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독서노트'에 해당되는 글 112건

  1. 2007.06.02 On The Way to the Wedding - Julia Quinn 3
  2. 2007.05.26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1 - 제프리 디버 엮음
  3. 2007.04.29 마술사가 너무 많다 - 랜달 개릿 3
  4. 2007.04.26 지속적 성장을 위한 1등 기업의 법칙 - 프레드 라이켈트
  5. 2007.04.25 흑과 다의 환상(상, 하) - 온다 리쿠
  6. 2007.04.23 단테의 빛의 살인 - 줄리오 레오니 2
  7. 2007.04.17 이름없는 독 - 미야베 미유키
  8. 2007.04.17 살육에 이르는 병 - 아비코 다케마루 2
  9. 2007.04.16 구글, 성공신화의 비밀 : The Google Story - 데이비드 A 바이스, 마크 맬시드 5
  10. 2007.04.09 유령 인명구조대 - 다카노 가즈아키
  11. 2007.03.30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 온다 리쿠
  12. 2007.03.26 삼월은 붉은 구렁을 - 온다 리쿠
  13. 2007.03.20 통 - 크로프츠
  14. 2007.03.20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 가이도 다케루
  15. 2007.03.16 시계관의 살인 - 아야츠지 유키토
  16. 2007.03.09 유쾌한 팝콘 경쟁학 - 김광희
  17. 2007.03.06 굽이치는 강가에서 - 온다 리쿠 2
  18. 2007.03.06 네버랜드 - 온다 리쿠
  19. 2007.03.04 6번째 사요코 - 온다 리쿠
  20. 2007.02.15 빛의 제국 : 도코노 이야기_첫번째 - 온다 리쿠 2
  21. 2007.02.15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 릴리 프랭키
  22. 2007.02.06 파리의 포도주 - 마르셀 에메
  23. 2007.01.30 더 이상 칼은 날지 않는다 - 진산
  24. 2007.01.29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 - 쉰네 순 뢰에스
  25. 2007.01.28 납치된 공주 - 카렌 두베
  26. 2007.01.25 실버 피그 - 린지 데이비스 2
  27. 2007.01.21 십각관의 살인 - 아야츠지 유키토
  28. 2007.01.20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29. 2007.01.19 흙속의 아이 - 나카무라 후미노리
  30. 2007.01.18 라쇼몽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2007. 6. 2. 23:14
* Avon Books, Historical Romance
* Bridgerton가 시리즈 마지막. Gregory Bridgerton 편.

리전시 로맨스의 대가 줄리아 퀸, 8남매인 브리저튼 남매들이 드디어 완결이다.
물론 The Duke and I, The Viscount Who Loved Me, An Offer From a Gentleman, Romancing Mr.Bridgerton, To Sir Phillip With Love, When He Was Wicked, It's in His Kiss로 이어지는 브리저튼 남매들 말고도, 이들의 친구와 얽히는 이야기들인 How to Marry a Marquis 및 To Catch an Heiress 등이 있다. -_-; (줄리아 퀸의 리전시는 대부분 다 읽은 것 같군; )

브리저튼 시리즈의 네번째 이야기인 Romancing Mr. Bridgerton까지는 번역본을 읽었는데, 그 뒤로 책 번역되기를 기다리기도 귀찮고 해서 다섯번째 부터는 원서로 읽기 시작. (마침 그 무렵에 번외편 격인 Lady Whistledown이 나왔는데 그 책은 절대 번역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원서로 사보지 뭐, 하고 마음 먹은 것도 한 역할 했고.)

몇몇 실망스러운 스토리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리전시를 사랑하는 한 주디스 맥노트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줄리아 퀸도 잊지 못할 작가가 될 것 같다. 아이들 순서를 잃어버릴까 봐 A~H까지 머릿글자를 순서대로 사용했다는 수근거림이 있는 가족이라니, 그런 설정도 너무 귀엽잖아.

레이디 휘슬다운이 사라진 이후 가장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스토리가 아니었을까. ^^ 여주인공의 성격도 (전형적이어서 오히려) 신선했고 말이다. 에필로그는 좀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정도야 뭐, 용납해줄 수 있고. ^^

로맨스의 공식을 충실히 지키고, 몇 년동안 읽어와서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익숙한 브리저튼 시리즈. 완결이 되어 반갑기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네. ^^ (처음 다프네 이야기를 읽을 땐 그레고리와 히아신스는 정말 꼬맹이였는데, 어느새 자라서 주인공이 되다니 말야~ ^^)

* "내 여동생은 공작부인이예요. 당신 삼촌이나 데번포트 백작도 감히 그녀에겐 거역할 수 없을 겁니다"
 역시 권력이 최고여...=.=

* 그나저나 난 근 15년 동안이나 로맨스를 읽어왔지만,
"He prefers men to women." 이라는 대사를 로맨스에서 마주치게 될 줄이야... -_-;;;
상당히 쇼크가... (게다가 비열하지도 않고 젠틀; Lord Haselby가 주인공인 BL이 기대되더라니까. -_-;; )

Posted by smfet
2007. 5. 26. 22:59
* 홍현숙 옮김,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19
* 황태자 인형의 모험(엘러리 퀸), 사라진 13쪽(안나 카타린 그린), 숨겨 갖고 들어가다(리사 스코토 라인), 배트맨의 협력자들(로렌스 블록), 주말 여행객(제프리 디버), 그 여자는 죽었어(프레드릭 브라운), 원칙의 문제(맥스 앨런 콜린스), 힐러리 여사(얀윌렘 반 드 비터링)

책 뒤의 "이것이 서스펜스다!" 라는 문구가 어색하게도, "어디가 서스펜스?" 하고 반문하고 싶은 심정.
너무 유행에 뒤떨어진 탓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자극적인 스토리에 익숙해진 걸까.
(최근의 일본소설이 사건이건 뭐건 자극적인게 많긴 했지. -_-; 아~ 살육에 이르는 병의 쇼크가 너무 컸어.)

단편이면 으레 더 가져야 될 것 같은 긴박함과 꽉 짜인 차임이 뭔가 부족한 기분도 든다.

약을 먹고 반쯤 졸린 상태라서 집중을 더 못했던 걸까.
아니면 요즘 책 읽기가 힘든 몸 상태가 그대로 반영된 걸까.
(읽다가 멈춘 책만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5월에 한권도 못 끝낼 줄 알았어;; )

황금가지 밀리언셀러는 성공 반, 실패 반 정도로 기억되게 될 듯.


Posted by smfet
2007. 4. 29. 08:50
* 김성훈 옮김, 행복한 책읽기 펴냄

*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009

* 귀족 탐정 다아시 2, 사이드와이즈 수상작


이야기의 가장 매력은 상상력이 아닐까. 판타지에서 상상력이 가장 힘을 발휘할 있는 아닐까 싶다. 중력과 물리법칙, 심지어 시간까지도 무시할 있는 장르잖아~!


(어느 때든 기본적인 필력과 인과관계는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추리 소설이 한계상황 하에서 제한된 정보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다아시 경은 거기에 더해 마술적인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물론 마술에도 한계가 있고 어느 정도 수식으로 표현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때로 물리법칙을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져도 납득할 있는 다아시 경의 1960년대 런던!


요전번에 온다 리쿠를 읽을 때도 패러렐 월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패러렐 월드를 만나게 되었네. (팩션이라고 하는 애들도 패러렐 월드로 봐야 할까? 넓게 보자면 그럴 텐데… 어째 내키지는 않는단 말야. 여기에 대해선 생각이 필요한 )


잡다하게 이것 저것 책을 읽다 보면 시리즈 첫권이 아니어도 대충 읽을 있게 되는데 (y양의 경우처럼 /하인데 하권부터 읽는 삽질을 제외하고는 ^^; ) 이것도 다아시 시리즈로는 두번째지만 내가 만난 다아시 경으로는 첫번째. 패러렐 월드라 처음 세계관 적응에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속도가 붙고 나니 읽히는군. ^^


유일한 장편이라니, 아쉽네~ 다른 다아시 경도 찾아서 읽어야겠다. 단편집 단편집~!


* 찾아보니 사이드와이즈 상은 "대체역사소설" 수상하는 상이라고 하는군. "마술사가 너무 많다" 1999 수상작 : http://www.uchronia.net/sidewise/complete.html

거의가 읽은 책이네… ^^; 스티븐 벡스터라는 이름은 꽤나 익숙하기는 한데 책을 읽은 기억은 업고나.


* 해설을 읽으며 키득거리는 것도 묘미. 런던 후작의 모델이 네로 울프라지만, 네로 울프는 싫어하지만 런던 후작은 괜찮던데. 차이가 뭘까? 돈과 작위? -_-;; (이놈의 속물근성~~)

Posted by smfet
2007. 4. 26. 10:05
*정지택 옮김, 청림출판 펴냄

역시나 돈 주고 산 책은 아니고, 회사 직급 필수 과정을 수강하고 받은 책.
영문 제목은 The Ultimate Question 이던데, 원제가 훨씬 폼나지 않나? 하고 생각.
난 "1등"이라는 단어에 마구마구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
(특히나 요즘처럼 회사에서 1등 어쩌구 하고 갈구는 시기에는 더더욱)

간단 한 줄 요약: Good profit/Bad Profit의 개념을 파악하고, Good profit을 창출해 내기 위하여 NPS지수(추천고객-비추천고객)를 높이도록 하자.

