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10 부부탐정 - 애거서 크리스티 3
2008. 9. 10. 09:25
* 이기원 옮김, 해문출판사 펴냄

예전엔 미스 마플을 수다스러운 할머니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이 들수록 마플양이 좋아진다. 많이 그리워서 y양을 졸라대어 책을 받았는데... 무려 20년 전의 책! 그 시절에 읽었던 것과 똑같은 책을 다시 읽게 된 셈이다. 여전히 번역은 엉망이지만 (사실 정당한 저작권으로 출판되었다고 생각되어지지도 않지만 -_-) 다시 읽어도 즐겁다.

덕분에 크리스티 전집을 구매할까 심각하게 고민중...
황금가지에서 새로 나오는 판본이 64권까지 나왔던데... -_-;;

마플 외에 더 만나고 싶은 작품이 없냐길래, 크리스티 작품중에서 가장 밝은 커플이 아닐까 싶은 토미와 터펜스 부부를 부탁했더니 부부탐정/운명의 문을 함께 보내주었다. 덕분에 정말 오랫만에 다시 만난 토미와 터펜스.

부부탐정은 발랄하고 유쾌하고 젊은 탐정 커플 토미와 터펜스가 나오는 단편집이다. 그들의 데뷔작인 비밀결사는... 분명히 제목하고, 처음에 둘이 만나는 장면은 기억나는데 그 이후가 기억이 안난다. -_-; (역시 크리스티 전집을 사서 읽어야 하려나? 하고 계속 지름신 합리화시키는 중)

토미와 터펜스가 모종의 임무로 탐정사무소를 맡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단편집인데, 연작 단편들 전체를 이어주는 큰 줄기가 있기는 하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매 단편, 토미와 터펜스의 탐정 코스프레 (혹은 탐정 페르소나 뒤집어쓰기)가 유쾌했다. :)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구석의 노인, 브라운 신부, 에르큘 포와로, 셜록 홈즈 등 갖가지 탐정인 체 하는 토미와, 그에 걸맞은 조수(여기자 부터 왓슨, 헤이스팅스 대령까지. 그리고 때로는 탐정역까지)로 맞장구쳐 주는 터펜스. 이전부터 알고 있던 탐정들이라, 굉장히 즐거웠다.

맡는 사건들도 가볍고 유쾌한 게 많고, 해결방식도 매우 활동적이라 즐겁게 읽은 책.

크리스티 여사님 최고~!

* 독자로서의 작가가 드러나는 다른 이야기들
- 십각관의 살인(아야츠지 유키토) : 아무리 봐도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가 떠오른다.
- 월광게임(아리스가와 아리스) : 부제인 "Y의 비극 88" 에서도 알 수 있듯이 퀸 빠돌이;
- 하드보일드 에그(이사카 코타로) : 필립 말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양쪽 모두에게 유쾌함을 전달해 주는 이야기

* 황금가지 판이 해문 판 크리스티 전집보다 책 질이나 번역이 확실히 나을 거는 같은데...
  에르큘 "푸아르"란다. 실제 발음이 어떻게 되건 내겐 "포와로"여서 , 꽤나 신경쓰인다. -_-;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