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런 일에 함께 잘 넘어가 주는 p양을 꼬드길 생각이었는데, 다른 일정이 있다고 거절당한 바람에 혼자서 보러 갔다. (이제 혼자 돌아댕기는 거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다 -_-; )
창조콘서트홀은 혜화역 1번출구 바로 옆. 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매긴 했는데 건물은 그냥 지나가다가도 눈에 보이는 편. 입장은 10분 전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표를 찾고 조금 거리를 걷다가 들어갔는데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라. 지정좌석제이긴 한데 예매할 때 좌석을 선택하는 건 아님. 표를 받으면 표 구석에 볼펜으로 자리가 적혀있다.
배정받은 자리는 A8. 왼쪽통로 앞에서 두번째 자리. 무대가 높은 편은 아닌데 객석과의 거리가 거의 없어서 두번째 좌석의 눈높이가 무대에 선 사람의 무릎높이 정도임. 계속 시선을 올려다봐야 해서 조금 불편한 감이 있었다.
관객은 90% 이상이 여성.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정말로 2~30대 여성들이 이끌어가고 있는게 분명하다. -_-; 이정도로 성비차가 많이 나는 공연장은 처음...아니지, 브로크백 마운틴 관람때도 이정도였던가? -_-;
2층 난간부분에도 객석이 있음(헤드윅 공연장처럼). 사람들은 1층을 꽉 메운 정도로 왔고... 아무래도 이런 것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은 뮤지컬에 열광적인 사람들이 많은지, 관객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고, 열정적이었다. 뮤지컬 넘버나 제목, 배우들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다 알더라. (반응이 약하다 싶으면 진행자인 이석준씨가 설명을 곁들여 준다. )
시작 전에 프로젝터를 틀어서 출연한 배우들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조승우, 오만석, 엄기준, 이건명씨때는 환호성이 두 배. 김성기씨 경우는 역시 벽을 뚫는 남자에서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저사람이 닥터듀블 한 사람이야" 소근거리는 목소리도 꽤 들렸다. 동영상은 금지지만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는 사진 촬영은 자유.
어제의 게스트는 아이다 커버. 옥주현씨가 아픈 덕분에 꽤 자주 무대에 오를 기회가 있었던 김소향씨, 암네리스 커버로 한 번 무대에 섰던 한다연씨 (이분은 원래 전공이 발레였다고 한다), 라다메스 커버지만 이건명/이석준씨가 워낙 건강한 바람에 (^^;) 커버로는 한번도 무대에 서본 적이 없다는 박송권씨. (이분 너무 재밌더라... ^^; )
커버 하지 않을 때는 앙상블로 출연. 누비아 노예라든가, 암네리스 시녀(스파, 패션쇼) 등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한다. 진행자인 이석준씨까지 아이다 멤버라서, 분위기는 무지 화기애애. 한다연씨는 조금 공주풍 분위기였지만 (자기 말로는 긴장해서라고?) 박송권씨, 너무 재밌더라. 이석준씨 진행도 괜찮고, 김소향씨도 노래 잘 부르고... 말도 잘하고.
평소에 큰 소리로 웃거나 하는 걸 어색해 하는 데다가 다들 누군가와 함께 가서 좀 쑥스럽지 않을까 생각도 했건만, 정말 만사를 잊고 즐겁게 웃고 듣다가 돌아올 수 있었다. 끝난 시각이 11:30경...-_-; 이거 p양을 꼬드겨도 되는거야? (근데 3시간이 넘게 지나가는줄도 모르게 너무 재밌었다. 인터미션 없이 3시간 이상 앉아있으려니 허리가 뻐근하긴 했지만-_-)
10회 관람권 프리티켓이라도 살까...-_-;;
다음번(4/24)은 이석준씨가 게스트로 나온다는데 기대된다. 보러 가야지~ -_-;
근데 p양, 정말 재밌었어요 ㅠ.ㅠ
* 덤: 뮤지컬 이야기쇼, 왜 여성관객 예매율이 97%에 육박하는가?
S모 오빠와의 대화
me: 정말 남성분은 손에 꼽을 만큼 오시던데요--;
S: 가겠냐.
me: 왜? @.@
S: 음. 뭐라고 설명하기가 좀. -_-;
me: 게스트로 언니들도 나오는데?
S: 아니 그렇다고 언니들 잡담하는데 가긴 좀 그렇다는 거지.
일단 남자는 "언니가"! "벗어야!" -_-;
쿨럭.
본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