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9. 23:08

밤새 눈이 얇게 쌓였다. 

교토 부근은 눈이 내리기는 해도 쌓이는 일이 매우 드물다고. 
모처럼 눈이 쌓였으니, 여름에 한 번 다녀왔지만 다시 한 번 겨울의 우지를 방문하는 게 어떻냐고. 우지는 너무 좋은 곳이니까~ 라고 주인 아저씨가 권하셔서 오늘의 목적지를 우지로 결정.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아무 일정도 안 잡고 그날그날 내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

숙소 앞의 동백에도 눈이 살짝 쌓였다.

교토, 우지, 나라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의 하나가 예쁜 하수구 뚜껑. 
저런 사소한데 예쁜 것들이 도시에 너무 자연스레 녹아 있다. 

둥근 하수구 뚜껑에도 예쁜 단풍이 새겨져 있다.

여전히 조용하고 한적한 우지가미 신사. 부적을 파는 신관 아저씨들도 손님 신경안쓰고 노닥노닥 잡담 삼매경.

입구의 작은 돌다리도 여전히 이쁘다.

우지 7대 명수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솟아나는 샘이라지만,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

신사 지붕에도 눈이... 

부적을 뽑아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패스. 강을 건너 뵤도인 쪽으로. 
아침을 걸렸더니 배가 고팠는데... 유명하다는 수타 소바집은 11시가 넘도록 문을 안연다 OTL 
소바 거리에서 혼자 문을 열고 있던 가게로 들어가서, 추우니까 따뜻한 걸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오차 니신 소바 (녹차 청어 국수)"를 추천.

헉... 궁금하긴 했지만 겁났어;;; 음... 그치만 얼마전에 읽은 하루키 책에서도 나왔었고... 인연인 셈 치고 주문;; 

......(당연하겠지만) 정말로 청어 하나가 국수에 딱하니 들어가 있어!!! 
일단 시각적으로 충격. 게다가 생선이 정말 맛없게 생겼음 -_-; 솔직히;;; 색도 거무스름해서 반쯤은 썩은 것처럼 보였다. -_-; 약 5초간 후회하고...

면이랑 생선이랑 함께 먹는 건가요? 하니 따로 먹든 같이 먹든 맘대로 먹으면 된다고;;

불안해하면서 한 젓가락 집었는데... 

어라? 의외로 안 비렸다!! 생선은 오히려 달다구리 한 편이고, 소바국물 때문에 짭쪼름하고... 
생각 외로 맛있게 먹은 데다가, 심지어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가게 주인 아줌마가 자기네 가게는 비린내 안난다고 무지 자랑을~ ㅎㅎ)

군데 군데 눈이 쌓여 있어 예쁜 우지 거리를 걷다가, 
다이호안 들러서 녹차 한 잔 마시고, 느긋하게 산책. 
차를 내어 주던 다도회 분도 "우지는 눈이 일년에 한두번밖에 안쌓여요"라고 하는 걸 보면 정말 드문 날씨였던 듯. 

뵤도인은 관광객들이 많아서 패스; 하고 우지역 쪽으로.

녹차(와 녹차를 이용한 음식)로 유명한 나카무라토키치혼텐에 들렀으나...
아니 여긴 식사시간도 아닌데 대기가 10팀이 넘어 OTL

대기자 명단에 이름 쓰고 기다리다가, 혼자 기다리기 심심하고 배도 별로 안고프고 해서 포기.
입구 부근에 히나 장식을 해 뒀길래 인형 사진만 살짝 찍었다. ^^

조금만 돌아다니려 했으나 내 걸음이 너무 빨랐던지 1시쯤밖에 안되었길래, 후시미 이나리나 나라를 다시 갈까... 고민하다가 이전 일정에서 빠졌던 도다이지로 경로를 결정.  JR을 타고 교토 방면으로 이동~!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