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4. 13:10
* 공보경 옮김, 노블마인 펴냄 (Fanta Village)
* 테메레르 6권 시리즈 중 1 - 왕의 용, 2 - 군주의 자리 (2007년 9월에 미국에서 시리즈 4권 발매)
* 작가 홈페이지  http://www.temeraire.org

y양도 지적했듯이, 어쩐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와 농업의 여신 데메테르와 헷갈리는 이름.
혹시 영단어 뜻이 있나 하고 네이버 사전을 뒤져봤는데 안나오네...^^;;

용이 신화속의 존재가 아니고 실제 현실에 존재하며, 나폴레옹 시절, 용으로 이루어진 공군이 있었다는 가정 하에 펼쳐지는 대체역사소설.

Dragon과 龍에 대한 개념이 혼합되어 탄생한 테메레르의 용은, 그동안 만났던 어떤 용들과도 다르다.
테메레르의 외양 묘사가 내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1권말의 실루엣 그림을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여의주를 물고 다니는 동양용의 머리에, 네 다리와 날개가 있는 서양용의 몸체를 합체시켜 놓은 듯한 인상. 용의 성격이나 지능, 능력에 대한 묘사도 동서양이 어우러져 나타난다. 신의 바람(가미가제냐; )을 뿜는 용부터 고전 서양의 나쁜 용처럼 독이나 산, 불을 뿜는 용까지 다양하다.

책 소개에서 용과 비행사간의 유대를 무진장 강조하길래 1:1로만 오붓하게 노는 줄 알았더니, 대형 용의 등에는 몇십명까지 달하는 승무원을 태우고 날아서 깜짝. 말을 할 수 있고 지능도 있는 용이지만 공군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현대의 전투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유럽에서. ^^

정도만을 걸으며 지낼 것 같은 로렌스의 성격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테메레르의 활발하고 독특하고, 그러면서도 섬세한 성격이 글에 활기를 더해준다. 로렌스의 올곧음도 테메레르와 같이 있으면 입체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1권에서는 각 나라별, 용의 종족별 특징 및 각 캐릭터의 성격을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너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므로 다소의 혼란스러움도 있지만, 중간중간 속도감 있는 전투상황을 배치하여 긴장을 유지한다. 물론 용과 사람이 공존하는 이 독특한 세계를 처음 만나는 흥분이 가장 크다. ^^

2권에서는 1권만큼 전투의 긴박감은 부족하지만 테메레르에 훨씬 더 집중한다. 테메레르와 다른 용들이 처한 상황, 대우, 충성의 문제, 자유, 주위시선... 등등. 테메레르는 빠르고 잘 날고 전략을 짜는 전투용에서, 사회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사회/경제학자 용으로(표현이 좀 이상하다...? -_-) 진화했다. 다음 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려주려나~?

권말에 실린 에드워드 하우 경의 논문도 재미를 플러스 해주는 서비스!

너무나 멋진 새로운 19세기와, 서양에서 태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멋진 용들을 잔뜩 만나는 데메테르.
읽는 동안 즐거웠고, 다음권이 기대된다. ^^

* 올해의 첫 책으로 집어들고 느긋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출근길에 벌써 마음을 빼앗겨 버려서... 결국 쭉 이어 2권까지 다 읽고 나서야 잠들었다. 피곤하고 졸려. ㅠ.ㅠ 평일에 책읽다가 잠 못자는 바보짓을 하다니.

* 판타스틱의 소개글 중에는, 모 동인 사이트에 "종족을 초월한 그와 그의 사랑"으로 소개되었다는 말도 있던데.
  굳이 강력한 필터를 끼우지 않고 살짝만 얇은 필터를 적용해도 충분히 그리 보일 수 있겠더라. 흐흐흐흐...
  (설마 내가 이미 많이 오염되어서? -_-)
 
* 과연, 이래서 피터 잭슨이 영화화 한다고 했군! 영화화도 기대되는 작품~

* 테메레르가 영국공군 소속이고, 공중전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해전을 지원하는 공중전이므로, 19세기 영-프 해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을 듯. 실존하는 역사의 해전에 용들의 공중전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더한다. 주인공(...이 테메레르야 로렌스야? ; ) 로렌스도 해군에 몸담은 경력이 있기도 하고. ^^

* 작가의 전직은 무려 프로그래머! 오오 전산쟁이도 저렇게 다른 길로 갈 수 있는거야? @.@ 희망을...가져봐??

* 이어읽을 책: SF에 등장하는 용은 어떤 모습이려나? 퍼언 연대기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