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0. 20:20

왜관수도원의 현신부님께서 알려 주신 곳.

"서울에도 우리 수도원 분원이 있어요. 잠실 말고..."


요셉수도원은 왜관수도원의 분원으로, 남양주에 있다. 넓은 배 밭이 있고, 마침 배꽃이 필 철이라기에 방문.

그러고 보니, 배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태릉쪽이라길래 지하철로 갈 수 있나? 했는데 주소를 보니 남양주. 태릉입구 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10여분 더 들어가서, 불암산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10여분을 더 걸어야 한다.


수도원 뒤쪽으로는 불암사가 있고, 그 외 근처에 각종 기도원(;;;)등이 있고, 교도소도 있다고 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드넓은 배 밭. 배나무도 꽃이 먼저 피는구나...



요셉수도원은, 베네딕도회의 수도원이 일반적으로 지역명을 따라 짓는 것과 달리 (왜관수도원, 화순수도원 등) 수호성인의 이름이 수도원의 이름이 된 독특한 케이스라고. 수도원 부지는 옛별장지라고 한다. 


배 밭 사이로 난 길을 한참 따라가다 보면, "과연 별장스럽구나!" 싶게 감탄이 나오도록 예쁜 오솔길이 성당으로 향하는 길. 배꽃 말고도 각종 꽃들이 환하게 피어 아름답다.



어라, 가톨릭 건물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석상이! 옛 별장터의 흔적일까?



성당으로 향하는 계단. 성당 뒤쪽에는 수도자들의 생활공간이 있다. 



나즈막한 단층 건물. 하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을 벗는 현관이 나오고, 안쪽이 성당이다.


아침, 낮, 저녁 기도 외에, 3시경/9시경 기도도 함께 참석할 수 있다.



성당은 좌식! 

좌식 성당은 처음 봤다. 오른쪽 구석의 성모상도 한복차림. ^^



가운데쯤의 바닥에 그어진 선이 가대 역할을 한다. 

좌탁과 방석이 놓인 수도자석. (방석옆에는 무릎을 꿇을 때 사용하는 낮은 기도의자가 놓여 있기도 한다.)


창문도 활짝. 유리창에, 가운데는 작게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들어가 있음에도

방석과 창문살이 동양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수도자들의 공간은 봉쇄구역. 적당히 허술한 싸립문과 그림이 그려진 표지판이 귀엽다.



성당 앞 뜰 주변으로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두번째 방문했을 때 안내수사님이 알려주신 "미스킴 라일락"



길게 뻗은 가지들마다 가득가득 꽃이 피어, 배꽃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다. 



수도원 입구에서 들어오는 길과는 직각으로, 그러니까 성당 반대쪽으로 가면 피정을 위한 평화집을 만날 수 있다.



개인실에만 하룻밤 묵어봤는데, 개인실도 좌식!

요/이불, 그리고 좌식책상이 있다. 방 별로 샤워실도 딸려 있고...

왜관수도원에서는 식사가 제공되지만 여기는 식사를 알아서 준비해야 된다;; 

공동부엌의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컵라면이 잔뜩;; 아니 왜 컵라면을 냉장고에;; 아니 그것보다도 왜 피정까지 와서 라면을;;; 근데 밥해먹기 귀찮기는 할거야 OTL


주변환경 덕분(?)에, 새벽기도(04:50) 때는 은은하게 목탁 소리가 들리고(;;;) 저녁미사(17:30) 때는 교도소의 나팔소리와 애국가가 들린다는 게 작은(;;) 흠??


(사실 본가 근처에도 교도소가 있어서 기상나팔;;소리는 자주 들었기 때문에 익숙한 소리이기도 했지만;;)


배를 수확할 때 쯤,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마음이 혼란하고 잡스러울 때, 또 기도를 들으러 가고 싶기도 하고. 

성무일도와 그레고리안 찬트 음반 구매도 고민중.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