제목에서 느껴졌던 거부감과는 달리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특히 추천고객/비추천고객을 정의하는 부분.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내용이 경영자(혹은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 쓰여졌지만 난 고객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는 거 ^^;;

* 간만에 벌써 4살짜리 애기 엄마인 k양을 만났는데, 마침 들고 나왔던 책을 다 읽었길래 손에 쥐어줬다. (제목을 보고 거부하려는 반응을 보였지만 뭐-_-; ) 이런 책들은 다시는 읽지 않을 것 같은 걸. 물론 누가 내 치즈를~ 류보다는 훨씬 좋기는 하지만.

* 뭔가 머리를 쓰는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인가 보다. 인문서가 읽고 싶어졌어!
Posted by smfet
2007. 4. 25. 16:19
*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펴냄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책 속의 책.
...과 같은 제목이고, 그 책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책.

온다 리쿠의 학원물을 줄창 읽어댄 후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난다. 어째서 이 작가의 세계에는 이쁘고 훌륭한 애들만 사느냐고.

"삼월은 붉은 구렁을"과 "흑과 다의 환상"에서는 애들 뿐 아니라 어른도 그렇다는 걸 보여준다. -_-; 일상에서 보는 사람들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얇은 필터로 현실을 한번 걸러서 만든 투명해 보이는 캐릭터들.

그러니까, 온다 리쿠의 세계는 지저분한 먼지와 공해와 쓰레기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지구가 아니라, 반짝반짝거리며 떠 있는 크리스탈 지구본을 보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서로 패러랠 월드로 만들어 놓고 시시때때로 넘나든다. 그래서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각 장에 나오는 책들이 같은 책이 되기도, 다른 책이 되기도 하며, "흑과 다의 환상"에서는 "밤의 피크닉"이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삼월은 붉은 구렁을"과 마구 뒤섞인다. 여기의 다카코가 그 다카코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덕분에 "같은 세계잖아?"하며 읽기 시작했다가 세세한 부분이 틀리다고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어라, 얘는 저기의 걔잖아? 하고 움찔하고 놀라기도 하는 광경이 종종.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 소개된 것처럼, 네 친구의 아름다운 수수께끼에 관한 여행이다. 수수께끼는 풀려도 좋고, 풀리지 않아도 좋고... (긴장도 종종 있지만) 편안한 네 친구,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잔잔하면서도 미스테리 요소도 갖추고 있고, 각 4개의 독립된 장이면서도 하나로 잘 맺어지는 이야기의 특성은 온다 리쿠의 장점. 믿을 수 있는 작가는 책을 덮을 때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책 읽는 시간동안 만큼은 충분히 제 값을 해주는 온다 리쿠의 이름이 헛되지 않았다.

* 친구들의 분위기를 종종 묘사하는데... 이런 대목이 있다. "이렇게 머리를 쓰는 이야기가 얼마만일까."  회사나, 개인 일상사나, 사회나, TV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나.. 그런 이야기들 말고 순수하게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여기서는 아름다운 수수께끼로 표현되는)를 하며 그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그런 분위기가 얼마만일까 하는.

내게 있어, 친구인가 아닌가의 기준은 간혹 침묵이 기준이 되는데, 그러니까 말하지 않고 침묵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도 편안하면 그게 친구.
(회사에서 점심먹을 땐 대화가 끊기면 어색하고 불편하다. -_-;; 특히 수가 적을수록 더더욱)

그리고 그런 친구들과는 정말 쓰잘데없(어보이)는 이야기도 종종하는 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시간을 때우기 위한 대화가 아닌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들. :)

Posted by smfet
2007. 4. 23. 12:17
* 이현경 옮김, 황매 펴냄

그러고 보니 이탈리아 소설을 읽은 적이 있던가?
이탈리아 배경은 읽은 것 같은데...아, 에코가 이탈리아였던가?

단테는 베아트리체하고 신곡밖에 모른다. 그나마 신곡은 읽다가 때려치웠다. -_-; 지옥편과 연옥편은 읽을 만 했는데 천국편은 어찌나 지루하던지. ("천국이 그렇게 지루한 곳이라면 가지 않을래요" 라는 대사가 어느 소설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공감된다. -_-;; )

여튼 그 단테가 등장하는 시리즈 물. 첫권은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다는데 읽지는 않았고, 빛의 살인을 읽은 지금은 읽고 싶지도 않다. -_-;;

대부분의 탐정 시리즈물이 그렇듯이 이것도 굳이 전편을 읽고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전편을 읽고 싶은 의욕도 안 생긴다. -_-; 500페이지 가량 되는 두꺼운 하드커버 책인데, 이거 대체 뭘 믿고 국내 번역이 된 건지 싶을 정도. -_-;

재미없고 지루하고 읽기도 힘들고...
의식적으로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자꾸 추스리지 않으면 글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번역의 문제인지 내용 자체의 문제인지도 구분이 안된다. -_-;

대략적인 사건의 개요들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거 보면 읽긴 읽은 게 맞는데... 어쩜 이리 피곤하게 읽었는지. (책에 몰두해서 피곤해지는 그런 기분좋은 피로가 아니라, 재미없는 수업시간을 억지로 몇 시간 연강 들은 기분이랄까)

y양은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던 단테가 탐정인데 하드보일드라니..."라서 마음에 안들었다고. 책을 빌려준 (빌려준거니 떠넘긴 거니? -_-; ) p양은 "정말 읽기 힘들지 않니? 의무감으로 읽었어" 란다. 절대 공감!

그나저나 y양은 팔코는 별로 안 싫어하면서 하드보일드는 취향이 아닌게야?
난 필립 말로를 비롯하야 하드보일드는 죄다 높은 점수를 못 주고 있는 듯.
Posted by smfet
2007. 4. 17. 17:50
* 권일영 옮김, 북스피어 펴냄
* 미야베월드 4번째

행복한 탐정 그 두번째. 일상의 범죄들이나 힘든 일에 비하면, 정말로 이 탐정의 고민은 행복이 넘쳐서 하는 고민으로밖에 보이지 않기도 한다. ^^; 그래도 이번엔 가족까지 말려드는 사건도 있었고~ 역시 탐정은 행복할 수만은 없는 건가?

사회파 미스테리가 대부분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지만 (현실에 없을 것 같은 명탐정 류에 반발해서 일어난 풍조이기도 하니) "이름없는 독"에서도 그렇다. 무차별 독살과 성격에 문제가 있는 아르바이트 생 해고, 두 가지 사건이 교차되는데, 실제로 TV에서 대상을 가리지 않는 독극물 주입 뉴스를 보면서 내 주변엔 저 아르바이트 생 같은 골치아픈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듯해서 현실감이 가득. (다만 그 여자만 빼놓고는 대체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들만 있다는 게 미미여사 작품의 특징이고, 그래서 이러한 주변인물에 와서는 현실감이 날아가버리기는 하지만. 미미여사는 심지어 범인에게까지 묘한 동정심이 들게 만든단 말야.)

앞으로도 계속 활약할 행복한 탐정을 기대!

*2006년 8월 일본에서 발간된건데 벌써 국내 번역판이라. 빠르구나~

* 미미여사의 몰입도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데 안내방송이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 내릴 역을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정신이 들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전광판의 문자를 확인해야 했다. 전작 "누군가"에서는 스기무라 씨와 미미여사가 아직 친하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 훨씬 집중도가 높아졌다.

* 본문 중에서

"그런데 스기무라 씨는 사건과 인연이 있어."
"없어요. 후루야 씨와는 이제 다시 만날 일이 없겠죠. 오늘도 아까 그런 이야기만 듣지 않았다면 난 아무것도 몰랐을 텐데."
"그런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스기무라 씨가 불러 모으는 거야, 사건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힘내요, 스기무라 씨! 하지만 김전일도 저렇게 대놓고 사건을 불러 모은다는 소리는 안 들었는데, 이제 두번째 출연작에서 벌써 그런 말을 듣다니요~ ^^;

* 책에 접힌 자국이 있어서 교환을 요청한 상태인데... 물건 받는건 무리가 없지만 교환은 참 시간 맞추기 힘들단 말야. 전화해서 항의한 결과, 일단 교환도서 먼저 받기로 했는데...방금보니 또 엉뚱한 애가 답변을 달아 놓은 것 같네? 어찌 되려나...-_-; (이전에 이러다가 결국 회수도서를 못 보내고 새 책만 받아먹은 기억이 새록새록)

* 잊을 만하면 이렇게 "이름"을 챙기는 글들이 어디선가 나타난단 말야. 역시 어스시를 사야 할까봐. ㅠ.ㅠ 아니 잠깐. 왜 이리 지를 것들만 늘어나고 있는 거야? -_-;

* 북스피어의 이스터에그, 이번엔 안 넣은거야? 찾을 수가 없었어~ 기대하고 있던 터라 조금 서운.
Posted by smfet
2007. 4. 17. 10:58
* 권일영 옮김, 시공사 펴냄

책 표지에 찍혀있는 19세 미만의 딱지, 그리고 겉표지에 살짝 끼워진 띠지가 아닌 책을 빙 둘러서 봉하고 있는 노란색 띠지 (그 양끝은 풀로 붙어 있다), 그것도 모자라서 비닐 밀봉. 빨간색 19금 딱지나 비닐 밀봉은 BL 만화에서 많이 보던 거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빙 둘러 책을 묶고 있는 띠지에서는 움찔했다. 포장 실수인가? 착각까지 할만큼 처음 보는 방식. 그리고 심하다, 지겹다~라고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로 반복되는 반전에 대한 경고.

