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열혈만화를 볼 때는, 현실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스포츠도, 연기도. 그런데... 스포츠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관심이 없으니) ...
유리가면(배우), 내일의 왕님(극작/연출) 밖에 생각이 안나네. -_-;
PA (배우), 프라이드(노래-오페라), 골때리는 연극부(연극부), 또 하나의 그림자(연출?), 캣스트릿(배우) 등에서 소재로 쓰이기도 하지만 연극 자체가 메인으로 부각되었던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만화를 볼 때 꽤 자주 등장하는 소재 중의 하나가 연극이나 영화라서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떠올리려니 그렇게 많지는 않군. 그러고 보면 팜의 All star project도? -_-;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
나는 이러한 만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스포츠는 싫어하고 중계도 안보지만 스포츠 만화만은 좋아한다.플라이 하이(기계체조), 브레이크샷(나인볼), 저스트 고고(테니스), 에이스를 노려라(테니스) 등. 역전마라톤이나 경정, 경륜도...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고... -_-;
유 리가면을 보다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다니, 과연 만화?" 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홍역에 걸린 베스를 표현하겠다고 밤새 비를 맞는 멍청한 마야라든가, 물의 깨달음을 얻겠다고 세탁기에 손을 집어넣는 정신나간 아유미라든가, 겨울의 혹풍을 느껴보라고 냉동창고에 처넣는 쯔키가케의 미친짓이라든가... -_-;;
팬질을 하면서 느끼는 건, 그래도 니네들은 편한거야! 배역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되잖아!
사실 팬질이 무대만 보는 팬질이 아니라, 캐스팅, 페이-_-, 연습, 주변 사람들 이야기까지 듣다 보니 배역에 대한 고민보다 그 외적인 것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는지 실감하게 된다.
마 야가 아무리 배역에 대해 고민한다 해도, 공연 일주일 전까지 완성되지 않은 대본, 한달 전에 바뀌는 연출(연출의 방향성이 바뀌는 게 아니라 연출자가 아예 갈리는-_-), 페이를 안줘서 그만둔다고 하는 스탭들...은 없었잖아! -_-;
내일의 왕님에 나오는 사사야 유우가 아무리 고민해서 극을 쓰고 연출한다 해도, 일단 타고난 글쓰는 재능이 있었고, 믿어주는 이름있는 작/연출이 뒷배경에 있었으며, "연출이 안와요~" 라고 하소연하게 되는 배우라든가, 작가 의견과는 별개로 연출이 꼭 모래를 써야겠다고 한다든가, 연륜있는 배우가 작가의 극을 몽땅 바꿔놓는다든가, 하는 건 아니잖아~ (TV 드라마 부분에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래도 결국은 유우를 인정해주는 결말이었고)
작은 극단이라고 해도 항상 공연장은 꽉 찼고, (오픈런하는 공연장에 들어갔는데 열명 가량 앉아있는 그 썰렁함이란-_-;) 아님 평이라도 좋았잖니;;;
얼마 전이었던가?
오빠랑 연기 이야기 하다가... "뭐, 유리가면에 나오는 것처럼?" 하면서 웃었었는데
(그 말 꽤나 많이 들어봤던 것 같더라. -_-;;)
난 진심으로, "유리가면보다 현실이 더 만화같아요!" 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구. -_-;
무 대를 하나도 모르고 읽었을 때의 내일의 왕님과, 연출과 배우에 따라서 무대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보고 나서 읽은 내일의 왕님은 확실히 달랐다. 그리고 이거 너무 편하게 잘 풀리는 거 아냐~! 하고 절규하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평일임에도 끝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연극 만화를 더 찾아보고 있다. "꽃보다도 꽃처럼"은 반년동안 고민하던 건데 다음 주문에 추가하게 될 듯. -_- (일본정통연극 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