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0. 19:14
* 나중길 옮김, 노블마인 펴냄 (Fanta Vilage)

판타지로 시작한 새해 분위기를 쭉 이어서~~

연쇄밀실살인의 대가 긴다이치(악마의 공놀이 노래), 테메레르에 이은 판타지(스타더스트), 아니면 신년부터 가뿐하게 사기꾼?(한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들을 늘어놓고 고민하다가 스타더스트를 선택. 일러스트가 그려진 표지부터 "난 밝고 동화적인 이야기예요 우훗~" 하는 분위기를 풍긴다.

어린이들용 다듬어진 그림동화가 아닌, 원전에 가까운 그림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빤하다 싶을 정도지만, 각 에피소드들이 잘 꾸며져 있어 지루하지 않다.

각 장르를 한 단어로 정의하다면 무협은 복수! 판타지는 우정! 로맨스는 사랑! 이라던데, 트리스트란의 판타지 세계 동료가 별'아가씨'인 덕분에 우정 대신 사랑이 메인 테마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셰익스피어 호 덕분에 우정도 찾을 수 있다!)
사실 사랑이 메인 테마라고는 해도 트리스트란의 사랑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모두들 "남들이야 어떻든지간에 난 내 길을 가련다!"라는 의지가 너무나 확고하지. ^^ (특히 레이디 유나! 님이 짱먹으삼!)

난롯가에서 매일 조금씩 듣는 옛날이야기스러운 느낌이긴 하지만, 군데군데 대결 장면의 묘사나, 피튀기는(-_-) 묘사가 의외로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어른을 위한 이야기로 즐겨야 할 듯.

* vs 영화 "스타더스트"
책이 따뜻한 집안에서 듣는 옛날이야기같은 기분이라면, 영화는 훨씬 화려하고 싸움도 많고, 그리고 개그도 늘어났다. 각자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같은 이야기로 보이지는 않는다. ^^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는데 둘 다 나쁘지 않더라. 같은 이야기의 다른 변주라고 생각하고 즐기기 좋다. 영화에서는 원작에 없었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더 많이 등장해 주시기도 하고, 스톰홀드 81대 왕의 왕자들의 암투(?)도 영화쪽이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  책은 좀 조근조근한 느낌이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고. ^^

* 별이 나오는 이야기가 또 뭐가 있을까? 어린왕자 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네. 박무직의 단편집 '하늘 속 파람 그리고 별'에 나오는 별을 따서 파는 소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거 제목이 뭐였더라~?
Posted by smfet
2008. 1. 4. 13:10
* 공보경 옮김, 노블마인 펴냄 (Fanta Village)
* 테메레르 6권 시리즈 중 1 - 왕의 용, 2 - 군주의 자리 (2007년 9월에 미국에서 시리즈 4권 발매)
* 작가 홈페이지  http://www.temeraire.org

y양도 지적했듯이, 어쩐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와 농업의 여신 데메테르와 헷갈리는 이름.
혹시 영단어 뜻이 있나 하고 네이버 사전을 뒤져봤는데 안나오네...^^;;

용이 신화속의 존재가 아니고 실제 현실에 존재하며, 나폴레옹 시절, 용으로 이루어진 공군이 있었다는 가정 하에 펼쳐지는 대체역사소설.

Dragon과 龍에 대한 개념이 혼합되어 탄생한 테메레르의 용은, 그동안 만났던 어떤 용들과도 다르다.
테메레르의 외양 묘사가 내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1권말의 실루엣 그림을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여의주를 물고 다니는 동양용의 머리에, 네 다리와 날개가 있는 서양용의 몸체를 합체시켜 놓은 듯한 인상. 용의 성격이나 지능, 능력에 대한 묘사도 동서양이 어우러져 나타난다. 신의 바람(가미가제냐; )을 뿜는 용부터 고전 서양의 나쁜 용처럼 독이나 산, 불을 뿜는 용까지 다양하다.

책 소개에서 용과 비행사간의 유대를 무진장 강조하길래 1:1로만 오붓하게 노는 줄 알았더니, 대형 용의 등에는 몇십명까지 달하는 승무원을 태우고 날아서 깜짝. 말을 할 수 있고 지능도 있는 용이지만 공군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현대의 전투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유럽에서. ^^

정도만을 걸으며 지낼 것 같은 로렌스의 성격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테메레르의 활발하고 독특하고, 그러면서도 섬세한 성격이 글에 활기를 더해준다. 로렌스의 올곧음도 테메레르와 같이 있으면 입체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1권에서는 각 나라별, 용의 종족별 특징 및 각 캐릭터의 성격을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너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므로 다소의 혼란스러움도 있지만, 중간중간 속도감 있는 전투상황을 배치하여 긴장을 유지한다. 물론 용과 사람이 공존하는 이 독특한 세계를 처음 만나는 흥분이 가장 크다. ^^

2권에서는 1권만큼 전투의 긴박감은 부족하지만 테메레르에 훨씬 더 집중한다. 테메레르와 다른 용들이 처한 상황, 대우, 충성의 문제, 자유, 주위시선... 등등. 테메레르는 빠르고 잘 날고 전략을 짜는 전투용에서, 사회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사회/경제학자 용으로(표현이 좀 이상하다...? -_-) 진화했다. 다음 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려주려나~?

권말에 실린 에드워드 하우 경의 논문도 재미를 플러스 해주는 서비스!

너무나 멋진 새로운 19세기와, 서양에서 태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멋진 용들을 잔뜩 만나는 데메테르.
읽는 동안 즐거웠고, 다음권이 기대된다. ^^

* 올해의 첫 책으로 집어들고 느긋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출근길에 벌써 마음을 빼앗겨 버려서... 결국 쭉 이어 2권까지 다 읽고 나서야 잠들었다. 피곤하고 졸려. ㅠ.ㅠ 평일에 책읽다가 잠 못자는 바보짓을 하다니.

* 판타스틱의 소개글 중에는, 모 동인 사이트에 "종족을 초월한 그와 그의 사랑"으로 소개되었다는 말도 있던데.
  굳이 강력한 필터를 끼우지 않고 살짝만 얇은 필터를 적용해도 충분히 그리 보일 수 있겠더라. 흐흐흐흐...
  (설마 내가 이미 많이 오염되어서? -_-)
 
* 과연, 이래서 피터 잭슨이 영화화 한다고 했군! 영화화도 기대되는 작품~

* 테메레르가 영국공군 소속이고, 공중전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해전을 지원하는 공중전이므로, 19세기 영-프 해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을 듯. 실존하는 역사의 해전에 용들의 공중전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더한다. 주인공(...이 테메레르야 로렌스야? ; ) 로렌스도 해군에 몸담은 경력이 있기도 하고. ^^

* 작가의 전직은 무려 프로그래머! 오오 전산쟁이도 저렇게 다른 길로 갈 수 있는거야? @.@ 희망을...가져봐??

* 이어읽을 책: SF에 등장하는 용은 어떤 모습이려나? 퍼언 연대기
Posted by smfet
2007. 12. 17. 00:12
* 최필원 옮김, 비채 펴냄
* 모중석 스릴러클럽 004

스릴러 같은거,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심리 쪽은 좋아하는 편인 듯 하지만. (예전에 로빈 쿡 유행했을 땐 메디컬 스릴러 어쩌구 하는 거 다 읽어댔던 것 같기도 하군 -_-; 그러고 보면 어릴 때는 꽤 단순하게 유행을 따라간 면도 있었단 말야?)

덱스터는 y양의 블로그에서 먼저 보고, 독특한 캐릭터에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이번에 보내온 책들 중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난 전편은 이미 봤으니까" 하고서는 2편인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만 보내온 이 이가씨. -_-; 저걸 어쩌나 싶었는데 마침 W씨가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가 있다 하셔서 책을 또 사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 (근데 y양 블로그에서 본 것도 책 리뷰라고 생각했지만 뒤져보니 드라마 리뷰로군. 기억의 왜곡은 이런 쓸데없는 부분에서도 일어난다)

(얼마 전 우리집을 방문한 분은 내가 "서재는 정리 잘 되어 있단 말이야!"라고 우겼더니 이렇게 대꾸하더라. "저게 서재야? 창고지! " -_-; 분명히 내가 다른 사람 주는 책도 많고, 처분한 책도 많은데 어째서 서재는 항상 저 꼴이란 말이냐 -_-;; )

덱스터는 일반적인 주인공들과 다르긴 다르다. 정의의 편에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악의 편인 것도 아니고.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구분하는 단순한 주인공은 이미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없게 된지 오래지만, 이 정도로 고민하지도 않으면 뭐... -_-; 못지 않게 단순한 신경이지 않나 싶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가 남지 않았을 때, 책만 놓고 봤을 때는 글쎄... 이게 왜 스릴러야?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한동안 일본소설을 읽는 데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초반에는 아예 글이 안 읽혀서 당혹스러웠다. 어색한 쉼표, "필요가 부른다" 등의 낯선 글투. 이거 번역자가 누구야? 짜증을 내 봤으나... 영미소설쪽 번역자는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군지 기억을 못하겠어. -_-; 특별히 잘 한 번역이 아니면 아예 기억에 안남으니 원.

