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판타지노벨 대상 후보작이었다는데, 그럼 대체로 우리나라에 나올 때는 NT 노블 형식으로 나오지 않았었나? 판타지 노벨 수상작이라는데 하드커버에 빳빳한 종이로 나오니까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다.
온다 리쿠의 데뷔작. 조금 갈팡질팡하고 마무리가 뭉뚱그려진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 깔끔하고 오버하지 않는 느낌은 여전하다. 온다 리쿠가 그리는 학생들은 항상 깔끔하고 차분하다. 때로는 어른들보다도 더 이성적이고.
클라이맥스인 연극 장면이 중반에 등장해서 매끄럽게 읽어 나가기가 어색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클라이맥스까지는 공포소설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고 보니 책 속의 이야기인 그 연극과도 비슷한 구조네) 한껏 긴장되었던 감정이 시원하게 해소되는게 아니라 그냥 그것대로 자연스레 사그라들게 방치하는 듯한 기분.
중간중간 나오는 오자가 눈에 거슬린다. 맞춤법이 틀린 것도 있지만, 문맥상 사람 이름이 바뀌어 있다거나 하는 부분이 더 거슬리더라. 얘네 교정도 안보는 거야? -_-; 아님 대충 보는 거야? -_-;
그런 책을 볼 때면, 작가의 수고나 작품의 수준을 둘째치고 출판사의 성의 없음에 마음이 심히 상한다. (물론 그 담에 책을 고를 때는 출판사는 안 보고 고르기 땜에 또 얘네야? 하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아, 해문이나 동서 추리소설 시리즈는 워낙 튀니까 예외-_-; )
온다 리쿠의 성장소설(사요코도 정체는 성장소설이다)에 나오는 아이들은, 내가 그 또래였을 때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성숙하고 이성적이고 반짝반짝하는 고등학생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들에 감정을 줄 수 없는 건 너무 훌륭해서인가.
* 처음엔 사요코 전설을 이해하기 힘들어서 좀 삽질을. -_-; 나 원래 이리 숫자에 약했었나? (이걸 숫자라고 보는 것도 좀...-_-;)
* 데뷔작임을 고려하면 수작.
* 그러고 보니 이게 데뷔작이야? 하고 놀랐던 작품이 있었지. 13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