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30. 19:23
0801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 오기와라 히로시
0804~0805 하드보일드 에그 - 오기와라 히로시
0806 내일의 기억 - 오기와라 히로시
0807 타임 슬립 - 오기와라 히로시
0811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 - 가키네 료스케
0812~0813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 - 임혜지
0813 개를 돌봐줘 - J. M. 에르
0814 Love or Like - 이시다 이라 외
0817 카리브해의 비밀 - 애거서 크리스티
0818 복수의 여신 - 애거서 크리스티
0819~0820 깨어진 거울 - 애거서 크리스티
0821 괴이 - 미야베 미유키
0822 검찰측의 증인 - 애거서 크리스티
0823 무지개집의 앨리스 - 카노 도모코
0824 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
0825~0829 눈뜬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0830 보르 게임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7월이 이사카 고타로를 읽는 달이었다면, 8월은 오기와라 히로시를 읽은 달.

SKIP에서 너무 교과서적인데, 하고 느꼈던 껄끄러움이 많이 가셨다. 오로로 콩밭에서~하드보일드 에그처럼 코믹한 작품에 더욱 장점이 있는 듯. 하드보일드를 접할 때마다 "난 필립 말로 같은 놈이 제일 싫어!" 했었는데 하드보일드 에그를 읽으니 조금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가장 따뜻한 이야기라고 했으면서 내일의 기억은 왜 불편하고 두려웠냐면...  외부의 시선으로 보는 것보다 1인칭이 더 힘들었고, 점점 진행되어가는 모습이어서 그랬다. 내 의사와 관계없이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는 것이 무섭다.

가키네 료스케의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는 구조조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 등장인물들에게 너무 낙관적인 미래만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심술도 들었지만. :)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은 기대보다 많이 괜찮았다. 독일에 여행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다니.. 사진도 별로 없는 책에서... 전업작가가 아니어서인지, 자신의 주장을 매끄럽게 슬쩍 끼워넣지 못하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면까지 솔직해서 좋았다. 전반부가 후반부보다 좋아서, 뒤로 가면 약간 힘이 딸린다는 게 단점이랄까.

"프랑스 소설이란..." 하고 기대하는 만큼이다가, 엔딩에서 점수를 확 올린 개를 돌봐줘. 마지막 덕분에 유쾌해졌다.

지난번의 I Love You도 그랬지만... 일본 젊은 남자 작가들의 연애소설은 나하고는 조금 맞지 않는 듯. (고이케 마리코나 나가시마 유도 맞지 않았기는 하다..; ) Love or Like I Love You랑 비슷한 점수를.

그리고 y양이 보내주신 애거서 크리스티들.

오랫만에 만나니 더욱 반가운 미스마플.
검찰측의 증인에서는 표제작 외에 신비주의 성격이 강한 단편들 덕분에 조금 당황했다. 크리스티 작품 중에 이런 쪽도 꽤 있다는데 왜 난 기억에 없지? -_-;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 괴담집 괴이. 여사님의 따뜻한 시선은 그대로.
여사님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많이 올라간 상태라서, 그냥 보통 정도의 점수를 주다. 잘린 여자 머리 괴담이 가장 무섭더라;

무지개집의 앨리스는, 나선계단의 앨리스에서 보여준 딱 그만큼. 미궁시리즈 같은 단편연작 추리만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요시다 슈이치의 일요일들. 나중에 로또 되면 꼭 북카페를 차리고, 벽 한쪽에는 제목에 요일이 들어가는 책들로 일주일을 맞출테닷. 화요일은 미스 마플이 나오는 화요일 클럽으로 할까? :) (일단 로또가 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_-; )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너무나 숭고한 의사의 아내 때문에 불편했는데,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정부 때문에 더욱 불편했다. 픽션에서만이라도 해피엔딩과 이상향을 여전히 꿈꾸고 있나 보다.

전작만큼 활발하고 다사다난하고 사람 복 있는 보르 게임. 여전히 즐겁고 화려한 스페이스 오페라. :)

이번 달에 책을 적게 읽은 편은 아닌데, 왜 이리 적게 읽고 딴 짓 한 느낌이 들지? -.-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