책을 덮고 난 심정은, ...그 모든 안전(?) 장치가 결코 무의미한 게 아니었으니~!
저 경고문대로 마지막까지 읽은 후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말았다. ㅠ.ㅠ

19금, 밀봉 모두 적절한 조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열어보는 사람도 있는 거고 ㅠ.ㅠ

추리소설로서나, 독자를 속이는 트릭으로서나 모두 수준급. 꽤 이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지 않다.
서술도 깔끔하고, 3개의 시점-(전직)형사, 관찰자, 범인-이 교차하면서 진행되는데 혼란스럽거나 헷갈리지도 않고.
수작. 그러나 절대 평범하게 권해줄 수 없는 책. 아니 왠만큼 용기를 내도 권해주기 힘든 책.

* 이런 트릭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엣? 그랬었어? 하는 감상이 주였다면 이 "살육에 이르는 병"은 헉! 수준이랄까~

* 그러나 역시... 심지어 y양에게도 권해주기는 어렵다. 난 하드고어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닥 얼굴 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긴 했지만, 그건 추리 장르소설에 익숙해진 입장이어서 그랬던 것 같고... 장르 소설 애독자라도 소프트한 표현을 즐긴다면 상당히 기분나쁠 듯. 엽기적이고 세부적인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게 80년대 일본이 배경이고 92년에 출판되었다고? 요즘의 시각으로 봐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엽기적이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기괴함과는 다른, 정말 엽기살인사건으로 취급할 만한) 진짜 권해주고 싶지 않다. 그치만 책은 재미있었다. 이 무슨 상충되는 생각이냔 말야~!! (책을 덮고 나서 그 장면을 떠올릴 수록 엽기성이 짙어져서 기분나빠진다. 스토리의 일부로 볼 때는 참을 수 있었는데 역시 그런 묘사는 혐오스럽다.)

* 내가 장르소설에 익숙하다는 걸 인지했던 일 중의 하나가, 몇 달전 중국인 지하철역 시체 유기사건. 손이 잘려나간 채 트렁크에 들어있었다는 사건 기사를 보고 젤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지문을 숨겨 신원확인을 어렵게 하려나 보다"였다. 근데 주변 회사 사람들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단지 손목을 잘랐다는 엽기성에 기분나빠할 뿐이더라. OTL 사실 CSI에서 지문검색 프로그램을 돌릴 때마다 생각한다. 저거 우리나라였음 지문만으로 금방 용의자 찾아낼 수 있을 텐데. -_-; 전국민의 지문이 DB화 되어있는 나라잖아~

* 마지막 한페이지도, 한 문단도 아니다. 문장 하나로 반전을 이끌어내는 깔끔함! 그 반전 부분만 이전에 읽은 기억이 난다는 게 좌절스러운 일. 책의 내용으로 보아 절대 우리나라에 전문이 번역되었을 일은 없었을 것 같고, 대체 그 마지막 문장을 어디서 본 거야! 그리고 분명히 그건 기억이 나는데 앞의 내용은 하나도 모르는 건 대체... -_-; 설마 아류작이나 해적판 내용을 본 적이 있으려나? (기록을 안하고 닥치는 대로 책을 집어읽던 시절이 워낙 길어서 나도 내가 뭘 읽었는지 몰러~)

* 아비코 다케마루는 아야츠지 유키토(관시리즈)와 함께 신본격 작가라는데... 글의 성향으로 보면 사회파 쪽에도 가깝지 않으려나? 명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이면 본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가치관에 조금 혼란이 온다.
Posted by smfet
2007. 4. 16. 17:39
* 우병현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회사 독서통신교육 두번째. 사실 이걸 노리고 신청한 교육이었다. -_-;
작년에 y양이 감명깊었던 책은? 하고 물었을 때 실험실 모 군이던가가 이 책을 대답했다고... 하지만 책값이 무려 2만원! (아니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그렇게 비싼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_-; ) 일단 회사돈으로 읽을 수 있으면 내 돈 안 쓰는 게 좋지 않겠어? 싶어서.

구글 창립자 두 사람이 처음 아이디어를 낼 때부터, 구글의 최근(?) 행보까지 설명한 책. 인터뷰 및 세미나, 뉴스 등의 기존 보도 자료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소감이라면, 그렇게 극찬할 만큼 좋은 책은 아니지 않나? ^^; 신문의 CEO 인터뷰 시리즈 읽는 듯한 느낌.
공돌이들의 꿈과 희망이긴 하지~ ^^;

그나저나 이것도 리포트(일종의 쪽지시험)가 있는데 그거 하기가 귀찮네~
혹시 이전에 읽었던 "유쾌한 팝콘 경쟁학"과  이 "구글, 성공신화의 비밀", 그리고 다음달에 읽을 "블루오션 전략"에 흥미있는 사람?
내 책 줄께요~ =.=
Posted by smfet
2007. 4. 9. 17:19
박재현 옮김,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데뷔작인 "13계단"에서 시선을 집중시킨 다카노 가즈아키. 사회파 미스터리에도 잘 맞고, 그걸 떠나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도 섬세해서 주목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작가였으나 국내에 출간된 다음 작품은 생뚱맞게도 유령? 구입을 고민하다가 "13계단도 네가 샀으니 이것도 사보는 게 어때?" 하고 y양에게 미루고는 결국 빌려 읽게 되었다.

서두부터 움찔. 엣? 이게 정말로 그 다카노 가즈아키야?
이 늘어지는 나열식 에피소드가 내가 관심갖고 지켜보리라 생각했던 그 작가라고?
어디서 우울증은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된다느니, 열심히 살아야 한다느니 그런 이야길 하고 있는 거야?

중반쯤 읽다가 덮어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치만 13계단의 작가라고. 설마 마지막까지 이렇게 나가겠어? 하는 한가닥 희망을 안고 계속 읽었다. 끝날때까지. 그리고...

역시 읽지 말걸. -_-;

나중 작품 평이 좋아서 데뷔작을 찾아 읽었다가 그 미숙함에 후회한 적은 있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참 간만이로고나. -_-; 이래서야 절대 작가 추천은 못하겠잖아.

책이 미우니까 표지까지 안 이뻐보인다. -_-; 나름대로 하늘과 오렌지색을 주조로 한 디자인인데 말야. 쳇.

단테의 빛의 살인 읽다가,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 잠시 들었는데 오히려 독서의욕이 더 떨어져 버리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미스터리는 밀어두고 다른 책을 읽어버릴 테얏!
Posted by smfet
2007. 3. 30. 22:41
* 권남희 옮김, 북폴리오 펴냄
* 삼월 연작 두 번째

"그런데 선생님, 왜 이 학교는 3월에 시작하나요?"

3월에 새학기가 시작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4월 1일이 신학기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와 맞춰서... 대부분 "입학식"이라고만 나오기 때문에 초기에는 잘 인식을 못했었는데, 한번 깨닫고 나니 꽤 기묘하게 보였다. 왜 하필 4월이지?
3/1이 국경일이고, 뭔가 날짜가 부족한 2월에 지난 학년을 마무리하는게 너무나 당연한 생활을 20년 가까이 해 왔더니 4월 시작이 뭔가 어긋나 보인다. 그러나 [삼월의 나라]인 이 책에서, 리세는 오히려 묻는다. "왜 3월에 시작하나요?" (일본 학원물 볼때마다 나도 묻고 싶었다. "니넨 왜 4월에 시작하니?" -_-;;; )

무대가 학원이니까, 이것도 일종의 학원물이겠지. 그러나 온다 리쿠의 다른 작품세계에 나오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학생들과 달리, 이곳의 학생들은 예민하고, 날카롭고, 불안정하다. (...그래도 아름다운 건 똑같군. 이 작가 왜 이리 미소녀/미소년을 좋아해?)

리세. 이름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이름도 이미지도, 과연 역대 리쿠걸 중에서도 상위에 오를 만한 캐릭터더군.

상대적으로 남자애들이 매력적이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 몇 가지 복선들은 꽤 쉽게 눈치챌 수 있었고.

