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6. 16:21


와라쿠안에서의 마지막날. 여전히 새벽에 깨다. -_-;;


마지막 밤 묵은 디럭스 룸은, 1층의 거실과 마주보고 있다. 그래서 창에는 커다란 파티션이...
방이 넓어서 좋긴 한데,
사실은 트윈, 더블, 디럭스 중에서 의외로 트윈룸이 가장 좋았던 게...
디럭스 룸은 여름엔 문을 열어둘 수밖에 없어서 (에어컨이 없으니 닫으면 덥다 -_-) 거실이 다 보인다는 거. 즉, 거실에서도 이 방이 다 보인다는 거다. -_-;; 발과 파티션으로 가려둘 수는 있지만, 그러면 정원을 볼 수 있다는 특전이 사라진다능! ㅠ.ㅠ
(덧붙여 겨울에는 추워서 정원을 즐기기가 어렵다능!!)


디럭스 룸 마루(?)에서 보이는 정원 건너편의 거실. (거실에서도 저정도로 디럭스 룸이 보인다는 말;;)

거실에서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떠드는 경우도 있고~ 해서 와라쿠안에 머무를 거라면 2층 트윈룸(정원 방향)을 가장 강추!!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기고 오하라로 출발했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같은 번호라서 좀 헤맸지만;; 무사히 오하라 행 버스 탑승~!


그리고 도착한 오하라.
교토 중심가의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서늘한 산골 마을이다.


오하라 마을은 시소의 마을, 시바즈케의 마을.
간판제공(;;)인 시바큐의 아이스큐리는 이전에 기요미즈에서 한번 데어서;; 이번엔 아이스나스(가지)를 먹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짜! 이것도 절임이었어! OTL

여긴 왜 다 짠거야~ 흑흑 하면서 산젠인으로.


정원 한구석의 물이 흘러 나오는 곳.


숲 정원이라고 해야 하나, 자그마한 일본식 정원보다, 숲길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키 큰 나무들과,


연못에는 토실토실한 잉어들이...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그쪽으로 몰려드는 포토제닉 잉어들 -_-;)


모퉁이를 돌면 또 커다란 나무들이.


산젠인 숲길을 따라 가다 보면 무료로 제공하는 금박띄운(;;) 시소차.
(산젠인 한정!!품이라고 전시해 놓고 파는 것 중 시음용으로 제공하는 것. 한정에 넘어가서 금박섞인 녹차를 구입;)


정원이라기보다는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다.
친구는 이번 교토여행의 코스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


산젠인을 나와 호센인으로 가는 길. 산젠인 앞까지 번잡했던 상가가 뚝 끊겼다.


작은 돌계단을 지나서 호센인 매표소가 있다. (정문 부근 공사중 인 듯;;)


액자 정원으로 유명하다는 호센인. 건물 바깥도 예쁘다.
찬란한 햇빛 덕분에 더욱 반짝반짝해 보인다.


호센인 내부의 다실 (사용하는 용도가 아닌 전시용인 듯)
이로리를 처음 봐서 신기~!

이번 교토여행이 도움이 되었던 책 중의 하나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리큐에게 물어봐".
다실이나 차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리큐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공부하려던 의도로 읽은 것 아니었는데도 기억에 꽤 남아 있어서, 여행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능!

역시 책은 일단 뭐든지 읽고 봐야~! (아닌가? ;;)


다실의 정면 뿐만 아니라 옆면에도 낮은 창이 있어서 밖을 감상할 수 있다.
정말로 손바닥만한 정원.


입장권에 차 티켓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메인 룸에서 차를 대접받을 수 있다.


창밖을 향해 자리를 잡고 앉으면 말차와 화과자를...
기모노를 입은 여자분이 무릎꿇고 인사하고, 정중하게 가져다 준다.


액자정원이라는 이름다운 정면. (저 소나무가 후지산을 닮았다고 유명한 소나무라고; )


옆면으로 보이는 모습도 시원시원하다.

한가한 시간에 책 한권 집어들고 뒹굴뒹굴 하고 싶은 시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어도 좋다.


친구 말하길, "다른 정원이나 건물은 이쁘다, 대단하다 싶기는 해도 부럽지는 않았는데, 여긴 정말 부럽다. 이런 데서 이런 여유를 보며 살고 싶어~!" 라고.


건물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입구에서 만나는 작은 폭포 (...라고 해도 50cm정도나 되려나? ;; )


여기에도 있는 바깥정원의 코게츠다이;;


호센인을 나와 관광객 용 길이 아닌, 정말 시골 뒷길 같은 조용한 길을 걷다가 만난 오하라온나.


그리고 점심은 냉소바로~!
여전히 소바도 1인분, 밥도 1인분. 합계 2인분은 되는 듯한 밥상;


종점인 오하라 버스 터미널에서 교토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일본인이 질서를 잘 지킨다기 보다는... 잘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규제를 엄청 심하게 하는 게 아닐까? 어느 관광지에 가도 순로가 질릴만큼 자세히 표시되어 있고, 여기서부터는 나가지 말아주세요 하는 표지판도 여기저기 있고...

음, 그러고 보니 울나라도 잔디에 들어가지 마세요, 라든가 잔뜩 있지만 사람들이 무시하는구나 -_-;;


여행 초기에는 모자를 쓰고 다녔었는데...
땀때문에 모자도 덥다. -_-;; 바람이 안 부는 날은 양산이 최고!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과학적인(!) 교토의 버스 정류장 안내판.
디지털은 wifi등으로 신호 받아서 바뀌는 건 알겠는데...아무리 봐도 수동같은 저 시스템은 어떻게 신호를 받아서 움직이는 걸까? -_-;;

숙소에 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고, 마지막 코스인 후시미이나리 신사를 거쳐 하룻밤만 묵을 구레타케안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하라를 일정 느긋한 날 오전으로 잡아서 다행. 반나절 코스로 추천이었지만, 그보다 좀 더 오래 느긋하게 머물러도 아깝지 않은 곳이다. (하루 정도 잡아도 좋겠지만 가난한 여행자는 일정내에 여기저기 가고 싶어서 그만 ^^;)

오하라가 그토록 시원했던 걸 보면 산쪽은 다들 시원한지도.. (나름 북쪽이라 그랬을까?)
전날 기부네에 다녀왔다는 일본인 청년도 "기부네는 시원하더라"고 하던데.

더운 여름날 교토여행이라면 중간에 하루씩 기부네와 오하라의 선선함을 즐겨도 좋을 듯.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