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2. 22:33
* 김이선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 기담문학 고딕총서 11
* 수록작: 케르폴, 홀리다, 벨소리,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미스 메리 파스크, 미스터 존스, 거울, 모든 영혼의 날


호러는 무섭다. (쓰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기담 고딕총서 레이블이 어느새 11권이나 나왔는데 호러 이미지에 겁을 먹어서, 정작 읽은 건 거울이 처음. (이것도 이벤트 덕분)

오프라인에서 본 적이 없어서 책이 이렇게 예쁠 줄 몰랐는데, 네모낳게 각이 진 양장과 화려한 패턴의 책등이 너무 마음에 든다. 중간중간의 도판도 예쁘고~ 고딕 레이블이 붙은 만큼 화려하고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책이라, 읽기 전 겉표지를 감상하면서도 만족.

(양장임에도 불구하고 책끈이 없는 건 아쉽지만.)

작가의 이름인 이디스 마저도 책 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첫인상과 분위기는 올해 읽은 책 중 단연 상위권.

여성적이고 섬세한 문체가 손에 잡히지 않는 아련한 공포를 만들어 낸다.
유령인지, 환상인지, 착각인지, 꿈인지 명확히 집어내기 어렵고 두꺼운 안개처럼 스물스물하고 서늘한 공포.
끈적거리는 찜찜함과 비명 대신 차가운 돌벽과 습기, 원망과 원한 대신 마음 속의 허전한 구멍이 보이는 느낌.

이러한 분위기는 겨울에 더 잘 어울릴 듯.

* 수록작 중 마음에 드는 작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미스터 존스

* 표제작인 거울의 원제가 Mirror인 줄 알았더니, The Looking Glass라고 되어 있네.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