겨우 익숙해지고 나니, "그냥 전부 dark Dextor의 감으로 해결하는 거야? 같은 연쇄살인마끼리 통하는 감?" 하는 감상밖에 남은게...... 이게 뭐... -_-;

일상생활 쪽의 덱스터는 나름대로 "적응하려고 애쓰는 - 혹은 적응하는 표현을 하려고 애쓰는- 외계인" 같은 이미지를 풍기고 있지만 이것도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Dark 덱스터와 평소 덱스터의 차이가 극명하거나, 자의로 컨트롤 한다든가, 뭔가 고민이 있다든가, 심리적으로 긴박감이 있다든가... 이런게 없이 다 우연이고 직감이다. -_-;

신선한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나름대로 있음. 그러나 글로서의 재미는 별로 없음. 특히 추리나 심리스릴러, 긴박감을 노리고 보기에는 완전 낭패. 드라마 쪽은 안봐서 잘 모르겠으나 y양의 평에 따르면 괜찮았던 모양. 캐릭터 매력에만 의존해서 끌고가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는 보임. 그러나 역시 글로는 그다지 점수를 못 주겠다.

* 시리즈 읽기: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클럽 009)
- 전편과 마찬가지. 피해자만 잔인하게 희생시킨다고 해서 흥미가 더해지는 건 아니다. (시각 효과가 더해지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 피해자 처리에 4~6주 걸렸네 어쩌네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럼 그동안 대소변 처리도 해가면서 (살려두려면 먹이기도 해야 하고 먹으면 배설을 해야 할 테니까) 간병도 했단 말야? -_- 라고 어이없어 한 나하고는 특히나 안 맞는 소설인 듯. -_-;

Posted by smfet
2007. 11. 21. 21:26
지난 월요일,

y: 퇴근해서 정종 마시는 중
me: 혼자?
 y: 응
  나가기는 춥고..
  귀찮고 피곤하고
 me: 그치..서울은 완전 눈..
 y: 눈구경에는 따뜻한 정종이라도?
 me: 따뜻한 포도즙
 y: -.- 너는 누구냐
 me: 아가씨가 잘 아는 바로 그.
 y: 흥. 그럴리가
 me: -_- 왜 안믿는것이냐
 y: 따뜻한 정종이라고 했는데 따듯한 포도즙 같은걸로 대답하다니
 me: -_-;

그리고 오늘,

me: 밥먹기 귀찮아서.. 두부 1/4모 남은거랑 정종 데워먹을까 하고.
  이제 네가 아는 그애로 되돌아온거야? -_-
 y: -.-a 탄수화물은 비타민은?
 me: ....두부김치로 먹을까? -_-
y: -.-ㅁ
 me: 익숙한모습으로 돌아와서 기쁜게 아니야? -_-
 y: 글쎄..

Posted by smfet
2007. 11. 1. 22:53
일년쯤 전이었나?
포항에서 y양이 책을 3상자(-_-) 보낸 적이있다. 설 쯤이었나?

택배를 보냈다는데, 도착했다는 전화는 안오고, 경비실에 맡겨두었다는 연락도 없고...
마침 본가에 내려가 있어서 그 많은 책들이 어디로 실종된 걸까, 걱정했는데,
서울 와 보니 아파트 문 앞에 책 3상자가 그대로. -_-;

끝 집이라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방해는 안되었겠지만,
그리고 빈한해 보이는 낡은 종이박스에 무거운 책들이라 누가 집어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아저씨? OTL

사실 얼마 전에도 "짐이 무거운데..." 라고 전화해서 엄청나게 곤란한 목소리로 말씀하시길래,
"그럼 그냥 문 앞에 두세요"라고 했던 적도 있다.
이번에도 보낸 사람은 y양.

"어떻게 하지? 설마 누가 집어가지는 않겠지?" 하는 걱정에,
"지난번엔 사흘이나 있었어도 괜찮았잖아. -_-" 하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y양의 말에 잊고 있었던 그때의 기억이 생각났다.

그리고 오늘, 퇴근해 보니 또 현관앞에 상자가 터억. -_-;

적당히 좀 챙겨서 보내라니까요... -.-;;;;

그렇게 도착한, y양이 반납한 책들(...일주일도 안되어서 다 읽고 돌려보낸 책들은 뭐란 말이냐;; 그것들은 가져도 상관없었는데.)말고도 새로 보내온 책들은 이렇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가씨 정말 고마워요.
고맙긴 한데 한번에 들 수 있을 만큼만 챙기시지...-_-; 포장하다가 몸 상해요~~!!

그래서 현재 거실 탁자에 놓여있는, "읽어야 할 책"들은 대충 이만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좌부터 from p, from y, from w,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내가 사놓고도 아직까지 못 읽은 책들. -_-;
서재정리를 한 게 얼마 전인데 이미 바닥에 탑이 다시 생기고 있다.
안 읽은 책도 서재에 쑤셔넣으면 잘 꺼내지 않길래 바깥에 정리해봤는데, 이거 높이가 참;;

앗, 푸코의 진자 안 꺼내왔다. y양 탑이 한뼘은 높아질 텐데. -_-

Posted by smfet
2007. 10. 31. 09:52
과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구나.
여전히 독서에 매진중.

0928~1002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 정혜신, 김동관, 한용구, 박노자, 김두식, 김형덕, 정희진, 프라풀 비드와이
1002 가위남 - 슈노 마사유키
1003~1004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코니 윌리스
1005~1006 나폴리 특급 살인 - 랜달 개릿
1006~1010 시간여행자의 아내(1, 2) - 오드리 니페네거
1006 죽어도 잊지 않아 - 노나미 아사
1008~1010 아웃(1, 2) - 기리노 나쓰오
1008~1009 우리는 사랑일까 - 알랭 드 보통
1010 친정엄마 - 고혜정
1011 그레이브 디거 - 다카노 가즈아키
1011~1017 HOW TO READ 셰익스피어 - 니콜러스 로일
1013 구형의 계절 - 온다 리쿠
1014 얼어붙은 송곳니 - 노나미 아사
1014~1116 데이 워치(상, 하) -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1017 11문자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1017 브루투스의 심장 - 히가시노 게이고
1018 괴소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1018 독소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1020 흑소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1020~1021 불안한 동화 - 온다 리쿠
1021 루팡의 소식 - 요코야마 히데오
1022~1025 나이트 워치(상, 하) -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1025 아임 소리 마마 - 기리노 나쓰오
1026~1027 암보스 문도스 - 기리노 나쓰오
1027~1028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 온다 리쿠
1028~1029 미싱 Missing - 혼다 다카요시
1029~1030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날이 싸늘해지면서 바늘이 그리워졌다. 바늘을 잡게 되면 집에서까지 책 읽는 비율은 줄어들 테니, 11월에는 독서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그리고 간단감상들~

*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기대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초반이.. ^^ 뒤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건 강연자의 탓일까 아니면... 진행의 오정해씨에 대한 호감도 상승

* 시간여행자의 아내: 영어로 읽어서 놓친 부분을 찾기 위해 한글로 다시 읽다. 번역이 마음에 안들어... OTL 30페이지만에 빠져들었던 책, 1권이 지루하다길래 아니 왜? 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한글로 읽어보니 과연 지루하더라. -_-; (2권에서는 훨씬 나아졌지만.) 읽으려면 원서 추천.

* 죽어도 잊지 않아, 얼어붙은 송곳니: 노나미 아사의 글. 기분이 안좋아지는 죽어도 잊지 않아와, 나름 하드보일드 여형사가 등장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던 얼어붙은 송곳니. 끝맺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우리는 사랑일까: 프랑스 소설같아.. OTL

* How To Read 셰익스피어: 생각해 보니 난 셰익스피어를 원전(희곡)으로 읽은 게 하나도 없더라. -_-; 그래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말장난도 참 많다.) 얼마전 어느 분이 셰익스피어 희곡을 3권이나 빌려주심-_-;;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이 책으로 되돌아와야 할 듯.

* 불안한 동화: 띠지에 있는 호러라는 소개가 별로 와닿지 않는다. 어찌 보면 식상한 구상. 이미지가 강한 글.

