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 21:26
* 오유리 옮김, 은행나무 펴냄
*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수상작


(그런데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매년 10권 이상씩 선정하는 것 같던데. -_-; 이걸 수상작이라고 해야 하나...)

개성있는 능력의 4인조 은행 강도들의 이야기.

덴도 신의 "대유괴"에서는 유괴라는 범죄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유괴란 범죄는 본질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어려움을 갖기 때문이다.

1. 인질을 유괴하는 일 자체의 어려움
2. 인질 신병을 극비리에 확보하는 장소와 방법의 어려움
3. 몸값을 받는 방법(가족에 연락하는 방법 포함)의 어려움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은 3항인 몸값을 밥는 방법으로 1과 2는 마지막 3을 완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또한 이 3항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1. 인질을 풀어준 뒤의 안전 확보
2. 팀 분열의 방지
3. 몸값의 사용 방법

이 세 항목도 중요한 문제로, 이들 6개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을 때 비로소 유괴는 완전범죄가 될 수 있다.
은행강도인 명랑한 갱들도, 은행을 터는 데 대한 원칙이 있다.
"은행 강도의 성공률은 낮다."
이것은 은행을 털자고 제안했을 때부터  나루세가 주장한 말이다.
"100% 검거된다." 나루세의 입을 통해 그 말이 나와 오히려 우스웠다.
"그 일은 절대 실패로 끝나. 해봤자 헛수고야."
"누구나 은행에는 돈이 모여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써 오래 전부터 나름의 대책들은 세워두고 있을 것이다. 단, 심플하게만 하면 돈은 챙길 수 있자."
그때 나루세는 자기들이 말려든 강도 사건을 분석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심플하다는 건 어떤 건데?"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도록 한다, 돈을 담는다, 도망친다. 그게 다다. 그러면 은행도 이 근처 술집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큰 돈을 꼼쳐두고 있는 술집 말이다."

실상은 제목에서처럼 4명 모두가 명랑한 갱인 것은 아니고, ^^; 교노와 구온이 명랑하고, (교노의 아내 쇼코도) 나루세와 유키코는 지나칠만큼 침착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

말투로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나름 매끄러운 번역도 합격점.

이사카 고타로는 사신 치바를 읽으면서 그다지였기 때문에 다시 들여다볼 생각을 안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무엇보다 개성있는 주연들이 마음에 드네.
(영화화 되었다고 띠지에 적혀있던데. 국내에도 들어오려나~)

* 4인조 능력이라고 하니, 강풀의 타이밍이 떠올랐다. (여기서 나름 시간능력자는 한 명 뿐이지만. ^^)

* 시리즈 읽기: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시리즈 첫작품인 지구를 돌린다에서는 아무래도 각각의 멤버와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면, 일상과 습격에서는 친숙한 그들이 다시 나오므로, 주인공들의 친구가 된 기분으로 (제목처럼) 일상을 들여다 보고, 마지막에 큰 사건 하나 해결해 주시고... 스케일도 커졌다. ^^ 그러므로 나중 시리즈를 먼저 읽고 처음 시리즈를 읽으면 조금 지루할 수도.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고등학생 명랑한 무리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가네시로 가즈키의 더 좀비스 시리즈. 하나로는 별 도움 안되는 다양한 능력들이 모여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강풀의 타이밍(시간 능력자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 다양한 시간능력들을 볼 수 있음). 나름대로 범죄의 원칙대로 행동하려는 무리들(그러나 명랑한 갱들과는 달리 너무 벅찬 상대를 만나버리는 ^^)을 보고 싶다면 덴도 신의 대유괴.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