그러고 보니 최근 수동적인 독서를 하는 경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온다 리쿠의 미스터리들은 여러가지 복선이나 그런것들을 꽤 챙기면서 읽게 되네. 작가랑 파장이 잘 맞는 걸까?

삼월의 나라에 전학 온 리세. 매력적인(이라기 보다는 매혹적인? ) 교장, 아름답고 사연과 상처가 있는 여러 아이들. 파란언덕의 학교는 삼월의 제국, 왕국.

사건들이 얽히고 커져서 조금 걱정스럽기까지 했지만 그에 비하면 깔끔한 마무리. (온다 리쿠 캐릭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요한의 정체는 꽤나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칫. 사실 난 다른 걸 기대했었는데.) 리세의 이야기도 중반쯤엔 눈치챌 수 있었고~

삼월 연작시리즈에 등장하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 "붉은 표지에 작가 이름이 없이 제목만 적혀 있는 책"이라는 설정만 공유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매번 등장할 때마다 바뀌네. 제목과도 같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도 각 장마다 다른 이야기의 책이 등장하더니,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에서도 완전히 다른 책이네. (매번 일종의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책 속의 이야기와 책 바깥의 이야기가 미묘하게 겹친다는 부분은 동일하지만.) 같은 책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는 소재와 이야기 진행이 다채로워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연작"소설이니만큼 약간은 아쉬운 점이랄까. 연작이라면 뭔가 직접적인 동일한 아이템이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란 말야.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밤과 낮의 마법사 라는, 낯간지럽게까지 느껴지는 수식어가 붙는 온다 리쿠.
다작 작가로 느껴질 정도로 끊임없이 그녀의 책들이 유행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에 네버랜드를 읽고 나서도 생각했듯이 학원물은 별로지만, 이러한 미스터리가 가미된 글은 꽤 취향인 듯. 초반의 학원생활에서는 이게 삼월 연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사건이 커지면서 점점 흥미로워졌다. 리세의 고등학생 이야기라는 다음권도 궁금해진다.
온다 리쿠는 팬층이 학원물쪽과 삼월 류의 미스터리쪽으로 나뉜다는데, 난 미스터리 쪽!

Posted by smfet
2007. 3. 26. 23:11
*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펴냄
* 삼월 연작 첫번째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우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겠는걸! 하는 생각을 했다.
책으로 가득찬 도시, 작가로 가득찬 도시, 환상의 책이 가득 있는 지하세계, 그리고 부흐링.
어렸을 적 꿈꾸던 서재의 확장판같은 기분도 드는 그런 동경.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는
"나도 독자야. 나도 니네 맘 알거든?" 하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이런 맘이지? 이런 기분이 든 적 있지? 라고.
작가에게 독자로서의 공감을 느끼다니.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중 인물이나 작가의 감성이 아니라 독자로서의 동지애를 느끼게 되는 게 신기하다.

"누구누구 글/그림"의 의미라든가, 잘 쓴 이야기의 쾌감을 느끼는 순간, 작가의 성별을 궁금해하는 기분 등등,
나도 그랬어, 라든지 맞아! 라고, 이 글의 작가는 작가이기 이전에 나랑 같은 독자구나~! 하고 외치게 된다. 아아 동지여.

액자소설이면서, 같은 그림인데도 각 장마다 다른 프레임을 씌워서 보여주고 있다. 프랙탈 구조를 보는 것처럼, 끊임없이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처음 두 장을 읽을 때까지는 작가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고 같은 그림과 같은 프레임이라고 생각했다가, 3장을 읽으면서 프레임이 바뀌어서 당황했었는데 첫장과 두번째 장의 프레임도 다른 거였더라. 단지, 이 경우엔 같은 프레임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조금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공감을 느끼는 만큼 느끼기만 하는게 아니라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 이리저리 머리굴려보게 된다. 그것도 기쁜 맘으로.
온다 리쿠는 역시, 이쁜 애들만 나오는 학원물은 나하고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작가가 된 듯 하다. 온다 리쿠 컬렉션을 몽땅 사댄 게 억울하지 않군. ^^

덧붙임: "밥하고 어울리는 건 술하고도 어울리는 법이지" 라는 지나가는 대사가 너무 좋다.

Posted by smfet
2007. 3. 20. 21:12
* 오형태 옮김, 동서 미스터리 북스 6

제목도 재미없어 보이고, 작가도 처음보는 작가라서 한참 미뤄뒀던 책.
그런데.. 의외로 너무 착실한데다가 재미있다.
정말 고전적이고 성실한 경찰의 견본을 보여준달까.

추리소설에서 경찰이 상명하복이야! 게다가 시스템에 따라 움직여! 매일 보고도 해!
탐정도 자기를 보고한 사람에게 매일 보고하고!
변호사는 심지어 다른 일을 처리하느라 이 사건을 며칠 손 못대기도 해!

소설에서 저런 성실한 경찰과 탐정을 만나볼 수 있다니. 정말 신선했다.
반갑고.

바로 전에 시계관을 읽으면서 차라리 열차 시간표 트릭을 써라! 라고 투덜댄 기억이 나는데...^^ 이번엔 진짜로 열차 시간표 트릭이 등장.
너무 착실해서 조금 질리는 맛이 있고, 트릭을 풀어나가는 탐정를 쫓아가는 거지 내가 트릭을 풀고 싶은 기분이 안들기도 하고, 마무리가 조금 그랬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것치고는 매우 수작이었다. 이게 데뷔작이라던데~

이 성실한 형사들 콤비가 다른 작품에서도 등장한다는데, 연속으로 읽기엔 너무 착실해서 지루한 감이 있지만, 잘난체하는 명탐정에 질렸다면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 ^^

* 독서 속도가 다시 빨라져서 의식적으로 속도 조절 중.
* 단테의 빛의 살인, 푸코의 진자(표지만 봐도 브라질이 떠오른다-_-), 온다리쿠의 삼월 시리즈가 남았는데, 페이스 조절을 위해 며칠 쯤 독서를 쉬어볼까 생각중이다.
Posted by smfet
2007. 3. 20. 20:55
* 권일영 옮김, 예담 펴냄

바티스타 수술이 심장수술 중 하나의 별명이라는데 (원래 이름은 길어서 까먹었다. ) 사실 묘하게 비틀린 일러스트랑 겹쳐져서 난 처음에, 바티스타가 크루얼조직처럼 악의 집단(-_-) 이름인 줄 알았다.

다구치 선생의 독백으로 시작된 소설. 처음엔 평범했으나... 다구치 선생의 성격이 드러나면서 점점 흥미가... ^^ 다구치 파일도 재미있고. 여기까지는 참으로 즐겁게 읽었으나,

...사실 시라토리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조금 맘이 상했다. -_-;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바람에 그만. 시라토리 파일도 재미는 있었지만 시라토리라는 캐릭터 자체에 정이 안갔거든.

그치만 다구치는 정말~ ^^ 시라토리+다구치 시리즈의 다음 책도 일본에서는 나와있다는데, 존재만 언급된 얼음공주도 궁금하다. 얼음공주+시라토리 콤비, 혹은 다구치+얼음공주+시라토리 조도 궁금한뎅... ^^

대화와 독백이 많아서, 크게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으로 써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구치파일/시라토리 파일로 나누어서 2부작 정도 드라마면 괜찮겠지. 길어지면 긴장감이 떨어질 테니까~

가끔 읽다 보면 그대로 영상이 떠오르는 책들도 있다. ^^
도저히 영상이 상상이 안되는 이야기들도 물론 있지만~
Posted by smfet
2007. 3. 16. 17:49
- 김난주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번역자가 안어울린다. -_-; 김난주는 에쿠니 가오리 단골 번역가가 아니던가. 왜 갑자기 뜬금없이 아야츠지 유키토의 본격 추리소설을? 잘나가는 번역가일텐데 이런 장르 번역할 시간도 있단 말야? (출간일도 2005년이네. 한참 잘 나갈 때인 것 같은데~)

잠깐 찾아보니 김난주는 의역이 많다던데, 이건 본격 미스터리에서는 꽤나 약점으로 작용할 듯 싶다. 실제로 에쿠니 가오리를 읽을 때는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었던 번역이 시계관에서는 종종 눈에 거슬렸으니까.

독특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캐릭터는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좋은 소재가 되지만, 대부분의 트릭을 건축가(혹은 건축을 의뢰한 집주인)의 독특한 취미로 해결해 버리기 때문에 두 권 읽었는데도 벌써 식상함이 느껴진다. "나카무라 세이지의 건물이라면 분명히 건물 어딘가에 비밀이!" 라고 트릭을 해체해내는 건 그닥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차라리 열차 시간표 트릭 같은 게 좋지. 독자에의 도전장이라든가. - 앨러리 퀸이었지 아마?)

