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3. 14:51
* 김수현 옮김, 황매 펴냄

'알고보면 잔혹한 그림동화' 스타일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
암흑이라는 수식어도, 동화라고 주장하는 것도 모두 끄덕거려지기는 하지만...
동화라면... 딴 건 몰라도 부패는 안나온다고요. ㅠ.ㅠ
(썩어 문드러진 눈알이라든가, 쥐가 파먹은 심장이라든가... -_-; )

'이식받은 장기를 통해 이전 소유자의 기억/능력을 본다'는 여러 장르에서 종종 사용되는 소재이다. 그러나 암흑동화에서 이식받은 눈이 보여주는 기억은 그 자체가 공포는 아니다.

오싹해지고, 불쾌해지는 건 눈이 보여주는 기억이 아니라 인물들이다. 고통과 생리적인 기본 욕구가 제거되었을 때, 내게는 비참하게만 보이는 당사자들의 묘한 현실적응력이 견딜 수 없게 불편했다.

* 지하실 인물들의 기괴함은 란포의 "우울한 짐승"을 떠올리게 한다. 읽는 동안의 찜찜함도 비슷... 덮고 나서는 그래도 오츠 이치 쪽이 더 나은 듯.
* 두 번 속았다. 해볼만 한걸? 하고 중간에 잠시 기세등등했으나, 되려 당했다. 이런.

* 아무래도 아침에 읽기 좋은 책은 아니었다. 끈덕거림이 종일 남다.
*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졌다구. 여름이라고 해도 냉방 때문에 충분히 서늘하다. 마음속까지 오싹하게 해주지 않아도...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