* 루팡의 소식: 요코야마 히데오의 따뜻한 (...그러니까 인자한 아버지같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시선이 종신검시관에서처럼 드러나는 책. 데뷔작을 고쳐서 냈다는데, 매끄럽고 재미있다. 설정도 좋고, 단순한 트릭도 좋다. (너무 뱅뱅꼬지 않아서 좋음.. ^^)

* 미싱: 단편집. 마지막 이야기가 좋았음. 나머지는 보통. 이게 미스터리야? 라고 빌려주신 분이 의문을 제기하길래, 온다 리쿠의 "흑과 다의 환상"을 권해드리다.

* 나이트워치: 시리즈 두번째를 먼저 읽어서 그런가? 데이워치가 더 나은 듯.


Posted by smfet
2007. 10. 17. 16:28
* 이수연 옮김, 황금가지 펴냄
*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055~056 (상, 하)
* 나이트워치 - 데이워치 - 더스크워치 - 파이널워치

y양으로부터 책을 전해받은 건 봄이 시작될 무렵이었는데, 전편인 나이트워치를 읽지 않았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계속 미뤄두고 있다가, 최근 "눈앞에 놓이면 무엇이든 읽을테다!" 모드로 돌변하고 나서 집어든 책.

전편을 읽지 않아서 과연 이해가 되려나 싶었는데 전작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게 아닌데다 에피소드식 구성이라 쉽게 세계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대보다 재미있었거든. ^^
단지 마지막 세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는 "나이트워치! 나이트워치도 사야하잖아? 흑. 뒷권만 보낸 y양 미워요 엉엉" 이 되었다. 이게 앞권과 연결되는 이야기라...-_-;; 운명의 분필 사건, 간략한 전개는 추론할 수 있지만 그래도 궁금하잖아. 흑.

러시아 소설은 닥터지바고나 아님 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 같은거야? 라고 생각했으나 내 경험이 부족했던 게지. 아주 훌륭한 오락 소설! 자연스레 섞여 사는 (심지어 가족도 이루는) 다른 존재들이라니. (게다가 유전된다고 장담할수도 없는 능력! 일족~이라던가 하는 개념이 여기에는 없다.)

교훈: 재미없게 생긴 표지라고 무시하지 말자! (표지는 정말 재미없게 생겼다. -_-;; )

* Day Watch라서 Day편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으나, Day측에 맞서서 Day를 경비하기 때문에 Day Watch(주간경비대). 마찬가지로 밤은 어둠의 편이므로, 밤을 경비하는 Night Watch(야간경비대)는 빛의 편. 아하~ ^^

* 읽고 나서 내 머릿속에 남은건 "체코 생맥주, 체코 생맥주 마셔보고 싶어 엉엉" 뿐. y양은 "시카고 불스"란다. :)

* 러시아에서 영화화되었다는 영화정보 설명중: 공포,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아니 잠깐, 공포? -_-;; 내가 잘못 읽은거야? 개그가 아니라 공포? -_-;
Posted by smfet
2007. 10. 13. 13:48
* 전새롬 옮김, 황금가지 펴냄
* 밀리언셀러 클럽 066

데뷔작인 13계단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다카노 가즈아키.
(란포상이 신인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인 걸 상기하면 데뷔작이 받는 경우도 많을수도 있겠군)

미미여사 풍으로 화자를 바꿔가며 덤덤하게 기술하는 문체와, 사회(주변)에 따른 부조리함에 엮여서 일어난 죄책감, 그리고 마음에 숨어있는 정의가 드러나는 13계단을 읽고 꽤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이후의 작품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령인명구조대"를 읽고 실망. 이렇게밖에 안되는 작가였나? 데뷔작은 우연이었나? 하고 마음을 끊었는데, y양이 "그레이브 디거"를 보내주셨다.

시기상으로는 그레이브 디거가 13계단의 바로 후속작인 모양.
y양 말씀으로는 '13계단보다 낫더라'였는데, 확실히 블록버스터 영화가 취향인 사람이라면 그레이브 디거가 더 나을수도. 단지 나는 13계단 - 그레이브 디거 - 유령인명구조대 로 놓고 보니 작가의 시선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거부감이 생겼다.

어디선가 기리노 나쓰오/미야베 미유키/ 그리고 또 한사람을 끼워넣어 3명으로 그룹을 묶은 걸 봤는데 그건 찾을 수가 없네.. 미스터리나 추리 쪽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일본 미스터리의 빅4 - 온다 리쿠,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정보는 찾았다. 여성작가가 이만큼이나! 하는 거였으니 이 정보였으려나...

온다 리쿠의 인물들은 뛰어난 주인공(일명 리쿠걸)과 일상의 주변인물로 구성되며, 마음 깊숙히 아련한 추억을 건드린다.
미야베 미유키는 일상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고(특히 피해자),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한다.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라고 평해놓은 글도 봤다.)
기리노 나쓰오는 OUT에서 사람 마음 속의 찌질찌질함과 악의, 공포나 어두운면을 긁어내는 솜씨에 움찔했는데, 어느 글에서는 그나마 OUT이 그런게 덜한 편이라고... (OTL) 이 작가의 인물들을 보면 성악설을 믿게 될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잘 모르겠으니 젖혀두고. (-_-)

다카노 가즈아키는 선한사람/악한 사람의 2분법으로 접근한다.
"귀여운 사기죄"를 치는 주인공은 골수이식 결심을 한 만큼 당연히 선한 쪽이고, M은 악한쪽이다. M에게 끌려들어간 사람들이 주고받는 메일을 통해 그 사람들 나름대로의 정당성(이유)를 만들어 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정은 조금도 보내주지 않는다. 오직 주인공의 목적만 선한 것이고, 그리고 주인공 편이 목적한 바는 이루어지는 게 정의이다.

숨막히는 추적극이라는 띠지 광고가 아깝지 않고, 24시간을 400여페이지 내에서 긴박하고 속도감있게 풀어낸 재주는 인정하지만, 엔딩을 보면서 영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초반에 정의를 강조할 때부터 수상쩍더니만...-_-;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인적인 심판이라도 수행하겠다는 거냐. 이건 좀... 너무 억지스럽기도 하고, 해피엔딩에 집착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대로 끝내도 좋았을 것을, 굳이...

너무 간질간질했던 말미의 해설도 마이너스 점수에 한 몫.-_-;
안좋았던 책은 아닌데 조금 취향에 거슬리는 바람에 안 좋은 말만 늘어놓은 것 같네. 책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 앞서도 말했듯이 블록버스터 (특히 쫓고 쫓기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Posted by smfet
2007. 10. 5. 00:00
*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펴냄
* 휴고상, 로커스상 수상작

화재감시원-둠즈데이북-개는 말할 것도 없고 로 이어지는 코니 윌리스의 옥스포드 시리즈.
시리즈의 모태가 된 단편집, 화재감시원을 읽지 못한 건 유감이지만 둠즈데이 북에서 네트와 시간편차에 대해서만은 800페이지동안 학습했던 이후이기 때문에 개는 말할 것도 없고의 옥스포드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

둠즈데이에서 마구 헤매고 다니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던워디 교수와 핀츠는 그 사건 이후 거의 해탈했는지, 이 책에서는 왠만한 시간편차나 사건에 대해서도 무심한 듯 태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 교수님, 발전하셨군요! (아니 근데 내가 시간대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이게 후대가 맞던가? -_-;; )

주인공을 따라가는 시선이기 때문에 주인공인 네드 헨리(헨리가 성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를 쫒아가는데, 네드가 너무 잦은 강하로 시간의존증에 걸린 덕분에 초반 150여페이지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꼬이꼬 꼬인 일들, 사건들, 자꾸 더 복잡해지기만 하는 매듭들.

겨우 풀리기 시작한다고 생각했건만 그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엉뚱한 이야기였고 등등.

토시의 "그"의 정체는 꽤 일찍 눈치채고서는 (로맨스 15년의 경력! -.-) "얘야, 얘라니까?!" 하며 읽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정신없고, 혼란스럽고, 바쁘고,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 한두가지 미리 니름, 그러니까 스포일러를 듣는다고 해도 책을 읽고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발랄하고 바쁘게 엮인 사건들, 그리고 흥미를 돋구는 글들.

그런데 역시 너무 긴 책을 쉬지 않고 읽었더니 힘들기는 하군...^^;
다음에 읽을 책으로는 짧은 단권을 집어들어야겠다. :)

* 코니 윌리스는 시끄러운 아줌마를 꼭 등장시키는 걸까? 전권의 윌리엄의 어머니, 그리고 그 마을 영주 저택의 할머니에 이어, 이번엔 슈라프넬부인(그리고 조상인 메링 부인)이 잠시도 조용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 네트, 시간편차, 연속체, 피터 램지와 헤리엇, 그리고 번터, 네로 울프...를 만나지 않고 이 책을 만난 바람에 재미의 30%는 까먹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고 둠즈데이 북을 사서 내게 이 책과의 만남을 열어준 (그리고 피터 램지와 네로 울프도 함께 보내준) y양에게 무한한 감사를! ^^

* "위에 적은 분들이 주신 도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보이는 모든 실수는 역자에게 있음을 밝힌다"
라고 마무리하는 역자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자신있게 그렇게 말하는 만큼 눈에 거슬리는 번역은 찾기 쉽지 않다. 둠즈데이 북과 마찬가지로. 다만, "새 그루터기"라는 말만은 아무래도 거슬린다. -_-; 자꾸 "새"가 bird가 아닌 new로 읽혀...

