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독서취향은 원래 편협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읽는 책의 분량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장르소설 쪽에 다분히 치우쳐 있고, 인문 도서는 거의 읽지 않기도 하고.
그래도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이 밑바탕이 되어 다음 읽기에 도움을 준다.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은 만화와 소설에서 배웠다?)
" 내 이름은 빨강"은 "나는 죽어있다"로 시작하는 첫문장이 인상적이라고, 진즉부터 서평을 읽고 있었는데 올해 노벨상 수상작이라는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머나, 장르문학, 그러니까 추리소설에게 노벨문학상을? 그것도 제 3세계인 터키 작가에게?
문학상 수상작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어서 (적어도 나랑은 안 맞았다라거나-_-) 사서 읽은 적이 거의 없는데, 그래도 추리소설이라니까 궁금해져서 사봤다. 그런데...
첫장부터 난감함이. -_-;
영미쪽 이야기는 배경지식이 풍부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에도 익숙하니까 읽기가 편하다. 낯설어서 움찔 하는 경우도 드물고, 소재가 특이하다고 해도 이야기를 읽는 동안 쉽게 납득이 된다. 그러나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세 밀화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이슬람 방식의 화풍과 베네치아 화풍의 차이가 이해가 되겠느냐고. ㅠ.ㅠ 네이버 백과사전을 뒤져가며 세밀화가 대체 뭔지 찾아봤으나 내가 원하는 정도의 설명은 안 나와 있고. 세밀화가들이 나와서 화풍과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대체 "쉬린이 휘스레브의 그림을 보고 반하는 장면"이 어떤 그림인지, "쉬린이 목욕하는 것을 휘스레브가 훔쳐보는 장면"이 어떤 건지, 오스만 화풍의 전쟁 그림은 대체 어떻게 보여지는 건지... 그런 그림들이 상상조차 안되다 보니 읽기가 너무 어려웠다.
왜 베네치아풍의 원근법이 죄가 되는 건지도 책을 중반 이상 읽고 나서야 깨닫고... -_-; (그러나 아직도 "신의 시야"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단지 인간이 보고 느끼는 대로 그리는 것은 신의 섭리를 기만하는 거라는 정도밖에... -_-; )
이슬람에서는 성전에 그림이나 조각을 금지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반 책의 삽화까지 그리는 법이 있고, 그것도 책의 "장식"으로 인정되고서야 발달되었던 것이지 실제 그림 자체에 무게를 실어주지 않았다 등도 모두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들이어서, 반쯤은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책의 화자가 다양해서, (각 장 마다 화자가 바뀌는데 이야기꾼을 한명의 화자로 생각한다면 9명 정도가 등장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다양하니 10명 이상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끄는 셈이네) 시선을 바꿔가며 사건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초기 적응도 힘들다.
사실 샤, 술탄이 나오면 아라비안나이트의 세계 이상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말야.
지난 주말까지 해서 읽었는데, 조금 배경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아무래도 한번에 이해하는 건 무리야.
- 그리고 나서 일본책인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와 샤바케를 연속해 읽고 있는데... 이번엔 이런 일본요괴 이야기들이 너무나 친숙하게 나타나서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백귀야행이나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로 시작했던 일본요괴들은, 이제 거의 이미지화되어 소설속에서 날아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김탁환의 지괴소설을 읽을 때 오히려 우리의... 음... 요괴? 요물? 도깨비? 요정? 여튼-_-; 그것들이 낯설게 느껴졌던 걸 되새겨 보면, 꼭 좋지만도 않은 기분?
그래도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이 밑바탕이 되어 다음 읽기에 도움을 준다.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은 만화와 소설에서 배웠다?)
" 내 이름은 빨강"은 "나는 죽어있다"로 시작하는 첫문장이 인상적이라고, 진즉부터 서평을 읽고 있었는데 올해 노벨상 수상작이라는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머나, 장르문학, 그러니까 추리소설에게 노벨문학상을? 그것도 제 3세계인 터키 작가에게?
문학상 수상작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어서 (적어도 나랑은 안 맞았다라거나-_-) 사서 읽은 적이 거의 없는데, 그래도 추리소설이라니까 궁금해져서 사봤다. 그런데...
첫장부터 난감함이. -_-;
영미쪽 이야기는 배경지식이 풍부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에도 익숙하니까 읽기가 편하다. 낯설어서 움찔 하는 경우도 드물고, 소재가 특이하다고 해도 이야기를 읽는 동안 쉽게 납득이 된다. 그러나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세 밀화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이슬람 방식의 화풍과 베네치아 화풍의 차이가 이해가 되겠느냐고. ㅠ.ㅠ 네이버 백과사전을 뒤져가며 세밀화가 대체 뭔지 찾아봤으나 내가 원하는 정도의 설명은 안 나와 있고. 세밀화가들이 나와서 화풍과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대체 "쉬린이 휘스레브의 그림을 보고 반하는 장면"이 어떤 그림인지, "쉬린이 목욕하는 것을 휘스레브가 훔쳐보는 장면"이 어떤 건지, 오스만 화풍의 전쟁 그림은 대체 어떻게 보여지는 건지... 그런 그림들이 상상조차 안되다 보니 읽기가 너무 어려웠다.
왜 베네치아풍의 원근법이 죄가 되는 건지도 책을 중반 이상 읽고 나서야 깨닫고... -_-; (그러나 아직도 "신의 시야"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단지 인간이 보고 느끼는 대로 그리는 것은 신의 섭리를 기만하는 거라는 정도밖에... -_-; )
이슬람에서는 성전에 그림이나 조각을 금지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반 책의 삽화까지 그리는 법이 있고, 그것도 책의 "장식"으로 인정되고서야 발달되었던 것이지 실제 그림 자체에 무게를 실어주지 않았다 등도 모두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들이어서, 반쯤은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책의 화자가 다양해서, (각 장 마다 화자가 바뀌는데 이야기꾼을 한명의 화자로 생각한다면 9명 정도가 등장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다양하니 10명 이상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끄는 셈이네) 시선을 바꿔가며 사건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초기 적응도 힘들다.
사실 샤, 술탄이 나오면 아라비안나이트의 세계 이상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말야.
지난 주말까지 해서 읽었는데, 조금 배경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아무래도 한번에 이해하는 건 무리야.
- 그리고 나서 일본책인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와 샤바케를 연속해 읽고 있는데... 이번엔 이런 일본요괴 이야기들이 너무나 친숙하게 나타나서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백귀야행이나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로 시작했던 일본요괴들은, 이제 거의 이미지화되어 소설속에서 날아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김탁환의 지괴소설을 읽을 때 오히려 우리의... 음... 요괴? 요물? 도깨비? 요정? 여튼-_-; 그것들이 낯설게 느껴졌던 걸 되새겨 보면, 꼭 좋지만도 않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