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9. 17:59

에도시대, 요괴를 부리는(?) 병약 탐정 이치타로가 등장하는 일종의 추리(...) 소설 연작집.

1권의 반응이 좋았는지, 꾸준히 3권까지 나오고 있다. 거칠거칠한 종이질감의 표지와 책 내용이 묘하게 어울려서 정감가는 책.

병약한 도련님의 친구가 포졸이고, 보살펴 주는 두 행수는 몇천년을 살아온 요괴이며, 할머니도 삼천년을 산 요괴이므로(-_-;) 주위에 사건이 끊길까 봐 걱정할 일은 없다.
다리 앞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부터, 물건찾기까지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도련님이 안락의자 탐정(...이것도 너무 과분한데. 이불속 탐정? -_-) 노릇을 톡톡히 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인간적인 사고를 못하는 (요괴이므로 ^^) 행수들의 반응도 나름 잔재미를 준다.

작품 분위기 상, 일본(에도) 문화에 익숙해야 풀 수 있는 미스테리가 많으므로 사건 해결은 포기하고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도련님의 행적만 따라가며 읽고 있다. ^^

근데... 아무 일도 안하고 누워서 놀아도 죽지만 않으면 되는 저 부잣집 도련님, 너무 부럽다. 엉엉. 나도 일하기 싫어~!!

* 2권의 부제가 "사모하는 행수님께"인데 자꾸 "사모하는 형수님께" 라고 읽는다. -_-; 아니 어쩌다 사고가 이렇게 불건전한 근친으로 흐르는거야? -_-;;
* 읽다 보면, 상인이라 그런가? 등장인물들에게 중요한 건 유교사상에 찌든 우리나라에서 외치는 "남자의 대"를 잇는 게 아니라 "가게를 유지"하는 거다. 데릴사위를 들이는 방법도 OK. 그래서, 자식이 없을 때 양자만 찾는게 아니고 양녀를 들여서 가게의 행수를 데릴사위로 얻기도 한다. 그러니 "100년동안 계속 해 온 가게" 같은 꼬리표를 달 수 있는 거겠지.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