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28. 19:56
학교 다닐 때, 매냐 게시판이었나, 만화 게시판이었나... 누군가 이런 질문을 올렸었다.

"만화책 손상되지 않게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B 선배의 답변 "신간 밀봉 상태 그대로 침대 서랍에 보관하고 독서는 스캔본으로 합니다"
-_-;;

내 답변은 "햇빛만 주의하고 책꽂이에 꽂아놓습니다. 책은 가능한 한 많이/자주 읽어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였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종이 변색 때문에 서재 창문 자체를 책꽂이로 아예 가려놓는 것 빼고는 그냥 대충 꽂아두거나 쌓아두고 있다. 쌓아두는 건 단지 공간이 없어서 -_-;

물론 처음 책을 모으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보다 소유욕이 강해서 책 구겨지거나 접히거나, 낙서하거나.. 그런 책 자체의 손상에 매우 민감하게 굴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유욕은 많이 약해져서 "글자만 읽을 수 있으면 되지"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아서, 여전히 평균보다는 조금 더 조심해서 보는 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가장 큰 변화로 요즘은 다른 사람이 책 읽다가 엎어놓아도 책갈피 써! 하고 야단치지는 않는다~ 읽는 사람의 행복을 최우선시하고 싶음; )


서울에 있는 책들 중 가장 오래된 1992년판 만화책.
비닐종이로 겉표지도 싸고, 어찌나 살살 봤는지 구겨진 자국 하나 없다.
당시 댕기네 책들이 좀 짱짱하게 제본 잘 되어 나온 것도 있어서, 변색만 아니면 요즘 책이라고 우겨도 믿을 듯 -_-;


2007년판 "나는 지갑이다"
최소한 2명에게 "대여" 되었던 경력이 있는 책이다. 나를 포함하면 3명 이상의 손을 탔다는 이야기.
그런데... 유유상종이라고, 다들 어쩜 저렇게 깔끔하게 읽었는지 띠지까지 손상하나 없다. -_-;
대여기간이 각 1달여가 넘었다는 걸 고려하면 정말.. 무서운 사람들 -_-;;


사실 책이 손상되는 건 "읽는 기간이 길어서"가 주된 이유이기는 하다.
특별히 험하게 읽지 않아도,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시간과 비례하여 책이 상하는 정도도 커진다.
본문에는 이상이 없으나, 겉표지에서 낡은 티가 나는 라쇼몽.
(2006년판, 2007년 구입)


1992년 당시 무려 9800원이라는 거금(-_-;;)이었던 순정만화 일러스트집, Knight&Lady
고가였던 만큼 벌벌떨며 보관했으나... 허술한 제본의 경우 아무리 소중하게 보관해도 세월이 흐르면서 낱장분리되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ㅠ.ㅠ


애당초 소장목적은 1%도 없이 구매한 페이퍼백.
원서라 읽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동생과 둘이 읽었으니 근 세 달 정도를 가방에서 굴렀을 듯...
페이퍼백 종이질이 원래 좀 안좋다는 걸 고려해도 상당히 험하게 읽은 티가 나는 책.
(서재 전체를 뒤졌을 때 저 정도가 가장 낡은 책인듯; 아니면 위의 라쇼몽 수준;; )


책 보관의 가장 큰 적은 햇빛과 더불어 물!
변색된 건 그래도 좀 낫지만... 물에 젖은 책은 어찌할 수가 없다. ㅠ.ㅠ
컵을 쏟았을 때 불행히도 옆에 놓여있다가 봉변을 당한 판타스틱 08년 3월호.

5년 전이었다면.... 저런 책의 경우 새로 샀을 거다. -_- (물론 잡지가 아니었을 경우. ...어쩌면 잡지여도 새로 샀을지도. -_-)
지금은 그냥 젖은 상태로 꽂아둘 수 있게 되었다.
소유욕과 집착은 많이 졸업했다니까, 정말로 :)


** 잠깐 광고 **
이렇게 깔끔하게 책을 읽는 일당(-_-)들이 중고책을 판매합니다.
서재가 너무 좁아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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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