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1. 12:17

란덴 아라시야마역은 작지만, 역 구내에 상점가가 가득하다. 각종 먹을 것부터 기념품까지~~


유명한 교토의 야채로 만든 교야사이 주스!
맛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한 량짜리 란덴 차량.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


이벤트 기간인지 의미가 있는건지는 끝까지 알 수 없었지만,
차량 내부에 일본의 요괴들이 가득가득 장식되어 있었다. (심지어 기차 바깥쪽은 게게게 기타로의 포스터가!)


시골 간이역같은 오무로 닌나지 역.
역을 나오면 바로 닌나지가 보인다.


구름이 저렇게나 많은데 미칠듯이 햇빛이 내리쬐는 닌나지의 정원... -_-;;

전체 여행 일정 중에, 이 날의 닌나지-료안지-금각사 코스가 가장 힘들었다.
가장 더운 날이었고, 이동도 많았고, 무엇보다... 경내에 그늘이 거의 없어!!!!!


닌나지 입구에서 직진하면 본당으로 갈 수 있고, 왼쪽으로 살짝 들어가면 예전 황실 정원이었던 건물이 나온다. (입장료는 당연히 별도!!)
황실의 숙소답게, 맹장지의 금박그림들도 참 아름답다. 입구는 화려하지 않아보이지만 방을 들여다보면 그 화려한 장식들에 기가 질릴 정도. 사방이 모두 번쩍번쩍한 금박 맹장지에 화려한 그림들.


역시 길고 예쁜 나무복도와 시원하게 작은 정원들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
중간중간 정원 정면의 대청(?)마루에서는 사람들이 다들 걸터앉아 더위를 식히고 수다를 떨고 하고 있었다.
외국인보다 일본인 비율이 월등히 높은 듯.


건물내부에서 보는 정원. 작은 다리, 작은 연못... 정말 아기자기하다.


황실 정원을 나아서, 본당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길. 그늘, 그늘이 필요해!!


건물 내부 말고도, 벽을 따라서도 예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야말로 한뼘의 빈틈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한...
정문 근처의 연못에는 수련이 가득.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덥다.....

닌나지를 나와서 넋놓고 기다리다 보면 료안지행 버스가 온다.
우리도, 다른 관광객들도 모두 지쳐서 햇빛만 피하려고 이리저리...
다리가 너무 피곤해서 돌층계라도 앉고 싶었으나, 어찌나 뜨겁게 달궈졌는지 엉덩이를 댈 수도 없다. ;;

이 길을 걸어갔다는 사람도 있던데... 무리무리 ;;;


암석정원으로 유명한 료안지의 주 정원.
15개의 높낮이가 다른 돌을 배치해서 "어디서 보든" 전체 15개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 했단다.
의미는 세상 모든것을 다 가질수 없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를 읽다보면 고양이 화장실 청소를 하는 지인이 "료안지의 정원을 관리하는 마음으로" 청소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료안지를 다녀오고 나서는 나도 두유 화장실을 청소할 때 "이놈의 냥이 시키! 왤케 감자는 캐기 힘들게 만들어놓고 맛동산은 미친듯이 파묻어 놓는거야?" 하던 마음을 정리하고 "료안지의 정원처럼" 경건하게 모래를 고르도록 노력하고 있다. (노력만 하고 있다. -_-;; )

15개의 돌은 "저기 뭐가 있는지" 미리 알고 봐도 희미하게 느껴질 뿐, 다른 돌의 그림자에 가려서, 또는 교묘히 옆의 돌과 같은 것처럼 보여서 자기 몸을 숨기고 있다.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전체 구성은 이런 모양. 입구에 모형이 놓여져 있길래, 아 미리 구도를 파악하고 가라는 건가? 하고 생각했으나...
"눈이 부자유한 분들을 위한 모형입니다. 다른 분들은 만지지 말아주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아래쪽에는 점자 설명이.
자상해! 자상해! 이런게 올바른 건데!!


암석정원이 유명하지만, 뒤쪽으로 돌아서 나오면 나무가 우거진 일반(?) 정원 산책로도 있다.
위쪽에만 잎이 나고 줄기는 매끈한 저 나무가 교토에서 자주 보이던데... (기요미즈데라에서 눈에 확 띌만큼 큰 나무들도 그랬고.) 대체 무슨 나무일까나


더운 날씨 탓인지 입구에 물을 뿌려 놓았다.

가게의 입구에 물을 뿌려 놓는 것은 "이제 장사 준비가 되었습니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절은 그건 아니겠지? (게다가 한낮이었고.) 먼지나 더위에 대한 것인 듯.

그리고 다시 땡볕에서 기다리다가 (닌나지-료안지-금각사로 가는 길이 정말! 그늘이 없어! 게다가 버스도 띄엄띄엄와! 그리고 주요 관광지라서 사람은 많아!!!) 금각사로~!!!

사람이 많다고 해도 확실히 타이밍은 좋은 것 같다.
나라 도다이지 때도 그랬고, 아라시야마의 니노미야 신사 때도 그랬지만, 들어갈 땐 복작복작 하다가도 어느새 사람들이 사라지고 우리들만 있다. 모모에서 거북 카시오페아가 인도하는 길 같은 기분 :) 어느새 사람들과 멀어지는.