* 화재감시원도 읽어보고 싶은데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모양. 코니 윌리스의 책은 도저히 원서로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번역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야지. -_-;

* 둠즈데이 북 820페이지, 개는~ 745페이지. 80여페이지나 차이나는 데도 겨우 10%차이이다. 두께에 비해 가벼운 책과, 빽빽한 글자덕분에 한권으로 묶을 수 있는 건 좋으나... 일반(특히나 요즘 베스트셀러) 책들 형식으로 조판하면 3권은 거뜬히 나오겠더라. -_-; 장르를 3권까지 나누는 건 확실히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만.
(나만해도 3권 넘는 책은 망설여진다고. 2권도 사기 망설여지는데 뭘)
Posted by smfet
2007. 9. 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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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3. 16:28

날이 쌀쌀해지면서, (그리고 쌓여있던 책들이 쑥쑥 줄어들면서) 동서미스터리북스를 집어들기 시작했다. 9월이 시작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평소 동서/해문의 가독성에 대해 틈날 때마다 불평을 늘어놓았던 나이건만, 유난히 잘 읽히는 시기가 있는 모양이다. 동생 부부와 식사하러 외출한 걸 제외하면 주말 내내 집안에 있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이고.

* 죽은자는 스키를 타지 않는다 - 패트리시아 모이즈

- 도입무렵에 또다른 사고사를 언급해 준 덕분에 범인 찍기가 쉬웠다. -_-; (트릭을 해체한 게 아니라 범인 찍기 - 알리바이가 초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난 인물, 혐의가 적은 인물-_-과 같이 김전일을 보면서 범인을 찍는 것과 비슷한 기분. 본격추리소설로 구분되는 장르의 범인형이기도 하다. -_-) 그나저나 헨리 경감, 아내를 탐문 조수는 물론, 속기사로까지 써먹다니...-_-; 부인 잘 만나셨군요;

* 죽음의 키스 - 아이라 레빈

- 도서추리소설. 확실히 범인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이야기들은 긴박감이 두 배로 느껴진다. "잡아야 한다" 보다 "도망가야 한다"는 절박감이 더 큰 탓일까. 그런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등장인물 소개를 해 주는 센스는 뭐냔 말이냐. -_-; 범인의 안일한(-_-) 목적도, 나름대로 고민한 첫 범죄에 비해 치밀함이 약해진 두번째 범죄부터는 좀...-_-; 그리고 마음에 안드는 엔딩.

* 스위트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 y양은 어린애들이 너무 엄마를 배려해! 이런 애들이 어딨어! 라고 분노했던 모양이지만... 아니 사건 현장을 제멋대로 망쳐놓는 애들을 왜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거야? 하는게 불만. 경찰이 이렇게도 무능하게 나오는 소설이라니.

* 붉은 손가락 - 히가시노 게이고

(이건 동서 시리즈는 아니지만...)
- 띠지에 "이보다 더 슬픈 추리소설은 없다!"라고 적혀있던데... 내가 그렇지 뭐. -_-; 신파에서 슬픔을 못느끼는 건 내 개인적인 문제이니. 히키코모리 관련 TV 방송을 보면서, 아이에게 꼼짝못하고 폭력까지 당하면서도 "우리 아이니까..." 하던 그 어머니를 짜증스런 눈으로 봤던 나에게는, 이 책의 부모도 마찬가지로 느껴졌다. 이건 부정이 아냐. 모성애가 아냐. 비뚤어진 마음이지.
그러고 당연히, 그런 삐딱한 눈으로 읽었더니 슬프지도 않지 뭐. -_-; 80%까지의 속도감과 절박함은 과연 작가의 이름값이 아쉽지 않았으며, 마지막 20%는 내가 왜 이 작가를 사랑하지 못하는지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 도서추리소설에 대하여 : http://www.howmystery.com/zeroboard/zboard.php?id=b1&no=38

* Dear y: 크로이든발 12시 30분을 가지고 있으면 빌려주세요! 없으면... 사볼까..-.-;

Posted by smfet
2007. 8. 28. 14:04
어느날 y양과 이야기하다가...

me: 가을이 다가오긴 하나봐...
     칼루아밀크나 베일리스같은게 그리워지니.
 y: 그런데서 계절감을 느끼다니..-.-a
 me: 나도 말하고 멈칫했어-_-
      하지만 여름이 시작될 무렵엔 블루하와이가 그리웠단 말야-_-;


Posted by smfet
2007. 8. 25. 23:57

* 정영목 옮김, 해냄 펴냄
*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는 1998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  
   http://nobelprize.org/nobel_prizes/literature/laureates/1998/index.html
* 이 책은 포르투갈에서 1995년 출판되었다.

제목은 진즉부터 들어왔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후속작 "눈뜬 자들의 도시"가 출간되면서 홍보용으로 끼워주는 비매품 책자로. (사실은 동생이 카트에 넣어뒀던 걸 주문했는데, 홀랑 들고 가 버려서 y양에게 부탁해서 다시 받았다. -_-; )

제목 그대로 "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전체 500여 페이지 중, 300페이지 정도까지는 눈먼 자들의 도시가 아니라 눈먼 자들의 병동이긴 하지만. --;
눈먼 자들의 병동을 묘사한 전반부는 간수/재소자로 역할을 나누어 인간성을 탐구했다는 심리 실험, 혹은 과도기 정부의 군부독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물음표, 느낌표 등의 감정기호는 물론 따옴표까지도 사용하지 않으며, 단락구분을 위한 들여쓰기도 최소한만을 허용하는 (8페이지가 넘도록 한단락이 계속되기도 한다.) 탓에 집중이 필요하다. 평소 한 단락씩 읽는(보는) 습관이 들어 있지만 8페이지를 동시에 보는 건 물론 불가능하므로, 읽고 있는 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집중해야 한다.

쉼표와 마침표만을 사용한 글자에서는 고함도, 오열도, 환호도 시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데도 얼마나 비참하고 서글프고 끔찍한지.

애시당초 성선설 따위 믿지 않지만, 그래도 너무나 비참한 눈먼 자들의 도시였다.

의사의 아내가 있는 병실의 여자들이 지배자들의 병실로 갈 때부터, 병실에 불을 지른 여자의 행동을 따라가는 동안 너무나 긴장했다.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작품내에서는 백색질병의 원인이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지만 (지금 눈이 멀었다가 중요한거지 왜가 중요한 게 아니기는 하다) 전염의 매개는 두려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의사의 아내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눈이 멀 날을 기다리고 있었지 그날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았으니까.

* 의사의 아내가 너무 훌륭해서, 그녀의 희생에 기대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걸 다 감내하고 희생하는 그녀가 미워질 정도였다. ...하지만 의사의 아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면 이 책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비참한 상황의 신문기사 정도였겠지.

* "내 이름이 무슨 소용이 있소. 여기선 내 목소리가 곧 나요" 라는 대사가 몇 번 나온다. 그 말처럼, 책 전체를 통틀어서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의사의 아내, 색안경을 낀 여자, 첫번째로 눈이 먼 남자, 안대를 한 남자, 원래부터 눈이 안보였던 남자... 등등으로 구분할 뿐이다.

* 백색질병에서 해방된 이후의 이들이 궁금했다. 그런데 "눈뜬 자들의..."의 시놉을 보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슬쩍 덮어버리고 같은 정치인들이 같은 권력을 잡는 모양이다. 그래, 세상이 그런거지, 하지만 책에서라도... 라고 한숨을 잠깐 쉬었다.

* 의사의 아내는 백색질병에서 해방된 세상에서 과연 행복했을까.
Posted by smfet
2007. 8. 22. 14:37
* 유은영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 펴냄
* 휘트브래드대상 수상작

자폐 성향이 있는 "내"가 옆집 개가 죽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나의 책"과 실제 "나"의 생활이 교차되어 일어나는 이야기. (그러나 제목인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책의 2/3 지점에서 이미 해결된다. ^^)
수학에 재능이 있는 자폐아라는 설정 덕분에 레인맨이 떠올랐지만, ...이정도면 경미한 자폐 증상 같아서 (대화가 되잖아...) 그냥 좀 독특한 애라고 여길 수도 있을 듯 하다. (..매우 독특하긴 하겠군)

첫장의 제목이 숫자 2인지, 알파벳 Z인지 의아해했던 덕분에 각 장에 붙은 숫자의 의미는 빨리 파악했고, 중간중간 나오는 수학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몬티 홀처럼 읽는 걸 중단하고 관련 자료를 뒤지느라 시간을 보낸 것도 있고. -_-; )

감정을 잘 모르는 아이의 시선으로 서술한 내용이라 필체가 담담하다. 담담하고 차분한 글인데 묘사되는 대상은 격렬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볼륨을 아주 작게 하고 (또는 음소거 상태로) 큰 TV화면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큰 사건도 없고, 감정적으로 자극하지도 않지만 재미있게 읽은 책.

