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24. 00:00

장례식만이라면 사촌형부(지역방송이지만 TV 사건 어쩌구에도 나왔었다. 재연까지 해서-_-;)쪽을 참석해 본 적이 있지만, 전체 장례절차는 처음 경험해 보는 것.

엄마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 게 목요일 아침, 그리고 점심무렵 임종하셨단다. 임종을 지킨 사람은 엄마랑 작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
(우리 엄마도 임종은 처음 봤다고)

임종 후 병원(장례식장)에 연락을 하면 상태를 묻고 바로 차가 달려온단다. 그리고 얇은 패드와 함께 입/코/귀를 커다란 천으로 감싸고, 서너군데 묶은 후 들것에 실어서 영안실로 알아서 옮긴단다.

나는 둘째날 새벽에 내려갔으나 도착했을 때는 입관이 진행되는 도중. 조금 더 빨리 도착했으면 입관까지 볼 수 있었을 텐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좀 밀려서 막 입관이 시작된 후에 도착하게 되었다. 입관은 염을 하여 목관에 넣는 데까지. (이 과정은 염쟁이 유씨를 본 덕분에 대충은 알고 있음)

장례식장은 분향소와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향 피우고 영정 사진 놓는 일반 분향소 말고, 십자가가 있는 기독교식 분향소도 따로 있다. 전부 4곳이 있었는데 우리 할머니 가시던 날은 전체를 할머니 혼자 쓰셨음.

이틀 밤을 거기에서 새고, (몸이 못 버티니까 중간중간 아무데서나 쓰러져서 자고-_-) 사흘째 되는 날 오전에 발인.

할머니 영정사진은 당신이 30여년 전부터 직접 준비해놓으신 사진이더라. 죽으면 관에 같이 묻어달라는 보따리도 하나, 그리고 직접 준비하신 수의... 묻히신 곳은 10여년 전에 마련해 놓은 가묘. 죽을 준비를 언제부터 하고 계셨던 건지.

치매가 시작된 건 10여년 전, 거동이 힘들어진 건 4년쯤 된 것 같은데... 최근 1년은 나도 못알아보실 정도였고.

장지에서 석관에 다시 시신을 옮기고, 목관은 태운다. 땅을 파고 석관을 묻은 뒤 둘레를 장식하는 돌을 두르고, 흙을 다지고 잔디를 심어서 마무리. 상복을 입은 채로 제사를 지내고, 35제를 하지 않고 3일장으로 끝내는 경우에는 상복을 모두 벗어 (이것도 서열에 따라 벗더군) 태운다. 할머니가 입으시던 옷이랑 쓰시던 물건도 함께 태우고.

태운 후에 떠나는 인사로, 상복을 벗고 다시 묘에 절하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제사를 모신다. 이걸로 3일장이 완료.

(35제를 하는 경우에는 5일째 되는 날 또 제사를 지내고 탈복, 49제를 지내는 경우는 49일째 되는 날 탈복...)

겨울인데도 봄날씨처럼 맑고 화창한 날이었고, 손님들도 많이 오셨고 (우리 외가는 어떻게 7촌까지 알고 지내는 건지-_-; ) 장례절차 등등도 수월하게 치뤄졌고..

엄만 무엇보다 할아버지보다 할머니가 먼저 가셔서 다행이라고, 곱게 가신 거라고 하시더라. 고생만 하시다가 가셨지만 가실 때는 좋고 편하게 가신다고.

상주가 우리 외삼촌들이었는데, 사실 삼촌이라기보담은 내 가장 오랜 남자친구들이었으니까, 상주랑 이렇게 이야기많이 해 본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막내 외삼촌 말로는, 상주 자리에 있으니 그냥 계속 눈물만 나더란다. 하룻 저녁 지나고 나니 눈물이 그치려나 싶었는데, 누가 와서 절하고, 맞절하다 보면 또 눈물이 마구 쏟아지더라는...

자식들 모두 결혼하는 거 보고 가셨고, 친손녀도 보셨고, 내동생 결혼하는 것까지 보고 가셨으니 (이걸 알고 가셨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 사실 우리 막내 삼촌의 부인...그러니까 외숙모는 내 동생 친구다. -_-; 막내 삼촌이 나보다 한 살 어리다 보니 그러면 안되지만 삼촌이랑 나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말 놓고 지내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습관적으로 외숙모에게 "소연아~!" 라고 이름을 부르고 있더라. -_-; 근데 아무도 어색해하지 않는다. -_-; 심지어 외숙모도 "네~!"하고 대답한다. -_-;;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