십각관이 관 시리즈 첫번째였는데. 그거 데뷔작이던가? 다섯번째 이야기라는 시계관에서는 확실히 좀 더 정돈되고 치밀함이 엿보인다. (아주 치밀하지는 않다. -_-;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건물 자체에 너무 많은 수수께끼를 숨겨두는 편이기 때문에. 그러고 보면 점성술 살인사건이 정말 잘 쓰인 미스테리구나...)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이고, 계속 죽어나가는 (-_-;)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치고는 흥미를 끌게 잘 구성된 이야기이다. 관시리즈가 또 번역되면 관성으로 또 사볼 만큼은 되는 듯.

* 시계관은 밀실살인이 주인데, 나 전엔 분명히 밀실살인 이야기를 즐겼었던 것 같은데...ㅠ.ㅠ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겁이 많아졌나 보다. 무섭더라. 흑흑.. 그리고 코난군 이자식, 탐정도 아니면서 (심지어 왓슨역할도 못하면서) 김전일 못지 않게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거냐...-_-;

* 국내에 십각관/시계관만 번역되어 나왔길래 순서대로인 줄 알았더니 십각관-시계관 사이에 수차관, 미로관, 인형관이 있더라. (제목만으로는 인형관이 가장 무시무시하군) 중간을 빼먹고 갑자기 시계관이 번역된 이유는 뭘까? 잘 안 팔렸던 책들인가? -_-;

Posted by smfet
2007. 3. 9. 10:50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펴냄
-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를 꿰차게 해줄 No1. 경제교양서

y양이 그동안 성향과 매우 다른 책 리뷰를 올린 걸 보고 난 생각했다.
'실험이 안되다 보니 쟤가 미쳤나? -_-'
p양은 생각했단다.
'얘 돈 받고 리뷰하나? -_-'

실상은 양쪽 다 아니고, 무슨 블로거로 선정이 되어 공짜로 받은 책이란다. ^^;

이 제목을 보고서도 p양은 아마 비슷한 의문을 순간 품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는 하지만... -_-; 사실은 회사 독서통신교육 (소설은 마구 사대면서 경제/경영/자기계발서는 돈아깝다고 생각하는 건 왜일까?) 3달 분량 중 첫번째 책. 블루오션 전략 파트인데, 내가 블루오션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이 과정의 마지막 교재 중에 "구글, 성공신화의 비밀"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고른 과정. 과정별로 추천하는 책이 있고, 그 중에서 매달 1권씩, 3달 동안 책을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독서 과정인데, 구글 말고는 별로 관심있는 책이 없어서 처음 두 달은 그냥 그 달의 가장 비싼 책을 골랐다. (물론 비용은 회사에서 지불한다. -_-;;)

제목과는 달리 유쾌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차라리 그냥 인문 이론서를 고를걸. -_-; 쉽게 쓰여진 어쩌구 하는 거나, 경제 우화 같은건 읽으면서 마구 짜증이 난다. 예시도 맘에 안들고 저자의 잘난체를 참아줄 수가 없어서. -_-; (잘난 체를 참아줄 수 없어서 집어친 대표적인 예가 스티븐 코비 -_-;; )

이 저자도 잘난체를 엄청 해 대는데, 뭐 그러려니 한다 이거야. 자기가 지금 교수이고, 책까지 냈으면 잘난체도 하고 싶겠지. 그런데 제발 잘난체를 하려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달라구! 인문서에 오타가 이렇게 난무하면 어쩌자는 말이냐~!

아니 그러니까 알고 있는데 잘못 쓴 게 오타인가? 이건 맞춤법 자체를 모르고 있는게 분명해!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종종... 아무리 참고 읽으려고 해도, "괴심죄" 부분에서는 정말 책을 집어던질 뻔 했다. (리포트 제출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었으면 읽기를 집어치웠을 거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 세상에나, "괘씸죄"더라. -_-;; 어떻게 이걸 저렇게 쓸 수가 있지? 심지어 소리나는 대로 쓴 것도 아니잖아.

너무 당황해서, 혹시 내가 맞춤법을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하고 네이버에서 "괴심죄"를 쳐 봤다. 줄줄이 나오는 "괴심죄"항목에 경악.

b군이 p양에게 영어 문법에 대한 조언을 줄 때, "구글에 넣어봐서 많이 나오면 제대로 된 문장이고, 안나오면 이상한 문장이지"라고 했다는데 울나라 맞춤법에는 더이상 통용이 안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_-;;

("괴심죄가 실제로 법조문에 있는 조항인가요?" 같은 질문이 지식인에 올라온 것도 있다. -_-; )

설마 하며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다행히도(...이 꼬라지가 과연 다행인걸까?) 맞춤법은 "괘씸죄"가 맞더라.

글자를 철자 그 자체가 아니고 형태로 인식한다는 그, 캠릿브지 어쩌구 하는 글이 한참 인터넷을 떠돌기도 했지만, 잘못된 철자를 만나면 읽어낼 수야 있지만 순간적으로 독서가 멈춰지고 매끄러운 읽기에 방해가 된다.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저런걸 만나면 어찌나 짜증이 나는지.

요새 책값도 비싼데 (왠만한 건 만원 가볍게 넘어가잖아?) 독자에게 책값만큼의 값어치는 해 줘야 되지 않을까. 저런 교정도 제대로 보지 않은 책을 내놓고 뻔뻔하게 앉아 있다니, (심지어 3쇄다!) 출판업자들과 저자는 얼굴에 얼마나 두꺼운 철판을 깔고 있는 건지 의문스럽다.

결국, 이건 리뷰를 가장한 불평.
책 감상은... 재미없다. -_-;
Posted by smfet
2007. 3. 6. 17:03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온다 리쿠의 등장인물들은 매력적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심지어 재능까지!
여자애들은 모두 미인이며, 남자들도 미소년. 공부를 잘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런 인물들이 책마다 한두명도 아니고 여러명씩 우르르 등장하는 걸 보니 이건 좀 심하잖아? 싶을 정도. 여자애에 대한 묘사도 참으로 소녀적이어서, 누구는 진주 펄, 누구는 분홍색 사탕과자, ...하는 식으로 예쁜 여자애들의 느낌을 알려준다. 그러나 설마 실제로 저렇게 이쁜 애들만 존재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다른 인물들의 매력을 부러워하는 주인공(...주인공 맞겠지; 어쨌든 얘로 인해서 사건이 움직이게 되니까)조차도 매력적이다. (단지 본인만 깨닫고 있지 못할 뿐...;; 뭐냐 이거, 진짜 소녀만화잖아)

밤의 피크닉과 비슷한 시기에 쓴 책이고,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데 글쎄... 개인적으로는 꽤 실망스러웠다. 마무리도 맘에 안들고.

차라리 평범한 일상을 그렸을 때는 질질 끌지 않는 깔끔한 완결이라고 생각했는데 (밤의 피크닉이 그렇다. 일상에서 찾아내는 섬세한 감정들과 오버하지 않는 단정한 맺음)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도 그걸 일상처럼 끝맺어 버린다. 제대로 된 해결도, 갈등 해소도 주지 않고.

온다 리쿠의 아이들은 너무 훌륭해서 그런 정도는 다들 알아서 극복해 나가니까? (비밀을 가지고도 훌륭하게 성장한 네버랜드의 아이들처럼?)

분명히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투로 이야기하고 있기는 한데, 나는 온다 리쿠의 닫힌 세계가 이제는 지겹다. 이제 온다 리쿠의 학원물은 그만 읽어야지. -_-;; 삼월 시리즈는 미스테리 성격이 더 강하다니까 괜찮겠지. 온다 리쿠는 드물게도, 같은 작가의 작품 내에서도 성향에 따라 독자층이 많이 갈리는 타입인 듯 하다. 빛의 제국과 같은 판타지/ 삼월 류의 미스테리/ 그리고 최근 내가 연달아 읽은 학원물들.

* 미미여사의 책을 연달아 읽을 때는 괜찮았는데, 온다 리쿠를 연달아 읽으니까 조금 지친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다들 너무나 비슷하게 훌륭해서? 삼월 시리즈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멈추고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 마침 3월이 시작될 무렵 주문한 책들도 도착했고~ :)

* 작가 후기를 읽다 보니까 온다 리쿠의 책이 일본에서 백여권 나왔단다. 헉...-_-; 이작가 왜 이리 다작이야?

* 퇴근때 책을 읽고 나니 30페이지 정도 남아서, 또 들고 나오기가 뭐해서 집에서 마저 읽으려는 참에 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22시 30분 쯤)
"뭐하니?" 라길래 "책읽어" 라고 했더니,
"이 시간에 전화해서 책읽는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다. 그렇게 드물까?
Posted by smfet
2007. 3. 6. 17:03
권영주 옮김, 국일미디어 펴냄

"리쿠걸"이 등장하지 않는 책. 텅 빈 남자 기숙사에 남은 세 남학생과, 거기 놀러온 한 남학생. 전부 넷의 이야기.

각자는 비밀을 가지고 있고, 그 비밀을 고백(고해)하게 된다.

