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0. 12:35

일상에 지친다는 느낌이 들면 여행을 꿈꾸게 된다. 
일상에서 "떠나는"이라기보다는 "달아나는" 거라고 생각될 때도 있지만...

충동적으로 결정한 일본 여행.
편안히 쉬고 싶은게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전에 너무 좋았던 교토를 다시 가기로 결정. 숙소도 전에 방문했던 구레타케안으로(별 고민 없이)... 

"하필" 일본이라서 동행도 구할 수 없었다. (후쿠시마  때문에 ㅠ.ㅠ)
하지만 목적 자체가 휴식이었기에, 언어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는 않아서 혼자서라도 가기로.

결국 처음으로 한 홀로여행이 되었다.


"올해는 가열차게 여행을 다니고 말 테닷!" 하는 마음으로 지른 PP카드로 김포공항 라운지에서...

왕복 비행기표와 숙소예약만 하고서는 다른 일정은 아무것도 잡지 않고 출발. "휴식이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때때로, 교토" 책 한권만 달랑 들고 갔다.

라운지에서 서너번 열심히 접시를 비우고는...


기내식(아시아나)까지 열심히 먹는 먹성을 발휘;;; 

여기서 간사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좋았으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JR 웨스트패스 3일권을 구매하고 (느긋하게) JR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15분만 더 빨리 움직였어도 아무 일이 없었을 것을 ㅠ.ㅠ

앞차가 떠난지 얼마 안되는 터라 한가한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방송이 나온다.

"방금, JR 오사카행 선로에서 인사사고가 발생하여 기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엥??? 왜 하필 지금 ㅠ.ㅠ
아니 이런 말 하면 안되는 건 알지만... 정말 "왜 하필"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규 

조금 있다가 다시 안내방송이 나온다.

"인사사고 관계로 기차가 움직일 수 없으니, 승객들께서는 난카이선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술렁술렁하더니 하나둘 씩 위층 개찰구로 올라가서 환불받고 다른 노선으로 움직이기 시작...


하지만 난!!! JR 웨스트 3일권!!!!을 샀단 말이닷! 환불하기 싫단 말이닷!!
교토(...사실은 후시미)까지 가야 한단 말이닷!!! JR로 가는게 젤 낫단 말이닷!!! ㅠ.ㅠ 


역무원에게 처리가 얼마쯤 걸릴까요, 물었더니 잘 모르겠지만 한시간쯤 이란다.
음... JR 하루카는 특급이니까 일반 기차로 움직이기보다는 한시간 기다리는 게 낫겠어, 판단하고
매점에서 맥주 한캔(;;) 사서 책 읽으면서 기다리기 시작.

한시간 후쯤 역무원이 온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은데 차라리 리무진 버스를 타는 게 어떻습니까?"

 "......JR패스를 이미 구입한데다가 시간은 있으니까요. (게다가 교토역보다 더 가야 하고) "

어지간히 환승 귀찮은 곳에 가시는 건지 나 말고 다른 여자분도 한 분 계셔서 그분이랑 잡담하다가 (독일에서 여행하고 오시는 길이라고 ㅠ.ㅠ 부럽...) 30분 쯤 후 다시 역무원이.

"하루카는 아직이지만 오사카까지 가는 급행이 준비되었으니, 저걸 타고 환승 하는게 어떤가요?"

하루카가 출발하려면 한시간 이상 더 걸리고... 음... 급행이라도 탈까, 하고 탔으나...ㅠ.


 처음 보는 역을 (오사카에 한번도 안가봤으니 당연 ㅠ ㅠ) 몇개씩 지나치고 환승 플랫폼에서 헤매면서, 
간사이공항역 -> 오사카역 (환승: JR 교토선) -> 교토역 (환승: JR 나라선) 을 거쳐 드디어 목적지인 모모야마 역에 도착. 중간에 계단과 육교까지 있었다규! ㅠ.ㅠ

교통비 좀 아껴보려고 JR 패스로만 버틸 수 있겠지~ 생각했던 게 시작이 거창하게 꼬여버렸다.
게다가 시계를 보니...

젠장, 기다렸다가 하루카 다음 거 탈걸! ㅠ.ㅠ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