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ST: 민영기(정조), 임강희(장덕이), ...
- 3/15 20:00, 2007 서울 첫공, 누드티켓 단관
대본까지 다 실려있는 프로그램북, 그리고 기념품으로 함께 주는 포스트잇과 대일밴드(-_-; 센스가...)
작년, 단 일주일만 올라가는 공연을 챙겨보겠다고 수원까지 갔다가, 서울로 겨우 올라왔는데 지하철이 끊겨서 중간에 택시를 타는 삽질을 한 기억이 난다. -_-; 그 때 왜 보려고 했었더라? 대극장 뮤지컬치고 가격이 저렴했고 (지방자치의 힘이란!) 민영기/조정은 커플을 한번도 안봐서 궁금하기도 했었고, 그리고... 이윤택연출이나 김영동 음악감독의 이름도 약간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겠다. (반년이 넘게 지나고 보니 확실히 기억은 안나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의 무대가 그렇게 넓었었나? 오페라 극장 무대가 작게 느껴질 정도.
수원에서 봤을 때는 그 무시무시한 인력동원과 커다란 회전무대에 정말 움찔했었는데. 회전무대 규모를 보니까 예당이 2/3정도밖에 안하는 것 같네. 인력동원은 설마 서울에서는 못하겠지, 싶었는데... 무용단 일부 빼고 다 동원하더라. -_-; 대취타와 북...어..그거 이름을 뭐라고 하지? 여튼 북치는 무용수들까지.
자막이 너무 많다. -_-; 오프닝 전에도 자막을 몇 장이나 뿌려주고, 엔딩때도 긴 자막이. 각 막/장 때도 소제목과 간략한 장 내용을 요약정리해서 자막으로 띄워주더라. 으으...이렇게 설명을 많이 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건 뭔가 잘못된 거 아냐?
이야기를 수원공연에서 많이 손 본 줄 알았는데... 크게 달라진 건 잘 모르겠더라. 홍국영의 노래가 빠졌고. 심환지 이야기도 축소되었고... 실학자들 이야기는 크게 들어간 건 아니고, 이서생(장덕이 남편)의 비중이 조금 커졌고.
새로 추가된 노래는 Royal Dream of the Moon이라는 정조 솔로.
가장 많이 변한 캐릭터가 장덕이(구 빙허각-_-)인데...
수원 공연에서 빙허각이 매력있었던 건, "아직 이름도 받지 못했구나" 하는 정조의 질문에 대담하게도 "소녀가 직접 지은 이름이 있어요" 하고 맞받아치는 당돌함과 발랄함이었다. 그런 성격이었기 때문에 실학을 공부하는 것도,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임금과의 사랑을 꿈꾸고 개혁안을 건의하는 것도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장덕이는... "이름도 없구나" 라는 놀림에 운다. -_-; 그리고는 초면의 정체모를 나리가 지어준 "장덕이"라는 이름을 소중히 간직한다. -_-; 이게 뭐냐고~~ 이게 어떻게 개혁안을 내고, 다른 사랑을 꿈꾸는 여주인공일수가 있냐고~!!!
캐스팅이 임강희씨로 바뀌었다고 했을 때, 강희씨 미스터마우스에서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저런 이쁜척하는 캐릭터 싫은데...라고 생각했으나 (그런데 왜 김소현한테는 그런 거부감이 안들었지?) 혹시나 하고 본 것. (사실은 취소기한을 놓쳤다. -_-; ) 표정이 왜 저리 없어? 이쁜척하는 표정만 계속 짓고 있는게... 서정현씨를 떠올리게 했다. -_-; 둘 다 일본 겨울연가에서 최지우 역할을 했던 공통점이 있는데 (차라리 최지우 표정이 풍부하군) 저 실력이면 일본가서 겨울연가 할 수 있는거야? 그런거야? 생각이 들어 착잡하더라. -_-; 캐릭터의 성격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조정은씨의 발랄함이 임강희씨에게는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듀엣을 불러야 하는데 그걸 정조의 솔로로 만들면 어쩌란 말입니까. -_-; 여주인공과의 듀엣이 아니라 강희씨는 거의 코러스 수준으로 안들리더라구요.
민영기씨는 훌륭하다. 노래도.
전에 들을땐 좋았다고 생각한 노래들이, 배우들의 역량이 딸려 소음으로 들린 게 몇 개 있었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_-; (정조 솔로 빼고는 대부분의 노래가 그랬다. -_-; 노래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뭐지? 움찔 할 정도로)
참, 무대 안쪽에서 연기하는게 많아서, 두번째 줄인데도 표정을 보기 힘들었다.
* 사실 이 공연을 보기까지 여러가지 애로사항이...-_-; 원래는 3월까지 정시퇴근할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어 안심하고 예매했는데, 그 프로젝트가 축소되는 바람에 인원 짤리고. 그래도 희망은 있었는데 얼결에 제안에 투입되게 되어서 다시 양도를 고민하고, 공고가 늦게 되는 바람에 시간이 될까 희망을 가졌는데 대전 출장이 잡혀버려서 급하게 봄이에게 넘기고...-_-; 근데 출장 갔다 서울역에 도착한 시간이 공연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봄에게 전화를 했더니 피곤하다고 그냥 나보고 보러가래서 다시 강남까지 내려간, 정말 힘들게 보러 간 공연이었다. -_-; 그런데 이따위라니. 흑흑
* 앞줄 관객은 기립하더라. -_-; 그러나 나오면서 "돈내고 드레스 리허설 본거야?'하고 투덜대는 관객도 만났다. 뭐 저 정도면 리허설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 얘들아. 니네들이 정말 참담한 첫공을 못봐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