* 몬티 홀 문제 (어디선가는 problem이 아니라 딜레마라고도 하던데)

나름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었는데,
중간에 "몬티 홀 문제"가 나오는 바람에 점심시간 내내 거기에 빠져들어버렸다. -_-;;
(아침부터 빠져들지 못한 이유는 오늘 좀 바쁘거든-_-;)

*참고 링크들*
http://math1.org/read.bbs/msquare/4853.html
http://wwpe.egloos.com/3296593 여기서 2번
http://athisplace.egloos.com/487058

그리고 http://kldp.org/node/65590

아무래도 뭔가 마음에 안들어서 낑낑대고 있었는데, KLDP에서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댈까..

1. 프로그래밍(-_-) 결과 : 소스는 저 위 kldp의 쓰레드에 포함되어 있다.
랜덤 함수가 0부터 1까지 똑같은 비율로 만드는지 검사합니다.
Total = 10000, a[0] = 5036, a[1] = 4964
랜덤 함수가 0부터 2까지 똑같은 비율로 만드는지 검사합니다.
Total = 10000, b[0] = 3312, b[1] = 3354, b[2] = 3334
처음 선택한 그대로:
Total : 10000
True: 3335
False: 6665
사회자가 문을 연 후에 선택을 바꾼다.:
Total : 10000
True: 6637
False: 3363

2. 보다 더 이해하기 쉬워보이는 설명
조금 신중히 생각해보면 당연한결과입니다.
1. 애초 자동차는 1/3의 확률이 있다.
2. 사회자가 한마리의 염소를 공개한 직후에도 내가 자동차를 선택했을확률은 여전히 1/3 이다..
3. 바꿀기회가 주어졌을때 경우의수는 2가지며 확률의 합은1이므로 다른쪽의 확률은 1 - 1/3 = 2/3 이되어야만한다..

* 내게도 자폐인 5촌 조카가 있는데... 한때 말아톤이며, TV에 나왔던 수영하는 자폐아(자폐 청년? ; )가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조카의 엄마 (그러니까 사촌오빠의 아내)는 그런 걸 본 사람들에게서 "저렇게 잘 되기도 하잖아" 라는 말을 듣는게 가장 마음이 안좋다고 했다. "그러니까 잘 되어봤자 저거인 거잖아요. 가장 잘 된 게."라고. 조카는 우리 친척들 중에서 가장 이쁘게 생긴 아이인데, 아주 심한 자폐는 아니라서 같은 처지의 엄마들 중에서는 "누구는 그렇게 심하지 않으니까" 하는 말도 듣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부모 입장에서 아이의 상태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심하지 않다고는 해도 일반 학교에 다닐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 아이가 생각났다.

Posted by smfet
2007. 8. 20. 19:28
*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펴냄
*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수상작

웰즈의 타임머신 이후로, 시간여행은 언제나 매력적인 SF의 소재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도 그렇고 말이지.

타임머신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주장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어느 기록에도 미래에서 온 사람을 만났다는 내용이 없다. 따라서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앞으로도 발생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인과관계를 고려하는 입장에서는
"만약 A가 과거로 가서 A의 아버지가 태어나기 전에 조모를 죽였다고 치자. 그러면 A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거고, 따라서 당연히 A가 과거로 거슬러갈 수도 없는 법이니 조모는 죽지 않는다. 이건 모순이다" 라고 주장한다.

대체로 전자는 "몰래" 다녀오는 걸로, 후자는 평행우주론을 도입하거나 아예 모순을 무시해버리는 (백투더 퓨처처럼) 무식한(-_-;)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코니 윌리스는 이 모순을 "시간편차"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해결해 냈다.

코니 윌리스를 처음 만난 건 판타스틱 8월호에 실린 단편(...혹은 앞부분 절반뿐이지만) 이었는데, 채널러 소재도, 풀어나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어서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 참에 마침 y양이 책을 보내주셔서 기꺼이 읽게 된 것.
네트(공각기동대가 생각나는 단어군)를 열어서 이쪽에서 과거로 무언가를 보내고(강하), 네트를 열어서 그 시대에 보낸 사람을 다시 불러온다(랑데뷰).

네트는 인과율에 모순이 생기는 물건을 통과시키지 않으며 (예를 들어 바이러스 같은 것) "시간편차"가 작용하여 인과율에 모순이 생기는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시간편차는 특정시간 - 옥스포드의 네트는 연 단위로 작동한다 - 에 강하를 시도했을 때, 혹시 그 때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던가, 누군가를 죽이든가 해서 역사의 인과를 손상시킬 수 없도록, 예측불가능한 변수로 작용한다. 몇 분부터 몇백일까지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중세를 연구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검증되지 않은 (그 때까지 위험등급으로 분류되어 시간여행이 금지되었던) 중세로 여행을 시도한 키브린. 중세로 간 키브린에게도, 현재에 있는 던워즈 교수에게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네트와 백신을 제외하면 별로 미래같지 않은 현재도, 절로 눈살을 찌뿌릴만큼 생생하게 비위생적인 중세의 묘사도 모두 암울한 기운을 뿜어낸다. (길크리스트 교수, 개드슨 부인, 이메인 부인, 거윈... 어찌나 이리도 짜증나는 인물들을 많이 모아뒀는지. -_-)

초반의 배경설명을 극복하고 나면 꽤 몰입도 있는 전개가 펼쳐진다. (이렇게 책에 빠져드는 순간을 판타스틱에서는 "끓는점"이라고 표현하던데 꽤 어울리지 않는가! ^^)

더운 여름날 오후에는 역시 미스테리와 SF가 어울린다. (로맨스도 시도해봤는데 끈적거려서 그런지 몰입도가 떨어져-_-;; )

* 책 속에서 :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일어난다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겠죠.

* 코니 윌리스는 글은 잘 쓰지만 네이밍 센스는 그닥... -_-; 주인공 이름이 이처럼 외우기 힘든 글은 참 간만이었다.

* 요즘책들 답지 않게 빽빽하고 작은 글씨와, 위/아래/양 옆 여백이 최소화된 가독성이 떨어지는 편집을 보면서 움찔했다. 열린책들이 이렇게 안이쁘게 책을 만들지 않을텐데... 이건 거의 동서 수준의 가독성이잖아? 라며 괴로워했는데..

저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투덜댈까? 하고 생각하다가, 공연을 처음 보러 다닐 무렵의 내가 떠올랐다. "오*는 돈만 알아서 싫어요. 그래도 OST는 잘 만들어줘서 그나마 다행이랄까" "쇼**는..." "*M*은..." 하는 걸 공연에 관심없는 분이 들을 때의 느낌이나, 내가 "시공사는 소유주는 맘에 안들지만 그나마 그런걸 내주는 데가 거기밖에 없는걸" 이라든가, "대원 만화책은 제본이 개판이라 사기가 좀..." 하는 걸 책에 별 관심없는 사람이 들을 때 느낌이랑 똑같은 거 아닌가 -_-;

Posted by smfet
2007. 8. 15. 15:26
* V. van Gogh
* Educa, 1000 pieces

사용자 삽입 이미지
y양이 보내주신 무려 세 상자(-_-)나 되는 책들 속에 끼어 있었던 퍼즐.
한동안 쉬고 있는 중이라 방치해뒀다가,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펼쳐봤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이런저런 생각을 마구 해대고, 우울함만 더 가중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가끔은 강제로 뇌를 쉬어주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사용하는 게 BL 책이랑 퍼즐. 눈과 손은 움직이고 있지만 머리는 텅 비어비리는 듯한 느낌이어서, 나름대로 안정이 된다. (TV나 영상을 보는 건, 보기 위한 부분 말고 나머지 부분의 머리가 놀고 있는게느껴져서 자꾸 딴생각을 하게 되므로 별로 효과가 없다.)

최근 자꾸 신경질적이 되어가는 게 느껴져서, 마음의 안정을 위해 무작정 시작.
간만(1년만인가? 더 되었나?)에 붙잡았더니 꼬박 10시간이 걸리네.
(맞추는 동안 마음의 안정은 좀 돌아왔지만, 육체의 피로가 발생 -_-;
퍼즐은 좋은 자세로 집중하기 힘든 취미다)

이런 유화의 경우, 보통 붓터치가 있어서 사진보다는 맞추기가 쉬운 편이다. 인상파 그림이니만큼 색채도 선명하고.

