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17. 00:12
* 최필원 옮김, 비채 펴냄
* 모중석 스릴러클럽 004

스릴러 같은거,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심리 쪽은 좋아하는 편인 듯 하지만. (예전에 로빈 쿡 유행했을 땐 메디컬 스릴러 어쩌구 하는 거 다 읽어댔던 것 같기도 하군 -_-; 그러고 보면 어릴 때는 꽤 단순하게 유행을 따라간 면도 있었단 말야?)

덱스터는 y양의 블로그에서 먼저 보고, 독특한 캐릭터에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이번에 보내온 책들 중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난 전편은 이미 봤으니까" 하고서는 2편인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만 보내온 이 이가씨. -_-; 저걸 어쩌나 싶었는데 마침 W씨가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가 있다 하셔서 책을 또 사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 (근데 y양 블로그에서 본 것도 책 리뷰라고 생각했지만 뒤져보니 드라마 리뷰로군. 기억의 왜곡은 이런 쓸데없는 부분에서도 일어난다)

(얼마 전 우리집을 방문한 분은 내가 "서재는 정리 잘 되어 있단 말이야!"라고 우겼더니 이렇게 대꾸하더라. "저게 서재야? 창고지! " -_-; 분명히 내가 다른 사람 주는 책도 많고, 처분한 책도 많은데 어째서 서재는 항상 저 꼴이란 말이냐 -_-;; )

덱스터는 일반적인 주인공들과 다르긴 다르다. 정의의 편에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악의 편인 것도 아니고.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구분하는 단순한 주인공은 이미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없게 된지 오래지만, 이 정도로 고민하지도 않으면 뭐... -_-; 못지 않게 단순한 신경이지 않나 싶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가 남지 않았을 때, 책만 놓고 봤을 때는 글쎄... 이게 왜 스릴러야?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한동안 일본소설을 읽는 데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초반에는 아예 글이 안 읽혀서 당혹스러웠다. 어색한 쉼표, "필요가 부른다" 등의 낯선 글투. 이거 번역자가 누구야? 짜증을 내 봤으나... 영미소설쪽 번역자는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군지 기억을 못하겠어. -_-; 특별히 잘 한 번역이 아니면 아예 기억에 안남으니 원.

겨우 익숙해지고 나니, "그냥 전부 dark Dextor의 감으로 해결하는 거야? 같은 연쇄살인마끼리 통하는 감?" 하는 감상밖에 남은게...... 이게 뭐... -_-;

일상생활 쪽의 덱스터는 나름대로 "적응하려고 애쓰는 - 혹은 적응하는 표현을 하려고 애쓰는- 외계인" 같은 이미지를 풍기고 있지만 이것도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Dark 덱스터와 평소 덱스터의 차이가 극명하거나, 자의로 컨트롤 한다든가, 뭔가 고민이 있다든가, 심리적으로 긴박감이 있다든가... 이런게 없이 다 우연이고 직감이다. -_-;

신선한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나름대로 있음. 그러나 글로서의 재미는 별로 없음. 특히 추리나 심리스릴러, 긴박감을 노리고 보기에는 완전 낭패. 드라마 쪽은 안봐서 잘 모르겠으나 y양의 평에 따르면 괜찮았던 모양. 캐릭터 매력에만 의존해서 끌고가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는 보임. 그러나 역시 글로는 그다지 점수를 못 주겠다.

* 시리즈 읽기: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클럽 009)
- 전편과 마찬가지. 피해자만 잔인하게 희생시킨다고 해서 흥미가 더해지는 건 아니다. (시각 효과가 더해지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 피해자 처리에 4~6주 걸렸네 어쩌네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럼 그동안 대소변 처리도 해가면서 (살려두려면 먹이기도 해야 하고 먹으면 배설을 해야 할 테니까) 간병도 했단 말야? -_- 라고 어이없어 한 나하고는 특히나 안 맞는 소설인 듯. -_-;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