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30. 16:02
애너그램을 연상시키는 제목이라서, 읽는 동안 내내 찾았는데 애너그램이 아니었다. 그러면 왜 이런 제목을 붙인 거야~! 그게 조금 아쉽고... (대체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제목 센스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_-; )

초기작 답게 고전적인 트릭, 조금은 크리스티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고립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과 복수. 물론 사랑과 우정도 들어있다. ^^;

괴소/독소/흑소 소설과, 브루투스의 심장, 그리고 데뷔작 방과 후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과연, 이래서 일본의 국민 작가라는 소리를 듣는군"

게임의 이름은 유괴, 레몬, 붉은 손가락 등을 읽을 때 "과연 베스트셀러 작가. 그러나 이렇게까지 인기 있을 이유가?"라고 생각했었지만, 초기작들은 확실히 좋다.

붉은 손가락에서 노골적으로 교훈을 주려 해서 짜증이 났던 모습이 초기작에서는 그닥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미스테리의 재미에 치중한 만큼, 더 편안하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다. 최근작을 보고 다시 초기작으로 되돌아갔을 경우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는 "과연 잘 나갈 만 하군!"하고 감탄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11문자 살인사건의 동기가 되는 과거의 일이 조금 신파(혹은 3류 만화) 답다는 것만 무시하자면, 흥미진진하고 추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그러면서도 골치아프게 머리 굴릴 필요는 없는) 재밌는 이야기이다. 장르에 충실한 만큼 기본적인 재미를 보장해 주고 있다.

* 함께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

- 브루투스의 심장: 도서추리소설이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겠다"보다는 진짜 범인과 목적은? 하며 형사와 이중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교차 방식이 가위남과 비슷한가?) 11문자와 마찬가지로 가벼운 미스터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도입부의 흥미진진함도 훌륭.

- 괴소/독소/흑소 소설: 사회풍자가 섞인 블랙유머 단편집. 흑소소설에서의 문학상 이야기는 본인이야기가 들어간 것 같아 더 웃음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통쾌한 웃음은 아니다. ^^ )

- 방과 후: 데뷔작이며 란포상 수상작. 란포상 수상작은 기본적인 신뢰는 주는 듯 하다. ^^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