(난이도가 가장 높은 그림은 아무래도 물에 비친 하늘-_-; 경계선을 맞추고 나면 공황상태가 된다. 흑백사진이라면 공황이 두배! -_-; 예전에 소피언니 집에서 본 퍼즐은 3000피스짜리 였는데, 성과 물에 비친 그 그림자 였다. -_-; )

* 모름지기 퍼즐이라면, 자기 위치 이외엔 들어맞는게 하나도 없어야 하는거 아닌가? 퍼즐에 대한 예의가 없는 놈이야~ 라고 투덜거렸는데 y양 말로는 괜찮았다고... 하도 안맞추다 보니 감이 엷어졌는지도 -_-;

Posted by smfet
2007. 8. 9. 17:59

에도시대, 요괴를 부리는(?) 병약 탐정 이치타로가 등장하는 일종의 추리(...) 소설 연작집.

1권의 반응이 좋았는지, 꾸준히 3권까지 나오고 있다. 거칠거칠한 종이질감의 표지와 책 내용이 묘하게 어울려서 정감가는 책.

병약한 도련님의 친구가 포졸이고, 보살펴 주는 두 행수는 몇천년을 살아온 요괴이며, 할머니도 삼천년을 산 요괴이므로(-_-;) 주위에 사건이 끊길까 봐 걱정할 일은 없다.
다리 앞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부터, 물건찾기까지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도련님이 안락의자 탐정(...이것도 너무 과분한데. 이불속 탐정? -_-) 노릇을 톡톡히 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인간적인 사고를 못하는 (요괴이므로 ^^) 행수들의 반응도 나름 잔재미를 준다.

작품 분위기 상, 일본(에도) 문화에 익숙해야 풀 수 있는 미스테리가 많으므로 사건 해결은 포기하고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도련님의 행적만 따라가며 읽고 있다. ^^

근데... 아무 일도 안하고 누워서 놀아도 죽지만 않으면 되는 저 부잣집 도련님, 너무 부럽다. 엉엉. 나도 일하기 싫어~!!

* 2권의 부제가 "사모하는 행수님께"인데 자꾸 "사모하는 형수님께" 라고 읽는다. -_-; 아니 어쩌다 사고가 이렇게 불건전한 근친으로 흐르는거야? -_-;;
* 읽다 보면, 상인이라 그런가? 등장인물들에게 중요한 건 유교사상에 찌든 우리나라에서 외치는 "남자의 대"를 잇는 게 아니라 "가게를 유지"하는 거다. 데릴사위를 들이는 방법도 OK. 그래서, 자식이 없을 때 양자만 찾는게 아니고 양녀를 들여서 가게의 행수를 데릴사위로 얻기도 한다. 그러니 "100년동안 계속 해 온 가게" 같은 꼬리표를 달 수 있는 거겠지.
Posted by smfet
2007. 8. 4. 10:06
어릴 적 내 꿈은, 벽이 모두 책으로 가득찬 서재를 갖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에는 이미 벽 한쪽 정도는 책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책이나 TV에서 나오는 서재의 이미지가 어쩌면 그리도 동경의 대상이었는지.

천정까지 가득찬 책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책만 보이는 그 공간. 꼭대기의 책을 꺼내기 위해서 작은 사다리도 가져다 두는 그런 나무냄새와 책냄새가 가득한 장소.

울 아빠는 "소설을 뭐하러 여러번 읽어?" 하시는 분이라 ^^; 엄마도 내가 어릴 적 읽은 책들은 어린 사촌들에게 많이 줘 버리시고, 해서 내가 어릴 때 읽던 책들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희미한 기억이 아니라 선명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 내가 반복해서 읽었던 책들, 그 낡은 종이와 표지들, 손에 잡히던 크기들...)

집을 떠나는 순간, 나는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젠 누구 눈치도 받지 않고, 내가 선택하는 책들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니까. (부모님이 용돈에도 신경 잘 써 주신 덕도 있겠지만 ^^)

6년간의 학교 생활을 정리하고 남은 짐은 책 12박스. (좀 더 되었던가? -_-) 나머지 물건이 세박스 미만이었던걸로 보면 나도 참 유난했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드디어 소원대로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우기 시작, 그 작은 집을 떠나 지금 이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도 서재는 내가 꾸몄다. (나머지는 포장이사업체 아저씨랑 동생이 알아서 했다. -_-;)

집을 떠난지 10년이 된 지금은 한쪽 벽을 다 채우고, ㄱ 자로 꺾어서 이웃한 벽까지 채우고, 그리고도 책을 둘 장소가 없어서 서재 바닥에 탑이 되어 쌓여 있다.

이젠 더이상 서재에 대한 꿈을 꾸지 않는다. 이미 충분하다. -_-;;
이제는 책을 보관하고 소유하고 싶은 생각은 옅어졌다. 그저 읽고 싶을 뿐이다.
(집에 있는 책들은 1500권이 넘은 시점에서 더 이상 셀 의욕을 잃었는데, 설마 2000권은 아직 안되었게지-_-)

바닥에 쌓여있는 탑이 늘어나서, 책꽂이 아래쪽의 책을 꺼내려면 탑을 이리저리 밀어 헤치고 꺼내야 되는 요즘. 또 책들이 잔뜩 배달되어 왔다.

내가 산 책들, p양이 보낸 책들, y양이 보낸 책들...

그리하여 거실 탁자 옆(서재에 쌓여있는 책들이 아니다! 읽은 책들은 다 서재에 집어넣고 있기 때문에 서재 바닥에는 이것보다 더 많이 쌓여있다-_-; 이 아파트, 낡았는데 설마 예전에 그 책 무게때문에 바닥이 가라앉았다는 일본 오타쿠네 집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에 쌓여있는 읽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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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에 파묻혀 보내는 주말을 시작하련다. :)

Posted by smfet
2007. 4. 25. 16:30
월급날인데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빼고, 관리비를 내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다음달 생활비가 아무래도 아슬아슬할 것 같아서 근검절약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절박함이 생겨났다.
그러나 소비 패턴 중 절대 포기 못하고, 줄이지도 못하는 게 있었으니 바로 책...-_-;;

y양과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봤더니...

me: 3개월 할부로 27만원짜리 mp3사는데도 한달 고민했는데
      3개월에 50씩 써대는 yes24에 대해서는 감이 없으니..-_-;;
      뭔가 경제관념이 어긋난거 맞지?
y: 책사는건 낭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건... 잘못된 관념일텐데
me: 우린 평균치가 너무 높아 음..
y: ㅠ.ㅠ
me: 엥겔지수대신 북지수?
y: 하하...
   나는 그래도 도서관때문에 덜 사는 편일텐데
me: 엥겔지수는 술-_-빼면 그렇게 안올라가는 것 같은데
     책은 줄지가 않네..ㅠ.ㅠ

흑흑...책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다른 거라도 포기해야지.
5월엔 절대 옷하고 구두를 사지 않을 테얏! (나름 굳은 결심)
Posted by smfet
2007. 4. 8. 00:53
서울 집을 정리하고 광주로 내려갈 생각만 하고서 짐 정리에만 집중하다가,
일단 보류상태가 되고 나니까 읽을 책이 없더라. -_-;
(매달 사는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역시 통근거리가 더 짧아야 해~!!)

그래서 y양께 읽을 책이 없다고 징징댔더니 이만큼이나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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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등만 보면 밀리언셀러클럽 투성이...;;

하드보일드 탐정은 역시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y양은 생각보다 마음에 드신 듯, 팔코시리즈를 계속 사모으더라. 베누스의 구리반지, 청동조각상의 그림자 모두 팔코.

그리고 다아시경이 나오는 마술사가 너무 많다, 제프리 디버가 모은 서스펜스 걸작선, 명판관 디 공이 등장하는 쇠못/쇠종 살인자. 그리고 데이워치. 나이트워치를 읽고 있는 편이 좋다고는 하던데.. 끄응.

알파벳 시리즈 x, y를 이전에 보내주시더니만 결국 z까지 등장. ^^;
그리고 데뷔작보다 오히려 감이 더 떨어져서 아쉬운 유령인명구조대.

