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0. 10:29
때로, 한 부분만 선명하게 기억나는 경우가 있다. 다른 건 모두 사라졌는데, 그 이야기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때..

말괄량이 쌍둥이, 발랄한 신입생 다렐르, 시골소녀 폴리아나, 꿈꾸는 발레리나, 외동딸 엘리자베스......
소녀명랑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들 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건 기숙사 이야기였다.

(대학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오래 해서 다행이다. 어쩌면 아직까지도 마음 속에 동경을 품은채로 있었을지도 몰라 -_-; )

저런 소녀소설에서 읽은 기숙사 생활에 대한 동경을 간직한 채로 중학생이 되어 만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기숙사일기"/"기숙사의 봄"이었다.

특별히 잘 쓴 책은 아니고, "최혜리 지음"이라지만 지금 다시 구해서 읽어보니 그시절 유행했던 유령작가, 혹은 번역자가 작가인 척 하는 출판행태였던 듯. 일본소설의 해적판이 아닐까 싶다.
별로 특별한 책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오랫동안 기억하고, 헌책방까지 뒤져가며 결국 구해서 보고 말았느냐...하면,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숙사 생활 못지 않게 동경의 대상으로 느껴졌던 이름이 새겨진 특별주문 편지지. ^^
"저 파란바탕에 흰 줄, 오른쪽 밑에 들어있는 이름" 부분은 읽은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최근까지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살아 있었다.

나도 이렇게 소녀적인 감성에 목매달던 시절이 있었다오~

* 89년 당시 가격이 3300원인데 인터넷 헌책방에서 3000원 주고 구입-_-; 우송료 포함 6000원...;; 그만한 가치가 있었냐고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지만요~ :)
그러니까 일종의 향수랄까, 그리움이랄까...그런 거. ^^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