...라지만 데카메론처럼 모두 돌아가며 순서대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 유령 소동이나 부모님의 방문 등 다른 사건들도 계속 엮여있다. "비밀을 말할 때 딱 하나만 거짓말을 섞어"라는 건 처음의 이야기에나 적용될 뿐. (저걸 끝까지 유지해 주는 게 좀 더 미스테리로서의 긴장감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이야기 하나하나에 미스테리적인 요소가 섞여 있기는 해도 결국은 성장 소설의 성격이 강한 온다 리쿠의 특성 탓인지 저 조건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로만 사용될 뿐이다. 그러고 보니 성장소설인 주제에 제목이 "네버랜드"... -_-;;)

이야기를 하는 소년과 듣는 소년. 그리고 서로의 의견들. 말다툼도 있고, 고등학생 주제에 술도 마시지만 결국 해결책도 지네들끼리 찾아낸다. 스스로 극복해내고, 서로 감싸주고. 뭐 이런 훌륭한 것들이 다 있어... -_-; 오히려 등장하는 어른들이 더 애 같고 자기 멋대로다.

등장인물들의 훌륭함에 조금 질려버린 책.

* 작가 후기를 읽다 보니, "취재를 위해 남자기숙사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분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너무 아름답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는 말이 있더라. -_-; 사실 나도 기숙사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기숙사는 "말괄량이 쌍둥이"나 "기숙사의 봄"에 나오는 것 같은 곳인 줄로만 알았다. -_-; (통금이나 기타 규제가 다른 곳에 비해 적었다는 걸 고려하면 우리학교가 조금 특이한 상황이긴 했지만. ^^)

Posted by smfet
2007. 3. 4. 22:01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판타지노벨 대상 후보작이었다는데, 그럼 대체로 우리나라에 나올 때는 NT 노블 형식으로 나오지 않았었나? 판타지 노벨 수상작이라는데 하드커버에 빳빳한 종이로 나오니까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다.

온다 리쿠의 데뷔작. 조금 갈팡질팡하고 마무리가 뭉뚱그려진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 깔끔하고 오버하지 않는 느낌은 여전하다. 온다 리쿠가 그리는 학생들은 항상 깔끔하고 차분하다. 때로는 어른들보다도 더 이성적이고.

클라이맥스인 연극 장면이 중반에 등장해서 매끄럽게 읽어 나가기가 어색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클라이맥스까지는 공포소설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고 보니 책 속의 이야기인 그 연극과도 비슷한 구조네) 한껏 긴장되었던 감정이 시원하게 해소되는게 아니라 그냥 그것대로 자연스레 사그라들게 방치하는 듯한 기분.

중간중간 나오는 오자가 눈에 거슬린다. 맞춤법이 틀린 것도 있지만, 문맥상 사람 이름이 바뀌어 있다거나 하는 부분이 더 거슬리더라. 얘네 교정도 안보는 거야? -_-; 아님 대충 보는 거야? -_-;

그런 책을 볼 때면, 작가의 수고나 작품의 수준을 둘째치고 출판사의 성의 없음에 마음이 심히 상한다. (물론 그 담에 책을 고를 때는 출판사는 안 보고 고르기 땜에 또 얘네야? 하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아, 해문이나 동서 추리소설 시리즈는 워낙 튀니까 예외-_-; )

온다 리쿠의 성장소설(사요코도 정체는 성장소설이다)에 나오는 아이들은, 내가 그 또래였을 때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성숙하고 이성적이고 반짝반짝하는 고등학생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들에 감정을 줄 수 없는 건 너무 훌륭해서인가.

* 처음엔 사요코 전설을 이해하기 힘들어서 좀 삽질을. -_-; 나 원래 이리 숫자에 약했었나? (이걸 숫자라고 보는 것도 좀...-_-;)
* 데뷔작임을 고려하면 수작.
* 그러고 보니 이게 데뷔작이야? 하고 놀랐던 작품이 있었지. 13계단.

Posted by smfet
2007. 2. 15. 14:06
 
권영주 옮김, 국일 미디어 펴냄
온다 리쿠 연작소설

특이한 능력을 가진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참 흔한 이야기 같네. ^^; **일족이 신기한 힘으로 은밀한 권력을 차지한다든다, 큰 사건을 해결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많잖아?
하지만 온다 리쿠의 세계에서, 도코노 일족은 (아직까지는) 보통 사람들 앞에서 능력을 숨기고, 능력이 원하지 않는 곳에 이용당하기도 하는 입장이다.

같은 세계관을 가진 연작 소설들은, 극 중의 인물이나 사건, 설정이 촤르르 엮어지는 순간이 너무 멋지다. (단지 중심인 것으로 보여지는 인물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아쉽기는 하지만... ^^;)

배경은 현대이건만 아련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온다 리쿠를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고 하는 건가.
다른 도코노 연작들이 기대되는 단편들. 짧은 단편들이 각각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숨겨두고 있는 듯 하다. 작가도 쓸 마음이 있는 것 같으니 계속 그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겠지~

* 그런데 작가 후기에 나오는 "앞으로도 이 인물의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에서... 한명은 본문에 나온 이름이지만 다른 하나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대체 누구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거야? 설마 내가 본문 읽기 능력이 떨어져서 못찾은 거야? OTL
* 미야베 월드 구축과 함께 온다 월드도 책장 한쪽 구석을 차지해 버리고 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_-; 카트에 온다 리쿠 작품을 마구마구 집어넣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때맞춰서 이번주까지 쿠폰도 준다. -_-;;
* 온다 리쿠가 분명히 "그녀"라고 생각했었는데, 읽다 보니 다시 혼선이 와서 구글링해서 정보를 뒤졌다. 성별이 명확하게 나와 있는 정보는 결국 못 찾고, 서평에서 "그녀의 책들은"이라는 구절을 찾았네. 역시 여성 작가 맞지?

Posted by smfet
2007. 2. 15. 14:05
 
양윤옥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2006년 서점대상 수상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점대상 수상작들 : 2004년 박사가 사랑한 수식, 2005년 밤의 피크닉, 2006년 도쿄타워

서점대상은 일본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에 수여하는 책이란다.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이잖아? "팔고 싶은"이라니~
그만큼 대중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는 책이라는 거겠지? 서점대상의 책들은 대체로 애정(가족이든 친구든 인간이든...)이 중심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도쿄타워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가 등장하는 가족이야기.

...라고 적고 나니 뭐라 더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초반에는 꽤 읽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위로 치우친 편집이 유행인가?) 그럭저럭 읽을만. 오라버니 읽으라고 주면 좋아할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 떠난지 10년쯤 되니 그런 걸까? 이전보다 가족 이야기에 더 감정이 쉽게 흔들리게 된다.

지방 근무를 신청하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 중 하나는, 사실 3일 이상 부모님과 지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는 데 있다. 3일까지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려고 노력하는 게 되는데 일주일쯤 되면 짜증을 억누를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한두달 지내다 보면 다시 평상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가족이라는 친밀한 관계인 만큼 초기 적응은 오히려 타인보다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그리하여 도쿄타워를 읽을 때도,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가장 움찔했다.
어라, 행복한 결말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결국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잘 지낸 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

*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소설 내용보다도 역자 후기의 "자전 소설"이라는 부분이었다. 헉, 실화(그것도 자기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단 말야?
* readordie.net에서는 "책을 읽고 나서 감상을 글로 정리하는 것"까지를 독서의 과정이라고 했는데, 글을 쓰는 건 정말로 어렵다. 연습하면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빼먹지 않고 쓰려고는 하고 있지만 과연 나아지고 있는 걸까? -_-; 자신은 없다. 이만큼 쓰는 것도 일주일이나 걸려서 겨우 썼을 정도로...ㅠ.ㅠ
Posted by smfet
2007. 2. 6. 18:00

최경희 옮김, 작가정신 펴냄
수록작: 좋은 그림, 가짜 형사, 죄악의 구렁, 당통, 파리의 포도주, 은총, 파리를 가로질러, 무관심

에메를 처음 만난 단편인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이 단편집이 나왔을 때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각 단편이 과연 에메다운 분위기.
표제작인 "파리의 포도주"보다는 제일 처음에 실린 "좋은 그림"쪽이 더 취향이다. 에메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상상!이라는 느낌.

에메의 글을 읽을 때면 참 마음에 드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맘에 드는 캐릭터는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번 단편집의 캐릭터들도 그런 성향이 강하네.

"파리를 가로질러"와 "죄악의 구렁"은 마음에 안들었던 이야기. :(

* 최근, 정말로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_-; 통근 시간이 길어진 것도, 바쁜 프로젝트 중이 아니라서 몸이 한가한 것도 한 몫을 해서, 읽을 수 있는 한도까지 읽은 것 같다.

1월에 읽은 책이, 낱권으로 따지면 18권. (만화/잡지/BL 및 라이트 노블은 제외하고)
읽어댈 때는 몰랐는데 2월에 들어서니 슬슬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글자를 읽고 있어! 이야기를 즐기지 못하고 관성으로 읽고 있잖아?
이건 아니지, 이러려고 독서하는 게 아냐.

