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5. 00:00
오마이뮤지컬에 가입한 지는 몇 달 되었는데, 글만 읽다가 처음으로 단관신청을 해 봤다. 마침 보려고 했던 작품이랑 시간이랑 둘 다 맞아서~

" 가족같은 오마뮤" 라던데 과연, 오래된 만큼 (2003년 클럽 개설) 회원들끼리의 친목이 대단한 듯. 처음으로 끼어 보는데 소외감이 들 정도더라. (그닥 신입회원 챙기는 분위기도 아니고) 이런 것 땜에 공연평들을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쓸 수 있었나 싶기도 하고 (이 부분이 오마뮤의 최대 매력)... 클럽이나 카페 운영자들을 볼 때마다 엄기준 홈의 운영자를 떠올리게 된다. 그 언니는 신입을 더 챙겨주는 분위기에, 절대 소외감 안 느끼게 배려하는 게 있었지. (역시 그 언니 팬질을 했어야 -_-;; )

그래서 단관 분위기는 포기하고, 어차피 p양이랑 둘만 가도 잘 놀기 땜에 뭐 상관은 없다. -_-; (사실은 혼자서 가도 잘 논다-_-)

씨어터 일은 미스터 피자 옆 건물의 지하 2층인데, 지하 1층 마트 계단을 지나면서 흠칫. 아니 마트 밑에 극장? -_-; 그래서 무지 작은 소극장이겠거니... 했는데...

입구에서부터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인사하더니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서 방문했을 때처럼) 꽤 긴 복도를 지나서 로비가 나오더라. 포토존이랑 오늘의 캐스팅 사진도 깔끔하고... 앉을 공간은 좀 적었지만. 객석을 보니 350석! 류정한씨가 씨어터일에서 공연할거라 그래서 어라, 저분도 소극장을? 생각했는데 350석짜리 소극장이라~ -_- 공연 시작 전 화장실에 갔는데 깔끔하기도 할 뿐더러 무려 비데! -_-; 깜짝 놀랐다. 이거 의외로 고급스런 이미지의 극장이었네.

씨어터일은 반원형의 극장. 그런데 무대는 정면을 보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가장자리쪽에서 보면 사각이 꽤 있을 것 같더라. 그리고 반원형의 극장은 뒤로 갈수록 음향이 퍼져서 음향조절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더군. 실제로 그날 음향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하고.. (난 다시 들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다 --; )

공연시작 전, 뒷자리에 앉아 있던 분들도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는지, 아니면 관련 직업 종사자인지, 조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몰래 듣는 것도 재밌더라~ ^^

막 대신 레이스 커튼을 쓴 무대도 참 예뻤다. 곳곳을 예쁘고 세심하게 꾸며놓아서 무대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되더라. 시간이 흐르면서 실제로 움직이는 시계도 좋았고. 정원도 조화를 꽂아 세심하게 꾸며뒀다. (이 무대를 보고 있으려니 베이비 무대가 생각나서 참 슬프더라. -_-; 그런 대형 회전벽 같은거 필요없이 그냥 이쁘게나 꾸며줄 것이지.. 레일 까는 돈 떼서 그냥 무대 뒷배경이라도 세웠으면 훨씬 나았겠더만 ㅠ.ㅠ)

페이스 오프는 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원작으로 했고, 반전이 무기인 뮤지컬~ 이라는 소개만 보고 갔는데,

희곡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반전이 넘치는 극이었을지 몰라도 요즘 내놓기에는 조금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있지 않나 싶다. -_-;
- 범죄의 재구성을 본 사람이라면 첫번째 트릭은 쉽게 유추할 수 있고
- 소영이 정당방위지만 증언은 못해주겠다, 고 할 때 다음 반전도 유추가 되며
- 앞서의 두개를 고려해 본다면 둘이 한 패라는 결론도 아주 쉽게 나오기 때문에 -_-;
요즘에 와서는 오히려 전형적인 속임수의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반전 (그러니까 나는 놈) 부분에서는 반전이 아니라 황당함을 느꼈는데, 오마뮤에 올라왔던 후기를 보고서야 이유를 깨달았다. 그 반전을 위한 "복선"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거다.

커튼콜때 박수를 치면서 쭈삣쭈삣 p양에게 하고 싶던 말은 "경찰인데 왜 빈총인지 아닌지도 몰라?" 였다. -_-;
그래서 마지막 반전이 불편했고, 황당했고, 마음에 안들었던 거지. (물론 계기도 캐릭터도 마음에 안 든다. -_-)

끝나고 배우 사인회도. 근데 이분들도 이름을 안 물어봐 주시는군 -_-; 귀찮은 걸까? 하기 싫은 걸 시켜서?
프로그램에는 OST 시디가 끼워져 있는데 노래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컨버팅도 계속 미루고 있는 중. 아아 귀찮아~ 더우니까 만사가 하기 싫어~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