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 04:58

피정을 위해 수도원에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숙소, 손님의 집.


개인/단체, 혹은 다른 행사 등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꽤나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경상지역 뿐 아니라 서울 쪽에서 당일 일정으로 방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예약은 전화로 했으나, 방 안내 같은 것도 전혀 없어서 조금 당황... 1인실~다인실이 있다는데 대체 어딜 배정해 주는 거지?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개인피정은 일단 룸이 있으면 1인실을 기본으로 배정해 주는 듯. 


오래된 건물임이 티나는 구식 이중창. 창 밖으로 본관 건물이 보인다. 목조건물이라 삐걱거리는 소리도 나고, 방마다 딸려 있는 화장실에서 물내리는 소리도 무지 크게 울린다.




면벽수련 하는 기분의 1인용 책상(위에 놓여있는 건 일과표)과 시트커버가 씌워져 있는 침대.


어머 낡았네? 와 어머 엄청 깔끔하네? 두 가지가 같은 정도로 느껴지는 단정한 방이다. 


3박 4일 내내,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아침기도 -> 아침미사 -> 아침식사, 낮기도 -> 점심식사, 저녁기도 -> 저녁식사 -> 끝기도" 일정의 반복. 기도와 미사는 물론, 식사마저도 필수 사항이 아니다. 


주말 방문 손님이 많은 덕분에, 식사는 최소 4인~ 200인 이상;;;까지 함께 참여해 봤다. 주말만 아니면 10인 이내 단촐하게 식사가 가능할 듯. (아, 성삼일이나 성탄 등 이벤트 시기도 빼고;;)

식사는 수사님들과 별도로 손님용의 테이블이 차려진다. 아침은 빵과 소세지, 점심/저녁은 주로 한식으로. 



손님의 집 내에도 작은 기도실이 있다. 


말로만 듣던 그레고리안 성가를 여기 왜관수도원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내가 상상하던 "노래"가 아니었다. 

아침/낮/저녁/끝기도 모두 찬미가와 시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노래"였고. 


성무일도/안티포날레 등 처음 대하는 책들을 보고 헤매고, 

(분명히 적혀있는 순서대로 보는데 어딜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든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든지;; 언제 일어서고 언제 앉고 언제 무릎 꿇고 언제 성호 긋는지 모르겠다든지;;)


처음보는 그레고리안 악보에 "이게 왜 악보야??" 생각하고, 

그냥 시편 적혀 있고 행마다 한 두 글자에 강조표시되어 있는 것 뿐인데 어떻게 이걸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신기하고...


하지만


일정한 운율로 읊는 기도(노래)는 아름답고 평온했다. 


* 듣자니, 베네딕도회가 전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른 수도회의 기도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왜관에 계시는 분들(봉쇄구역에서 생활하시는 수도자분들)은 약 70분 정도라고 한다. 

* 베네딕도회의 경우, 회 소속이어도 수도원마다 독립적이어서, 한 수도원에서 종신서원을 하면 일생을 그 수도원에서 보내게 된다고...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