그래서 잠시 독서를 쉬기로 했다.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든가 해야지... 새 책을 집어드는 건 일단 지양해야겠다.

Posted by smfet
2007. 1. 30. 12:21
파란미디어 펴냄
무협 단편집
수록작: 광검유정, 청산녹수, 백결검객, 고기만두, 웃는 매화, 날아가는 칼, 잠자는 꽃

"날아가는 칼"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전에 읽었던 글.

가스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은 천재야!"라고 생각했다. 전혀 취향이 아닌 책을 이렇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재주가 어디 범인에게 있단 말인가. 사실 무협보다, 가스라기가 등장하는 삼라 이야기보다 세익스피어 떼아뜨르 시리즈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내 사랑의 원류는 로맨스이지 무협이 아니다-_-) 그쪽으로는 더 써주지 않을 것 같아서 심히 유감스럽기만 할 뿐. ㅠ.ㅠ

이번에 책을 내면서 이전 글을 새로 다듬었다고 하는데 전부 비교해 볼 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달라진 건 모르겠어서 그냥 패스.
그치만 역시 글을 더 써줬으면 좋겠다. 취향이 아니어도 재밌긴 하지만, 이왕이면 취향인 글이 재밌으면 얼마나 좋아.

* 무협"단편"이라는 시도 자체가 특이한 거라고 하는데 듣고 보니 과연. 무협지는 열 몇권 넘어서는 건 예사지...
* 사군자 시리즈는 묶어보니 더 좋더라. :)

Posted by smfet
2007. 1. 29. 20:00
 
손화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르웨이 브라게 문학상 수상작

책 뒷면에 "언어의 재배열"이라는 서평이 있었는데... 외국 책을 읽을 때는 언어유희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어서 아쉽다. 우리말로 한번 바뀌고, 다시 다듬고 하는 과정에서 원래 의도가 그대로 전달 될 수 있었을 거라는 기대는 하기 힘드니까. (이래서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데~! ) 그래서 이 책에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는데... 이게 우리말로 옮기면서 변형이 가해졌는데 그닥 인상적이지 않더란 말이야?

1인칭 시점이라 주인공에게 휘둘리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
서평에 보면 망가진 자아를 회복한다는데 ... 왜 난 그런게 안 느껴지지? -_-; 흙속의 아이를 읽을 때도 생각했지만, 난 회복이나 사랑, 밝은 미래 같은 행복한 징후들을 잘 못잡아내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_-; 미아가 말짱한 "척"하는 게 회복인가? 그 이상의 텍스트가 있었는데 내가 읽지 못했나? 심리상담사를 만나고 다 해결된 것처럼 나오긴 했지만, 난 그 상담사도 사기 같던걸. -_-;;;

읽기는 읽었는데... 음...

* 한국입양아의 소설이라는 광고도 어디선가 봤는데... 실제로 소설 내용에서는 그런 냄새는 전혀 풍기지 않는다. 난 이전부터, 키워준 엄마보다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는 친엄마에게 매달리는 드라마 등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마찬가지로 미셸 위가 한국사람이네 뭐네 떠들어대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핏줄 어쩌구 하는 거 정말 -_-;; 이해할 수 없어.
* 한국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노르웨이 현대문학이라고 한다. 하긴 도서관 섹션에서도 스칸디나비아 문학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건 본 적 없는 것 같아.
Posted by smfet
2007. 1. 28. 10:28
안성찬 옮김, 들녘 펴냄

소재: 판타지
주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성장
형식: 전래동화와 설화
그리고 내용은...... 코미디. -_-;

북쪽나라의 아름다운 공주, 공주를 사랑하는 기사, 그리고 역시 공주를 사랑하는 부유한 나라의 멋진 왕자.
용, 마법사, 신기한 식물, 아랍의 공주 등이 등장하는 판타지지만, 어쩐지 코미디다. 읽을 수록 더욱.

독일의 이미지라는 건 어쩐지 딱딱하고 황량해서 독일 작가가 쓴 개그 판타지(-_-)가 더 낯설게 느껴졌는지도?
최근에 읽은 책들 중 가장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최근의 미스테리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는 성공적! 재밌게 잘 읽히기도 하고~

* 죽는 사람도 꽤 있고 나름 베드씬도 있는데 왜 코미디로밖에 안보이는 거야~ -_-;;
* 소원을 이루어주는 방울 이야기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미하엘 엔데의 마술학교를 떠올리게 했다. 그 책 다시 구하고 싶은데... (내가 읽은 판본으로 ㅠ.ㅠ) 그리고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언령에도 다시 관심이 가서 르귄의 어스시 구입을 다시 고민중.
Posted by smfet
2007. 1. 25. 10:40

정회성 옮김, 황금가지 펴냄
밀리언셀러 클럽/ 로마의 명탐정 팔코 시리즈 1

Charlotte's Web을 영문제목으로 보면서도 샬롯이 표지의 그 꼬맹이인줄 알았다. -_-; 한글로 적힌 제목 "실버 피그"에서 Silver Pig가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건 워낙 영어랑 안 친하게 지내서인가? -_-;

근데 본문에는 "은돼지"라고 하면서 제목만 실버 피그라고 적는 건 무슨 센스냐...-_-;
이 번역자 맘에 안 든다. -_-;

난 리전시 로맨스를 좋아하지만, 배경이 1800년대 후반일 때만. 중세는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데, 그 이유는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_-; 젠장, 고대는 더하잖아. 로마가 나름대로 깨끗하다고는 해도 (상하수도 및 목욕탕의 발달) 현대인의 시각으로는 지저분해 보이는 부분이 꽤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니까 예전에 필립 말로를 만났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_-;

번역자의 센스가 돋보였는지 원래 어려웠는지...-_-; 잉곳이 등장하는 부분도 어렵고. (Ingot. 이거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찌나 상상이 안가게 설명해 놨던지 참-_-; 나중에 작가후기 보니까 그 설명하는 부분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라던데 그럼 원작에선 좀 더 묘사가 잘 되어 있는데 번역자가 잘 못했나 싶기도 하고...)

등장인물 대부분의 이름이 3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여자는 두개. Given+씨족 이름으로 구성) 아무렇게나 서로들 불러대서-_-; "가이우스 힐리우스 푸블리스"라고 풀네임은 안 불러주고서는 "힐리우스 푸블리스!"하고 이야기하다가 "가이우스" 하고 이야기하면 쫓아가기가 힘들잖아! (그것도 같은 사람이 동일 상황에서 부를때-_-; )

일반적인 로마 이름은 (Thanks to junon) "Given name+씨족이름+Family name+기타"의 형식이라는데, 저 기타에 가져다 붙이는게 참 별 게 다 되더라. 별명, 따로 부르는 이름, 자기가 붙인 이름, 출생지, 양부모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등등-_-;;; 이자식들, 왜 이리 어려워-_-;;

미스테리나 추리라... 고대 배경 하드보일드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트릭이 등장하는 본격미스터리 (이거 일본에서 나온 표현이라던데)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임. 현대로 옮기면 필립 말로 같은 놈이 되었을 거야. 이 팔코라는 주인공... -_-;;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에 대한 소개는 참 낯간지럽다. 예전에 판타지/SF쪽으로 황금가지에서 무슨 시리즈 낸 적이 또 있었던 것 같은데... 악마의 묘약이 첫번째였던. 황금가지의 시리즈들은 의외로 꽤 많이 읽어보기는 하는데 산 건 그닥 없는 듯 하네.

*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이 책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이유는, 요즘 유행하는 E-Light지를 썼기 때문. 조금은 재생지같이 거칠거칠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종이인데, 참 가볍다. 근데 촉감이 그다지라서 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 심지어 하드커버인 두개골의 서에서도 E-Light지를 썼던 것 같은데. 하드커버는 뽀대가 생명이야!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반갑지만은 않다. (같은 의미에서 하드커버 주제에 책끈이 없는 애들도 용서할 수 없다. -_-;; 자격 미달이야!)

Posted by smfet
2007. 1. 21. 14:11
양억관 옮김, 한스미디어

사사키 노리코의 힘인가, 원작자 아야츠지 유키토의 힘인가... 궁금했던 월관의 살인. 그 관 시리즈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 십각관/시계관 두 개가 번역되어 있던데 아무래도 순서대로 읽는게 좋겠지? 싶어서 십각관을 먼저. (시계관보다 싸기도 했다. -_-; 독특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저 관시리즈의 건물을 지었다는 설정... 월관에서는 건물 자체에 숨겨진 비밀은 없었는데 - 어...기차까지 건물로 치면 좀 달라지지만- 동일 건축가라고 하면 시계관도 건물의 비밀까지 알아야 트릭이 해결될 듯)

월관의 경우, 캐릭터와 초기 설정은 꽤 매력적이었는데 해결이 너무 흐지부지 된 면이 있어서 제한된 지면의 한계인가, 아니면 원작이 그만큼밖에 못되는 건가? 고민했는데... 십각관을 보고 생각하건데 작가의 한계 같다. -_-;

십각관 등장인물들은 미스테리 동호회라서, 미스테리 작가나 책이름들이 꽤 자주 등장. 첫 상황에서부터 지들끼리 크리스티의 소설을 들먹이는데, 이게 나름 복선인가? 실제 사건도 "열개의 인디언 인형"하고 비슷해. -_-;;; 하긴 시작부분의 유리병부터 똑같긴 하군. -_-;

그리고 해결이나 트릭도... 월관이 무색할 정도로 썰렁~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계관도 시리즈로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역시 이것도 병? -_-; 그냥 가볍게 읽기에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흡입력과 트릭의 해결은 역시 부족하지.