Ciel은 4권에 마리온과 스카가 등장하면서 CAST와 겹쳐지니까 갑자기 마음에 들어버렸다. 사실 크로히텐만은 별로 취향이 아니었단 말이닷. ...고백하자면 마리온과 스카도 아니고 카를라가 차라리 취향...;;
Posted by smfet
2007. 3. 1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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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2. 2. 17:46

리더워크샵이라고 전체 리더들이 사라져서, 노닥노닥거리고 있는데 y양이 말을 건다.

y: 이번주말은 쉴거에요?
me: 내일 p양이랑 공연보고. 그러고는 집에서..왜?
y: 아프면서 떽!이라고 하려고
me: -_-;;; 왜 심술이야?
y: 나는 교수님과 미팅해야하거든
me: -_-;;



Posted by smfet
2007. 1. 20. 19:30
김성녀 모노드라마

공연소개에는 뮤지컬이라고 되어 있는데 김성녀씨 본인은 연극이라고 하더군~

작년에 공연이 올라왔을 때 평들이 너무나 좋아서 궁금했는데 시간이 안되어서 (그리고 강남이라 -_-) 놓쳤다. 상당히 아쉬웠는데 올해 다시 앵콜을 한다고 해서 예매~
예술의 전당에서는 자유소극장엘 가장 많이 가는 것 같군. (가격적인 메리트도 크겠지, 아무래도?)

딸 순덕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 극중 극으로 삽입된 착한 김씨와 성질 나쁜 최씨의 이야기 + 순덕의 어머니 이야기로 구성된다. 첫부분에 순덕과 요정의 첫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 이후로는 순덕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넘어가서 시간순으로~

모자 하나, 스카프 하나로 다른 사람이 되는 게 배우라지만, 역시나 모노드라마는 대단하다. 명계남의 콘트라베이스 같은 경우는 나 혼자 들려주는 이야기... 그러니까 드라마라기보다는 독백같은 느낌이었는데 (강신일의 진술도) 염쟁이 유씨나 벽속의 요정은 정말로 이야기. 완전한 극 하나가 된다.

1막 중반에, 그러니까 전쟁이 시작될 무렵에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는데 벽에 숨은 이후부터는 흥미진진. 김성녀씨의 연기도 더 열을 더해 가고~

관객 연령대가 꽤 높았다. 역시 강남이라서? 난 김성녀씨의 연기를 처음 봤지만, 프로그램 몇 페이지를 김성녀씨의 필모그래피로 도배할 만큼이더라. 경력이 오래되어 나이든 팬들이 많은 건지도. (마당놀이 쪽으로 더 유명하다고도 하던데...)

그리고 자유소극장에 이정도로 관객들 꽉 찬 것도 처음. 2~3층 좌석이 무대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저기까지 좌석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1층 맨 앞줄에도 보조석을 깔았고.

관객들도 관람에 상당히 익숙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김성녀씨가 관객석으로 나와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도 자연스럽고. ^^ (달걀을 내려놓아야 돈을 주죠, 했던 흰 머리 아저씨 최고! ^^ 얼결에 달걀을 전달하게 된 p양도 홧팅!)

웨딩드레스씬이 감격적이라는 말을 미리 들었기 때문에 각오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러 떠나는 딸을 볼 때까지만 해도 의자에 기대서 있었는데 되돌아 와서 벽 앞에 선 모습이 참 찡했다.

극 종료후 커튼콜을 할 때도 김성녀씨가 계속 눈물을 흘리시더라. 아직 극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해서... 아까 달걀을 받을 때 돈을 건네주는 시늉을 하셨던 머리 흰 아저씨가 (앞쪽 정 중앙에 앉아계셨는데) 가장 먼저 기립. 그리고 그 주변의 나이드신 분들이 기립하고, 그 후에야 우리도 기립.. ^^; 아저씨 너무 멋져요.

자꾸만 뒤로 돌아서 눈물을 훔치시는 김성녀씨께 손수건을 건네 드린 관객분도 멋있었음. 그분도 나이가 좀 있어 보이시던데, 어쩜 이리 멋진 관객들이...!

극을 열고 닫을 때 관객에게 친근하게 이야기 하시는 것도 좋았다.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일본 원작을 각색했다는데, 전혀 외국 냄새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에 너무 와닿게 손을 봐서... 각색을 정말 잘했더라.
악역이 없고 모두 불쌍하기만 해...

멋진 배우, 멋진 관객, 그리고 좋은 극.

* 몇가지 의문: 그러니까, 처음엔 아주아주 숨어살았더라도, 나중에 순덕이가 알게 된 후에도 집안에서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했던 거야? 사람들이 볼까봐 그랬다고 한다면, 순덕이가 아빠한테 찾아가면 되는 일 아니었을까? 왠지 계속 벽 속에서 지켜봤다는 것도 좀 변태같잖아-_-;
* 배우의 연기는... 김성녀씨도 훌륭하지만 관객을 휘어잡는 부분에서 염쟁이 유씨의 유순웅씨에게 더 점수를. 사실 누구보다 누가 낫더라... 하는 비교는 잘 안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모노드라마니까 눈에 띄게 된다. ^^; 김성녀씨가 못한 건 절대 아니고, 유순웅씨가 정말정말 훌륭했구나를 다시 떠올리게 된 것 뿐.
Posted by smfet
2006. 12. 27. 14:49
신기한 거, 재밌는 거~ 하고 찾다가 발견한 재밌어 보이는 물품, 바쓰붐. 최근 y양이 비누도 만들고 하길래 만들어서 보내달라고 졸랐더니 정말로 보내주신다.

그것도 이만큼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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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개 포장된 떡(-_-)처럼 생긴 비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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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은. 올리브오일/곡물가루
검정이량 흰색 섞인건 포도씨오일/녹차가루 (말차용. -.-a)

라는 제작자의 코멘트. :)

그리고 바쓰붐은... 원래는 모두 동그랬을 것 같은데 여튼, 동그란 덩어리와, 비정형 덩어리와, 그리고 가루(-_-)로 구성되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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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장미가 들어있는 바쓰붐. 히비스커스가 들어있는 애도 있다고...

물에넣으면 거품이 뽀글뽀글 난다길래 카메라까지 준비해서 욕조에 투하했으나.. 어라? 순식간에 녹기만 하잖아? 물이 너무 많았나? 많이 있으니(-_-) 또다시 시도해봐야지.

Posted by smfet
2006. 12. 27. 11:23

지난 주말을 본가에서 보내고, 나흘이나 집을 비웠는데 왜 택배 도착했다는 전화가 안오지? 조금 궁금해하면서 귀가. 혹시나 해서 우편함을 확인했는데 경비실에 짐을 맡겨뒀다는 메모도 안 붙어 있다. 평일에 오려나, 싶었는데...

집 현관문 앞에 쌓여 있는 상자가 두 개. -_-;
아니 여기다 그냥 팽개쳐놓고 가버렸단 말야? 전화도 없고 경비실에 맡겨 놓지도 않은 상태로? 뭐 이런 경우가...-_-; 조금 쇼크.

어쨌거나 y양이 보내주신 책들.
대부분은 내가 보낸 책들이 되돌아왔고, 목욕용품이 한움큼, 그리고 새로 받은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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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코의 진자 (1~3) : 이거, 세번이나 반품했었던 그 책이 맞지? 혹시 구버전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했는데 새 버전을 보내주시다니. 처음 시도했을 때는 박물관에서 헤매다가, y양과 함께 있던 시절 시도했을 때는 브라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그 책. -_-; 이번에는 과연 브라질 탈출이 가능할까?  (이번에도 탈출 못하면 언제 돌려드리게 되려나-_-;; )

* 슬레이버즈 러버, 슬레이버즈 키스 : 간만에 가볍고 재밌게 읽은 BL. 역시 +가 들어가야;;

* 천사의 화석 : 일단 좋아하지는 않는 그림체. -.-

* 닐스의 신기한 여행 (1~3) :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닐스가 너무 버르장머리 없고 짜증났다는 것만... -_-; 하일트씨 홈에서 자주 보던 작가(스웨덴인이라? -_-) 이름이라 더욱 다시 한번 읽고 싶었던 이야기

* 실버피그 : 팔코 시리즈. 이 탐정은 재밌을라나~

* 새신랑 : BL

* 게임X러시 : 솔직히 뒷면 소개글 보고 이것도 BL인 줄 알았다...-_-; 본편은 그다지였으나 뒤쪽의 4컷만화는 재밌었다. ;;

Posted by smfet
2006. 12. 20. 17:20

(이사한 김에 이전에 찍어놓고 포스팅 안했던 사진들 정리하기~
사실은 일하기 싫어 모드 계속? )

y양의 우울을 달래기 위해서였던가? 여튼 직장인 파워를 발휘하신 p양이, 유기농 매화차를 y양에게 보내주셨다. (꽤 비싼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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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금 나눠서 보내주신 y양.
1잔당 5~6송이 넣으라고 되어 있길래, 티 메져스푼에 담아본 매화봉우리. 너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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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쁘게 피우는 데는 실패하지만, 그래도~
비싼 차를 마실 때는 분위기도 찻잔도 신경을 써서.

혼자만의 티타임이라도 노리다케의 블루소렌티노에 담아냈음.

