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펴냄
* 수록작: 스카라베 살인사건, 겨울 살인사건
잘난체 탐정의 대명사 파일로 밴스를 예쁘게 장정된 새 편집으로 만나다.
대표작들이 국내에 이미 소개되었으나, 처음 출간되는 작품이 섞여있어서 "다시"라고 말하기는 좀... ^^;
DMB에서 처음 만난 파일로 밴스. 그때는 어린 맘에 이런 잘난체쟁이는 뭐냐! 하고 재수없어 했었는데...
모든 비교는 상대적이라서, 이제는 꽤나 관대해졌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현학적이네, 잘난체는 좀 하지만 실제로 잘났으니까...... 등등을 중얼거리다 보니 이 정도면 충분히 친절하네~! 싶기까지.
"정말로 잘났으니까" 봐주지 뭐, 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드는 건 상당부분 나이 탓인 듯도. ^^
(파일로 밴스의 배경 및 외모/취미 설명을 들으면 너무 부러워서 질투나기까지 한다. ㅠ.ㅠ )
밴 다인 답게 착실한 고전 추리소설로, 추리를 쫓아가는 데에도 무리가 없고 결말도 깔끔하다.
(파일로 밴스 식의 범인의 최후는 내 취향과는 다르지만 어찌하리오 ^^ 개인적으로는 히스에게 동조하게 된다. ;;
천재는 나랑 거리가 멀어~~ )
스카라베 살인사건은 이집트 학자의 개인박물관이라는 사건의 무대가 스산하고, 겨울 살인사건은 배경이 겨울이라 더운 여름 끈적이지 않은 추리 분위기를 즐기기에도 좋을 듯.
* 제목의 의미
인문대생과 공대생 구별법 중 이런 질문이 있다.
"<정의>를 영어로 뭐라고 하지?"
여기에 "Justice"라고 대답하면 인문대생, "Definition" 이라고 대답하면 공대생이라고.
(물론 내 주변의 대부분이 즉각 definition 이라고 대답한다. -_-; )
"법률따위!" 평소의 그답지 않은 격정적인 말투였다. "그리고 바로 그런 법률이 일반 대중을 위해 전시되는 장소를 우리는 정의의 재판정이라고 부르지. 정의라니 - 고모님 맙소사! 서뭄 저스, 서멈 인주리아. 남의 말을 무조건 반복하는 행위의 어디에 정의가, 지성 따위가 있단 말인가?"
- 스카라베 살인사건 본문 중에서
"파일로 밴스의 정의(Justice)"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겠지만,
시리즈(!!) 첫 권에 붙는 제목으로 "파일로 밴스라는 탐정에 대한 정의(Definition)"라고 읽는 것도 그럴듯하다. ^^
(반가워요, 밴스 씨! ^^)
* 작중 화자(이면서 실제 작가인) 밴 다인은 왓슨, 헤이스팅스를 수다쟁이로 만든다. 과묵할 뿐더러 투명인간의 존재감까지! (티 안나게 상황에 끼어드는 법을 알고 싶으면 밴 다인에게 배우자! -_-)
* 출퇴근 이틀 동안 가방에 넣고 다녔더니 벌써 책등 모퉁이가 조금 해졌다.
하지만 나는 무심한 듯 시크한 도시의 커리어우먼이니까 (-_-;) 그런 사소한 것에 섭섭해하지 말아야지~
저 동서문화사의 책, 무려 권당 8800원이라능! (출판일은 2003년)
양장본 가격이 결코 비싼게 아니라능! 장편 두권이라고 생각하면 끄덕끄덕.
(고급스런 책 겉모양까지 감안하면 더더욱 - 나란히 여러권 꽂아두면 더더욱 포스를 발휘할 뽀대!)
(다른 책들은 사라진건지 y양에게 돌려보낸건지 기억도 안난다. -_-; )
표기 이외에도 히스 "경감"과 히스 "(형사)부장"이 눈에 띈다.
엉망인 번역과 더불어서 읽기 힘든 편집. 가벼운 스토리이면 그나마 덜한데, 밴스처럼 말 많은 (잘난체) 탐정의 경우에는 정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든다.
* 전집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브라운신부 전집도,
한권씩 모으고 있는 크리스티 전집도 보고 있으면 뿌듯뿌듯.
(꽂아놓았을 때 뽀대도 소중하지만, 고유명사의 표기나 번역체 등의 통일감을 위해서도 시리즈 원츄!
간혹 작가이름마저 서로 다른 발음으로 적어놓은 책들을 발견하면 정말... 때려주고 싶을 뿐이고! -_- )
파일로 밴스의 전집 무사히 완결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