* 극 중 등장인물의 별명 말인데, 어째서 누구는 "아가사"이고 누구는 "포"냐고. -_-; 성으로 하든지 이름으로 하든지, 통일성을 주는게 낫지 않았겠어? 이게 처음부터 거슬렸-_-;
* 데뷔작이라는 것 같던데. 그래서인가? 너, 아가사 크리스티 빠돌이지? 하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 -_-;
* 사실 책이 좀 더러운 상태로 왔는데... 영구소장용도 아닐 것 같고 해서 그냥 대충 읽기로. 도서관에서 빌린 오래된 책 같은 느낌이다. 대출횟수는 많지 않은데 책장에는 오래 꽂혀있었던 듯한 낡은 느낌.
* 지나가는 이야기로... 미미여사와 아야츠지 유키토의 생년월일이 똑같다던데~

Posted by smfet
2007. 1. 20. 14:12
수록작 : 일방통행, 은둔 , 상자 , 감옥 , 들개 , 흉포한 입 , 하등인간 , 아내의 남자 , 모텔 탈출기 , 깊고 푸른 공허함
황금가지 펴냄
밀리언셀러클럽

오직 "모텔 탈출기" 하나만을 보고 산 책.

나는 공포가 무섭다. 그런데 읽는 건 좋아한다. -_-; 무서운 이야기가 시작되면 너무너무 궁금한데,  밤만 되면 무서워서 누가 "귀신..."하고 이야기를 꺼내려하기만 해도 귀를 막고 숨어버릴 정도로 겁도 많다. -_-; (남들은 놀리지만 난 정말 필사적이다. 무서워 ㅠ.ㅠ)

어릴 때 유행하던 괴담집 읽는 것도 참 좋아했는데. (역시 낮에만. -_-)

"모텔 탈출기"는 예전에 통신상에서 연재되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아마도 대학 때. 기숙사 컴실(이게 언제 없어졌더라? 3학년때던가? 이런 시절도 있었는데 말야. ^^; )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펌프보드에 여름에 올라왔던 공포 단편 중 하나였던 듯. 그러고 보면 포청 정신병원, 고양이 저택...이던가? 끙... 10년쯤 되다 보니 제목들도 잘 기억이 안나네. 그 공포소설들도 참 열심히 읽었었는데. (지금은 귀찮아서 웹 연재작들은 못 읽겠다 -_-; )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조금 더 살이 붙은 이야기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십여년 만에 다시 읽으니 참으로 반갑더라.

제목에 지레 겁을 먹고는, 1월 초에 도착한 책임에도 여태 펼쳐보지 못하다가 (출퇴근길에 읽으려고 가지고 나갔다가 결국 무서워서 지하철에서도 못 펼쳐봤다.-_-;) y양이 놀러오신 김에, 잘됐다, 이제야 혼자가 아니네~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겁을 먹었던 걸까? 생각만큼 "공포"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은 실망하기도? 오싹하게 올라오는 느낌이 없다. 나쁘고 재미없는 단편들은 아니지만 힘이 딸리네, 하는 느낌.

* 작품은 까먹었는데... -_-; 여튼 아는 작가가 또 나오더라. "팔란티어"의 작가라길래, 어라..이름은 익숙한데 읽은 책 제목이 아니네? 하고 고민을.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새로 펴내면서 제목을 "팔란티어"로 바꿔서 냈더군. 옥스타칼니스가 좀 기억하기 어렵긴 하지?
* 펴낸 건 최근이지만 모텔탈출기를 근 10년 전에 읽었다는 걸 떠올려 보면, 쓴 연도가 나와 있지 않아서 그렇지 꽤 오래된 글도 많을 듯.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조금씩 진부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공포에 진부함은 치명적이지.
* 딴소리지만... 화장실 귀신은 나한테 꽤 오래 무서운 존재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야, 이노마!"의 광년이가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으니... "물 내려!"  그 이후로는 밤에 화장실 가는 걸 예전만큼 무서워하지 않게 되기도 했다. ^^
Posted by smfet
2007. 1. 19. 14:10
양억관 역, 민음사 펴냄
133회 아쿠타가와 상

최연소 아쿠타가와 상으로 유명한 와타야 리사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덕분에 아쿠타가와라는 상을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 순소설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_-;)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읽었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서점에서 서서 읽을 수 있을 만큼 얇은 책이었는데 이것도 그러네. 중편으로 분류하기에는 얇고 단편으로 보기엔 조금 두껍나? 글자 크기가 컸으니 원고지 분량으로 따지면 얼마 안될지도.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심리묘사가 섬세하다.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는 또래의 이야기여서 그랬을까? 여자애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애의 심리를 따라가며 저런 애의 등짝이 눈앞에 있으면 정말 발로 차주고 싶겠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니 나 발로 잘 차잖아 사실. -_- 여자애 심리를 따라가서가 아니고 그냥 그 남자애가 짜증나서 그랬을지도-_-; )

그런데 이 흙속의 아이는, 음침하고 멍청해서 (똑똑한 게 음침했으면 그나마 봐줬을 텐데) 짜증이 어찌나 나던지. 난 밝고 따뜻한 세상을 그리는 능력이 부족한가 보다. 어릴적의 공포를 안고 사는 청년, 그리고 낙태의 충격을 안고 사는 여자(친구...나 애인으로 보기엔 많이 부족한 관계인) 동거인. 그들의 극복이라고 해설에는 적혀있던데 극복은 무슨. -_-;

동생이 대학 다니던 시절, 교수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살하는 애들 내버려두는게 낫다고. 그런애들이 나중에 커서 가족 이끌고 동반자살한다고.
차라리 혼자 죽으려고 할 때 내버려 두라고...

그 이야기가 떠오르더라. -_-;

불쌍함도 안타까움도 느껴지지 않고 말이지. (내가 너무 메말랐나? -_-)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그래도 읽을 만했기에 순문학에 대한 지루함(-_-)이 많이 사라졌나보다~ 하며 고른 책인데.

* 직전에 읽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들과 자꾸 시대가 겹치게 읽혀서 당혹스러웠다. 배경보다는 주인공에 집중한 소설이라 배경을 잘 보여주지 않아서 그랬나. (라쇼몽의 시대를 생각하자면 더욱더 근성없는 놈으로 느껴져서 정이 떨어지기도 한다.-_-)
* 이번 표지도 펄지. 라쇼몽과 연이어 펄지 표지네...



Posted by smfet
2007. 1. 18. 18:00

양윤옥 역, 좋은생각
Positive power of classic

지난해에 장영남씨의 부인 연기를 인상깊게 봤던 연극 나생문. 그리고 일본 순문학에서 큰 의미를 지닌 아쿠타가와상이 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한 상이라고도 하고. 그래서 백여년 전의 이야기를 집어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예 고전을 보든지, 현대문학을 보든지... 50~100년 전이라는게 참 애매한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전으로 분류해놓기에는 너무 젊은 것도 같고.

유명한 작가인만큼 앞뒤의 작가 해설과 연표만해도 30페이지가 넘더라. 작가해설은 연표랑 거의 같은 내용이던데 뭐하러 따로 넣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번역자의 센스. -_-; 표지는 깔끔해서 좋았다만 이 시리즈 이름이 좀... "Positive power of classic"이라니. 이 간질간질한 촌스러움이란. -_-;

아쿠타가와의 대표적인 단편들을 모은 책. 연극 나생문은 구로사와 아키라(던가?)의 영화  라쇼몽을 무대로 옮긴 거라는 것 같았는데, 책으로는 라쇼몽+덤불 속의 두 이야기를 합한 모양. 그러니까, 라쇼몽이 일종의 액자 구실을 해서, 덤불속 이야기를 끌어내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무래도 실제로 눈으로 본 극 쪽이 더 화려하고 인상적이네. 글, 그것도 옛날 어투의 글을 읽으려니까 그런가. 라쇼몽은 극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지만, 덤불 속의 표현은 확실히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하더라. (평소에는 글에 점수를 더 주는 편인데, 이번에는 극에 점수를 더 주게 되었네 ^^; )

뒤쪽에 실린 자전적 이야기는 정말 재미가 없었고, 대표작 중 하나라는 갓파도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나 싶어서 조금 지루하게 읽었다. 앞쪽의 단편들은 꽤 좋았고.

책은 자그마하고 참 이쁘더만... -_- (사람뿐만 아니라 책도 외모가 중요하다니까.)

Posted by smf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