것과는 정말 차이가 있다.

아미타당은 단일 건물이지만, 니조성의 복도라든가, 닌나지 내부를 걸어본다든가... 료안지의 실내에서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든가 (원래 건물 안에서 감상할 용도로 만든 정원이니) 그런 체험들이 너무 소중했다.


10엔짜리 동전에 등장하는 뵤도인의 자태.
여행내내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물에비친 건물 사진들이 많음;;

뵤도인 정원을 빙 둘러 걸으면, 마지막 들르는 곳이 뮤지엄인데, 몇시간 만에 에어컨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나중에 생각했지만, 그나마 여행초기에 우지+나라를 들렀던 게 정답이었던 듯 하다. 점점 지쳐가기 시작. -_-;;

나라로 가려면 JR을 타야 하니까 JR 우지역 근처의 유명한 녹차 전문점 "나카무라 토키치 혼텐"에서 점심식사를 하면 되겠다! 하고 생각하고 걸어갔는데...

지도로 확인했을 때는 그리 멀지 않아 보였는데 어찌나 멀던지! 아무데서나 점심 먹을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으나 오기가 생겨서 (이게 문제-_-) 거의 탈진 상태로 도착.


런치세트인 말차소바 정식.
(말차소바, 말차 후리가께가 뿌려진 밥, 말차 젤리)
일본에서 밥과 면이 함께 나오는 정식을 먹을 때 당황한 게, 우리나라에서 우동정식 하면 보통 1/2사이즈의 미니우동과 작은 사이즈 밥이 나오지 않나? 여기는 둘 다 일인분이야! -_-; 국수 한그릇, 밥 한그릇;;;;;
먹고나면 배불러서 괴로울 정도... (내가 적게 먹는 편이 절대 아닌데; )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JR!


환승역에 있던 자판기. 수십종류의 커피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던 커피;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