쨍쨍한 하늘 덕분에 소개 책자에 나오는 것처럼 찍힌 금각사. 정말 금빛이 번쩍번쩍.
여기는 사진을 찍는 "spot"이고, 저 연못뒤로 관람로가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관람로여도 1m 이상 떨어져 있기에 저 금박을 만져볼 수는 없다능; (당연히 들어가지도 못함; 가끔 특별 공개기간이 있다고는 하는데...)


관람로 시작은 배 모양의 소나무 분재(?)로 시작.
팜플렛에도 한 면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다들 그냥 지나가고 있어;;;

연못 뒤편으로 이어지는 관람로는, 금각사 뒤편의 나즈막한 산까지 이어져 있다.
옛날 유명한 다도의 명인이 사용했다는 (다 쓰러져가는-_-) 다실이라든가, 차를 끓일 때 사용했다는 물이라든가... 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음.


출입금지(;;) 인 옛 다실.
다다미 석장 정도인 작은 사이즈의 다실이다.

금각사 자체는 아주 작지만, 뒤쪽 관람로까지 차분히 다니면 한시간 정도는 소요되는 듯. 교토의 관광지 당 최소한 한시간 이상의 관람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둘러보라는 게 이런 뜻이었나 싶다.

사실 금각사에서는 관람보다... 기념품 샵에서 더 시간을 쏟은 것 같다;

교토 여행 중 들른 (관광지 내) 기념품샵 중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이고, 기념품 종류는 가장 다양했던 듯! 한참을 못헤어났다;


가장 신기했던 입술연지. 옛 게이샤의 화장품 만드는 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물을 칠한 붓을 조개 안쪽에 발려 있는 염료에 묻힌 후 입술에 그리면 붉은 색이 나타난다. 완전 신기!!!

이거 말고 사실은... 겐지 모노가타리 그림병풍이 너무 예뻤는데, 23만엔이었던가.. OTL


금각사와 가까운 기타노텐만구 신사.
신사는 24시간 오픈이니까 시간이 좀 늦어도 괜찮겠지~ 했으나...
6시가 넘으면 알바생(그러니까 무녀라든가 부적파는 무녀라든가 무녀라든가;;)이 전부 퇴근 OTL

쓸쓸하게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만족. 공부 부적이 있대서 일부러 사러 간 거였는데. 흑;

기타노 텐만구 뒤쪽으로 가서 길을 잃은 줄 알았다가 -_-; 우연히 못찾을 줄 알았던 똑딱이 지갑도 사고 (가마구치 전문점 마츠히로!! ) 지도를 보면서 여기가 어딘가요? 하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묻기도 하고 -_-; 겨우겨우 정류장을 찾아서 버스 아저씨한테 "구마노 진자 마에 여기서 가는 거 맞아요?" 했더니 "길건너서 타세요!" 라고 ;; (교토의 주요 버스는 순환선이라 헷갈린다; )

그래서 또 헤맨 끝에 겨우 도착. 슬슬 에너지 고갈 시기도 되었고 해서 완전 진이 빠졌다.
저녁 먹을 가게도 찾기 귀찮아서 숙소 옆 철판구이 가게로...

배고픈데 힘들어서 식욕도 없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냄새를 맡으니 금방 다시 배고파지는 단순한 인생들;


교토에서 마신 술은 (맥주 빼고는) 무조건 추천해 주세요! 로.. 고구마 소주 (얼음을 넣어서 록으로)


김치를 좋아한다는 주인 아저씨의 계란말이. (하지만 한국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고 쭉 교토에서 살았다고...)


생강이 새침하게 앉아있다.


버섯과 마늘 볶음


고기님! 주사위 스테이크 고기님! 맛있었다! 맛있었다! 양념 찍어먹지 않으면 간도 적당. (그러니까 교토는 다 짜다니까;;)


여기서도 "교토에 오면 뭐 먹어야 함?" 하고 물었더니 고민하다가 추천해 주신 무언가 -_-;;
밥으로 만든 오꼬노미 비스무레한 거에 면도 올리고 소스 붓고 어쩌구 해서 만든 것; 이것도 맛있음;;


이번에 일본주 추천해 주세요! 교토한정은 없나요? 라고 했더니 교토 한정은 없고... 나마(생)로 마셔보라고 추천받은것. 왼쪽은 술안마시는(ㅠ.ㅠ) 친구의 우롱차.

배부르게 먹고 남은 건 싸와서...
게스트하우스 홀에 펼쳐놓고, 먹다 남은 매실주도 꺼내와서 홀에 있는 사람들과 또 드세요~ 놀이;;

혼자 여행왔다는 일본인 아가씨와 덥다는 이야길 하고 있었더니,
카운터 스탭이 나갔다 들어오면서 덥다는 이야길 듣고, "더워요? 일본?" 하고 물었다.
둘이 입을 합쳐 "아니요, 교~토!!"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