예전에는 금띠 두른 그릇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나이들수록 그런게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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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이쁘게 핀 꽃을 찍으려고 노력한 결과물;


Posted by smfet
2006. 12. 19. 11:46

y양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책" 이라는 글을 봤다.

어머, 무슨 이벤트야? 하고 물었더니...
모 블로그에서 개최한 할인예상금액 맞추기 이벤트에서 이딴 짓을 했단다. -_-;

찍기는 능력이 안돼서.. 이러고 놀았는데...
6월 28일까지 할인받은 금액 484,620원
12월 7일까지 대충 만 5개월, 그중 여행다녀오신 한달을 빼면 4개월.
블로그 매니아로 매주 5천원을 할인쿠폰을 받으셔서 쓰셨으면 4개월*4주*5,000=64,000원
플래티넘회원에게는 정액할인 쿠폰 두장이 매달나오므로 (2,000원+1,000원)*4=12,000원

지금 골드회원이시면 지난 석달간 (9-11월) 주문금액은 30만원 이하.
산정 기준 이전 석달안에 여행다녀오신 9월이 들어있으니 그전 두달 (7,8월)간은 플래티넘회원이셨으니 6-8월 주문금액은 30만원 이상.
한달간 방만 주문으로 골드회원으로 강등당하셨다면 매달 주문금액이 15만원을 넘지않을것임.

15만원을 넘는다면 두달간 주문 금액으로 9월 한달을 커버할 수있음.
그렇다면 7-8월 주문금액은 최대로 잡아 30만원.
최종 7-9월 최대 주문금액은 60만원.
보통 신간들은 10%할인 해주므로 600,0000*0.1=60,000원

더 고려해야할것
1. 주문금액을 최대로 잡았으므로 저것보다 적을 것이다. (-1)
2. 1년 이전에 출판된 책을 사셨다면 할인률이 더 높을 수있다. (리뷰들은 최신책이 많으므로 +0.5)
3. 모든 쿠폰을 정말 다 사용하셨나? (-1)
3. 신간 이벤트나 출판사 이벤트로 나오는 할인 쿠폰을 계산에 넣지 않았다. (+1)
4. 여행기간동안 지인과 아이디를 공유하셨다면 그것 또한 문제.(블로그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없으시므로 0)
5. YES머니 결재도 할인으로 넣어야하나? (개인적으로 할인이라고 생각하지않으므로 0)
6. 끝자리 수는 어떻게 할것인가? (찍기실력이 나쁘니 찍지말자.)
7. 정군님도 사람인데 설마 저렇게나? (아닐지도... -.- 0)-> -0.5

매니아 쿠폰 64,000+회원쿠폰 12,000+도서할인 60,000=136,000원

계수 -0.5를 빼면 136,000*0.95=129,200

누적 할인 합계이므로 484,620+129,200=613,820

1. 리스트
[도서] 실버 피그 8,800원
[도서] 칼의 노래 7,700원
[도서] 청동 조각상의 그림자 (상) 7,2000원
[도서] 청동 조각상의 그림자 (하) 8,000원
[도서]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7,600원
[만화] 네가 없는 낙원 1 27,00원 (만화도 되나요?)
합계 : 42,000원 (캬아~ 매달 4만원 맞추던 실력으로 ^^a)

2. 하반기에 읽은 가장 좋은 책 : 화차 (미야베 미유키는 악마에게 혼을 판게 분명해요)

3. 찍기라고 해야하나? : 613,820

적어놓고 보니 가장적은 찍기 값이네요.
음...
7. 정군님도 사람인데 설마 저렇게나? (아닐지도... -.- 0)에서 0이 아니라 +1을 해야했나요?

결국 실제 금액과 1000원차이로 1등. 무서운 것...-_-;

Posted by smfet
2006. 7. 31. 00:00
혼자 사대는 책으로는 모자라서 y양에게 읽을 책이 없어~! 라고 하소연 했더니 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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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외국으로 나가려는 y양과, 왠지 모르지만 짐을 줄이려는 p양이 우리집으로 책을 마구마구 보내고 있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우리집이 최종 종착지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_-;

그래서 쌓이고 있는 책들 무더기.

가장 왼쪽이 y양에게 "보내야"할 책들. y양이 내게 보낸 거 돌려보낼 거하고, 내가 산 것 중 y가 흥미 있어할 만한 책들... 하도 많아서 포스트잇으로 이름표를 붙여놨다. -_-

그 앞의 작은 무더기는 p양에게 전해줄 책들.

그리고 오른쪽 앞의 만화책 탑 두 개는 노말시티와 바람의 나라. -_-; 얘네들은 우리집이 자기집이 될 것 같다.

노말시티 뒤로 쌓여 있는 책들은 다 읽었지만 더 이상 책꽂이에 꽂을 자리가 없는 관계로 바닥에 쌓고 있는 책들-_-

바람의 나라 뒤쪽에 있는 책들은...

상냥한 용의 살해법 부터는 y양이 보내왔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

그 아래는 다른 경로 (나나 동생이 구입하거나, 선물받거나)로 생겨서 아직 읽지 않은 책들...

책 무더기가 끝이 없다.
Posted by smfet
2006. 7. 7. 00:00

y양이 올라오신 김에 함께 하는 문화생활 시리즈~ 연극관람편 계속.

"마지막 앵콜 공연"이라는데 왜 마지막이지? -_-; 다시는 안 올릴건가? 아니면 초연멤버가 참여하는 공연으로는 마지막이라는 건가...

test 진행상황 때문에 회사분위기가 바쁜데, 적당히 눈치보고 역삼역으로 뛰었다. -_-; 못 할 짓이야 정말~ LG아트센터는 이전에 아이다 볼 때도 늦을까 봐 허겁지겁 뛰었는데, 이 날도 적당히 뛰어주게 되더만. 로비가 3층부터라서 올라가기 너무 힘들다. -_-;

좌석은 맨 앞줄 정 중앙. 뮤지컬은 사람들이 앞자리에 목숨걸더니만 연극은 그렇지도 않은가? 꽤 늦게 예매한 편인데 앞자리가 비어있었다. 사실 원래 오케스트라석이고, 오케스트라를 사용하지 않는지라 좌석을 덧댄 자리라서 무대에 심하게 가깝기는 하다. 눈높이와 무대바닥의 높이가 거의 같았으니...

너무 가까워서 무대를 놓치는 건 아닌가 긴장하기는 했는데, 앞쪽에서 바닥에 앉아있는 장면이 많아서 기대보다 더 잘 볼 수 있었다. 바로 앞에서 펼쳐진 우인들의 놀이판과, 머리위로 끈(이걸 뭐라고 하지?)이 지나가던 상모돌리기를 할 때는 "그래! 앞에 앉길 잘했어! "하며 감동을 하게 되더라는~ (y양은 자꾸 저 끝을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이 든댄다 ;; )

영화에서보다 장생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고, 공길의 역이 커졌다. (비슷한 분위기라면 녹수 정도? ) 연산도 영화에서보다는 좀 더 극단적으로 시시각각 성격이 변하고 있고.

김호영씨랑 성기윤씨가 이야기쇼에 나온 걸 봤을때는 어머 저분 귀엽네, 정도 인상이었는데, 어제 연극무대에서는 어찌나 덩치가 커보이던지. 장생이나 연산의 체구가 작은 편이라 더 그리 보였을지도. (연산은 녹수와도 별로 키 차이가 안나더라) 비주얼이 어울리지 않아서 조금 고민했다. -_-;;

이전에 관람한 적이 있는 p양의 평으로는, 공길의 야심이 덜 드러나서 아쉽다고는 하더만.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볼 때, 호영씨의 어색함이 (특히나 몸을 돌리거나 할 때의 움직임이 다른 분들 움직이는 템포와 조금 다르다) 묻어나긴 하더라. 연극/뮤지컬 무대가 가까워 보여도 생각보다 움직임 등의 차이가 있나보다.
Posted by smfet
2006. 6. 25. 00:00
척박한 문화의 땅인 포항에서 온 y양을 위해 예매한 연극.
하일지씨의 원작소설 "진술"을 각색한 강신일씨의 모노드라마.

시 놉을 먼저 읽고 가서 그런지, 이틀 연속 밤에 술을 마셔대서 그런지 적당히 피곤한 상태에서 봐서 공연 도중 정신이 깜빡깜빡 하더라. 맨 앞줄 중앙에 앉아서는 말이다. ㅠ.ㅠ (배우한테 너무 죄송하다) 그래서 극이 끝날 때쯤 되니까 심히 지치더라...

독특한 이야기이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재미도 있고, 배우분도 잘 하셨는데 졸지 않는 거 신경쓰느라고 별다른 기억이 남지 않아 아쉽다.
Posted by smfet